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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Blood Rose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17.10.30

천년에 한번 태어난다는 뱀파이어 로드. 선대 뱀파이어 로드는 반란으로 인해 죽으며 저주를 남긴다.
그 저주는 다음에 태어날 뱀파이어 로드는 인간인 블러드로즈를 옆에 두지 않는 이상 인간의 피를 마시면 죽는 것보다 더한 고통은 느낀다는 저주였다.
저주를 두르고 태어난 뱀파이어 로드 '라티안스' 와 그의 블러드 로즈 '임지유'의 이야기.

 
35
작성일 : 17-12-04 14:16     조회 : 20     추천 : 0     분량 : 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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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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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갈 준비를 마친 두 명이 동굴을 나가자 병사들은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로드가 그렇게 다정한 뱀파이어인지 처음 알았다는 둥, 그분은 누구길래 로드와 그렇게 달달하게 이야기하는 둥….

 갑작스럽게 병사들이 소란스러워지자 베일리는 그들을 모아 불렀다.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 체력이 있다면 좀 더 훈련해도 되겠지?”

 

 “…….”

 

 “대답!”

 

 “네!”

 

 “그러면 지금부터 대련을 시작한다!”

 

 “알겠습니다!”

 

 병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련을 시작했고, 베일리는 그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며칠간 이 소동으로 쑥덕거리겠지만 그것도 얼마 안 가 없어질 것이다.

 오늘 일을 떠올리지도 못할 만큼 자신이 굴려줄 것이니까.

 동굴을 나온 라티안스와 지유는 평소와 다르게 이상할 정도로 대화가 없었다.

 

 ‘갑자기 어색해졌네…….’

 

 동굴을 나오자 갑자기 이상할 정도로 어색해졌다.

 어째서 어색해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유는 손가락을 꼼질 거리며 라티안스의 옆모습을 훔쳐봤다.

 옆모습마저도 멋져서 지유의 볼은 붉여졌다. 지유에게는 이 시간마저도 소중했다.

 

 “저…. 라티안스 씨.”

 

 “왜 그래?”

 

 “오늘 어디 갈 생각이세요? 저는 여기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라티안스 씨가 소개해줬으면 좋겠어요.”

 

 “하긴 그대는 여기에 대해서 모르니까….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은 곳은 잔뜩 있는데, 갈 수가 없군.”

 

 “멀리 있는 건가요?”

 

 “오늘 안에 다녀오기엔 좀 멀지. 나중에, 내가 로드가 되면 어디든 데려가 줄게.”

 

 그 말에 지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도 내가 라티안스의 곁에 있는 거구나.

 라티안스가 로드가 됐을 때는 인간세계에도 마음껏 다녀올 수 있겠지.

 그럼 엄마에게도 걱정 끼치지 않을 거고 어쩌면 대학도 다니면서 이쪽 세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라티안스 씨가 얼른 로드가 되길 바라야겠네요.”

 

 “그대가 그렇게 바라니 얼른 돼야겠군.”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새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은 평소와 다름없이 활기차고 시끌벅적했다.

 그들 사이를 로브를 쓰고 돌아다니자 이야기 소리가 들려왔다.

 

 “너, 그 소문 들었어? 칼립의 파티에 진정한 뱀파이어 로드가 나타났다는 소문.”

 

 “들었어. 근데 그 소문이 사실일까?”

 

 “몰라. 소문이잖아.”

 

 어깨를 으쓱하는 뱀파이어를 보면서 라티안스는 생각에 잠겼다.

 파티장에 직접 모습을 나타냈는데도 자신의 존재는 여전히 소문 속의 존재였다.

 어째서일까. 칼립이 자신의 존재를 소문으로 만들고 있는 걸까?

 그렇다면 자신도 질 수 없었다. 자신의 존재를 모두에게 보여야 한다.

 

 “라티안스 씨? 갑자기 왜 멈추셨어요?”

 

 “지유. 오늘은 그만 돌아가 봐도 괜찮을까?”

 

 “괜찮긴 한데…. 갑자기 왜요?”

 

 “아무래도 여전히 내 존재가 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그게 문제가 되는 건가요?”

 

 “물론이지. 나는 이제 그들의 앞에 나타날 건데 없는 존재 취급당하면 위험해.”

 

 라티안스의 말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곤란하다는 건 알아들었다.

 지유가 돌아가자며 고개를 끄덕이자 라티안스는 나중에 나오자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숙소로 돌아온 라티안스는 모두를 불러모았다.

 한자리에 모인 뱀파이어들은 외출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돌아온 라티안스를 의아한 얼굴로 바라봤다.

 

 “지유 양이랑 외출한 것 아니었나요? 빨리 돌아오셨네요.”

 

 “외출했다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들었거든.”

 

 “말도 안 되는 소리요…?”

 

 “내가 파티장에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존재가 소문의 존재더군. 있는지 없는지 모를 존재.”

 

 “그런…! 도대체 어째서?”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그래서 내게 생각이 하나 있는데…….”

 

 라티안스가 그 뒤에 말한 내용은 꽤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지금의 숙소를 모두에게 열어서 여기에 진정한 뱀파이어 로드가 있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이다.

 그 소문에 반신반의해서 이곳으로 뱀파이어가 몰려들 것이다.

 그렇다면 좋든 싫든 뱀파이어의 관심, 눈과 귀가 우리에게 집중될 것이다.

 

 “위험하지 않을까요.”

 

 “위험도 동반하지만 그만큼 안전하기도 할 걸?”

 

 “안전하다니 그게 무슨 뜻인가요?”

 

 “모두가 여기에 집중하고 있잖아. 함부로 건들진 못할 거란 소리지.”

