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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이 죽은 세계: 엔드게임
작가 : 제비비
작품등록일 : 2017.12.3

이능력을 지닌 인간들의 세계. 어느 날, 신이 나타나 말한다.

"너희들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나를 위해 싸우고, 죽어라."

 
진짜 능력자3
작성일 : 17-12-07 20:43     조회 : 286     추천 : 0     분량 : 4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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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저, 정수찬입니다.”

 “헬퍼집단이지?”

 “예, 예! 맞습니다.”

 

 정수찬은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대답했다. 그 나름의 살고자하는 몸부림이었다.

 

 “누가 호스트고 누가 헬퍼냐?”

 “제가 호스트고 나머지가 헤, 헬퍼입니다.”

 

 헬퍼(Helper). 말 그대로 도우미로 플레이어를 돕기 위해 게임에 참여한 사람을 칭하는 말이며, 호스트는 헬퍼를 데려온 플레이어, 다르게 말하면 헬퍼의 주인이었다.

 이 시스템은 온라인게임의 파티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조금 달랐다. 파티는 힘을 모아 사냥하고 함께 성장하는 게 기본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호스트와 헬퍼는 함께 성장하는 관계가 아니었다.

 헬퍼로 참여하면 플레이어를 죽여도 신의 조각을 얻지 못한다. 헬퍼가 죽인 플레이어의 신의 조각은 아무런 기여를 안 했더라도 무조건 호스트에게 주어진다. 헬퍼는 파티원이 아니라 도구였다. 호스트가 든 무기인 셈이다.

 

 “어떻게 알았지?”

 

 헬퍼시스템에 대해 어떻게 알았냐는 질문이었다. 엔드게임에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연하도 당연히 몰랐다. 맛집들이 비법을 공개하지 않듯이 고급정보는 인터넷에 돌아다니지 않았다.

 정수찬은 질문의 의도를 용케 알아듣고 대답했다.

 

 “친한 형님한테서 들었습니다. 입장할 때 손을 맞잡고 있으면 최대 두 명까지 데리고 들어갈 수 있다고. 그 형님 아버지가 정치인이라서 고급정보를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견우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덩달아 정수찬도 사색이 됐다. 정수찬은 기억을 되돌려 말실수가 없었기를 간절히 빌었다.

 

 “마지막 질문이다.”

 

 다행히 낫은 떨어지지 않았다. 견우가 질문을 마저했다.

 

 “‘재원’이라는 남자를 아나? 몸이 다부진 놈이다.”

 

 서울 시내만 가도 100명은 찾을 법한 묘사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견우도 말을 아낀다고 아낀 게 아니었다. 그도 아는 게 그게 전부였다.

 하지만 정수찬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수찬은 불만 한마디 않고 대답했다.

 

 “재원... 그게... 제 주변에는... 없는 것 같습... 아, 아니! 없습니다!”

 

 눈알까지 굴려가며 열심히 생각해면서 뱉은 대답이었다. 거짓말일 가능성은 없었다. 견우는 다리를 펴고 일어났다. 정수찬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견우는 연하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손에 망령이 쓰던 거대 낫이 쥐어졌다. 낫은 그대로 연하의 목을 감쌌다.

 

 “왜냐.”

 

 동정도, 자비도 없는 눈빛. 포식자가 마지막으로 먹잇감을 바라보는 눈이었다.

 

 “킥.”

 

 연하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눈앞에서 코미디가 펼쳐져도 참아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연하는 그러지 못했다. 그는 견우와 자신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우스웠다.

 

 “그러게 말이야. 대체 내가 왜 그랬을까. 죽을 때가 됐나.”

 

 이유를 가장 알고 싶은 사람은 연하 본인이었다.

 원래 그는 철저한 개인주의자였다. 이윤을 취하려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손해나 희생 같은 말과는 거리가 멀었다. 안드로메다만큼 멀었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에 하지 않았을 짓만 골라서 했다. 천사를 주워 오질 않나, 처음 보는 여자를 돕질 않나. 하나 같이 재욱이라면 했을 법한 행동이었다.

 

 ‘하필이면 제일 쓸데없는 걸 옮아버렸어.’

