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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벌들의 전쟁
작가 : 왕병아리
작품등록일 : 2017.6.22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곤충들의 세계. 작은 수벌 에이피의 이야기

 
식탐-1
작성일 : 17-07-21 08:40     조회 : 294     추천 : 6     분량 : 5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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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우와.”

 “축제라…”

 들뜬 표정으로 슬눈은 짐가방에서 옷을 이것저것 꺼냈다. 에이피도 아닌 척 설레는듯한 표정이다.

 “기사님은 축제 와본 적 있으세요?”

 “아니, 나도…”

 “진짜요? 기사님은 다 해보셨을 줄 알았는데.”

 “흠흠.”

 에이피는 멋쩍은 듯 헛기침을 하고 트레이에게 받은 옷가지들 중 가장 깔끔한 옷을 골라 꺼내어 몸에 대보았다.

 “와아, 멋져요.”

 “그래?”

 슬눈의 칭찬에 에이피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옷을 갈아입고 위에 가벼운 무장을 했다. 축제긴 하지만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까 걱정하여 무기도 챙겼다.

 “이거 어때요?”

 “어… 그거.”

 짧은 바지에 헐렁한 셔츠의 옷에 워낙 아름답기로 소문난 보석 풍뎅이 족의 외모가 합쳐진 모습은 마치…

 “여자 옷이야?”

 “아니에요!”

 “아, 그래.”

 누가 봐도 귀여운 소녀 같은 모습의 아이가 뾰로퉁한 표정으로 허리에 손을 올리고 에이피를 노려봤다.

 “말했듯이, 저는 기사님처럼 멋진 기사가 돼서, 힘든 사람들을 도와줄 거예요!”

 “일단, 난 기사가 아니고 말이지.”

 “아니에요. 에이피 님이 비록 정식 기사는 아니지만!”

 “시비 거는 거 아니지?”

 두 사람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옷을 다 갈아입고, 여관 밖으로 향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려요. 한참 기다렸네.”

 “아.”

 이쁜 옷을 입고 오라는 말과는 달리 본인은 오히려 간단한 옷으로 차려입고 문 앞에 서 있는 이스가있었다.

 “왜요?”

 “아닙니다.”

 “준비됐으면 가볼까요?”

 이스의 말에 에이피는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세 사람은 여관 거리를 지나 축제 거리로 들어섰다. 마리일성의 거리가 온갖 물건들이 많은 만물상 같은 느낌의 거리였다면, 호제성의 축제 거리는 하나의 만찬 요리 같은 모습의 거리였다.

 한입에 먹을 수 있는 군것질거리부터 식당에서는 평소에는 팔지 않는 특별한 고급요리까지 팔고있었다. 특히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들은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뭐부터 먹어볼까요? 과일 사탕? 꽃잎 전?”

 “과일 사탕! 먹고 싶습니다!”

 이스는 맛있는 음식들에 흥분한 슬눈과 손을 잡고 앞장서서 걸으며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후아아. 진짜 배불러요.”

 “많이 먹었어?”

 “네, 태어나서 이렇게 맛있는 걸 많이 먹은 건 처음이에요.”

 한껏 배가 부른 슬눈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이스와 에이피는 편안한 표정으로 슬눈과 손을 잡고 걸었다.

 “정말 맛있는 게 많더군요.”

 “특히 그 달래 요리는 일품이었습니다.”

 세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때 옆의 주점에서 주인이 튀어나와 말했다.

 “자자, 여러분 지금부터 오늘 아침이슬로 만든 꿀술 100잔 한정 판매합니다! 축제기간 중 오늘만 파는 물건이니 꼭 한번 드셔 보세요!”

 “…!”

 “…!”

 이스와 에이피의 눈이 마주쳤다.

 

 

 

 두 사람은 꿀술 두 잔을 주문한 뒤, 슬눈에게는 어린이용 과일주스를 시켜주고 구석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축제는 정말 최곤거 같아요!”

 슬눈은 행복한 표정으로 주스를 들이켰다. 이스와 에이피도 달콤한 꿀술에 푹 빠져있었다.

 “오오. 여기 계셨군요.”

 갑자기 주점 문을 덜컥 열리더니 덩치 큰 한 꿀벌이 병사들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주점에 있던 모든 시민들이 고개를 숙이고, 소리가 바람에 날리듯 사라졌다. 갑자기 나타난 꿀벌은 부드러워 보이는 흰색 옷을 입었고, 나이가 꽤 들었는지 머리가 희끗희끗하게 흰머리가 나고 손에 상처도 많은 모습이었다.

