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디디디! 라이프! (DDD! LIFE!)
작가 : 구름향
작품등록일 : 2016.8.22

멸망의 위기에 처한 용들의 세계로 초대된 지우.
마지막 남은 용들과 용생한번 잘살아 보기 위해서.
지우의 유쾌한 용생 설계가 시작된다.

 
3. 죽음 뒤에 오는것 - 2
작성일 : 16-08-25 18:41     조회 : 100     추천 : 1     분량 : 692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루가 반복되어간다. 평범한 일상처럼 용은 사냥을, 지우는 허기를 채웠고 여전히 문에게 대화를 걸었다. 물론, 철벽인 문은 지우의 유도질문에 호락호락 하지 않았지만.

 처치곤란인 고기들은 재고가 쌓여만 갔고 알들도 여전히 부화의 조짐은 보이질 않았다.

 

 “건강하게만 나와줘. 너네 엄마가 힘내고있어.”

 

 지우는 혹시 알에 문제가 있어 부화를 못하는지 걱정이되어 매번 여섯개의 알들을 정성들여 쓰다듬어주었다.

 

 쿠우웅.

 사냥을 다녀왔는지 커다란 소음을 내며 용이 돌아왔다. 오늘 하루 이로써 세번째 사냥을 다녀온것이다. 지우가 걱정이 되어 다가자 용이 고개를 숙였다.

 

 “고생했어. 이제 됐으니까. 좀 쉬자? 응?”

 “크르르르....”

 “아 말좀 들으리나까! 가지말라고!”

 

 용이 고개를 젓더니 몸을 돌리려 하자, 지우가 버럭 소리쳤다. 무엇이 그리 급한 것인지 쉼 없이 사냥을 나서려 하는 용의 고집에 화가난 것이다.

 

 “사냥도 몸을 돌봐가면서 해야지! 여기 남겨진 아이들은 생각 안 할거야!?”

 알아들을거란 생각은 하진 않았지만 지우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용이 지우의 말에 다시 고개를 돌려 지우를 본다. 지우 역시 지지않고 또렷한 눈빛으로 시선을 마주했다.

 “….크르륵.”

 

 지우의 호소가 통한 것일까?

 

 “크후우우―!”

 

 용이 절벽의 출구와 지우를 번갈아 보더니 몸을 움직였다. 평소 휴식을 취하는 장소가 아니었기에 지우는 의아해했다.

 

 “어디가? 거기서 쉬려고?”

 

 항상 알들을 시선에 두고 잠자리를 청하던 용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어쩐 일인지 그 육중한 몸을 이끌고 그늘진 한쪽 벽으로 향한다.

 

 “하아…그래, 거기서라도 좀 편하게 쉬어.”

 

 용도 혼자있고 싶은 그런날도 있겠지 생각하며 지우가 사냥감을 보았다. 그리고 목에서 피를 흘리는 뿔달린 사슴을 보곤, 평소와 또 다른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

 

 사냥감을 먹기좋은 크기로 찢어주던 용이 오늘은 형태를 유지한채 사냥감을 두고 간것이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혹시, 피곤함을 이지기 못하고 신경을 쓰지 못한것일까?

 지쳐 잠든 용을 잠시 살핀 지우가 간신히 사냥감을 고기 저장고에 놓았다. 일단은 이대로 두고선 나중에 부탁할 생각이었다.

 

 “…푹 쉬고 내일 보자.”

 

 잠든 용을 깨우기 싫어 지우가 조심조심 지하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용이 눈을 힙겹게 뜨더니 지우를 그 큰 두눈에 담았다. 멀어져 가는 지우가 그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았다.

 

 “…후우우우.”

 

 지우가 보이질 않자 용이 긴 숨을 내쉬며 힘겹게 떴던 두 눈을 조용히…, 천천히 감았다.

 

 

 * * * * * *

 

 

 이제는 지하로 내려가는 그 길에 가벼운 흥분감을 느꼈다. 지우가 한달음에 수정동굴을 지나쳐 거대한 문 앞에 도착했다.

