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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장미의 교단
작가 : 우와아와앙
작품등록일 : 2017.11.22

여신 '셀레스틴' 과 함께하는 본격 교단 부흥기-!!
전직 톱모델 출신 강우진. 하지만 인기는 물거품과 같다고 우진은 금세 연예계에서 묻히게 되고, 우진은 다시 유명세를 되찾기 위해 '에스테반' 속으로 눈길을 돌리게 되는데..

 
냉정하고 보다 냉혹하게(5)
작성일 : 17-11-28 18:59     조회 : 325     추천 : 0     분량 : 4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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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충 요약해서 말하자면 이렇게 된 일입니다. 뭐, 사람들을 속여서 어떤 이익을 얻고자 한 것은 절대 아니구요."

 

 "흘흘흘~ 어쩐지, 대신관한테 묘하게 플레이어의 냄새가 난다 했더니. 역시 유저였구만!"

 

 이안을 통해 '셀레스틴 교단' 의 자세한 전후 사정을 전해 들은 올가가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이안은 올가의 웃음이 멈추기를 기다리며 차분히 찻잔을 들어 올렸다.

 

 올가가 이안의 집무실에 들어온지도 벌써 5분여의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 5분의 시간 동안 이안은 '셀레스틴 교단' 의 탄생 비화와 그간 있었던 큼지막한 사건들을 올가에게 풀어놨고, 마침 그 대화가 마무리 지어지고 있는 참이었다.

 

 이안이 세간에 숨겨왔던 교단의 비밀을 올가에게 풀어놓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들 수 있었는데, 우선 첫째, 올가의 재능이 무척 탐이 났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더해 소속 또한 없다고 하니, 올가는 탐이 안 날래야 안 날 수가 없는 보석과도 같은 인재였다.

 

 그리고 둘째는 이안을 쳐다보는 올가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마치 모든것을 꿰뚫어보는 심미안을 마주하는 기분이랄까?

 

 또 가장 중요한 마지막 이유는 그녀에게는 비밀을 털어놔도, 그 비밀이 절대 바깥으로 세어나가지 않을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한데 뭉쳐 이안은 올가에게 비밀을 털어 놓았고, 올가는 그런 이안의 사정이 모두 이해가 간다는냥 천천히 고개를 끄덕 거렸다.

 

 "아무튼, 교단의 숨겨진 뒷사정은 그렇다치고. 이 노인네한테 그 비밀을 말하는 저의는 무엇인지?"

 

 한바탕 웃음을 터트린 올가가 돌연 자세를 바로하며 이안에게 물어 왔다.

 

 이안은 찻잔을 내려 놓으며 올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했다.

 

 "굳이 그 이유를 제게 묻지 않으셔도 이미 올가님께서도 짐작하고 계실텐데요?"

 

 "흐음~ 자네.. 애인 없지?"

 

 "예...?"

 

 인상을 찡그린 올가가 뜬금없는 질문을 던져 온다.

 

 그에 이안은 고개를 앞으로 내밀며 눈썹을 들어 올렸다.

 

 올가의 질문이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올가는 그런 이안의 모습에 짧게 혀를 찼다.

 

 "쯧쯧-! 거 젊은이가 패기가 없구만. 자네는 마음에 드는 여자가 생겨도 그 여자한테 '너 내가 무슨 말 할지, 알고 있지?' 이런식으로 고백을 할 셈인가? 남자가 원하는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딱딱 똑부러지게 말을 해야지. 어디서 어물쩡 넘어가려고 그래?"

 

 "....."

 

 올가의 따끔한 질책이 이안을 채찍질 해 왔다.

 

 괜히 민망해진 이안은 슬쩍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올가는 얼른 손을 뻗어 이안의 얼굴을 바로 잡았다.

 

 "자- 시선 돌리지 말고. 이 할미한테 원하는게 있으면, 빨리 말해 보려 무나. 나도 마침 부탁하고 싶은게 있으니.."

 

 흔들림 없는 시선이 이안의 눈동자를 직시해 온다.