 

 쓸데없이 간섭하기. 재욱의 특기였다. 재욱과의 인연도 그의 쓸데없는 간섭에서부터 시작됐다.

 초등학생 때 일이다. 연하는 학원 가는 길에 질 나쁜 중학생들한테 불려가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때 연하는 울음을 터뜨리지는 않았지만 잔뜩 겁에 질려서 아무 것도 못하고 당하기만 했다.

 그런 연하를 구해준 건 부모님의 말대로 다져온 경쟁력도, 영혼의 반쪽처럼 챙겨 다니던 문제집도 아닌 재욱이었다. 재욱은 자기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형들을 때려눕히고 연하를 구해줬다. 그날 연하는 부모님한테 떼까지 써서 태권도학원에 등록했다.

 그때부터 연하는 알게 모르게 재욱을 닮아갔다. 아이스맨이라고 불리지 않게 된 것도 그 무렵이었다. 재욱은 사교육에 빠져 타인에 대해 배울 겨를이 없었던 연하에게 인간관계를 가르쳐준 선생이었다.

 연하는 ‘옮을 거면 운동신경이나 옮을 것이지.’라면서 의미 없이 구시렁거렸다. 이미 한바탕 웃어버린 탓에 진지해지기는 어려웠다. 견우는 잠자코 있는가 싶더니 갑자기 낫을 꼬나 쥐었다.

 

 촥!

 

 순간적으로 견우가 팔을 당겼다. 곧 벌어질 끔찍한 현장이 여기 있는 모두의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하지만 연하의 목은 멀쩡했다. 연하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목을 매만졌다. 목은 상처하나 없이 말끔했다. 연하는 견우를 쳐다봤다. 아까까지만 해도 낫을 들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 것도 안 들고 있었다. 견우는 맨손으로 연하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운 좋은 줄 알아. 저 놈들이 조금만 덜 역겨웠어도 넌 죽었어.”

 

 그렇게 말하고는 툭 밀쳐냈다. 이번 한 번은 눈감아주겠다는 얘기 같았다. 견우는 그대로 정수찬에게 갔다. 정수찬은 절망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

 

 “자, 잠깐만! 약속이랑 다르잖아! 대답만 하면 살려준다며!”

 “그럴 리가. 처음부터 너희한테 산다는 선택지는 없었어.”

 

 견우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낫을 든 망령이 나타났다.

 

 “으아아악! 씨이바알! 살려줘! 살려달라고!”

 

 정수찬이 발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망령은 낫을 거두지 않았다.

 망령의 낫이 떨어지는 순간, 수찬은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나 베인 감촉은 느껴지지 않았다. 정수찬은 이상함을 느끼고 눈을 슬며시 떴다.

 

 “헙...!”

 

 눈을 뜨자마자 헛숨을 삼켰다. 잔뜩 겁을 먹고 엎드려있던 친구가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었다. 그는 참새처럼 고개를 홱홱 돌리면서 주위를 살폈다. 낫이 어디로 떨어질지 몰라서였다. 그런데 망령은 보이지 않았다. 사라진 것이다.

 정수찬의 얼굴에 반쯤 고장 난 웃음이 자리 잡았다. 망령이 없어져서 살았다고 생각했다. 친구가 죽은 건 슬펐지만 살아남은 기쁨이 더 컸다.

 

 “사, 살려주는 거야?”

 

 정수찬과 견우의 시선이 마주했다. 견우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대답했다.

 

 “호스트는 마지막에 죽어야지.”

 

 헬퍼를 죽여도 퀘스트는 갱신되지만 호스트가 죽으면 헬퍼는 게임에서 자동으로 제외된다. 머릿수를 채워야하면 호스트는 가장 늦게 죽여야 했다.

 

 “무기 챙겨 와. 이 녀석은 네 몫이다.”

 

 견우가 연하를 향해 하는 말이었다. 처음 연하는 옆 사람한테 얘기하나싶어 좌우를 쳐다봤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걸로는 부족해서 머리도 의심했다. 하지만 문제는 찾을 수 없었다. 숨어있는 다른 의미가 있는 모양이었다.