 

 “안녕. 잘 있었지?”

 

 지우는 하루에 한번 문을 찾아와 대화를 나눴다. 아무런 주제없이 잡다한 자신의 이야기나 이곳에서 격은 일들을 지우가 들려주는게 대부분이었다.

 

 [방문자를 환영합니다.]

 “어, 나도 반갑다! 기다린건 아니지? 너도 혼자 있으면 심심하겠다.”

 […질문의 요지를 파악할수없습니다. 요람의 수호자인 저에게 이 곳을 지키는 일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제는 자연스러운 문의 반응에 지우가 슬쩍 웃었다. 처음보다는 왠지 분위기가 부드러워 졌다.

 

 “그래, 중요한 일이니까. 지금껏 힘내서 지켰구나.”

 [……]

 

 대답이 없자 지우가 문의 중앙에 작은 보석을 살폈다. 최근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문이 반응을 할때마다 보라색 작은 보석이 점멸하듯 빛을 낸다. 그래서 지우는 문과 대화할때면 그곳을 보며 말했었다. 사람으로 치면 얼굴에 해당되는 부분이라 느껴져 자연스레 이리 되었다.

 

 “네가 요람의 수호자인건 알겠는데, 그럼 난 너에게 어떤 존재가 되는거야?”

 

 문은 분명 처음 만났을적에 지우에게 인증확인을 했다고 했었다. 그 얘긴 문이 어떤식으로던 지우를 인식했다는 것이다. 즉, 애초부터 요람에 접근대상에 포함된다는 말이 된다.

 

 “넌 내가 인증절차를 통과했다고 말했었어. 단지 관리자의 동행이 필요하다고만 말했지. 그렇단 얘기는 그 관리자라는 녀석은 날 알고있단 얘기일거고.”

 

 [……]

 

 문은 침묵을 지켰다.

 

 “모르는척 하시겠다? 정말 이러기야?”

 

 보라색 보석이 빛을 발하는 주기가 짧아졌다. 깜박이는 불빛이 무언가 고민을 하는듯한 모습이어서 지우가 바닥에 벌렁 누웠다. 오늘도 허탕인 것 같아 개운치 않았다.

 

 “위에 녀석도 말이야…”

 

 어미용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우가 점점 약해져가는 용을 걱정하며 오늘일을 얘기했다. 쓸데없이 고집을 부리며 사냥을 나간다던가, 이젠 그와 알들이 있는 둥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웅크려 잠을 잔다는 얘기까지.

 

 “몸도 성치 않은 녀석이 고집만 쎄다니까! 환자만 아니면 때려줄텐데! 킥킥!”

 

 덩치큰 용을 혼내는 스스로의 모습을 생각하지 웃음이 나왔다.

 

 “아아, 그래도 문 너한테 얘기좀 했더니 개운하긴 하네! 고마워.”

 

 문과의 대화에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어느정도 해소했더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둥지의 어두컴컴한 분위기와 어미용의 건강에 알게모르게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받았던 모양이다.

 

 “웃차! 이제 올라가 봐야겠다. 이름, 오늘도 안알려줄거지?”

 [……]

 

 기운차게 몸을 일으킨 지우가 문에게 슬쩍 물었지만 역시나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깨를 으쓱거려 유감을 표한 지우가 문에게 다가가 손으로 토닥거렸다. 지우 나름의 자기가 없는 동안에 잘 지내라는 제스처였다.

 

 […요람에 방문하실 접근권한이 부족합니다. 관리자와의 동…]

 “아 됐어, 알고 있다니까! 내가 관리자 발견하면 납치라도 해올 테니까! 간다 가!”

 

 어김없는 철벽보안의 문에게 손을 흔들며 지우가 멀어져 갔다. 계단을 이용해 지우의 모습이 사라지자 수정동굴을 지키던 요람의 수호자인 문이 조슴스레, 지우에게 들리지 않을 말을 내뱉었다.