 

 이안은 잠시 그 눈동자를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그게.. 올가님을 저희 교단에 초빙하고 싶습니다. 물론, 굳이 신도가 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행동을 함께 하고 싶다.. 그런 뜻입니다. 어떠십니까?"

 

 마음을 다잡은 이안의 제안이 잔잔히 집무실을 울렸다.

 

 올가는 이안의 제안을 전해 듣고는 입가를 씰룩거렸다.

 

 아까도 지연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싶이, 사실 올가 또한 슬슬 적당한 둥지를 찾아 정착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적당한 둥지란 바로 '셀레스틴 교단' 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마음을 정한 와중에 이안이 정식으로 입단 제의를 해왔으니, 올가는 새삼 나이도 잊은 채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

 

 마치 60년 전 파릇파릇했던 대학 생활로 돌아간 기분이랄까?

 

 아무튼 앞으로 있을 오랜만의 단체생활에 가슴이 설레는 올가였다.

 

 "크흠흠... 이 노인네가 과연 도움이 될까 모르겠네? 내가.. 마법 운용 하나는 기가 막히기는 하지만.. 이거 참, 여기서 표현할 방법도 없고.."

 

 올가는 넌지시 말을 흘리며 이안의 눈치를 살폈다.

 

 자존심상 한번에 제안을 받아드릴 수는 없고, 그렇다고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강한 거절의 의사 또한 비추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이안이 혹시 모를 오해를 하고 갑작스레 제안을 철회할 위험이 있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안은 올가의 중얼거림에 슬쩍 미소를 머금었다.

 

 그녀의 말 속에 숨은 뜻이 무엇인지 단번에 캐치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유~ 올가님 같은 탑랭커가 도움이 안되면 누가 도움이 되겠습니까? 그러지 마시고 저희와 함께 하시죠."

 

 "그, 그럴까...? 마침 나도 혼자 다니기 적적했는데..."

 

 이안의 두번째 입단 제안.

 

 올가의 입꼬리가 슬며시 말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안은 여기서 쐐기를 박듯 다시 한마디를 덧붙였다.

 

 "함께 하시죠."

 

 "뭐.. 그렇까지 부탁한다면, 나도 못 이기는 척 받아들려야지. 그래 함께 하자꾸나. 이미 알고 있겠지만 올가라고 한다. 앞으로 잘 부탁하마."

 

 "저야 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셀레스틴 교단' 의 대신관 이안입니다."

 

 올가와 이안은 서로에게 한마디씩을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오른손을 내밀어 상대방의 손을 꽈악 움켜 잡았다.

 

 성별과 세대를 초월한 강한 유대가 둘을 휘감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부탁할게 있다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이안은 붙잡았던 손을 놓으며 올가에게 물었다.

 

 입단 제의를 하기 전, 올가가 했던 말이 새삼 떠오른 참이었다.

 

 그러자 올가는 뒷머리를 긁적이기 시작했다.

 

 무언가 쉽게 꺼내기 곤란한 부탁이었는지, 그녀의 얼굴 위로 난처함이 가득 엿보였다.

 

 "그게 말이지..."

 

 

 

 달빛마저 구름에 가려져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화이트 런' 의 서쪽 지구.

 

 그리고 그 중에서도 더욱 어두컴컴한 어느 골목길 귀퉁이. 그 칠흑 같은 어둠속을 두명의 여인이 은밀히 걸음을 옮기고 있다.

 

 "잘 들어. 앞을 가로막는 사람이 나오면 망설임 없이 목을 쳐. 그게 아이든 여자든 노인이든 상관없이 말이야. 알았지?"

 

 앞서 걸음을 옮기던 긴 생머리의 여인이 뒤를 돌아 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여인의 정체는 이틀전 이안과 대면했던 '로젠 블레이드' 길드의 죠애나였다.

 

 죠애나는 시커먼 복면으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었는데, 그런 그녀의 눈동자에 짧은 숏컷의 여인이 들어왔다.

 

 마찬가지로 '로젠 블레이드' 의 신디였다.