 연하는 숨은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의미를 알아낼 수 없었다. 견우는 이미 둘을 죽였다. 연하와 만나기 전까지 퀘스트를 진행하지 못했어도 한 명만 더 죽이면 스테이지에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양보를 한다? 그것도 좀 전까지 못나가서 안달이 나있던 사람이?

 상식선에서는 설명이 되지 않았다. 결국에 연하가 물었다.

 

 “뭐?”

 “안에서 할 일이 생겼다. 멍청하게 서있지 말고 빨리 와서 처리해.”

 

 기대는 안 했지만 역시나 대강 얼버무렸다. 연하는 고민을 한쪽 구석으로 밀어냈다. 여기서 시간 끌어봐야 달라질 건 없었다. 일단은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다.

 연하는 이동하면서 쥐고 있는 것들을 쭉 살펴봤다. 김한의 나이프와 아까 회수한 얼음송곳과 손도끼까지. 손에는 총 세 가지 무기가 들려있었다.

 처음과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처음에는 무기가 없어서 곤란했지만 지금은 너무 많아서 곤란했다.

 만일을 대비해서 회수해둔 거지만 버리자니 아까웠다. 하지만 많아봐야 짐만 될 게 뻔했다.

 연하는 일단 얼음송곳을 버렸다. 그런 다음 손도끼를 가지고 갈지, 아니면 버릴지 고민했다.

 고민을 하느라 느릿느릿 다가오는 연하를 보고 견우가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그냥 다 갖다버려. 어차피 네 놈을 무기가 있어봤자...”

 

 견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연하가 오른손에 든 손도끼를 고쳐 쥐더니 있는 힘껏 던졌다.

 견우는 주머니에서 한 손을 뺄 정도로 놀랐다. 하지만 목표가 자신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는 그 이상으로 행동하지는 않았다.

 

 푸악!

 

 질척한 소리가 퍼졌다. 빠르게 회전하며 날아간 손도끼는 정수찬의 머리통에 박혀있었다. 견우는 눈을 뜨고 죽어있는 정수찬을 보고 인상을 구겼다.

 신이 죽은 세계. 이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세계에서는 연장자한테 고개를 숙이고 초면인 상대에게 존대를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다. 단 번에 목숨을 끊어주고 상대의 죽음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것이 예의였다. 싸가지가 바가지인 견우도 그 부분에서 만큼은 예의를 지켰다. 그런데 연하는 움직이지 못하는 상대를 향해 장난치듯 손도끼를 던졌다. 이는 명백히 상대를 유린하는 행동이었다.

 

 “뭔가 저지를 것 같은 눈이길래 일단 던지고 봤는데... 과민반응이었나?”

 

 스스로도 문제 소지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연하가 떨떠름한 얼굴로 말했다. 견우는 그제야 그의 행동을 납득했다.

 아까 확인 했을 때 정수찬은 1레벨에 평범한 C급 능력자였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죽음을 각오를 하고 동귀어진을 노리면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예의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하나뿐인 목숨이었다.

 

 “아니. 잘했다.”

 

 견우가 말했다. 연하는 정수찬의 시체로 다가갔다. 생기가 사라져가는 정수찬을 보자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꿈틀댔다. 연하는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전에 살아 돌아가겠다는 각오로 위를 덮어버렸다. 여기서 그것을 알아버린다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연하는 손도끼가 박힌 머리를 지나 발끝으로 갔다. 거기서 털썩 주저앉더니 일어날 생각을 않고 꼼지락거렸다. 그러자 견우가 말했다.

 

 “뭐해. 이동 안 해?”

 “해야지.”

 

 연하는 운동화 매듭을 마무리 짓고 일어났다. 유품을 쓰는 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맨발은 생각 이상으로 불편했다. 미끄러질 것 같아서 속도를 내기도 어렵고 쉽게 피로해졌다. 신발이 괜히 만들어진 게 아니었다.

 가볍게 움직여보니 낯선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발이 아프거나 걷다가 벗겨질 염려는 없을 것 같았다. 견우를 보니 벌써 저만치 앞서가고 있었다. 적을 찾아주지 않으면 손가락만 빨아야하는 주제에 성격은 더럽게 급했다.

 저렇게 성격 급한 녀석이 왜 한 명을 양보했을까. 여전히 그 점은 베일에 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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