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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여전히, 푸른 봄
작가 : 박양지양
작품등록일 : 2017.7.20

존경하다가,
동경하다가,
닮고 싶어 바라보다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가,
자각해버리고.
사랑해버리고
추억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이야기.

서툰 유지애의 서툰 이야기.
#여주성장물 #짝사랑주의



 
나나를 만나다.
작성일 : 17-08-04 02:47     조회 : 46     추천 : 0     분량 : 3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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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늘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격렬하게 운동을 하고 난 다음 몰려오는 나른한 피곤함은 참 기분이 좋다.

  매트 위에 앉아 이리저리 몸을 틀며 스트레칭을 하고 있자, 경수가 다가와 앞에 앉았다.

 

  "청우생고 배정받았지? 조리과랬나?"

 

  "응. 넌?"

 

  "하하. 난 미용과."

 

  "용케도 부모님 허락을 받았네? 미용과면 반대 좀 있었을 거 같은데."

 

  "야, 말도 마. 단식 투쟁하다가 아버지한테 맞아 죽는 줄 알았다."

 

  "대단하네. 그런 반대에도 하고 싶다는 게."

 

  "그런가? 넌 안 그랬어?"

 

  "별 반대 없어서."

 

  "그래? 그게 더 좋은거 아니냐? 아 맞다. 너네 과 거기 막 빵도 만들고 그런다며? 실습하면 나 잊지 말아라."

 

  "생각해보고."

 

  "쳇. 생각해보긴. 아, 근데 카페 말이야."

 

  "무슨 카페?"

 

  "생과고 신입생 모임 카페."

 

  "그런 것도 있어?"

 

  "넌 가려고 하는 고등학교에 대해 검색도 안 해봤냐? 거기 가고 싶은 예비 신입생부터 다들 가입해서 애들이랑 이야기 나누고 정보 공유하고 그랬잖아."

 

  새삼, 내가 정말 관심 없이 고등학교를 지망했다는 게 느껴졌다.

 

  "왜 난 몰랐지?"

 

  "아오, 진짜. OT 가는 건 알고 있냐?"

 

  "고등학생도 그런 거 가?"

 

  "심각하다. 심각해. 이따 저녁에 가서 가입하고 조리과 신입생 모임 거기 눌러서 버디버디 아이디 남겨. 어쨌든, 같이 OT 가는 애들이랑은 미리 친해져야 할 거 아니야."

 

  경수가 '너를 어쩌냐?'란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 같았다.

  끙. 뭐. 덕분에 좋은 거 알았네.

 

  *

 

  경수 말대로 검색해보니, 정말 다음에 「청우생활과학고등학교 신입생 모임」이라는 카페가 있었다.

  카페에 가입해 등업 신청을 위한 글을 남기고 있자, 지희는 옆에 서서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유지애, 너. 그 카페에 이제야 가입하고 있는 거냐?"

 

  "어, 아까 경수가 이야기해줬어."

 

  뿌듯하게 이야기하는 나를 바라보는 지희는 눈이 가늘어졌다.

 

  "진짜 못 산다. 내가."

 

  "이 학교 OT도 간대. 신기하지?"

 

  "난 네가 더 신기하다. 왜 모르냐 대체? 우리도 가. OT."

 

  "아 그렇구나."

 

  "체육관 외엔 아주 관심이 없구만."

 

  쯧쯧 혀를 차며 지희는 침대방으로 갔다.

  쳇, 기지배. 알고 있었으면 이야기나 해주던가.

 

  조리과 질문란을 클릭해 글을 읽어보았다.

 

  - 조리과 커트라인 어떻게 되나요?

 

  - 여기 가장 커트라인 낮은 과가 어딘가요?

 

  - 반에서 20등인데 조리과 갈 수 있나요?

 

  대부분 합격 커트라인에 관련 된 내용이 많았다.

  자유게시판에 들어가 보니, 한창 서로 합격을 축하한다며 버디버디 아이디를 공유하고 있었다.

  아, 나도 써야지.

  와, 이거 몰랐으면 난 OT 때 덩그러니 혼자 서서 '왜 벌써 서로 잘 알고 있지?'라고 고민했겠네.

  경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글을 올렸다.

  잠시 후, 버디버디에 친구 추가 메시지가 왔다.

  그것도 엄청 많이.

  다들 나처럼 OT 전, 한 명 더 알고 싶은 마음들을 가진 모양이었다.

  새로운 친구들에게 어색하게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같은 반이 됐으면 좋겠다, OT 때 보면 꼭 친하게 지내자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래도 온라인상으로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그나마 OT가 덜 걱정되었다.

 

 

  *

 

  OT 날 아침.

