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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문 (門)
작가 : 이태희
작품등록일 : 2017.10.31

내가 강시라고! 그런데 그녀도 강시······. 차원의 틈을 통해 알 수 없는 무림의 세계로 떨어진다. 그곳에서 대법을 통해 강시(强尸)가 되어버린 나강현의 신묘한 이야기!



사뿐사뿐 달빛이 내려앉듯
사뿐사뿐 꽃잎이 내려앉듯
그의 한마디 손짓, 눈빛
그녀의 가슴에 수 놓인다.
눈에 머리에 영혼에 각인 한다
야속하게 눈 녹듯 사라질세라.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며
작성일 : 17-11-15 09:52     조회 : 18     추천 : 0     분량 : 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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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널찍한 복도를 따라 칠척은 되어 보이는 거구의 사내가 자신의 신장만큼 큰 도를 비스듬히 매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바닥이 울릴 만도 하건만 그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복도 끝에 다다르자 문 앞에서 대기하던 호위무사가 안쪽으로 보고를 올렸다.

 

  “마두승 장로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장무연 수석장로를 위시해서 궁내의 고위 장로들이 차례로 마장로를 반겼다.

 

  “이쪽으로 앉게, 마장로.”

  “예. 수석장로님.”

  “어서 오시오. 마장로.”

  “흠흠, 늦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장로들과 인사를 나누며 자리에 앉자 시비가 차를 내왔다.

  회의실이 아닌 수석장로의 거처에 장로회의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목도모라고 부르기엔 수상할 정도로 너무 많은 수의 장로들이 모였다.

 

  열두 명의 장로 중에서 아홉이나 되었으니 거의 전부라 할 수 있었다. 면면을 살펴보니 하나같이 모두 친 장무연파 장로들이었다.

  좌중을 둘러보며 장무연은 흐뭇하게 만족한 웃음을 보였다.

 

  “허허허, 모두들 바쁠 터인데 이렇게 와줘서 고맙네. 각자들 맡은바 일들이 쉽지 않았을 것인데 잘들 처리한 것에 대해 감사하네. 후일 내 그대들의 노고를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니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게들.”

  “예! 수석장로님.”

  수석장로의 치하에 장로들은 한목소리를 냈다.

  총관 염무자는 수석장로를 향해 가볍게 예를 취한 후 입을 열었다.

 

  “수석장로님. 계획했던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두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 되지만 다시금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저들의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가 커지면 없던 용기도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저들이 합치는 것을 막는 게 중요한 관건이 될 것입니다.”

  눈매가 하늘을 찌를 듯이 날카로운 얼굴의 염포 장로가 쇠를 긁는 소리처럼 듣기 거북한 목소리를 내었다.

 

  “크음, 그들의 처리는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그건, 구심점을 잃은 진여탁 장로 일행을 회유해서 최대한대로 흡수할 생각이오. 그들도 밀궁의 무사들인데 서로 충돌해서 궁이 와해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을 것이오.”

  이번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마장로가 물었다.

 

  “허면, 궁주 쪽 식솔들은 어찌 하는 것이 좋겠나?”

  염총관은 그 물음에 눈을 가늘게 좁히며 말했다.

 

  “안타깝지만······, 후한 거리를 남겨둬서는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됩니다.”

  총관이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건 궁주의 식솔들이 아니라 그에 딸린 무력을 말하는 것이리라.

  염총관 자신이 이미 머릿속으로 구상하고 있던 생각을 계속해서 꺼내었다.

 

  “수호전 중에서 뛰어난 고수들로 이루어진 흑면대 같은 경우는 회유와 협박을 가하여 강제로 포섭할 생각이고, 나머지 식솔과 수호전대는 아쉽겠지만, 제거하는 것이 좋을 거라 여겨집니다.”

  다른 장로들의 얼굴에도 수호전대의 제거 얘기가 나오자 탄식을 터뜨렸다.