 “누구신지요?”

 “아, 인사가 늦었습니다. 저는 이성의 성주 호제입니다. 반갑습니다.”

 자신을 호제라고 밝힌 벌은 고개를 숙여 인사하며 웃었다. 저번 성에서 성주에게 배신을 겪은 두사람은 움찔하며 경계했다. 에이피는 조심스레 한걸음 앞으로 나와 이스의 앞에 섰다.

 “괜찮아요.”

 이스는 조용히 에이피에게 속삭이며 그의 앞으로 걸어가 인사했다.

 “반갑습니다. 이스라고 합니다.”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런 힘든 일들을 겪다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닙니다. 제 기사인 에이피 님의 덕이지요.”

 “안 그래도, 이 기사분이 센티피드의 토벌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하더군요. 대단한 무공을 가지고 계신가 봅니다.”

 ‘벌써 여기까지 소문이 난 건가? 아니면 우리를 감시하고 있었던건가.’

 이스는 머릿속으로 골똘히 생각하며 말을 이어갔다.

 “과찬이십니다. 모두 트레이님을 비롯한 마리일성의 병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호제는 감탄한 듯 박수를 치며 말했다.

 “공손하시기까지, 정말 훌륭하십니다. 그런데 성에 오셨다는 걸 왜 알리시지 않으셨습니까. 경비에게 말만 하셨어도 성의 방을 내드렸을 텐데.”

 “그러실 필요까지 없습니다. 오늘 하루만 머물고 떠날 예정이고, 여왕님께서 병사까지 보내주셔서 좋은 여관에 자리도 잡았습니다.”

 “아니 아니, 그럴순없죠. 귀하신 분을 그런 누추한 여관 같은데 재웠다가 어떤 일이 생길 줄 알고요!”

 “정말 괜찮…”

 공손하게 거절하려는 이스의 주변으로 호제의 병사들이 어느새 둘러싸고 있었다.

 “부디 제 성의를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공주님.”

 눈을 반짝이는 호제의 표정이 섬뜩하게 보였다. 그때 에이피가 이스를 감싸며 앞으로 나서서 말했다

 “비록 공주님의 병사들이 강인하고 훈련도 잘되어있어 든든하지만 여왕님께서 친히 금군까지 보내주셨는데, 공주님의 성의를 무시하지 않으려다가 오히려 여왕님의 성의를 무시하게 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하하. 알고 있습니다. 호위분들도 제 성으로 모실 예정입니다. 여왕님의 병사들이라면 더더욱 제가 모셔야지요. 여봐라.”

 호제의 손짓에 한 병사가 주점 밖으로 뛰어나갔다.

 “여러분들도 성으로 가시죠. 호위분들도 곧 따라오실 겁니다.”

 ‘이런.’

 불길한 예감이 세 사람에게 들었다. 슬눈은 떨리는 손으로 이스의 뒤에 숨었다. 에이피가 고민하는 사이 이스가 입을 열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신다면 어쩔 수 없군요.”

 “아, 그럼 당장…”

 “하지만, 저희는 오늘의 축제를 즐기는 한 명의 벌로 지내던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여기 남은 술을 다 먹고 성으로 가도 될런지요.”

 이스는 반쯤 남은 술잔을 쳐다보며 말했고, 호제는 사람 좋은 표정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요. 그럼요. 저희 성의 축제는 정말 아름다우니까요. 그럼 혹시 길을 잃으실지도 모르니, 병사들을 남겨놓고 가겠습니다. 부디 천천히 즐기다 오십시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기분 좋은 듯 걸어나가는 호제의 뒷모습을 보며 세 사람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자리에 앉았다. 배치된 병사들은 자리를 지키며 그들의 행동을 주시했다.

 “후우…”

 “뭔가 이상하죠, 에이피?”

 “예. 오로지 선의로만 초대한 것은 아닌 거 같습니다.”

 “으으… 왜 이렇게 날 가만두질 않는 거야.”

 “하지만, 금군이 있는 걸 알고도 이렇게 접근하는 걸 보면, 악의는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럼 대체 왜…”

 이스와 에이피는 머리를 맞대로 고민했지만 별 다른 정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슬눈은 두 사람 사이에서 표정을 한 번씩 살피다 시무룩한 표정으로 주스를 먹었다.

 “공주님을 매수하려는 것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매수요?”

