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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이 죽은 세계: 엔드게임
작가 : 제비비
작품등록일 : 2017.12.3

이능력을 지닌 인간들의 세계. 어느 날, 신이 나타나 말한다.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나를 위해 싸우고, 죽어라."

 
윤수호4
작성일 : 17-12-15 06:49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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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수호는 전속력으로 복도를 질주했고 세 칸씩, 네 칸씩 계단을 뛰어 내려가며 학교 밖으로 나왔다.

 현장은 창문으로 봤을 때보다 더욱 끔찍했다. 피 냄새가 짙게 났고 학생들은 울며불며 도망치기 바빴다. 유나는 그 사이에 있었다.

 그녀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도망치고 있었다. 언제 넘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수호가 부르기도 전에 넘어져버렸다.

 겁에 질려서 제정신이 아닌 건 다들 마찬가지였지만 유나처럼 넘어지는 경우는 없었다. 자연히 유나는 악마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됐다.

 

 “유나야!”

 

 수호가 뛰쳐나갔다. 그는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도망치는 학생들을 거슬러 올라가서야 울먹이고 있는 그녀를 만날 수 있었다.

 

 “수호야...”

 

 유나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몸을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일어나지도 못했다.

 

 “빨리 업혀!”

 

 유나에게 도착한 수호가 등을 내줬다.

 

 “하지만...”

 “빨리!”

 

 수호의 호령에 머뭇거리던 유나가 등에 업혔다.

 

 ‘좋았어! 이대로 달아난다!’

 

 수호는 이제 학교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악마는 이미 다음 희생자를 유나로 점찍은 상태였다.

 

 “조심해!”

 

 누군가의 외침에 수호가 뒤를 슬쩍 돌아봤다. 그리고 악마가 바로 뒤까지 따라붙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다. 뭘 어떻게 해보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악마는 손끝으로 유나의 등을 관통시키려고 했고 죽음을 직감한 유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제발! 내 능력아!’

 

 평범한 인간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힘이 필요했다. 번개 같은 스피드든, 괴수 같은 괴력이든 상관없다. 저 여자한테 대항할 수 있다면, 아니 유나를 살릴 수만 있다면 어떤 능력이든 좋다. 그러니까 각성만 해다오!

 하지만 그런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그의 능력은 묵묵부답이었다. 수호와 유나한테는 그렇게 죽음이 드리웠다.

 

 퍼억!

 

 그때 둔탁한 타격음이 났다. 돌아보니 악마가 저만치 날아가 있었다. 교실에서부터 바로 날아온 중건이 악마를 걷어찬 것이다.

 

 “이 미친 새끼야! 능력도 없는 새끼가 대체 뭘 믿고 나대는 거야!”

 “주... 중건아...”

 “빨리 튀기나 해! 여긴 나한테 맡기고.”

 “넌 어쩌려고!”

 “난 날 수 있잖아. 적당히 시간 끌다가 쨀 거니까 얼른 째.”

 “알았어! 고맙다!”

 

 수호는 유나를 업고 도망쳤다. 우물쭈물하다가는 그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봤을 때는 학교 안에 도착해서 유나를 내려놓고 나서였다.

 

 “어?”

 

 운동장이 말끔했다. 피와 시체로 끔찍한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은 여전했지만 중건은 보이지 않았다.

 무사히 도망쳤나? 중건이는 그렇다 쳐도 여자는 어디 있지?

 그런 생각이 들 때, 무언가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툭!

 

 떨어진 것은 머리가 분리된 사람의 몸이었다. 진노랑교복을 입고 있는 사람의 몸.

 시선이 저절로 위로 향했다. 거기에는 악마가 있었다. 붉은 빛으로 이루어진 날개를 등에 달고 있는 악마가.

 수호는 알 수 있었다. 그녀가 손에서 털어내고 있는 작은 살점들이 중건의 머리였다는 것을 말이다.

 

 “중건아!”

 

 수호는 다시 운동장으로 뛰쳐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저지당했다. 그를 붙잡은 것은 3학년 선배였다. 어느새 주변에는 위층에서 내려온 3학년들로 가득 차있었다.

 

 “여기 있는 애들이랑 학교에 있는 학생들 전부를 식당으로 대피시켜. A급이랑 B급 상위는 나랑 같이 여자를 막는다.”

 

 반테 안경을 쓴 지적인 이미지의 그는 학생회장이었다. 악마를 살인을 저지 위해 고등급의 3학년들을 데리고 나온 것이었다.

 

 “알았어.”

 

 수호를 붙잡은 3학년이 대답했다. 선발된 3학년들은 운동장으로 나갔고 그러지 않은 자들은 후배들을 진정시키고 식당으로 데려갔다.

 수호가 뛰쳐나가지 못하게 붙잡고 학생회장과 얘기를 나눴던 이는 부회장이었다. 그는 다른 3학년들에게 지시를 내려 교실에 있는 학생들을 식당으로 대피시켰다.