 

  “흐음, 으음. 어쩔 수 없는 일이나 아깝군.”

  수호전대 강시는 모두 넷으로 밀궁의 강시 중에서 제일 강하고 그간 공들여 키웠다. 물론, 지금 제련중인 강시가 이에 못지않게 최고의 강시라고 술법원에서 자랑을 하지만 아까운 것은 아까운 것이다.

 

  강시를 제거하는 확실한 이유는 최대 약점인 주인의 부재에 자아가 붕괴되는 현상에 대처를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들 그걸 알기에 속이 쓰리지만 수호전대 제거에 찬성했다.

  총관은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세부사항에 대해서 각 장로들에게 당부했다.

 

  “험험, 궁주 쪽은 마두승 장로님과 염포 장로. 그리고 갈배상 장로가 맡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강시전대를 투입하면 인명 손실이 클 거 같아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대신에 부족한 무력은 수석장로님께서 지원해 주셨으면 합니다.”

  장무연은 듣고 있다 염총관의 부탁에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물론일세. 내 철연대를 전부 지원해 주겠네.”

  “감사합니다. 수석장로님.”

  수석장로의 전폭적인 지원에 고개 숙여 감사하는 갈배상과 마두승, 염포 장로였다.

 

  “차석장로 일파는 나머지 장로들께서 맡아 주셨으면 합니다.”

  “알겠소이다.”

  나머지 장로들도 알았다고 확답을 했다.

 

  “그럼, 본좌는 진여탁 장로를 맡아 주면 되겠는가?”

  “예. 그래 주시면 일이 훨씬 더 수월하게 성사 될 것입니다.”

  염총관은 현 밀궁의 최고 고수인 수석장로가 나서준다는 말에 황송하다며 고개 숙였다.

 

  “내 그렇게 하도록 함세.”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일의 성패 여부는 피해를 최소화 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려면 마지막까지 경계를 철저히 해서 눈치 채지 못하게 하는 것과 저들이 합치는 것을 사전에 얼마만큼 막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잘 알았소이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계획하려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현 궁주를 밀어내고 수석장로인 장무연을 밀궁의 궁주로 옹립하려는 의도는 중원진출에 기인했다.

 

  그동안 역대 궁주들이 지닌 고질병으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 사파로 불리며 중원에서의 활동이 미미해졌고 점차 무림에서 잊혀져갔다.

  마지막으로 중원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어쩔 수 없이 참가한 정사대전 때였다.

 

  이후로도 잠정적으로 중원활동을 보류하고 무공회복에 매진하였으나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참고 또, 참고서 많은 세월을 인내했으나, 밀궁에게 남은 건 중원무림을 갈망하며 들고 일어선 반란뿐이었다.

 

  깊고 오랜 역사를 가진 밀궁의 수뇌들은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건널 수 없는 강을 넘으며, 비극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이들을 탓할 수만은 없는 것이 무림은 적자생존 약육강식이었고 이들 또한 피 끓는 무인들이었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방법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장무연은 총관의 얘기를 듣고 난후, 고개를 주억거리며 앉아있는 장로들을 번갈아 돌아봤다.

  그리고 천천히 하지만, 단호하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모두 알다시피 우리는 오랜 시간을 참고 기다려왔다. 그러나 그 기다림은 우리에게 아무런 기쁨도, 희망도 주지 않고, 절망과 어둠만이 주었을 뿐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기다리지도 주저하지도 않겠다. 모두 본좌를 믿고 따르겠는가!”

  이제는 한배를 탔기에 돌이킬 수 없다. 수석장로의 말에 장로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그에 대한 답으로 충성을 표했다.

 

  “존명!”

  “크하하하하.”

  “흐흐흐, 껄껄껄, 핫하하하.”

  장무연이 내실이 떠나갈 듯 호탕하게 웃어 보이자 내실에 있던 장로들은 크게 따라 웃었다.