 “센티피드에 관한 일도 알고 있다면, 공주님께서 여왕의 딸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확실히…”

 “그렇다면 어차피 공주님을 공격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자신의 편으로 매수하려고 할 것 같습니다.”

 에이피의 말은 꽤나 설득력이 있었다. 정식으로 여왕 선발식이 선포된 것도 아닌데, 여왕의 명으로 이스를 데려가는 상황에서 반역자로 취급될 위험성을 각오하면서까지 그녀에게 위해를 가할 이유가 없어 보였다.

 “빠져나갈 방법은 없겠죠?”

 “호위벌들도 성으로 모신다는 마당에 어떻게 할 방법이 없군요. 게다가 병사들도 너무 많고요,”

 이스는 에이피의 말에 주변을 둘러봤다. 언뜻 봐도 10명은 넘어 보이는 수의 병사들이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다.

 “그럼 일단은 말을 따르도록 하죠.”

 “내일까지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요”

 두 사람은 대화를 마치고 남은 술잔을 비웠다.

 -탕

 먼저 술잔을 비운 에이피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병사 중 가장 대장으로 보이는 꿀벌에게 다가갔다. 다른 꿀벌과 다르게 투구에 붉은 문양이 박혀있고, 검집도 화려했다.

 “혹시 병사들의 지휘관이십니까.”

 “예.”

 “저희가 숙소에 두고 온 짐이 많아서 그런데 숙소에 들렀다 가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저희가 호위하겠습니다.”

 먼저 일어서는 두 사람을 보고 슬눈은 다급하게 자신의 음료도 삼키고 뛰어와 에이피의 뒤에 따라붙었다. 호제의 병사들은 그들의 주변을 몇 걸음 물러서서 포위하듯 호위하고 걸어왔다.

 여관에 도착해서도 병사들은 끝없이 그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따라붙었다. 여관의 방에 들어갈 때는 안에 암살자가 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며 먼저 문을 열고 짐을 챙겨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상당히 삼엄하군요.”

 갑옷과 무기를 챙겨 중무장으로 갈아입은 에이피가 이스의 옆에 바짝 붙으며 말했다.

 “숨이 막힐 지경이에요. 정말.”

 “우리 어디 가는 거예요?”

 슬눈이 놀란 눈망울로 두 사람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음, 여기 공주님이 우리를 초대하셔서 하룻밤 신세 지러 가는 거야.”

 “여기 공주님은 나쁜 사람 아니죠?”

 “그… 으럼, 걱정하지 마.”

 이스는 자신을 위로하듯 걱정하는 슬눈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런데 그분들이 순순히 따라간 걸까요?”

 에이피는 여관 앞의 수레가 있었던 곳을 쳐다보고 말했다.

 “수레까지 안 보이는 걸 보면 이미 이동하신 것 같습니다.”

 “으으… 완전히 작정을 하고 저희를 데리러 왔었군요.”

 이스는 짜증 나는 듯 머리를 휘저었다.

 “하아, 괜히 그 주점 주인한테 낚여가지고는.”

 “죄… 죄송해요.”

 슬눈은 괜히 자기 탓인 것 같아 고개를 푹 숙이고 우울해했다.

 “아니 아니, 그런 거 아냐. 고개 들어.”

 세 사람이 이야기하는 사이 어느새 행렬은 호제성 문 앞까지 다다랐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문지기에게 말하고 오겠습니다.”

 병사장이 문위의 감시창에 있는 문지기에게 날아갔다. 두 사람은 가볍게 몇 마디 나누더니 문지기의 손짓에 성문이 열렸다.

 “어서 오십시오.”

 성문이 열리자 안에서는 집사로 보이는 수벌이 멋진 정장을 차려입고 인사를 했다.

 “성주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짐은 옆에 보이는 하인들에게 맡기시고 따라오시지요.”

 에이피는 공손하게 인사를 받은 뒤 물었다.

 “그전에, 저희를 호위하던 병사분들은 어디 계신가요? 수레도 보이지 않던데.”

 “벌써 도착하셔서 성주님은 만나고 계십니다. 걱정 마십시오.”

 에이피는 고개를 돌려 이스와 눈을 마주친 뒤 짐을 하인들의 손수레에 넣었다.

 “그럼, 이쪽으로.”

 집사는 소리 없이 뒤로 돌아 그들을 안내했다.

 “하아… 불안해.”

 이스의 한숨소리만 현관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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