 

 […그녀에게 별의 안식이 깃들길…수고하셨습니다.]

 

 조금 슬픈 기색의 문의 말은 공허하게 수정동굴을 울릴뿐, 청취자는 아무도 없었다.

 둥지로 다시 올라오자 지우는 적막감을 느꼈다. 이런 적막감은 둥지를 혼자지킬 때 종종 느꼈던 지라 지우는 조금 당황했다.

 

 “…어, 엄청 조용하네…? 문이랑 여지것 놀다와서 그런건가?”

 

 저벅. 저벅.

 희미한 푸른빛 아래 자리한 둥지로 향하는 지우의 발자국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기분나쁜 적막감 속에서도 용은 벽에 붙어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너 피곤했나 보구나? 왜이리 조용히 자냐?”

 

 지우가 용의 머리 앞에 가까이 섰다. 용은 여전히 앞발을 모아 턱을 괸채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그 평온한 모습이 그림같아 지우가 멈칫했다.

 

 “……”

 

 조심스레 손을 뻗어 녀석의 콧등을 어루만지며 지우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처음 둥지에서 지우의 잠을 방해했던 용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 힘찬, 우렁차고 생명력 넘치던 녀석의 고른 숨소리가 지금은 들리지 않았다.

 

 토닥. 토닥.

 

 “고생했다. 지금까지 잘해왔어.”

 

 지우가 고개를 들어 눈을 감은채 녀석의 서늘한 비늘감촉을 느꼈다. 매끈했던 비늘이 조금 거칠다. 눈을 떠 시선을 바로해서 용을, 녀석을 보자 그제야 신경쓰지 못하고 놓여버린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생했어…정말…”

 

 윤기있게 빛나던 황금을 닮았던 용의 비늘이 탁한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지우가 녀석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 * * * * *

 

 

 어미용을 죽음으로써 떠나 보낸 후, 지우는 한동안 멍한 상태로 주저 앉았다. 이젠 어떻게 해야될지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미안, 무덤은 못 만들겠어.”

 

 재료로 사용할 작은 돌 조차 둥지 근처엔 없을뿐더러, 저 큰 덩치를 덮으려면 지우 혼자론 감당이 되질 않았다.

 

 “끄응! 그래도 죽어서라도 몸은 편하게 해줄게.”

 

 용의 상처에 꽂힌 검은 창을 지우가 쏘아 보았다. 가장 큰 피해를 주고, 용이 죽음에 이르게 한 원흉이었다. 지우는 죽어버린 용의 몸에 저 흉측한 무기를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흐읍!”

 

 여전히 불길한 느낌을 풍기는 창을 붙잡은 지우가 힘을 잔뜩주며 기합을 준다. 예전에 실패했던 기억이 남아있어 본능적으로 모든 힘을 끌어내었다.

 

 “어윽!?”

 

 그리고 창은 너무나 쉽게 지우의 손길에 딸려 나왔다. 덕분에 바닥을 한번 뒹군 지우가 흙투성이가 되었다.

 

 “이게 이렇게 쉽게 뽑히는거 였어!?”

 

 용이 살아 있을 적엔 꿈쩍도 안하던 녀석이, 사후에는 밭에서 무를 뽑듯 손쉽게 빠져 나왔다. 둘의 차이점은 결국 용의 생전과 사후.

 

 “…지독한 물건이네. 결국 생명력이 모두 고갈돼서 죽을 때까지 한번 적중하면 끝이라는 얘기잖아?”

 

 철저하게 적을 죽이기 위한 결전병기, 상대에 대한 악의와 집념이 느껴지는 물건이었다. 왠지 들고 있기엔 찝찝했던 지우가 흑창을 땅에 묻었다.

 

 “눈에 안보이니 좀 낫네.”

 

 탁. 탁.

 바닥을 다져서 땅을 굳힌 지우가 허리를 폈다. 대충 용에 대한 사후정리가 끝났고 이제는 지우의 현실을 직시할 때다.

