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
화장해 주는 남자, 머리 감겨 주는 여자
작가 : 세빌리아
작품등록일 : 2017.10.25

미술 입시를 준비하던 고 2여학생과 멀쩡히 잘 다니던 의대를 휴학한 채 미용이 좋아 미용사의 길을 선택한 남자가 있다.

나이, 출신 지역부터 학력 수준까지 너무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은 어떤 케미를 가져올까?

 
10회 그날 밤 옥상에서 그와 그녀 사이에 있었던 일
작성일 : 17-10-25 11:21     조회 : 21     추천 : 0     분량 : 3473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엇, 야, 너, 여기...언제부터..."

 

 너무 놀라 하완은 말을 더듬거렸다. 그가 당황하는 틈을 타 파랑은 잽싸게 그곳을 빠져나갔다. 일을 일파만파 벌여놓고 생쥐처럼 내빼는 파랑이 시아의 눈에도 보였지만 지금은 그가 신경 쓰이지 않았다. 안 그래도 노안 때문에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그녀인데 엉덩이가 터질 것 같다는 말은 정말이지 상처였다.

 

  "진짜...정말..."

  "어? 어?"

  "죽여버릴 거야!"

 

 그렇게 호기롭게 내뱉는 시아의 눈에서 그는 살기를 느꼈다. 다시 한 번 머릿속이 부팅 상태가 되어버렸다. 주머니에 뾰족한 거라도 있으면 어떡하지 하는 공포감이 들었다. 이 정도 거리에서 헤어 꼬리 빗이라도 들고 내리 꽂으면 어디로 피해야하나 싶어 그는 주변 지형지물을 곁눈질했다.

 

  ‘설마...설마...아무리 그래도 내가 18살짜리 못 이기겠어? 워, 워...진정하자.’

 

 그렇게 하완은 속으로 자기최면을 거는 동시에, 6살 때 배운 합기도를 떠올리며 양손으로 티 안 나게 가드를 올리는 중이었다. 담배도 피우는 앤데 싸움도 잘 하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사실 그는 이때껏 태어나서 육탄전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순간 놀랄 일이 벌어졌다. 죽이겠다고 꽥 소리를 지르며 기선을 제압하던 그녀가 갑자기 주저앉아 우는 것이었다.

 

  "으헝헝"

 

 그의 꽉 쥔 주먹이 무색해지게 그녀는 서럽게 울었다.

 

  "잉? 야, 너...우냐?"

  "그래, 운다, 어쩔래?"

 

 울면서도 자존심은 있는지 뾰족뾰족 송곳처럼 가시를 세우며 반말했다.

 

  "으, 흠...아니, 아까 걔가 한 말은 과장된 거야. 난 그렇게 말한 적 없어."

  "그쪽 때문에 우는 거 아니거든?"

  "어? 그, 그럼 왜..."

  "내 상황이...이 상황이 진짜 거지같아서 우는 거지."

  "뭐?"

  "됐어요. 저리 가요."

  "어? 가?"

  "가, 가버려!"

 

 그녀의 비명 같은 외침에 그는 엉거주춤 아까 파랑이 도망쳤던 그 길로 나가버렸다. 하지만 우는 시아가 마음에 걸려 코너를 돈 후에도 계속 그녀를 주시했다. 그가 간 후 시아는 눈물을 닦고는 천천히 일어나더니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아, 뭐야...교실로 안 가고 왜 또 저기로 간대? 중2병이야? 질풍노도가 아주 독하게 왔네."

 

 그렇게 중얼거리며 하완은 교실로 향하는데 문득 정신과 실습 때 봤던 환자 한 명이 떠올랐다.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를 가지고 있었는데 수시로 자해를 해 입 퇴원을 반복하던 중년의 부인이었다. 그 사람의 눈빛이 시아의 것과 비슷했다. 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설...마."

