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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401 기동조사반
작가 : 칠미리
작품등록일 : 2018.11.4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난 한밤의 폭행사건. 변호사 서유림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사설탐정. 그것도 하필이면 서유림의 첫사랑 엄기동이라니……. “정황에 가려진 진실이 있어. 난 범인이 아니라고!!” 사건의 규모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커지게 되고, 그 뒤에 감춰진 검은 세력들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변호사와 사설탐정의 콜라보를 그린 좌충우돌 본격 수사 성장물. 과연 이들은 아름다운 러브라인의 결실을…… 아니,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낼 수 있을 것인가.

 
[7화]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작성일 : 18-11-15 11:59     조회 : 51     추천 : 0     분량 : 6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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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인병원의 의료진들이 급하게 무리지어 중환자실로 들어갔다. 뒤이어 보호자로 보이는 중년의 부부가 달려와 출입문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입원 중인 환자의 상태가 위독했던 걸까. 아니, 그런 것 치고는 중환자실에서 나오는 의사의 표정이 어딘가 밝기만 하다.

 환자의 소식을 전해들은 부부는 기쁨에 겨워 서로 부둥켜안으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간호사 한명이 구석으로 가서 휴대전화기를 꺼내들었다.

 

 “여보세요? 혹시 엄기동 씨 핸드폰인가요? 아, 여기 명인병원이에요. 이수아 환자분 깨어나셨어요. 여자친구 분께서 지금 막 의식이 돌아왔다고요.”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통화를 마치자 옆에 있던 동료 간호사가 “누구?”라며 슬쩍 물어봤다.

 

 “응, 이수아 환자 남자친구.”

 “남자친구? 그런데 왜 따로 연락을 줘?”

 “환자 부모님께서 엄청나게 반대하시나봐. 병원에 얼씬도 못하게 하신다는데, 그 마음이 오죽하겠니. 며칠 굶은 사람처럼 수척해져서는 눈물 콧물 다 흘리는 게 얼마나 안쓰럽던지…….”

 

 연북동 폭행사건의 피해자 이수아. 그녀와 엄기동이 그렇고 그런 관계라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시간을 잠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겠다.

 

 검찰에서 풀려난 엄기동은 그 몰골 그대로 피해자 이수아가 입원한 명인병원을 찾았다. 간호사실 주위를 슥-하고 한번 훑어보는 것이 적당한 타깃을 물색하는 것처럼 보인다. 바쁜 업무에 시달려서인지 다들 신경이 날카롭게 서있었다. 그 중 눈이 크고, 감정이 풍부할 것 같은 간호사 한명이 그의 눈에 포착됐다.

 ‘빙고!’

 주위를 다시 한 번 둘러본 엄기동이 뭐라도 결심한 듯 비장한 표정을 짓는다.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몇 걸음 걸었다. 그러다가 벽을 짚고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 그렇게 몇 번 어깨를 들썩이나 싶더니 이번엔 아예 통곡을 하고 앉아있다. 아니나 다를까, 타깃이 엄기동 곁으로 접근해왔다.

 

 “괜찮으세요? 일단 저 붙잡고 일어나세요. 자.”

 “네? 아, 네. 고맙습니다. 훌쩍! 제가 여기서 이러면 안 되는 건데. 으아아앙~!!”

 “환자분이 많이 안 좋으신가 봐요. 그럴수록 우리 보호자님께서 힘을 내셔야죠.”

 

 친절하면서도 감성적인 간호사는 엄기동의 등을 도닥거리며 위로해줬다. 엄기동이 자신을 어떻게 소개했는지는 앞에서 간호사들이 나눈 대화내용으로 쉽게 짐작할 수 있으리라. 엄기동의 연기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가고 있었다.

 

 “전, 전 그 사람의 행복만을 빌며 살기로 했어요. 그런데 왜! 왜 하늘은 그것마저 허락하지 않는 걸까요, 흐흑!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불안에 떨며 슬퍼해야만 하는 거죠? 그녀가 깨어나도…… 전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잖아요. 으아아아앙!”

 

 절정으로 치닫는 혼신의 연기에 눈시울을 붉힌 간호사가 드디어 엄기동이 기대하던 반응을 보이고 말았다.

 

 “걱정 마세요. 환자분 깨어나면 제가 반드시 알려드릴게요. 그러니까 힘내세요. 얼른요, 네?”

