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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무림으로 가다
작성일 : 17-11-24 09:43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4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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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기세훈은 모아진 한줌의 내공을 온몸에 서서히 돌리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한줌의 미약한 내공이 의지에 따라 혈맥을 타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일주천하기 위해 돌린 내공은 돌연, 목뒤 대추혈 위에서 딱 멈추고 더 이상 나아가질 않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왜 내공이 움직이질 않는 거냐.’

 

  아무래도 대법을 시행하기 위해 점혈 되어 있는 혈도가 잘못 되어 막힌 것 같아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 내공까지 쥐어짜내어 밀어붙였다.

  내공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철벽이라도 만난 듯 멈추고 말았다.

 

  ‘크윽, 이렇게 끝나선 안 돼. 부디 내게 마지막으로 한번만 힘을 주소서. 제발.’

  그의 간절함이 통한 걸까.

 

  한계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목뒤가 꼬챙이로 찌르는 통증과 함께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번에 뻥 뚫리는 시원함을 느꼈다.

 

  -화아아악

  막힌 혈이 일시에 뚫리자 지체 없이 내공을 계속해서 돌렸다.

 

  시간이 갈수록 내공의 순환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시연통에 녹아든 내력과 합쳐지며 불어난 내력은 겉잡을 수없이 혈맥을 타고 질주하기 시작했다.

 

  -투둑, 투두둑

  혈관이란 혈관 전부가 터질듯 툭툭 튀어나오고, 몸은 열기로 치달아 뜨거워져 갔다. 몸 전체가 거대한 불덩어리 자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엄청난 열기였다.

 

  아마도 만년화정의 효력 때문이리라. 만년한철로 만들어진 시연통이 아니었으면 녹아 없어질 정도였다.

 

  ‘크으으음.’

  죽음으로 한발, 한발 더 나아갈수록 기이하게도 기세훈은 심신이 따사로운 봄 햇살 쬐듯이 나른해지며 아무것도 모르고 점차 깊이, 아주 깊이 무아지경에 빠져 들었다.

 

  멀쩡히 잘 돌아가던 자벽환수 대법은 기세훈이 일으킨 이상한 현상으로 인해 요동치다가 어느 순간, 번쩍거리며 굉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번쩍! 콰앙, 우웅우웅

  진 밖에서 대법을 지켜보던 술사는 놀라서 주변을 서둘러 점검했다.

 

  “헙! 멀쩡하던 진법이 왜 이러지. 진법이 잘 못 되면 위에서 깨지는 건 둘째 치고 까딱하다간 내 목이 날아갈 판인데 이일을 어쩐다.”

  어디서 잘못된 건지 수차례 확인 했으나, 별 다른 이상이 없음에 이번 대법은 다른 때와 달리 유난하다며 술사는 투덜댔다.

 

  “젠장,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네. 오늘 따라 누구 마냥 요란스럽기는 쯧쯧쯧.”

  밀궁의 술법원 내부에 있는 일급 자혼 강시를 제조하는 특별 제조창에서는 한창 자벽환수 대법이 진행되고 있었다.

 

  지금 만들고 있는 강시는 아주 특별했다. 이제껏 만든 여타 강시와는 달리 엄선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엄청난 비용을 들여 제조된 단환들과 일반 시연통보다 크기와 모양이 다른 시연통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일반 사람이 아니라 밀궁의 주인이며 절대자인 기세훈 궁주였다.

  기세훈은 대법이 진행되는 요란한 외부환경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세계인 무아지경에 빠져 있었다.

 

  -쩌엉!

  무아지경에 든 기세훈의 뇌리에 한줄기 빛이 관통하며 깨달음을 주었다.

 

  ‘아! 이것이 진정.’

  깨달음을 얻으며 그동안의 잃었던 무공이 돌아온 것을 알아챘다. 그토록 원하던 무공을 되찾는 것도 모자라, 이전의 무공을 뛰어 넘는 새로운 경지에 올랐다.

 

  ‘허허, 원통하도다. 하필 이제와 기연이라니 늦어도 너무 늦었구나!’

 

  기쁨도 잠시,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깨달음이지만 원통해 하늘에 대고 소리쳐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아는 기세훈이다. 이대로 떠나기에는 어린 딸과 아내가 너무도 사무치게 그리웠다.

 

  그때, 그의 염원이 하늘에라도 닿은 것인가? 머리 위쪽에서 불안정한 기운이 사납게 소용돌이치며 돌다가 눈부시게 밝은 빛이 나타났다.

 

  -번쩍

  이내 소용돌이치던 기운은 허공 속으로 빨려들듯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대신 다른 무언가가 시연통속으로 떨어졌다.

 

  -풍덩

  ‘뭐지! 지금 뭔가 떨어진 것 같은데?’

 

  자벽환수 대법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외부의 간섭을 받는 일은 도저히 있을 수 없었다. 대법이 시행 대는 동안에는 그 무엇에도 방해받지 않게 완벽하게 외부의 간섭을 차단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이질적인 기운이 합쳐지면 대법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바로 실패하기 때문이다.

 

  -출렁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기세훈은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지려 할 때, 난데없이 허공에서 떨어진 물체가 시연통 위로 둥실 떠오르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놀랍게도 젊은 사내였다.

 

  ‘허어, 이 무슨 해괴한 조화란 말인가!’