 

 그는 그대로 돌아서서 냅다 뛰었다. 그리고 그녀가 나갔던 비상계단으로 가 옥상으로 두세 칸씩 뛰어올라갔다. 옥상은 문이 열려져 있었다. 그는 불안한 예감은 언제나 옳다는 걸 재차 확신하며 바깥으로 나왔다. 아니나 다를까 시아가 난간 앞에 서있었다.

 

  "야, 너 그만둬!"

 

  순간 시아의 몸이 움찔 놀라는 게 멀리서도 보였다.

 

  "니가 하는 짓이 어떤 짓인지 너도 잘 알 거야."

 

 시아는 순간이 얼음이 되었다. 발꼬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들고 있던 걸 보이지 않게 가슴께로 모아 쥐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봐. 뭔가 일을 벌이기 전에 3번은 생각해봐야 후회가 없다고 했어. 어...누가 그랬냐면...위인전에 나온 말일 텐데 내가 읽은 건 아니고...내가 존경하는 유일한 교수님이...아, 암튼 좋은 말이니까 한 번 들어보라고 하는 얘기야."

 

 그에 목소리에 놀란 시아의 심장이 벌렁거렸다.

 

  "나도 뭐, 그렇게 심리 상담을 잘 하거나 그런 타입은 아닌데...뭐, 니가 고등학생이니까 고민과 갈등이 진로나 친구 관계나, 가족 사이에서나..."

 

 그는 ‘가족’이라는 단어에서 잠시 멈칫했다. 이 말은 사실 자기 자신에게 해당되는 말이었으니까. 의대를 포기하겠다고 가족에게 선언했을 때 입을 다물지 못하며 침통해하는 부모님의 표정이 떠올랐다.

 

  "나도...선택을 잘 하는 사람은 아니야. 현명했다면 니 나이 때 제대로 된 내 길을 찾아갔을 거야. 이렇게 많은 걸 포기하고 돌아가지 않고..."

 

 그는 지금 누구에게 하고 있는 말인지 잊어버렸다. 갑자기 고해성사의 장이 되어버렸다.

 

  "넌 아직 18살이니까 지금 포기할 때가 아니라고...지금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이런 선택 말고."

 

 그의 말을 듣고 시아는 갸우뚱했다. 그러다 스멀스멀 손에 쥔 돌멩이 두 개 중 하나를 최대한 소리 나지 않게 바닥으로 떨궜다.

 

 투두둑.

 

 얼핏 어떤 소리가 난 걸 하완도 들었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등에 땀이 삐질삐질 났다. 꽤 긴장을 하고 있는 터였다.

 

  "나, 남일에 신경 잘 쓰지 않는 마이웨이형인데...내가 오늘 너한테 한 짓이 있어서...그래서 그게 찔려서 이러는 거야. 행여나 니가 지금 나쁜 마음을 품고...아, 아니...죽는다는 얘기하려는 아니고, 암튼 그렇게 되면 나도 영 찜찜하니까..."

 ‘그럼 그렇지...내가 자살이라도 하면 지 마음이 불편할까봐 그래서 날 말리러 왔단 소리구만. 참 뼛속까지 싸가지시네.’

 

 그녀는 지금 과녁처럼 내려다보고 있는 그의 흰 차를 보며 혀를 찼다.

 

  "야, 내 말 다 들었지. 너 그래서 가만히 있는 거지? 내가 지금 한 발짝 앞으로 간다."

 

 시아는 급하게 고민이 들었다. 지금 들고 있던 돌멩이를 바닥에 버리고 순애보 영화 속 순결을 잃은 여자처럼 울어버릴까, 아니면 그의 차를 향해 던지고 있던 돌멩이 하나를 마저 던지고 도망쳐버릴까. 이때 것 3개나 던졌지만 그 중 하나도 그의 차에 흠집을 내지 못했다. 차가 단단한 건지 돌멩이가 작은 건지 알 수 없었다. 그 흔한 벽돌 한 장 보이지 않게 관리가 잘 된 옥상에서 이런 짱돌 몇 개 얻은 것도 큰 수확에 속했다. 그런데 한 발만 온다던 그가 갑자기 와다다 뛰더니 그녀를 뒤에서 풀썩 안아버렸다.

