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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작가 : 지나다가
작품등록일 : 2017.10.30
네트레시아 : 이계의 방문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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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을 앞둔 네트레시아를 방문하게된 현실의 주인공. 그의 귀환은 이 이상한 세계의 앞날과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다. 과연 주인공은 이 이상한 세상에서 만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길을 찾을 수 있을까.

 
6. 프린 공작저택
작성일 : 17-11-07 17:31     조회 : 16     추천 : 0     분량 : 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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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공작저택에서 바라본 브리엔 호수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호수의 동쪽 너머로는 유렌시아가 있었고, 남쪽으로는 호수 가를 따라서 롤스이스트의 포도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포도밭 사이로는 드문드문 세워진 농가, 창고와 작은 영지의 나지막한 저택들이 들어서 있었다.

 

 네트레시아의 뜨거운 햇볕은 한 여름에 포도송이를 살찌웠고, 낮에는 남쪽의 잉걸만에서 불어오는 따스한 바닷바람에, 밤에는 네트로커스 산맥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산바람에 포도 맛은 더욱 깊어졌다. 각 포도농장 영지에서는 가을에 포도를 수확해서 포도주를 담갔다. 잘 숙성된 포도주는 롤스이스트 각 영지의 이름이 붙여져 네트레시아는 물론 멀리 유렌시아까지 팔려나갔다.

 

 저택은 국왕의 할아버지인 레오2세의 여름 별장으로 지어진 것으로, 레오2세는 보위에 오르지 못한 장남 필리페에게 이 저택과 가장 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는 세드릭 지방을 영지로 내어주었다. 필리페는 어려서부터 몸이 쇠약하고 자주 병에 시달려 아들하나만을 남기고 일찍 죽었는데, 그 아들이 지금 이 저택의 주인인 프린 공작이었다. 공작은 영지에 대한 관리 보다는 검술에 관심이 많았다. 어릴 적부터 각 지역의 유명한 검술들을 배우고 많은 경험들을 쌓아 매우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혹자 중에는 왕국 최고의 검사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세드릭 영지에 대한 제반 관리는 거의 슈브렌의 로베르트 백작에게 맡겨져 있었다.

 

 메이와 준석은 저택에 온지 나흘이나 지났지만 아직 공작을 만나지 못했다. 집사 뒤르만은 공작의 몸이 불편하다는 둥, 잠시 출타중이라는 둥, 낮잠을 자고 있다는 둥 별별 이유를 들어가며 둘의 접견을 막았다. 공작과의 만남이 지연되자 둘은 점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준석은 이 세상에 떨어진지 벌써 일주일이 흐르자 걱정이 점점 늘어났다. 일주일간 가지 못한 회사도 걱정이었고, 가족들이 자신을 찾고 있을 수도 있었다. 돌아가서 뭐라고 해야 할지도 걱정이었다. 사실대로 이야기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준석이 사는 세상에서 진실은 사람들의 합의로 결정되는 것이었다.

 

 준석은 저택의 뒤뜰에서 매일 활을 쏘았다. 활을 쏠 때는 근심과 걱정이 사라졌다. 활을 떠난 화살은 정확히 과녁으로 향했고, 화살이 박히는 순간의 떨림은 예나 지금이나 나지막하지만 깊숙한 전율을 주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활을 쏘면 쏠수록 준석은 예전의 세상에서 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살던 세상의 모습 하나하나가 날아가는 화살에 실려 사라지는 듯 했다.

 

 메이는 뒤뜰의 바위에 걸터앉아 다리를 흔들며 준석이 활을 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며칠을 계속 함께 있다 보니 둘 사이는 점점 거리낌이 없어지고 있었다.

 

 - 어차피 죽지도 않을 텐데 활 연습은 왜 하나요?

 

 - 정기정심(正己正心)하기 위해서 하는 거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메이의 표정에 준석은 설명을 덧붙였다.

 

 -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기 위해 쏘는 거라고.

 

 메이는 놀란 듯이 말했다.

 

 - 그게 도움이 되나요?

 

 준석은 더 이상 설명하지 않았다. ‘정기정심’은 예전 동아리방에 걸려 있던 문구였다. 그때는 잘 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을 뿐 왜 쏘는 것 인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준석은 지금에서야 그 뜻을 조금이라도 알 것 같았다.

 

 - 분명히 무언가가 있는 것 같아요.

 

 메이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 뭐가?

 

 - 매일 우리를 감시하고 있어요. 오늘도 저기 3층에서 계속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요.