 대피는 일사분란하게 진행됐다. 3학년들은 선배답게 후배들을 잘 통솔하여 식당으로 집결시키는데 성공했다.

 수호도 예외 없이 식당으로 대피했다. 유나와는 헤어진 상태였다. 수호는 부회장이 인솔했지만 유나는 다른 3학년 인솔해서였다. 식당 안에서 그녀를 찾아보려고 하긴 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쉽지가 않았다. 키라도 컸으면 모를까 평균키인 수호한테는 갈대밭에서 동전찾기였다.

 정신없이 움직이다가 잠깐 생각할 시간이 생기자, 자신을 위해 시간을 벌다가 죽은 중건이 떠올랐다.

 하루라도 안 놀리면 입 안에 가시가 돋친다는 녀석이었다. 그런 주제에 제 발로 사선에 뛰어든 자신을 구하려다 죽어버리다니. 금세 눈물이 고였다.

 

 -투툭... 투두두... 아, 아. 다들 들려?

 

 학생회장의 목소리였다. 그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순간 전교생들이 안심하고 안도했다. 승전보를 알리기 위한 방송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예... 말씀하시면 됩니다...

 

 회장은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화내용은 들리지 않았지만 단말마의 비명과 쓰러지는 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식당 전체에 퍼졌다. 웅성이던 식당이 싸늘해졌다. 그래도 그때까지는 희망을 잃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곧이어 들리는 목소리에 모든 희망은 산산이 조각났다.

 

 -안녕, 꼬맹이들? 반가워~. 난 이번 게임 관리자 요엘이야. 너희들 말이야, 여기서 나가고 싶지? 내가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까?

 

 식당은 조용했다. 누군가의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모든 게임에는 퀘스트가 있어. 나가고 싶으면 퀘스트를 완수해. 이번 퀘스트가 뭔지는... 굳이 얘기 안 해줘도 알지?

 

 또 한 번 요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렇게 버티고 있다간 다 죽는다?

 

 그리고 방송은 꺼졌다. 하지만 뭐라고 말을 꺼내는 사람은 없었다. 눈부신 리더십을 발휘했던 부회장조차 지금은 꿀 먹은 벙어리였다.

 적막만이 감도는 식당.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하지만 삶을 갈망하는 자는 그곳에서도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첫 퀘스트 완수자가 나타났다.

 

 “야! 너 제 정신이야!”

 

 소란이 일어난 곳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그곳에는 손이 뿔처럼 변형시킨 남학생이 있었다. 뿔처럼 변한 손에는 피가 묻어있었고 맞은편에는 다른 남학생이 쓰러져있었다.

 전교생은 살인을 저지른 남학생을 바라봤다. 그들의 관심사는 반인륜적 행위가 아니라 퀘스트를 완수한 그가 어떻게 될 것인가였다.

 그의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울리더니 몸이 투명해지기 시작했다. 남학생은 그것이 여기를 탈출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직감했다.

 

 “돌아간다! 살았다! 난 살았어!”

 

 그는 환호했다. 그리고 그가 완전히 사라지기도 전에 두 번째 완수자가 나왔다.

 

 와아아아아!

 

 식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누구는 능력을 써서, 누구는 식당에 비치된 식칼이나 가위를 사용해서 친구를 죽였다.

 

 “다들 그만 해! 이런 식으로는.... 으윽... 커헉!”

 

 이성을 잃고 날뛰는 학생들을 말리는 부회장의 가슴에서 날카로운 납덩이가 솟아올랐다. 부회장은 피를 토하며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뒤에서 그를 찌른 건 옆에서 대피를 도왔던 같은 반 친구였다.

 부회장이 죽고 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수호는 식당을 뛰쳐나갔다. 이 지옥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혼란의 한 조각이 돼야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는 다목적실로 가서 숨었다. 다목적실은 상담할 때나 가끔 쓰는 작은 교실이었다. 밤새게임하느라 피곤해 죽겠는데 중건과 원태가 와서 귀찮게 굴 때 와서 자는 곳이기도 했다. 복도 끝에 있는 거의 안 쓰는 교실이라 신경 쓰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여기를 신경 쓸 사람은 기껏해야 절친들 정도였다.

 

 드르륵!

 

 숨은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누가 다용도실 문을 열었다. 범인은 유나였다.

 그녀가 무사한 것에 대한 기쁨도 잠시, 이내 안색이 변했다.

 

 “수호야...”

 

 수호를 부르며 유나가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다. 그 때마다 정처 없이 떠도는 영혼처럼 몸을 비틀거렸다.

 

 “미안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녀는 커터 칼을 쥐고 있었다.

 유나가 칼을 들이밀고 있다. 믿겨지지가 않았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그러나 곧 실감이 그를 끌어안았다. 수호는 말 못할 배신감에 휩싸였다.

 악몽이었으면 좋겠다, 이불을 박차며 어서 잠에서 깨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두 부질없었다. 이것은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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