  기세훈은 눈을 빛내며 짧은 순간에 마음을 정리했다.

 

  ‘······그래. 이것이 내 운명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여 주지.’

  허공을 격하여 혈도를 점해 정신을 차리게 하자 사내가 천천히 눈을 떴다.

 

  자신의 몸은 얼마 안 있어 한줌의 핏물로 변할 거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으로선 달리 시간도,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소궁주인 여린이가 눈에 밟히며 가슴깊이 저려왔다.

 

  기세훈은 눈을 맞추며 의문의 상대에게 그가 알고 있는 술법의 일종인 전정숙술의 사념을 주입시켰다.

 

  “이것 또한 운명이려니 생각하네. 인연자여······, 부디 내 딸 여린을 꼭 부탁하네. 마지막으로 금의주행(錦衣晝行) 하시게나.”

  상대는 그의 부탁에 가타부타 대답이 없었지만, 기세훈은 자신이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할 일을 시작했다.

 

  자신의 모든 무공과 천인지검의 오의를 주입시키고 나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평생을 쌓아온 본신의 내공과 진신내력까지도 하나도 남김없이 고스란히 전해 주었다.

 

  ‘내 할 일은 끝났소. 나머지는 이제 그대의 몫이요.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오.’

  한 올도 남김없이 내공이 빠진 기세훈은 급속도로 몸에서 생기가 사라지더니 약제 속에 담긴 남아있는 몸 아래부터 빠르게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구르륵, 구륵

  ‘화연! 그대가 너무나 그립고 보고 싶소. 그대에게 가리다.’

 

  밀궁의 궁주인 기세훈은 모든 걸 주고 이렇게 궁내부 술법원의 모처에서 남은 생을 마감했다.

  강현은 갑자기 참기 힘든 엄청난 두통이 밀려왔다.

 

  ‘끄으으응······, 머리가 왜 이렇게 아프고 목이 마르지!’

  안 그래도 머리가 깨질듯 아픈데 거기에다 보태기라도 하듯 아까부터 욕조 비슷한 곳에서 낯선 남자가 자신에게 뭐라고 하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지껄였다.

 

  강현은 꿈자리가 참 사납다고 여겼다. 얼핏 듣기에 중국말 비슷하기도 했다.

 

  ‘뭐라는 거야? 아, 하나도 못 알아듣겠네. 그리고 몸은 왜 이리 엉망이지. 커어어억.’

  시공간을 넘어 무림으로 떨어진 강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뜨거웠다, 차가웠다 반복을 하고 몸 구석구석을 대바늘로 찌르듯이 쑤셔대자 꿈인지 생시인지 제정신이 아니었다.

 

  더 이상 투덜댈 기운도 없는 강현은 빨리 악몽에서 깨길 원했지만, 정신을 잃고 다시 깊은 잠속으로 빠져 들었다.

 

  밀궁의 궁주인 기세훈에게서 비몽사몽간에 전수 받은 일신의 진신내력과 시연통속에 녹아든 각종 진귀한 영약이 몸으로 흡수되었다.

  곧바로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강현의 몸에 일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뚜두둑, 우드드득, 콰두두둑

  뼈마디가 붙었다 떨어졌다 반복하며 온 몸이 소리를 질러댔고, 거기에 맞추어 살과 근육, 핏줄이 재구성되는 이른바, 무림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꿈의 환골탈태가 시작된 것이다.

 

  인간의 범주를 초월하는 환골탈태가 끝남과 동시에 이번에는 가로 막혔던 자벽환수 대법이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 모든 일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무사히 진행된 것은 그야말로 천운이랄 수밖에 없었다.

 

  만에 하나 조금이라도 틀어졌으면 강현의 몸은 흔적도 없이 한줌 핏물로 시연통에서 영원히 사라졌을 것이다.

  대법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쯤에 일급 자혼 강시 제조창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굉음과 빛이 터져 나왔다.

 

  -퍼엉, 사아아아

  굉음이 울린 뒤 곧이어 대법이 진행되는 강현의 시연통을 기점으로 푸른빛이 원을 그리며 제조창 전체로 확 퍼져 나갔다.

 

  자벽환수 대법을 주시하며 지켜보던 배술사는 평소와 다른 현상을 보이자 자하수사에게 보고를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

 

  ‘젠장, 이번 대법이 너무 중요한데 만에 하나 잘못 되기라도 한다면 큰일인데 어쩌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리가 점점 잦아들었고, 대법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자 허둥대던 배술사는 적이 안심하며 가슴을 크게 쓸어 내렸다.

 

  “휴우우, 별일 없어 다행이구먼.”

  -스륵

  푸른빛의 원이 제조창 전체에 퍼졌을 때, 제조창 시연통에 잠들어 있던 자혼 강시들이 일제히 눈을 떴다. 초점이 선명해졌다 흐려지더니 스르르 다시 잠이든 모습을 배수문은 전혀 알지 못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림으로 간 현세의 나강현은 많고, 많은 장소 중에 하필, 무림에 그것도 기세훈의 자벽환수 대법이 실시되는 시연통에 떨어지고 만 것이었다.

 

  앞으로 온갖 위험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중원 무림의 수많은 무인들 틈바구니에서 살아갈 나강현의 걱정과 기대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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