 

  "으악!"

 

 갑작스런 백허그에 그녀는 쥐고 있던 돌멩이를 옥상 바닥에 떨어뜨렸다.

 

  "잡았다!"

  "아, 뭐하는 거예요?"

  "일단 잡았으니까 뛰어내리진 못할...어?"

 

 그때 하완은 그의 발 옆으로 굴러 떨어진 돌멩이를 보고야 말았다. 자살을 시도하기엔 주먹보다 작고 동글동글했다.

 

  "깜짝이야, 난 혹시 커터칼이라도 들고 있는 줄...이런 건 왜 들고 있..."

 

 그리고 그녀를 안은 채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는데, 보이는 건 자신의 차뿐이었다.

 

  "너, 설마 이 짱돌을 가지고..."

 

 순간 그녀는 그의 팔뚝을 이빨로 꽉 물어버렸다.

 

  "아, 악!"

 

 그는 붙잡고 있던 시아의 허리를 놓았다. 그리고 밀치듯 그녀를 뿌리쳤다. 시아 역시 그의 손에서 벗어나자마자 출구로 질주했다.

 

  "야! 와...저거 진짜...너, 내 흰둥이에 기스라도 났으면 너 진짜..."

 

 하지만 이미 그녀는 그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잡히면 내가 진짜 신고할 거야. 혹시 날 고소한다면 나도 맞고소 할 거라고...지가 미성년자면 다야? 내가 어리다고 호락호락하게 안 넘어 가. 재물손괴죄가 얼마나 큰지 내가 제대로 쓴 맛을 보여줄 거야. 아, 아파...광견병 걸린 개도 아니고 아, 침독...빨리 가서 드레싱해야..."

 

 그렇게 투지를 다지며 아픈 팔을 움켜쥐고 옥상 문고리를 돌리는데,

 

  "어? 어?"

 

 마치 벽인 양 손잡이는 돌아가지 않았다.

 

  "헐...이건 또 뭐야?"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8 18. 그날 밤 옥상에서 그와 그녀 사이에 일어… 2017 / 10 / 27 58 0 3828   
17 17. 하트 뿅뿅, 코피 뿜뿜 2017 / 10 / 26 29 0 2904   
16 16회 로사, 회색 여우로 등극 2017 / 10 / 26 23 0 3096   
15 15회 한 꺼풀 벗겨진 의대생 하완의 정체 2017 / 10 / 26 31 0 2409   
14 14회 진짜 성희롱이 뭔지 보여줘? 2017 / 10 / 25 23 0 3097   
13 13회 범죄드라마가 로코가 되기까지 2017 / 10 / 25 22 0 3541   
12 12회 미란다 원칙 2017 / 10 / 25 30 0 2987   
11 11회 난 변태야 2017 / 10 / 25 24 0 3003   
10 10회 그날 밤 옥상에서 그와 그녀 사이에 있었… 2017 / 10 / 25 22 0 3473   
9 9회 여고괴담처럼 2017 / 10 / 25 19 0 3417   
8 8회 난 처음이었는데! 2017 / 10 / 25 27 0 1576   
7 7회 한새파랑 2017 / 10 / 25 29 0 2179   
6 6회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2017 / 10 / 25 24 0 2466   
5 5회 로션? 샤워 코롱? 향수? 그것도 아니면 섬… 2017 / 10 / 25 23 0 3187   
4 4회 그는 누구의 운명의 남자? 2017 / 10 / 25 24 0 3601   
3 3회 꿈을 향한 잔다르크 2017 / 10 / 25 27 0 2140   
2 2회 아말고 2017 / 10 / 25 46 0 3033   
1 1회 내 꿈은 제 2의 정샘물??? 2017 / 10 / 25 293 0 2503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조선의 아이돌마
세빌리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