 

 신디는 무엇이 불만인지, 볼을 한가득 부풀리고 있었는데, 그녀는 죠애나의 속삭임에 그 불만이 폭발했는지 얼른 복면을 제치며 따지고 들기 시작했다.

 

 "죠애나! 진짜 이 미친짓을 할거야? 아무리 대신관이 시켰다고 해도 이건 아니지-!"

 

 신디의 고성이 골목을 울리기 시작한다.

 

 죠애나는 눈을 부릅뜨며 신디의 입을 틀어 막았다.

 

 "너! 미쳤어? 미트라 사람들이 깨면 어쩔라고 그래!?"

 

 "차라리 다 깨버렸으면 좋겠다! 게임이라고 해도 사람이 할짓이 있고, 못할짓이 있는 거야! 너는 이게 사람이 할짓이라고 보여!?"

 

 벌겋게 달아오른 신디의 얼굴이 죠애나를 향해 가까워졌다.

 

 대신관의 명령에 불복이라도 할 샘인지, 신디의 얼굴 위로 분노가 가득 차올라 있었다.

 

 죠애나는 신디의 눈을 마주하며 딱딱히 얼굴을 굳혔다.

 

 그리고는 오히려 신디보다 더욱 얼굴이 가까이 붙여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못할 건 또 뭐야."

 

 "뭐....?"

 

 스산한 냉기가 감도는 죠애나의 짤막한 말이 신디의 귓가를 간질였다.

 

 신디는 그 소름돋은 분위기에 끼긱- 소리가 나듯 어색히 고개를 돌렸다.

 

 감정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죠애나의 검은 눈동자가 보였다.

 

 신디는 처음 보는 죠애나의 모습에 가늘게 몸을 떨었다.

 

 "너.. 왜 그래.. 그리고 방금 뭐라고..?"

 

 "못할 건 또 뭐냐고 했어."

 

 "....."

 

 다시 한 번 짤막한 대답이 되돌아 왔다.

 

 신디는 그 중압감에 꾸욱 입술을 다물었다.

 

 스윽-

 

 죠애나의 얼굴이 서서히 귓가에서 멀어져 간다.

 

 "휴- 화 다 풀렸으면, 다시 가자. 조용히 따라와."

 

 죠애나는 그 말을 끝으로 몸을 돌려 다시 어둠속에 묻혀 들어갔다.

 

 신디는 푹 고개를 숙이고는 죠애나의 뒤를 쫒았다.

 

 그렇게 둘의 사이로 어색한 침묵만이 감도는 가운데 어둠속을 달리기를 십여분. 둘은 미트라 신전 인근에서 드디어 걸음을 멈추었다.

 

 "잠깐만. 뭔가 좀 소란스러운데?"

 

 죠애나는 골목길 끝에서 고개만 살짝 내민 채, 신전의 분위기를 살폈다.

 

 신전의 주위로 미트라의 병력들이 아닌 '화이트 런' 병력들이 경비를 서고 있는 것이 보였다.

 

 "뭐지..? 왜 '화이트 런' 병사들이 여기서 경비를 서고 있는 거야?"

 

 병사들을 바라 보며 신디가 물었다.

 

 죠애나는 신디의 물음에 조심히 입술을 달싹였다.

 

 "아마, 단순한 경비가 아니라, 미트라측을 감시하고 있는 걸 거야. 허튼짓을 못하게 말이야."

 

 "그, 그런거야? 아무튼 어떻게 하지? 저렇게 경비가 삼엄하면 몰래 침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닐텐데..."

 

 얼핏 보기에도 물 샐 틈 하나 없어 보이는 삼엄한 경비다.

 

 몰래 담을 넘으려고 시도하는 그 즉시 병사들에게 발각될게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신디는 품속의 붉은 물약을 만지작 거리며 주춤주춤 뒷걸음 질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신디와는 달리 죠애나는 오히려 신전 쪽을 향해 걸음 옮겨 나갔다.

 

 "걱정하지마. '화이트 런' 병력들은 우리가 '셀레스틴 교단' 에서 왔다고 하면,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너도 당당히 걸어. 괜히 의심사지 말고."

 

 "어어--?? 야, 같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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