 

 이렇게 해서 이 감수성 많은 간호사는 마침내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해내게 된다. 행복을 전달한다는 것. 그것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는 산타의 따듯하고도 포근한 마음이지 않을까.

 그건 그렇고, 도대체 엄기동은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열연을 펼치면서까지 이수아가 회복되기를 기다린 걸까. 연락을 받고 병원을 다시 찾은 엄기동을 주목해보자.

 트레이닝복 차림의 깔맞춤 패션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장악한 엄기동은 잠복수사를 하듯 중환자실 부근을 감시하고 있다.

 

 ‘피해자가 깨어났다는데 그놈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뭔지는 몰라도 입막음하러 다시 찾아올 게 틀림없어.’

 

 그렇게 신경을 곤두세운 그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눈이 크고 감정이 풍부해 보이는 간호사가 옆에서 엄기동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기 전까진 말이다.

 

 “아우, 놀래라.”

 “여기서 뭐하세요? 이수아 환자분 일반병실로 옮겼는데.”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낭비한 엄기동은 간호사의 두 손을 덥석 잡으며 감동에 벅찬 표정을 순식간에 지어보였다.

 

 “그, 그래요? 다행이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제가 뭐 한 게 있나요. 그동안 마음고생 많으셨어요.”

 “아, 이렇게 천사 같은 분이 계시다니. 저, 혹시 몇 호실인지 알려주시면 제가 나중에라도…… 어엇?!!”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간호사가 엄기동의 팔을 붙잡고 어딘가로 급하게 향한다. 엄기동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돌았다.

 

 “저기요……, 설마 지금 병실로 가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왜 아니겠어요. 보호자 분들 지금 안계세요. 살짝 보고 나온다고 크게 문제될 건 없잖아요.”

 

 그동안 자신이 해온 거짓말이 단번에 들통 날 위기에 처해졌다. 뒷감당을 어떻게 하라고 이렇게 해맑은 표정으로 일을 크게 벌인단 말인가.

 

 “아, 안 되는데. 그러면 안 되는데. 잠깐만요. 전 아직 마음의 준비가…….”

 “시간이 없단 말이에요. 빨리, 빨리.”

 

 그러는 사이 수많은 병실을 지나 드디어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2인 병실에서 홀로 침대에 기댄 채 창밖의 야경을 내다보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간호사는 병실 안으로 엄기동을 끌어당기며 “저기, 이수아 님”하고 여자를 불렀다.

 

 “누구……세요?”

 

 엄기동을 바라본 이수아의 얼굴에는 마치 온갖 고초를 겪다 풀려난 것처럼 그날의 상처들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이런 사람을 두고 그런 개뻥을 쳐댔으니. 더 큰일이 나기 전에 이제라도 솔직하게 털어놓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아 그게, 저…… 제가 누구냐 하면 말이죠. 아, 이거 참, 그게 말이에요…….”

 

 이수아와 간호사를 번갈아 쳐다보며 엄기동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이를 본 간호사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나섰다.

 

 “남자친구 분이시잖아요. 기억 안 나세요?”

 

 터질 것이 터지고야 말았다. 어떡하지? 그냥 이대로 도망쳐버릴까?…… 그렇게 망설이고 있을 때였다.

 

 “말도 안 돼!!…… 아, 죄송해요. 기억은 없지만 딱 봐도 제 스타일은 아니라서.”

 

 아니면 아닌 거지 기억이 없다니. 그리고……, 내 스타일이 어디가 어때서? 의아하다는 듯 간호사를 쳐다봤다. 간호사도 당황하는 눈치다.

 

 “아, 병실을 잘못 찾았나 봐요. 같은 이름이 워낙 많아서요. 실례했습니다.”

 

 어리둥절하고 있는 엄기동을 다시 끌고 나온 간호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많이 놀라셨죠? 미리 말씀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해요. 환자분이 부분적으로 기억을 못하세요. 최근의 일은 특히 더……. 남자 친구는 당연히 알아보실 줄 알았는데, 만난 지 얼마 안 되셨나 봐요?”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면서 철렁 내려앉은 심장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된다. 그러면서 짧은 탄식과 함께 안타까운 표정을 드러냈다.