  옷과 과자, 조금씩 모아둔 돈을 챙겨 청우생활과학고로 향했다.

  다행히 학교는 걸을 만한 위치에 있어 교통비가 들지 않아 좋았다.

  게다가 체육관이랑도 멀지 않았고.

  운동장에는 많은 학생이 모여 있었다.

  남학생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곳은 생체과였고, 미용과 의상과는 여학생이 많았다.

  엄청 많은 여자애에게 둘러싸인 경수가 보였지만 모르는 척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과도 다르기도 하고 안 그래도 남자가 귀한 과라 괜히 여학생들의 미움을 살 거 같기도 했다.

  혹시라도 경수와 눈이라도 마주치지 않도록 빠르게 조리과 쪽으로 향했다.

  조리과는 남녀비율이 거의 비슷했는데 그래도 여학생 쪽이 조금 더 많은 듯 보였다.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도 다들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지라고 고민하는 내가 바보 같을 정도로 저 멀리서 경수 녀석은 넉살 좋게 무리의 중심에 있었다.

  보통 여자들 많으면 남자는 주눅 든다지만 경수에게는 통하지 않는 말인 거 같았다.

  뒤쪽에 홀로 서서 그냥 멀뚱히 쳐다만 보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툭툭 건드렸다.

  돌아보니, 나보다 조금 작은 듯한 여자애가 서 있었다.

  긴 생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아이가 생긋 웃었다.

  귀여워!

 

  "까만곰탱이. 너 맞아?"

 

  내 버디 아이디를 말하는 아이를 보며, 혹시 하며 머릿속을 스쳐 가는 아이디를 말했다.

 

  "마녀 도로시?"

 

  "와 맞네. 어떻게 딱 알겠지? 딱 보니까 네가 까만곰탱이 인 줄 알겠더라."

 

  '음, 그러니까 어디가?'라고 묻고 싶어졌지만 관뒀다.

  활짝 핀 장미처럼 웃는 도로시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은나나라고 해."

 

  "진짜 이름이 나나야? 만화 주인공 이름이랑 똑같네? 난 유지애라고 해."

 

  "맞아. 본명이야. 근데 그거 봤어? 본 사람 별로 없던데. 신기하네."

 

  웃는 얼굴이 더 나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만화보다 좀 더 작고 귀여운 이미지.

  하얀 얼굴에 까만 긴 생머리, 자그마한 체구.

  그야말로 귀여움만을 가득 넣어 만든 생물체였다.

 

  "이따 버스 같이 앉아서 가자."

 

  "그래. 사실 나나 네가 말 안 걸어줬으면 나 혼자 앉아서 갈 뻔했어."

 

  "고맙지?"

 

  "응."

 

  그냥 인사만 했을 뿐인데도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보니 나나와 버디버디로 이야기했을 때도 뭔가 취향이랄까 그런 것들이 다 잘 맞았던 것이 기억이 났다.

  그래서 '우리 되게 잘 맞네.' 하면서 채팅을 했었지.

  눈이 마주쳤다.

  둘 다 씩 웃었다.

 

  "1반은 이쪽에 두 명씩 짝지어서 서라."

 

  160 후반 정도 되는 조금 통통한 느낌의 짧은 머리에 구릿빛 피부를 가진 여자 선생이 아이들을 모으고 있었다.

  조금은 건들거리는 느낌의 여자 선생 옆에는 170 초반 키에 귀티 나는 남자 선생도 서 계셨다.

  담임이 둘인가?

  나나와 팔짱을 낀 채, 뒤쪽에 줄을 섰다.

  운동장의 소란스러움이 잦아들 자, 교장이 나타나 단상에서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왜 교장선생님들을 저렇게 말이 많은 것일까?

 

  "말 되게 많다. 얼른 버스 타고 싶어. 추워."

 

  "응. 춥다. 말 좀 대충 끝내지. 다들 듣는 거 같지도 않은데."

 

  "맞아."

 

  "근데 우리 남자쌤 잘생긴 거 같아."

 

  "어? 너도 느꼈어? 사실 나도."

 

  나나가 팔짱을 낀 채 소곤거렸다.

  나도 키득거리며 이야기했다.

  오늘 처음 만난 사이인데 왠지 오랜 친구처럼 편안했다.

  어느덧 수련회는 안전하게 다녀오라는 말을 끝으로 담임선생님의 인솔하에 버스에 올라탔다.

  적당히 앞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수다를 떨었다.

  이야기를 할 수록 점점 더 취향이 참 잘 맞는다는 것을 느꼈다.

  계속해서 달리는 버스 안에서 우리 둘은 그렇게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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