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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디디! 라이프! (DDD! LIFE!)
작가 : 구름향
작품등록일 : 2016.8.22

멸망의 위기에 처한 용들의 세계로 초대된 지우.
마지막 남은 용들과 용생한번 잘살아 보기 위해서.
지우의 유쾌한 용생 설계가 시작된다.

 
3. 죽음 뒤에 오는것 - 3
작성일 : 16-08-26 11:23     조회 : 126     추천 : 1     분량 : 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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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우의 하루 행동양식은 이제 톱니바퀴처럼 딱딱 맞물려 가기 시작했다.

 

 눈을 뜨자마자 둥지의 상태를 확인하여 알들이 잘 있는지를 확인하거나, 알을 깨고 나올 기미가 있는지 껍질표면을 살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작은 실금조차 보이질 않아 지우는 점점 걱정이 늘어갔다.

 

 식수는 동굴벽을 타고 흘러내린 물들이 웅덩이를 만든 곳이 몇 군데 있었고 침전물만 조심한다면 먹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현재는 기존에 지우가 식수로 사용하던 샘이 있다. 바닥을 뚫고 스며 나오는 물줄기가 약하진 않으니 샘이 말라붙진 않을 듯 싶었다.

 

 문제는 식량이었는데 역시나 예상한대로 지렁이는 커녕, 박쥐, 곤충등 생명체의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아니, 동굴에 전세라도 냈어?”

 

 용은 최상위 포식자. 홀로 존재하고 숨쉬는 것 만으로도 그 기운이 다른 생명체들에겐 압도적인 폭력으로 다가온다. 둥지에 있는 지우와 새끼들에겐 애초에 기운을 풀어 완화시켰기에 느끼지 못한 것이다.

 

 덕분에 용의 둥지인 이 공동에는 곤충 최강의 번식력과 생존력을 과시한다는 바퀴벌레 비슷한 것도 없었다. 아니, 있어도 지우에겐 먹을 수 있겠냐는 문제가 있었지만…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이끼와 이상하게 생긴 풀들은 좀 있는데…, 흠, 좀 그렇지?”

 

 작은 솜뭉치 같은 녹색 이끼들과 보라빛이 감도는 식물들을 찾았다. 생각보다 식물들의 분포는 많았다. 하지만 쉽사리 입에 넣어볼 생각은 못했다. 잘못먹고 배탈이라도 나거나 독이든 걸 먹으면 그대로 황천길로 고속주행이다. 그렇기에 지우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행동에 나서야 했다.

 

 “이건 이걸로 마무리하고…”

 

 일단 종류별로 생김새와 위치만 파악하기로 했다. 주변 자원조사는 이걸로 끝이었다. 더 이상 나올 구멍도 없으니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할 계획만 남은 셈이었다.

 

 “다시 봐도… 높긴하네!”

 

 가파른 벽이 아찔한 자태로 지우를 막아서고 있었다. 이런 아찔함은 사양하고 싶지만 외통수로 걸렸으니 익숙해져야할 장애물이었다. 일단 절벽의 돌이 어떤 상태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우가 주머니에서 반짝이는 쇠붙이를 꺼내 들었다.

 

 “…이걸로 긁어 질려나?”

 

 가끔 즉석복건은 긁어 본적 있지만, 절벽에게 사용하게 될 줄이야. 작은 열쇠로 절벽에게 데미지나 들어갈까 모르겠다.

 

 카가각!

 

 “오, 안들어간다! 이 정도면 붙잡고 올라간다고 부서질 것 같진 않은데?”

 

 이곳에서 정신없이 생활하다 보니 주머니에 있던 물품을 잊고 있었다. 생존계획을 세우다보니 스스로 가진 자원을 생각하게 되었고, 코트와 바지 주머니에 들어있던 몇 가지 물건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집열쇠, 핸드폰, 지갑, 뜯지도 않은 껌 한통.

 생존엔 도움이 안될 것 같은 애매모호한 물건들이었다. 열쇠야 일단 쇠붙이니까 당장은 이렇게라도 써먹을 순 있었다.

 

 “집 나오면 개 고생이라던데. 원치 않은 고생을…! 크흐흑!”

 

 핸드폰은 방전된지 오래고 지갑은 쓸곳이 없었다. 여기 어딘가에 편의점이라도 있는것도 아니고 말이다. 그나마 껌은 유통기간이 좀 있어서 아껴두고 있었다. 이쪽 세상에서 유일한 껌일 테니까.

 

 “쩝…달달하니 맛있을 텐데.”

 

 생각나니 더 유혹적인 껌의 모습이 떠오른다. 입맛을 다시며 지우가 아쉬워했다.

 

 “초보자니까 손을 뻗으면 몸을 제대로 고정시킬 수 있는 부분들을 중점으로 등반로를 찾아보자.”

 

 최우선 사항은 지우 자신의 안전이었다. 절대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움직여야 다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지우는 클라이밍에 초보였고 이끌어줄 선배나 스승도 이곳엔 없다. 본인의 판단과 힘으로 빌딩만한 절벽을 정복해야 했다.