 

 “그럼 기억은 언제 돌아오는 거죠? 다음주? 아니면 다음달?”

 “모르는 거죠.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평생 짊어질 숙제일 수도 있고요. 자세한 건 담당 선생님께 여쭤보는 것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요인물이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다. 엄기동은 또 한 번의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어라, 이게 또 이렇게 되면 안 되는 건데?’

 .

 .

 .

 눈 밑으로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은 서유림이 산발의 머리를 하고서 정신을 차리는 중이다. 형편없는 솜씨로 그려진 사무실 평면도가 방안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걸로 봐서 밤새 사무실 구도나 가구 배치를 구상 중이었나 보다. 무척이나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거기에는 흐뭇한 미소가 녹아있었다.

 부랴부랴 외출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는 물론 연북동 엄기동의 사무실.

 원래의 계획은 일주일 정도 시간을 끌면서 고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였지만 그렇게 기다리다가는 숨이 막혀 죽어버릴 것만 같았다. 얘기가 이만큼 진행된 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계획은 일주일에서 단 이틀로 변경되고 말았다.

 오전이 한참 지난 시간이었지만 401호에는 인기척이 없었다. 다행히 문이 잠겨있지 않아 밖에서 기다리는 수고는 덜 수 있었다.

 

 '어딜 간 거야? 전화도 안 받고…….'

 

 소파에 앉아 아무도 없는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볼수록 마음에 쏙 드는 공간이었다. 잠시 후 박문수가 엄살을 부리며 들어온다.

 

 “아우, 추워. 어, 오셨어요?”

 “네. 문이 열려있어서 들어와 있었어요. 기동이는요?”

 “사우나 갔을걸요. 점심시간까진 들어올 거예요. 아, 오실 줄 알았으면 미리 치워두는 건데.”

 

 딱히 지저분한 것도 아닌데 박문수는 부산을 떨며 사무실을 정리한다.

 

 “형한테 아니, 소장님한테 얘기 들었어요. 여기서 저희랑 같이 일하신다면서요?”

 “같이는 아니고, 저는 여기서 따로……. 그런데 기동이가 그래요? 내가 여기서 일할 거라고?”

 

 난 분명히 생각해 본다고만 말했는데. 제길, 너무 티 나게 기뻐 날뛰었나? 그럴 리가 없어. 표정관리는 완벽했단 말이야…….

 그러면서도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 것 같아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박문수도 서유림을 반기는 눈치다.

 

 “기동이랑은 언제부터 같이 일했어요? 엄청 친해 보이던데.”

 “뭐, 알고 지낸지는 꽤 오래됐고, 여기 이거 차리면서 그때부터 같이 일하고 있어요. 창립 멤버라고나 할까요. 제발 같이 일하자고 어찌나 사정사정하던지, 하하하하!…… 아니, 이건 뭔데 이렇게 안 지워져.”

 

 물티슈로 테이블을 열심히 문지르던 박문수가 다시 입을 열었다.

 

 “기동이 형이요, 웬만하면 다른 사람이랑은 한 공간에서 같이 안 지내려고 해요. 보기엔 저래 보여도 무지하게 예민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흔쾌히 같이 일하시자는 거 보면…… 혹시 변호사님한테 관심이 있는 거 아닐까요?”

 “네? 그, 그럴 리가요.”

 “쓸데없는 소리 좀 작작해.”

 “………?”

 

 서유림이 잠시 당황하는 사이, 엄기동이 박문수의 농담을 나무라며 안으로 들어섰다. 한 손에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있는 것이 흡사 어머니 심부름으로 두부 한모를 사들고 오는 백수 같은 모습이었다.

 서유림 맞은편에 털썩 앉은 엄기동은 봉지에서 꺼낸 바나나맛 우유에 빨대를 힘차게 꽂아 넣고는 얄밉게 쪽쪽 빨아댔다. 그리고는 서류봉투 하나를 턱하니 내민다.

 

 “이게 뭐야?”

 “등기부등본. 보면 알겠지만 깨끗해. 바로 계약 할까? 시간 끌어서 좋을 건 없잖아. 조건도 나쁘지 않고……. 보증금 없이 어디서 이만한 사무실을 구하겠어?”