 

 준석이 몸을 돌려 3층을 살피려고 하자 바로 제지했다.

 

 - 보지마세요. 우리는 계속 모르는 걸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메이는 조용하게 설명을 이어나갔다.

 

 - 집사가 말하는 것에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 많았어요. 오밤중에 대문도 아니고 저택의 복도에 경비를 세워두는 것도 이상했고요. 오늘 밤엔 여기를 좀 둘러봐야겠어요.

 

 그러고 보니, 공작을 만나지 못하는 이유가 나날이 궁색해지고 있었다. 특히, 오늘은 공작이 사냥을 나갈 예정이라 만나지 못한다고 했는데 아침부터 지금까지 저택에 들락거리는 사람은 전혀 보지 못했다.

 

 ***

 

 밤이 되었다.

 

 준석이 자고 있다가 뭔가 들썩거리는 느낌에 잠을 깨서 보니 메이가 창문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준석이 일어난 것을 본 메이는 급히 손가락을 입에 대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메이는 날렵한 동작으로 2층 창문을 나가서 담쟁이덩굴과 건물 벽의 장식물을 이용해서 3층으로 올라갔다.

 

 며칠 동안 건물의 구조를 유심히 살핀 메이는 공작의 방이 건물의 동쪽 끝 3층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창틀을 잡고 창문 사이를 건너 메이는 공작의 방에 있는 창문까지 도달했다. 준석이 창문으로 고개를 쭉 빼고 메이를 보고 있었다. 어둠속이라 메이의 모습이 잘 보이지는 않았다. 메이는 공작의 방 창문을 열고 조용히 방으로 들어갔다.

 

 발걸음을 죽인 메이는 방구석에 있는 침대커튼을 걷고 침대를 확인했다. 생각대로 침대는 비어 있었다. 메이가 침구들을 살펴보니 족히 몇 달 동안은 사람이 누운 흔적이 없었다.

 

 … 역시, 공작은 여기 살지 않는 게 맞았어.

 

 그렇다면 저택의 집사는 왜 자기와 준석을 계속 붙잡아 두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연이어 들었다. 침실에서 단서가 될 만한 것을 찾지 못한 메이는 응접실로 갔다. 응접실을 뒤지던 중 사람의 목소리와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메이는 급하게 커튼 뒤로 몸을 숨겼다. 두 사람이 대화를 하며 응접실로 걸어오고 있었다.

 

 - 그 놈들이 슬슬 눈치를 채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붙잡아 두기가.

 

 - 아마 내일은 도착하실 테니 내일까지만 붙잡아 두고 있어.

 

 한명은 저택의 집사 뒤르만의 목소리였고, 다른 자의 목소리는 처음 듣는 것이었다. 메이는 공작이 내일 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그냥 경비병을 시켜서 가둬놓으면 될 일인데, 굳이 천한 것들을 저렇게 대접을 해가며 모시고 있어야 합니까?

 

 - 자네가 포도밭에서 벌어진 일을 모르기 때문이지. 어쨌든 내일 발더그린경이 도착할 때까지는 꼭 붙잡아두고 있어야 해.

 

 발더그린, 메이는 그 이름이 익숙하게 느껴졌다. 분명히 어디선가 들어본 이름이었지만,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일 저택으로 오는 것이 공작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했다.

 

 - 공작 전하는 계속 찾아보고 있나?

 

 - 에리스 평원에서 봤다는 사람 말만 믿고 몇 달을 뒤졌지만 전혀 오리무중입니다.

 

 - 속히 공작 전하를 찾아오라는 분부가 있었으니 명심하게.

 

 - 여부가 있겠습니까. 북쪽 땅을 이 잡듯이 뒤져서라도 찾아올 테니 염려놓으십시오.

 

 두 사람이 돌아가고 메이는 급히 방으로 돌아왔다.

 

 - 공작은 여기에 없어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내일 누군가가 온다고 하는데, 좋은 뜻으로 오는 것 같지는 않아요.

 

 -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 어떡하긴 뭘 어떡해요. 사라져야죠.

 

 둘은 2층 방의 창문을 나와 1층으로 내려갔다. 다행히도 저택 뒤뜰에서 그들을 감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뒤뜰 뒤의 야산을 넘어 북쪽으로 향했다.

 

 - 어디로 가는 거지?

 

 - 실버포트요. 당신을 빨리 돌려보내야 내가 좀 편해질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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