 

 “자 이제 어쩐다.”

 

 엄밀히 말하면 지우는 현재 둥지에 고립된 상태였다. 저 높은 절벽을 맨손으로 기어올라 이곳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굶어 죽는다. 물론, 산더미 처럼 쌓인 고기들이 있으니 당장은 버틸수 있겠지만 말이다.

 

 “…여길 오를 수 있을려나?”

 

 20미터가 넘는 높이의 까마득한 절벽에 다가선 지우가 고개를 저었다. 장비가 있는 전문가들도 힘들 절벽타기를 맨손으로, 경험도 없는 지우가 선뜻 시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괜히 떨어져서 다리라도 부러진다면 치료할 방법도 없으니 그대로 백골이 되어 이곳에 남을 것이다.

 

 “문을 통해 무언가 방법을 찾거나…, 절벽을 기어올라 탈출하거나…인가?”

 둘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결국엔 넘어서야 될 장애물이다.

 “……”

 

 알들을 돌아본 지우가 콧등을 긁으며 씨익 웃었다. 탈출하게 된다면 저 아이들은? 어미용이 최후의 순간까지 돌보던 아이들이다. 정상적으로 부화한다면 새끼들의 보모는 자연스레 지우가 된다.

 과연 저 아이들을 끝까지 보살필수 있을지 걱정이 들었다. 저장된 식량을 용의 새끼들과 나눠먹으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때 가서도 자신은 녀석들을 책임질 수 있을까?

 

 ‘어떻게든 되겠지. 미리 걱정할 필욘 없어.’

 

 지우도 인간이기에 극한의 상황에 몰리면 이기심이 고개를 들지 모른다. 하지만 쉽게 포기하진 않을 생각이었다. 그것이 용이 그에게 배푼 호의에 대한 보답이며 남겨진 것들에 대한 책임이다.

 

 “할 수 있는걸 해보자―!!”

 

 일부로 크게 외쳐본 지우가 본격적으로 생존의 주체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어두컴컴한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쓸쓸하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죽어가는 것은 사양이었다.

 마음을 다잡자 할 수 있는 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소한 것들이지만 반드시 해야 될 행동지침이 정해진 것이다.

 

 [지우의 생존계획표]

 1번. 절벽의 구조와 등벽로를 파악한다.

 2번. 식량상태 확인과 식수확보

 3번. 색색이들 보살피기

 4번. 문을 돌파할 방법을 찾기

 

 지우의 생존계획표에 네가지 최우선 순위가 정해졌다.

 

 첫번째야 나중에 둥지를 벗어나기 위해서 당연히 해야 될 일이었다. 최소한 절벽의 돌이 단단한지 무른지등과 같은 사소한 것들을 확인하고, 지우 본인의 능력으로 벽을 오를 수 있는 길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

 

 두번째는 식량이었다. 둥지가 있는 공동을 샅샅이 뒤져 식량을 확보한다. 식수야 동굴 여기저기에 웅덩이가 괴인곳이 제법있는지라 괜찮지만, 식량은 답이 없었다. 정말 곤충이라도 잡아먹던지 해야돼는데 지금껏 둥지근처에서 한 마리도 볼 수 없었다. 만약, 식량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절벽으로 탈출하는 방법밖에 없을 듯 했다.

 

 세번째는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알들을 보살피는 일들이다. 주변 마른 가지를 좀더 긁어 모아 보온을 해주거나 혹시 변화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마지막 네번쨰…는 그냥 그랬다. 못먹는 감 찔러나 본다는 심보라고 해야될까? 바로 지금처럼 말이다.

 

 “안녕. 나 또왔어!”

 

 [관리자의 동행이 없기 때문에 요람에 방문하실수 없습니다.]

 

 푸른 수정동굴에서 문과 대면한 지우가 희게 웃었다. 여전히 굳건한 문이었다. 아마 이대로 수백년이 흘러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말을 할 때마다 반짝이는 보라색 보석을 보며 지우가 손가락으로 가볍게 문질렀다.