 

 최대한 안전한 루트를 조사하던 지우가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뒤로 물러섰다. 절벽을 한눈에 담기 위해서 거리를 벌린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절벽을 보던 지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안돼! 아래쪽에서 보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어.”

 

 지우의 시력으로 일정 높이 이상 확인이 불가능했다. 희미한 빛 때문에 가뜩이나 어둠이 더 짙은 이곳이라 아래에서 살펴보는 것으론 등반코스를 정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방법이 있다면 단 한가지밖에 없었다.

 

 “조금씩…절벽을 오르면서 길을 확인해야 겠는데?

 

 육안으로만 어설프게 확인했다간 중간에 고립되어 이도저도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일단…몸을 만들자. 그러면서 차근차근 등반기술을 익히면…”

 

 지우의 하루 일과에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내용이 자동으로 추가된 순간이었다.

 

 훈련의 내용은 간단하게 진행되었다. 애초에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라 특이할 것도 없었다. 바로 달리기와 팔굽펴 펴기, 손아귀의 힘을 기르기였다.

 

 “헉! 허억! 헉! 새, 생각보다 거리가 꽤 나오는데?”

 

 지우는 공동의 벽을 따라 크게 돌면서 숨을 몰아 쉬었다. 단순히 살폈을 땐 제법 넓은 곳이었다면, 직접 뛰면서 체감하는 정도는 엄청난 넓이였다. 거짓말 없이 수 키로 미터는 뛰었는데도 한 바퀴를 찍은 것이다.

 

 “흐으어…! 나 죽는다…”

 

 열댓 바퀴를 뛰었더니 젖은 솜마냥 온몸이 무거웠다. 바닥을 깔고 누워 숨을 고르던 지우가 입을 열었다.

 

 “원치 않은 균형성과 민첩성 훈련까지 되다니…”

 

 단순히 걸을땐 몰랐지만 막상 속도를 내어 뛰다보니 부족한 공동의 광량이 문제가 되었다. 바닥이 고르지 않은곳의 깊은 음영속에 움푹들어간 숨은 지형이나, 튀어나온 돌들이 함정처럼 지우에게 시련을 주었던 것이다.

 

 “아이고 발목이야! 지하는 그렇게 밝은데…왜 여긴 이러냐…”

 

 발을 몇번 접질려 고생도 했었고 돌부리에 발가락이 채여서 고통을 인내하며 바닥을 뒹군적도 많았다. 때문에 뛰면서 흐릿한 바닥의 지형을 살피며 장애물을 빠르게 피했고, 울퉁불퉁한 곳을 지날 땐 균형을 잃지 않게 힘써야 됐다.

 

 “다음은…으라차찻!”

 

 손아귀 힘을 기르기 위해서 지우가 택한 것은 바로 이것, 절벽을 1미터쯤 올라 매달리기 였다. 튀어나온 돌부리를 손으로 붙잡아 최대한 오래 버텨, 쥐는 힘을 기르는 훈련이었다.

 

 가끔 의욕이 앞선 나머지 무리를 하다가 손톱이 부러진 경우도 있었다. 다른 훈련에 비해 잔 부상이 많아 지우가 제일 싫어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크흐으…! 며칠 고생하겠네.”

 

 덜렁이는 손톱을 억지로 뽑아내자 지우가 눈물을 찔끔 흘렸다. 너무 아픈데 어디다 하소연할 곳도 없다. 애초에 훈련도 스스로 자처했으니 남을 탓할 수도 없었다. 그저 고통을 속으로 삼킬 뿐이었다.

 

 다람쥐 쳇 바퀴 돌 듯, 시간은 흘러 용이 죽은지 일주일이 지났다.

 

 “이젠, 몸에 힘이 붙는 느낌인데?”

 

 무언가 지우의 육체에 적응력과 회복력이 예사롭지 않았다. 용이 사냥해준 고기들이 영향이 풍부하고 특별한 기운이 들어있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육체의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지우는 알수없다. 그저 훈련의 성과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달리기, 근력강화 팔굽혀 펴기, 절벽매달리기의 훈련일정을 착실히 소화하던 지우가 허기를 느끼곤 식량 저장고이자 본거지인 하얀알 근처로 향했다.

 

 식량으로 쌓아둔 고기는 아직도 산더미 같이 남아있지만 신선도를 생각한다면 오래 묵힌 것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했다. 막 고기 한 덩이를 물어뜯으려는 찰나.

 

 파삭. 콰자작!

 

 “으응?”

 

 지우의 귀에 작은 소음이 들렸다.

 

 “뭔가 깨지는 소리같은데…? 깨질만한게 있었던가?”

 

 지우가 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알?”

 

 있었다. 그것도 여러개가. 용의 후예, 각양각색의 커다란 알들이…있었다. 깨지거나 금이가는 소리라면 저 녀석들 밖에 없다!

 

 “그, 그래! 누구야! 어, 어느 녀석이 나오는 거야!?”

 

 소중한 고기도 내던지고 지우가 허둥지둥 알들을 살폈다. 둥지에 있는 파랑이, 군청이, 노랑이, 빨강이, 검정이가 곱게 놓여 있었다. 곧 출산을 앞둔 예비 아버지마냥 안절부절 못했던 지우가 멈칫했다.