 “그렇긴 한데…… 야, 너무 갑작스럽다. 좀 차근차근 얘기 좀 하면서…… 잠깐, 생각해 보니까 이상한데? 여기 건물주는 어디 가고 왜 네가 나서서 계약을 하라 마라야?”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임대계약을 왜 엄기동이 서둘러 진행하려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좋은 조건을 내세워 계약을 서두른다? 이건 분명 사기꾼들이나 하는 짓인데…….

 서유림의 예리한 질문에 엄기동은 그저 머리를 긁적이고 있을 뿐이다. 대신에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던 박문수가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

 

 “이 건물…… 우리 소장님 건데요.”

 

 흥! 누굴 바보로 아나? 저 행색이 어딜 봐서 건물주란 말이야?

 하지만 저 둘의 표정은 ‘여태 그것도 몰랐어?’라는 얼굴이다. 그것도 모자라 엄기동이 쐐기를 박듯 이렇게 얘기한다.

 

 “엉뚱한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월세는 꼬박꼬박 받아낼 거라고.”

 ·

 ·

 ·

 캡 모자를 깊숙이 눌러쓴 남자가 병원 안으로 들어선다. 연북동 폭행사건의 용의자, 조두식이다.

 출입의 제한이 적은 일반병실의 이점을 이용해 이수아를 제거하려고 병원을 찾았지만 불안한 기색은 숨길 수 없는 모양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심장 뛰는 소리가 복도 전체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몇 명의 간호사들만이 분주하지만 조심스럽게 움직일 뿐 복도는 대체로 어둡고 조용했다. 병실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2인실이지만 환자는 이수아 한명 뿐이었다. 그것도 이불을 뒤집어 쓴 채로 미동도 없이 잠들어 있는, 조두식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피를 보는 게 두려워 택한 방법은 질식사였다. 떨리는 손으로 베개를 집어 들었다. 이제 눈 딱 감고 임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그래야 하는데…… 몸이 따르지를 않는다. 그때였다.

 

 “뭐하시는 겁니까?”

 

 진료차트를 들고 있는 의사 한 명이 문 앞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세균감염이 염려되었는지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느닷없는 의사의 출현에 당황한 조두식은 심장이 멎을 것만 같았다. 잠시 후,

 

 “에헤~. 이렇게 안절부절 하신다고 환자가 벌떡벌떡 일어나는 게 아니에요. 보호자 분 맞지요?”

 

 아아, 그런 방법이……. 친절하게도 의사는 조두식의 탈출로를 마련해준다. 숨통이 트이는 것을 느끼며 서둘러 대답했다.

 

 “아……. 아, 네. 맞습니다. 틀림없습니다. 확실합니다.”

 “아니, 뭘 그렇게까지 긴장을 하고 그래요. 누가 보면 나쁜 짓이라도 한 줄 알겠네. 아하하하하!”

 “아니요, 그럴 리가요. 아닙니다. 절대로 아닙니다. 그보다 이렇게 떠드시면 제가 좀 곤란…… 아니, 그러니까 제 말은 환자가 깰 수도 있다, 뭐 그런…….”

 

 의사라는 작자가 늦은 밤 병실에서 큰 소리로 쳐 웃다니, 조두식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이수아가 깨기라도 한다면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마는 것이다. 입단속을 당한 의사가 링거 조절기를 확인하는 척 하며 무심한 듯 말을 내뱉었다.

 

 “근데요…….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

 “아니요. 저는 의사 모릅니다.”

 “아닌데. 분명히 어디서 봤는데……. 어디더라.”

 

 의사가 고개를 살랑거리며 조두식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마스크 위로 보이는 가늘어진 눈빛에 얼굴이 다 간지러울 지경이다. 그러다가 뭐라도 생각났는지 의사가 자신의 머리를 톡톡 건드린다.

 

 “아! 생각났네. 이제 생각났어. 아, 이런 바보 같으니라고. 하하하하.”

 “아, 글쎄 아니라니깐요. 저는 댁 같은 분들을…….”

 

 답답했던 마스크를 벗으며 의사로 보이는 남자가 얄미운 인상을 드러내자, 조두식이 잠시 머뭇거리는가 싶더니 역시나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그랬던 그가 남자의 한 마디에 숨이 턱 막히고 만다.

 

 “사건현장. 거기서 내 차 막 밟아놨잖아. 이래도 기억 안나?”

 
작가의 말
 

 좋은 하루 되세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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