 

  술법원. 약제실 안에서 손에는 두터운 가죽장갑을 끼고 얼굴도 눈만 내놓은 채 검붉은 색의 액체가 담긴 통을 두 명이서 조심히 옮기고 있었다.

 

  조심하며 옮긴다고 했지만 인부 중 한명의 발이 꼬이면서 서로 발이 안 맞자 통속에 든 검붉은 액체가 출렁거리더니 팔에 한 방울 튀었다.

 

  -치이이이익

  “허어억!”

  “으으, 이보게 괜찮나?”

  팔목에 튄 한 방울이 비록 아주 작은 양이었지만 그 위력은 실로 놀라웠다. 특별이 만든 튼튼하고 질긴 가죽이 녹아내리며 팔목이 드러났다.

  다행히 가죽만을 녹여 팔은 무사했기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사내였다.

 

  “젠장, 하마터면 객사할 뻔 했네.”

  ‘으으, 오래 살려면 이 짓을 빨리 그만 두든가 해야지. 제명에 못 살겠네.’

  쏟은 액체의 양이 조금만 더 많았으면 사내는 하마터면 내일 뜨는 해를 못 볼 뻔했다.

 

  검붉은 액체는 다름 아닌 중원과 저 멀리 동이, 서역에서 수집한 갖가지 진귀한 독초, 독물의 진액을 모아 만든 천하에 둘도 없는 독액중의 독액이었다.

 

  혹시라도 팔에 닿게 된다면 재빠르게 혈도를 점한 후 팔을 자르지 못하면 독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 한줌의 핏물로 남기 때문이다.

  둘은 한시라도 빨리 옮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일이 또 잘못될까 싶어 가까스로 참으며 천천히 다시 옮기기 시작했다.

 

  목적한 곳에 도착하자 파연우 술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술법원은 술법사인 자하수사가 맡고 있었고, 그 밑으로 다섯의 술사와 두 명의 당주가 보좌를 하고 있었다.

 

  “귀한 것이니 한 방울도 남기지 말고 조심히 부어라!”

  “예! 술사님.”

  술사의 지시에 의해서 일반적인 시연통과는 크기와 모양이 다른 시연통에 가지고 온 독액을 조심하며 천천히 들어부었다.

 

  -치이이이익

  그 안에는 놀랍게도 사람이 들어 있었건만 상관없이 들이 붓고 있었다.

  독액이 안에 들어있는 푸른색의 액체와 섞이면서 부글부글 거리며 거품이 생겼다가 터지기를 연신 반복했다.

 

  죽은 것처럼 미동도 없는 사람은 밀궁의 궁주인 기세훈이었다.

  술사는 한 시진 가량 지나자 잠잠해진 시연통에 이번에는 황색의 걸쭉한 액체를 원을 그리며 부었다.

 

  -쪼르르륵

  황색의 액체가 번지며 검붉은 색이 안이 보일정도로 맑게 변해갔다.

 

  “흠, 좋아 아주 잘 되었군 그래.”

  파술사는 만족해하며 다른 시연통에 제련중인 자혼 강시들을 확인하기 위해 자리를 옮겼다.

 

  -스윽

  파술사가 자리를 옮긴지 얼마 뒤에 작업조장이 궁주가 있는 시연통으로 슬쩍 접근해서 주위를 한번 둘러본 뒤에 유심히 살펴보고는 급히 자리를 벗어났다.

 

  수련동 안. 환요는 잠시 쉬며 강시들과 장난을 치고 있는 소궁주를 곁눈질로 보면서 한편으로는 사내에게서 보고를 받고 있었다.

 

  “그래 수고했다. 항시 조심하고 수상한 기미가 보이면 그 즉시 보고해라.”

  “예. 수미혼님.”

 

  사내는 바로 환요의 수하로 작업조장인 사양문이었다. 사양문은 보고를 마친 뒤 작업장으로 돌아갔다.

  작업장으로 되돌아온 사양문은 멀리서 몰래 지켜보는 또 다른 눈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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