 

 “뭐야? 별다른 게 없는데? 잘못 들었나…? 에이, 괜히 설레게 만드냐!”

 

 둥지의 알들은 무탈하게 잘 있었다. 요즘 몸이 허한지 환청이 자꾸 들리나 보다. 무리하게 훈련일정을 소화해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래! 우리 초록이도 없고 말이야! 좀 쉬엄쉬엄 해야겠어...”

 

 때론 휴식도 훈련이라고 어디서 주워 들었던 기억이 났다. 환청은 둘째치고 환각? 둥지에 있어야 한 놈이 보이질 않는다니 그게 말이나 되는가? 얘가 발이 달린 것도…아니고…? 이게 환각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어? 어어…? 초록이이―!?”

 

 지우가 눈을 부릅뜬 채, 초록이가 있어야할 자리를 보았다. 여섯개의 알중에 초록이가 보이질 않는다.

 

 “…얘 어디간거야? 정말 발이라도 달린거야 뭐야?”

 

 초록이가 있던 자리를 살펴보니 흔적들이 보였다. 녹색 껍질조각들이 부서진 쿠키조각 마냥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조각난 껍질들은 한쪽방향으로 점점이 떨어져 있어, 지우의 시선도 그 흔적을 쫓기 시작했다.

 

 지우의 시선이 따라 올라갈 때마다, 작은 부스러기 같은 녹색조각들의 크기가 커지더니 알의 3분의 1정도의 조각난 큰 덩어리가 보였다. 큰 사기그릇 같은 껍질 덩어리를 지나쳐 최종목적지에 지우의 눈길이 닿았다.

 

 “헐…쟤 뭐하냐.”

 

 그리고 보았다. 문제의 초록알이 공동의 한쪽 벽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정말 발이 달렸구나.”

 

 초록알이 부화에 성공했긴 했다. 그런데 초록이가 제대로 알을 깨고 나오질 못했나 보다. 미처 벗겨내지 못한 껍질을 뒤집어쓰곤 짧은 두 다리로 바쁘게 움직였다.

 

 “꾸우우!!”

 

 다다다다!

 

 “꾸아앙!”

 

 다다다다!

 

 “…….”

 

 초록이가 맹렬한 기세로 달리고 있다.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머리쪽 껍질을 벗겨내려 용을 쓰고 있었다.

 

 “용이 용을 쓰는구나…”

 “꾸우우∼!”

 

 다다다닷!

 

 “…일단…쟤 좀 어떻게 해놔야겠지?”

 

 그대로 뒀다간 절벽을 향해 다이빙을 할 기세였다. 아직 어린 용인데 단단한 절벽을 들이받으면 다칠 수도 있었다. 다행히 앞이 보이질 않는 초록이의 속도가 지우보단 느렸기에 쉽게 따라 잡았다.

 

 “잡았다! 요놈!”

 “꾸웅!?”

 

 잽싸게 달려가 녀석을 붙잡아 허공으로 들어올리자 초록이가 짧은 뒷다리로 바둥거렸다. 시야가 차단된 상태에서 갑자기 몸이 들리니 당황했나 보다.

 

 ‘근데 용인데 어떻게 두발로 달린거지?’

 

 용의 구조상 그게 가능한가 싶었지만, 일단 초록이를 안정시키는게 우선이었다. 껍질 뚜껑을 한 손으로 간신히 잡고 쏙 빼버리자 초록알에서 탄생한 첫 번째 용의 새끼가 그 모습을 보였다.

 

 “…끄우?”

 

 어둠이 걷히고 푸른빛이 눈을 밝히자 그제서야 초록이가 질끈 감았던 두 눈을 조심스레 떠본다. 얼굴 높이로 들어올려진 초록이와 지우가 눈을 마주했다.

 

 어미용이 필사적으로 지키려했던 작은 존재가 마침내 세상에 나왔다. 이 광경을 나란히 서서 보았다면 정말 좋을텐데.

 

 “안녕. 세상에 태어난걸 축하한다.”

 

 결코 밝지 않은 푸른빛을 조명으로 지우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 분명 조금은 어두운 곳일텐데 초록이에겐 지우의 미소가 눈이 부셨다.

 

 “꾸우앙!”

 

 까르르륵.

 

 기분이 좋은지 초록이가 목울림 소리를 내며 꼬리를 살랑이기 시작했다. 첫만남 치곤 괜찮은 분위기인 것 같아 마음이 놓인 지우가 피식 웃었다. 혹시 처음 본 생명체가 인간인 지우이기에 적대라도 하면 어쩔까 싶었지만 기우였나 보다.

 

 “그래, 나도 반갑다.”

 

 숲을 연상케 하는 초록색 몸엔 아름다운 예술작품처럼 비늘들이 가지런하다.

 큰 두눈은 이슬이 맺힌 에메랄드처럼 싱그럽고 활기가 가득한 빛을 머금고 있다.

 

 “차지우라고 해.”

 

 지우는 새삼 용이란 생명체가 가진 아름다움에 끌리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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