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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진정한 거지로 거듭나다
작성일 : 17-12-07 13:09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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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항주 중심부에서 좀 떨어진 그렇다고 외곽은 아닌 그곳. 미색도 뛰어나지만, 그보다 기예가 남다르게 뛰어난 기녀들이 더 많기로 유명한 홍원루라는 기루가 있다.

  홍원루 안으로 들어가면 화려한 전각들이 여러 채 줄지어져 있고, 마지막 전각 뒤쪽 담에 외부로 통할 수 있게 교묘하게 가려져있는 비밀스런 문이 있었다.

  누군가 그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뒤로 기루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몰골의 인물들이 주위를 살피면서 하나 둘씩 문 안으로 사라졌다.

 

  홍원루 안. 건물 제일 뒤편에 있는 허름한 작은 모옥. 그 안에 겉모습은 영락없는 거지와 다를 바 없으나, 두 눈의 맑은 정기로 보건데 모두 일급고수를 넘어섰고, 몇은 초절정고수로 대단한 무공실력들을 지니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그들 중에 한명이 헛기침을 했다.

 

  “커험, 방주님. 모두 모였습니다. 그런데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알고 보니, 이 자리에 모인 인물들은 진짜로 하나같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거지중의 거지인 개방의 장로들이다.

  장로들은 괴팍하고 엉뚱한 성정의 방주가 이번에는 무슨 일로 자신들을 불렀는지 궁금했다.

  웬일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밝은 얼굴로 자신들을 불러들인 걸 보니 걱정은 좀 덜었으나, 그래도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생각중인 장로들은 방주가 좋은 말로 입을 열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방주라 불린 인물이 옆구리를 잠깐 긁고 나서는 계면쩍게 웃어 보이며 말을 꺼냈다.

 

  “어흐흠, 모두 바쁜 줄은 알지만 이렇게 모이라고 한건 중요한 일이 있어서 일세. 큼, 다들 알다시피 본 방주는 과거에 잃어버린 개방 방주의 신물인 타구봉을 찾으려고 온 중원천하를 뒤지다시피 돌아다녔네.”

  장로 중에 어디에서 뭘 그렇게 주워 먹었는지, 거지라고 하기엔 심히 투실하게 살이 찐 삼 장로가 방주의 말을 귓등으로 들으며 손톱의 때를 벗기고는 속으로 중얼 거렸다.

 

  ‘킁, 다른 문파에게 개망신을 톡톡히 당하고, 그 덕분에 타구봉을 찾느라 추운 겨울에 얼음까지 깨가며 개방의 식구들만 여럿 죽어났지. 아무렴, 두 번 말하면 섭섭하지.’

  삼 장로의 속마음이 얼굴에 묻어났는지 방주가 죽일 듯이 노려봤다.

 

  -찌릿

  ‘흡.’

  이에 삼 장로는 딴청을 피우며 애꿎은 칠 장로의 옆구리만 찔러댔다.

  주먹에서 밀리는 칠 장로는 인상을 찡그리며 삼 장로가 손가락을 타구봉처럼 찔러대는 것을 몸으로 때웠다.

 

  ‘아씨, 이 이간이 옆구리는 왜 자꾸 찌르는 거야. 주먹밥 꿍쳐 놓은걸 알았나!’

  방주는 못마땅하다는 듯 삼 장로에게서 고개를 홱 돌렸다.

 

  “크흠, 그러다 보니 이때까지 변변한 제자하나 거두지 못하고 지냈지. 하늘이 무심치 않은지 얼마 전에 뛰어난 재목을 지닌 제자를 거두게 되어서 이 자리에 모두 모이라고 한 것이네.”

  “네에, 제자라고요!”

  방주께서 제자를 거두었다는 말에 장로들이 술렁거리며 동요를 일으켰다. 동요가 커지기전에 잽싸게 밖에 있는 제자를 불렀다.

 

  “커어험, 밖에 들어오너라.”

  “예.”

  방주의 명에 웬 낯선 거지 하나가 슥 문을 열고 내실로 들어왔다.

  방주의 제자라 함은 곧 차기 방주를 일컬음이라 장로들의 눈빛은 내실에 등장한 거지에게 시선을 보냈다가 일 장로인 만유걸개 장로를 주시했다.

  만유걸개 장로의 눈빛은 주위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방주 옆에 서있는 낯선 거지에게로 향해 있었다.

  만유걸개의 시선을 받고 있는 거지는 얼떨결에 방주의 제자가 된 연화령이다.

 

  ‘옷차림을 보니 개방의 식구로 봐도 그런대로 무방하지만, 얼굴은 개방과 어울리지 않게 곱상하게 생긴 것이 흠이라면 흠이고, 하긴 거지라고 해서 꼭 잘생기지 말란 법 없으니까. 그리고 방주께서 어련히 알아서 했겠지만······.’

  만유걸개는 얕게 숨을 쉬고는 입을 열었다.

 

  “후우, 방주님. 옆에 서있는 분을 제자로 받아들인 것이십니까?”

  “껄껄껄, 그렇다네. 만유걸개 장로가 보기에 어떤가? 뛰어난 인재로 보이지 않는가!”

  겉으로는 항상 실없이 웃고 다녔지만, 속으로는 그간 방주가 이런저런 일로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았는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수하된 도리로서 방주의 그 모습을 보는 자신의 마음 또한 다를 게 없었다. 그런데 참으로 오랜만에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고 저리도 호탕하게 웃으며 자랑하는 방주를 보니 일 장로인 만유걸개는 그 동안의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예. 그리 보입니다. 방주님.”

  괴팍하고 가끔 기행을 일삼는 방주지만, 지금껏 모시며 보고 느낀 안목과 성정을 잘 알기에 찬성하는 만유걸개였다.

