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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화장해 주는 남자, 머리 감겨 주는 여자
작가 : 세빌리아
작품등록일 : 2017.10.25

미술 입시를 준비하던 고 2여학생과 멀쩡히 잘 다니던 의대를 휴학한 채 미용이 좋아 미용사의 길을 선택한 남자가 있다.

나이, 출신 지역부터 학력 수준까지 너무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은 어떤 케미를 가져올까?

 
8회 난 처음이었는데!
작성일 : 17-10-25 11:19     조회 : 27     추천 : 0     분량 : 1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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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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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완이 안경을 끼고 다시 교실로 들어왔다.

 

  "갑자기 어디 갔다왔...어, 안경?"

 

 로사가 그의 얼굴을 보고는 말을 멈췄다.

 

  "아, 잘 안 보여서 차에서 안경 좀 가져왔어요."

  "아...어쩐지 왜 갑자기 사라지셨나 했네요."

  "네, 네."

 

 그렇게 별 일 아닌 것처럼 돌아서서 시아에게 갔다. 그리고 브러쉬에 핑크 립글로즈를 묻혔다.

 

  "입술을 살짝 벌려봐."

  "왜요?"

  "뭘 왜야? 그래야 입술 속까지 그라데이션 할 수 있지."

  "칫, 딥키스라도 하게요?"

  "뭐, 뭐?"

 

 순간 하완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아까 입을 맞춘 걸 알았나 싶어 뒷목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하기 아무리 잠결이라해도 인간이라면 본능적으로 알 수 있는 감촉이 아닌가. 남의 살이 붙었다 떨어졌는데.

 

  "야, 넌 고등학생이, 아니, 여자애가 그런 말 꺼내는 거 부끄럽지도 않냐? 그것도 외간 남자 앞에서."

  "외간 남자? 그건 무슨 남자에요? 그리고 요즘 세상에 딥키스가 뭐 야한 말이라도 되요? 티비 켜면 죄다 하고들 있는 건데?"

  "..."

  "아까 뭘 입술에 바른 거에요? 라텍스 퍼프에요? 감촉이 좀 다르던데..."

  "어...맞아. 라텍스야. 그거 사람 살결하고 완전 비슷하잖아. 립 바르기 전에 본연의 입술 색을 죽이기 위해 파우더를 묻히는 거야. 너, 쫌 아는 구나?"

 

 그렇게 말에 거짓말을 바르며 진땀을 빼는 하완이었다.

 

  "라텍스?"

  "어, 만져봐? 살 같지?"

 

 그렇게 시아에게 라텍스 스펀지를 내밀었다. 시아도 시큰둥하게 받아서는 별 관심없다는 듯 주물렀다.

 

  "아, 그러네..."

  "그래, 그렇다니까."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시 그녀의 입술에 립글로즈를 바르려는 순간,

 

  "그런데 왜 새 거에요? 파우더가 하나도 안 묻었네?"

  "어?"

 

 그때 다른 남자의 목소리가 대답을 대신해주었다.

 

  "당연하지. 인공 라텍스가 아니라 자연 라텍스로 눌렀으니까."

 

 어느새 들어온 파랑이 하완 뒤에서 친절히 설명해주었다. 놀란 하완은 뒤를 돌아 그를 쳐다봤다. 하지만 파랑은 능글맞게 웃으며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로사를 보며 물었다.

 

  "로사샘, 학원에서 뽀뽀해도 돼요?"

  "잉? 그게 무슨 소리에요?"

 

 모든 학원생들이 일제히 그를 쳐다봤다. 하지만 팔짱을 낀 채 여전히 히죽거리며 그들을 쳐다보는 파랑이었다. 하완은 그에게 뭐 하는 거냐며 입모양으로 말했지만 파랑은 아랑곳하지 않고 깐족거렸다.

 

  "제가 목격자라..."

 

 그제야 자기가 한 게 진짜 입맞춤이었다는 걸 알게 된 시아였다. 그녀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

 

  "헐..."

  "야, 야, 너 오해하지 마라. 내가 일부러 너한테 그랬다면 그건 진짜 큰 오해다. 내가 설명할 테니까 착각하지 말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이번엔 시아의 얼굴이 붉어졌다. 첫 키스 사실을 이제 알았다는 것도 놀라운데다 누군가 봤다는 것도 얼굴을 화끈거리게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키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아주 로맨틱한 장소에서 근사하게 하고 싶다는 판타지가 와장창 깨져버린 실망감. 그게 가장 컸다.

 

  "오 마 갓, 말도 안 돼."

 

 뱉어내는 말과 달리 이런 면에서는 순진한 그녀라 수치감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문을 열고 바로 밖으로 뛰쳐 나가버렸다.

 

  "어, 어? 야, 야!"

 

 달아나는 그녀를 붙잡기에 하완은 한 발 늦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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