 

 “그건 그렇지만…….”

 

 “거기다가 호위를 두면 그렇게 걱정할 것도 없잖아. 안 그래?”

 

 “…그럼 적어도 병사들에게 훈련을 좀 더 시킨 후에 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그들의 실력이 못 미더운 것은 아니지만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

 

 “베일리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럼 3일 후에 시작하지. 그 정도면 괜찮지?”

 

 “괜찮습니다.”

 

 “그럼 3일 동안 마을을 돌아다니며 소문을 내. 내가 여기 있다고. 관심 있으면 3일 뒤에 와보라고.”

 

 “알겠습니다.”

 

 뱀파이어들은 각자 할 일을 하러 갔고 라티안스만이 거실에 남아 차를 마셨다.

 모두의 시선이 이쪽으로 쏠리면 쏠린 만큼 위험도 커진다.

 하지만 그만큼 모두가 집중하고 있으니 쉽게 다가오지도 못한다.

 다른 이들의 관심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었다. 상대를 다치게 할 수도, 나를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내가 이 기회를 잘 써야 해.’

 

 자신을 지지해주는 세력이 없는 지금, 이 기회만이 자신을 위한 세력을 만들 기회였다.

 자신에게 찾아오는 모든 뱀파이어를 받아드리고 그 중에 정말 자신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뱀파이어만을 고를 것이다.

 그렇게 모은 뱀파이어들이 자신을 밀어주고 자신은 그들을 뒤에 세워 칼립에게 대항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힘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칼립을 몰아세워야 했다.

 

 “생각대로만 된다면 좋겠지만.”

 

 분명 모든 일이 자기 생각대로 흘러가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더 단단히 준비해야 했다.

 하지만 뭘 준비해야 좋은 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에디스에게 줬던 돌이 공명하고 있었다.

 에디스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었다. 라티안스는 조심스레 돌을 들어 올렸다.

 

 “에디스인가.”

 

 [“이 목소리는…. 로드입니까?”]

 

 “그래. 나야. 뭔가 알아낸 게 있는 건가?”

 

 [“그렇습니다. 저번에 부탁했던 블러드 로즈에 관해서 알아낸 정보가 있어서요.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래…? 그러면 내가 그쪽으로 갈까?”

 

 [“제가 가겠습니다. 주소만 알려주세요.”]

 

 라티안스는 에디스에게 주소를 알려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검은 로브를 쓴 에디스가 숙소로 들어왔다.

 에디스의 뒤에는 에디스의 집사도 같이 있었다. 문을 닫고 의자에 앉아서야 에디스는 로브를 벗었다.

 그 철저함에 라티안스는 감탄하며 자신도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블러드 로즈에 관해 알아온 것이 뭐지?”

 

 “그게…. 아주 조금이라 말씀드리기 좀 부끄럽습니다만, 이거라도 알려드려야지 싶어서요.”

 

 “괜찮아 무엇이든 알아낸 게 있다면 전부 말해줘.”

 

 “블러드 로즈와 뱀파이어 로드에겐 무엇인가가 연결되어있다고 쓰여 있었습니다.”

 

 “무엇인가?”

 

 “그거에 관해서는 연구가 없는 건지, 쓰여 있진 않았지만…. 모든 뱀파이어 로드와 블러드 로즈가 연결된다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럼 연결되는 블러드 로즈와 뱀파이어 로드가 따로 있다는 건가?”

 

 “네…. 그것 역시 쓰여 있진 않았지만, 그런 모양입니다.”

 

 “쓰여 있지 않은 게 많군.”

 

 “블러드 로즈에 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던 것이니까요. 어쩔 수 없는 부분입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작 중요한 부분은 전부 빠진 빚 좋은 개살구 같은 정보뿐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 알아낸 게 어딘가 싶기도 했다. 무언가로 연결된 뱀파이어 로드와 블러드 로즈라.

 혹시 그것이 우리들이라면…. 직접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어찌 됐든 고맙네.”

 

 “금전적으로 부족하신 점은 없으신가요?”

 

 “지금은 그대가 준 3천 골드만으로도 충분해.”

 

 “그렇습니까? 부족하시다면 언제든지 연락해주세요.”

 

 “그렇게 하도록 하지.”

 

 “아…. 맞다, 한가지 블러드 로즈에 관해 이야기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인가?”

 

 “블러드 로즈의 능력, 알고 계시죠?”

 

 “당연히 알고 있지. 썩은 피나 병든 자의 피를 정화하는 것 아닌가.”

 

 “책에 쓰여 있는 것이 확실하진 않겠지만…. 뭔가 다른 게 있는 것 같습니다.”

 

 “뭔가 다른 것?”

 

 “그 책이 손상이 돼서요. 끝까지 읽지 못했지만, 뱀파이어 로드와 연결된 블러드 로즈는 다른 힘을 가지는 모양입니다.”

 

 “…혹시 그 책 가지고 있나?”

 

 “물론입니다. 이야기를 들으면 흥미를 느끼실 것 같아서 가져왔습니다.”

 

 에디스는 뒤에 서 있던 집사에게 고갯짓을 했고, 집사는 라티안스에게 책 한 권을 건넸다.

 그것은 무척 낡은 책이어서, 지금 당장이라도 찢어져도 이상할 법 없는 책이었다.

 이런 책밖에 기댈 곳이 없다는 사실이 짜증 났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은 이런 것에라도 기대야지. 라티안스는 충분히 읽고 돌려주겠다는 대답을 한 후 둘을 돌려보냈다.

 

 “여기에…. 블러드 로즈와 관련된 게 쓰여 있다는 말이지.”

 

 라티안스는 천천히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책 안에는 꽤 많은 것들이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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