 

 [요람을 방무…흣!, 하실 수 없습니다. 관리자와 동행하여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응? 착각인가?”

 

 방금 기묘한 신음소리를 들은 것 같아 지우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문에 대한 기대감에 환청이 들렸나 보다. 그래도 듣기 좋은 목소리로 신음이라니.

 

 “괜찮은데. 후후후!”

 […관리자를 찾아 방문하시는걸 추천합니다.]

 “뭔 방법으로? 오히려 이런 사태엔 문인 네가 관리자를 호출해야 되는것 아니야? 막말로 난 여기에 손님 같은 거잖아?”

 

 지우가 이상한 세계에 온 것은 관리자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확신에 가까운 지우의 느낌이었다. 간혹 문이 지우를 칭할 때, 방문자라는 것이 불특정 다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대상, 즉 지우를 방문자라고 칭하는 느낌을 받았다.

 

 “손님 대접이 영 시원찮은 문일세! 가뜩이나 용도 죽어버려서 우울한데 말야.”

 […그녀는 별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젠 평안한 안식의 세계에서 쉴 수 있을 겁니다.]

 “…이제야 좀 사람다운 반응이네.”

 

 용의 죽음에 문이 반응을 보이자 조금 놀랐지만 지우는 문의 말에 안도할 수 있었다. 부드럽고 확신에 찬 문의 말에 왠지 위로 받는 기분이었다.

 

 “그렇겠지. 녀석은 좋은데로 갔을거야. 그리고 이렇게까지 관리자를 언급했는데도 대답을 피하는걸 보니 연락할 방법이 없거나… 관리자에게 변고가 생겼겠네.”

 [그것은…]

 

 지우가 숨을 들이키며 쏟아내듯 문에게 말했다.

 

 “이것만은 알아둬야 될거야. 나에겐 시간이 없어. 생명체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결국 죽게돼. 나에겐 남은 식량이 꽤 있다지만…! 얼마나 버틸까? 그거 알아? 생각보다 인간은 쉽게 죽어. 굶주림으로 허덕이다 죽든, 병으로 죽든, 심지어 조그만 상처로 감염되어 죽을수도 있지.”

 

 [……]

 

 지우가 대꾸하지 않는 문을 보며, 중앙에 위치한 보라색 보석을 손가락으로 다독였다. 그 손짓이, 지우의 말과 행동이 문에게는 경고처럼 느껴졌다.

 

 “위에 용의 아이들도 있어. 생존에 위기감을 느끼면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해서라도 이 곳을 벗어날꺼야. 물론, 아이들도 데리고.”

 [그건 불가 합…]

 

 조금은 다급한 문의 말이 들리자 지우가 짧고 강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잊지마! 우리에겐 시간이 얼마 없어. 내가 됐든!, 저 용의 아이들이 됐든!”

 

 문을 등진 채 지우가 멀어져 갔다.

 

 “네게도 말이야. 시간이 없어.”

 [……]

 

 더 이상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남겨진 문은 침묵에 잠겼고, 보라색 보석은 심란함을 보여주듯 점멸하듯 반짝이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8 3. 죽음 뒤에 오는것 - 3 2016 / 8 / 26 126 1 5359   
7 3. 죽음 뒤에 오는것 - 2 2016 / 8 / 25 101 1 6925   
6 3. 죽음 뒤에 오는것 - 1 2016 / 8 / 23 94 2 6320   
5 2. 껍질을 깨고 - 3 2016 / 8 / 22 87 2 5751   
4 2. 껍질을 깨고 - 2 2016 / 8 / 22 96 0 5251   
3 2. 껍질을 깨고 - 1 2016 / 8 / 22 107 0 5209   
2 1. 기묘한 만남 2016 / 8 / 22 169 0 5592   
1 시작하는 이야기 2016 / 8 / 22 670 1 13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