  반대할 이유도 딱히 없지만 서도 만일, 반대하면 그 성격에 제자를 가르친다고 어디 틀어박혀 죽기 전에는 절대 나타나지 않을 방주였다.

 

  ‘형님. 이십만 개방의 식구들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하셨으리라 소제는 믿습니다.’

  일 장로인 만유걸개는 고아로 자란 어린 시절에 마종삼 방주와 둘이서 의지하며 중원을 떠돌다가 개방 거지의 눈에 띄어 입방을 했다.

  만유걸개가 반대하지를 않자 나머지 장로들도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만유걸개가 대표로 나섰다.

 

  “앞으로 소방주라 부르겠소이다. 부디, 일신의 실력을 갈고 닦아 개방의 식구로서 누가 되지 않는 진정한 거지가 되기를 바랍니다.”

  어리지만 소방주이기에 나머지 장로들도 예를 올렸다.

 

  “소방주님을 뵈오이다!”

  “장로님들을 뵙습니다.”

  장로들의 인사에 화령도 어색하게나마 마주 인사를 했다.

  이때다 싶은 삼 장로가 분위기를 틈타 말을 꺼내었다.

 

  “흘흘흘, 방주님. 이런 좋은 날에 술과 고기가 빠져서야 되겠습니까?”

  “옳커니! 삼 장로. 간만에 말 한번 잘했다.”

  “돼지는 제가 준비 하겠습니다.”

  이 장로가 턱짓을 하자 팔 장로가 안주를 준비한다고 말하고 재빠르게 밖으로 사라졌다.

  방주와 소방주가 된 화령. 그리고 장로들이 모옥을 은밀히 빠져 나와 관제묘로 향했다.

  소식을 들은 인근에 있는 개방 거지들과 분타주들은 소방주를 맞이한 것에 축하를 했고, 간만에 보는 고기를 안주삼아 거지 떼들이 모여 신명나게 술판을 벌였다.

 

  “와하하, 소방주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너나없이 거지들이 살갑게 다가와 인사를 건네자 화령은 다른 생각 할 틈도 없이 인사하기에 바빴다.

 

  “아하, 부탁은 제가 잘 부탁합니다.”

  ‘하아, 이제는 정말 내가 거지가 되었구나. 그렇지만, 이들을 보니 그리 나쁘지는 않은데.’

  겉으로야 영락없이 때가 묻은 거지들이었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들보다 깨끗하고 따듯했다.

  생전 처음 보는 거지들이었지만, 마치 가족 같은 환대와 분위기에 그만, 화령은 눈시울이 벌게졌다.

 

  다음날부터 화령은 개방에 대해 하나하나씩 배워갔다. 무공의 기본인 운기조식 법을 배웠고, 거지는 거지다워야 한다는 법도와 거지로서 갖춰야 할 수많은 별 거지같은 덕목들을 배워나갔다.

  참으로 가지가지 하는 개방이었다.

  화령은 자신을 믿고 진심으로 대해주는 사부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개방의 소방주로서 진정한 거지로 거듭나기 위해서 자혼 강시에서 새롭게 개방의 거지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어쨌든 화령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배워 나갔고, 운기조식을 끝낸 후 수련장에 사부와 마주 섰다.

  마종삼은 화령에게 개방의 무공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제자야, 개방의 무공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온몸을 무기로 사용하는 박투술과, 또 하나는 봉을 사용하는 봉법이 있다. 방주 직계로 내려오는 적전무공과 함께 개방의 식구라면 누구나 익히는 기본무공을 수련할 것이다. 준비 되었느냐?”

  “예! 사부님. 준비되었습니다.”

  “흘흘흘, 그래. 제자야.”

  방주는 제자에게 박투술부터 차근차근히 가르치기 시작했다. 박투술인 풍영광타(風影光打) 무공은 개방의 대표적인 무공 중 하나였다.

  보기에 지저분하고 격식 없고 마구잡이로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무공은 근접전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중원 최고라 할 수 있다.

  여타의 무림인들은 머리, 팔꿈치, 무릎 등 신체의 모든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품위가 없다하여 무시하는 경향이 많기도 했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개방의 무공은 소림과 무당처럼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발전해 왔다. 그럼에도 초대 방주 이후로 이름난 고수가 없는 건 개방에 들어올 인재가 없기도 했고, 거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서 무공 수련에 게으른 탓도 있었다.

  자질이 뛰어난 인재들이 다른 명문정파들도 많은데 구태여 거지들의 집단인 개방에 들어올 생각이 없었던 것이었다. 마종삼은 더 이상 개방이라 해서 기밀사항이나 정보만이 뛰어난 방파만으로 인식되기 보단 무력으로도 중원에서 최고의 방파인 개방으로 널리 알려지길 꿈꾸었다.

  박투술과 타구봉법을 수련하느라 많이 힘들고 지치기도 하련만 잔꾀도 부리지 않고 불평 없이 따라오는 제자가 기특한 마종삼이었다.

 

  “그동안 초식을 모두 익혔으니 앞으로는 직접 나와 대련을 하면서 수련할 것이다.”

  오감이 뛰어나 수련을 하면 할수록 제자의 무공실력이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자 말년에 홍복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방주였다.

 

  “네가 몸에 지니고 있는 내공 덕분이기도 하나 동냥도 거르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에 무공의 성취도가 남다르구나.”

  “아닙니다. 모두 사부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사부의 진심어린 가르침과 칭찬에 화령은 몸 둘 바를 몰라 얼굴을 붉혔다.

 

  “원, 녀석 사내대장부가 계집애처럼 얼굴을 붉히기는. 껄껄껄.”

  “사부님! 저는 사내가······.”

  화령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말끝을 흐렸다. 하긴, 지금 자신을 보고 오해할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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