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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는 여자
작가 : 김유미
작품등록일 : 2017.6.30

우리들이 인생을 살면서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 더러 있을 것이다. 소설 <아는 여자>의 모티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이다. ‘죽이고 싶을 만큼 미운 사람’을 실제 죽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사랑에 배신당한 여자, 동생이라 믿었던 사람한테도, 언니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도 철저하게 배신당한 여자. 세상의 벼랑 끝에 내 몰린 여자의 파란만장한 삶을 작가의 신선한 감각으로 써내려갔다.

자존감이 강했던 여자는 그 자존감을 되찾는 방법으로 복수를 한다. 결국 자신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하나 둘 죽이는 연쇄살인마로 돌변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살인리스트에 올라있던 옛 남자, 두 남자는 동일인이었다. 쫓고 쫓기는 숨바꼭질에서 맞닥트리는 두 사람, 옛 연인을 체포하지 못하는 남자는 여자의 도주를 도우면서 결국 헤어날 수 없는 수렁으로 빠져든다. 광역수사대의 끈질긴 추적과 도망자를 자처하는 남자, 밀항을 시키려다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게 되고...

 
3. 이상한 이별
작성일 : 17-06-30 05:13     조회 : 456     추천 : 12     분량 : 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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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상한 이별

 

 

  정수는 두 딸이 없었다면 그녀와 살고 싶을 만큼 그녀를 사랑했었다. 그러나 두 딸이 마음에 걸렸다. 서로의 아픔을 아는 두 사람이었기에 함께 부둥켜 운적도 많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온라인 카페에서 모르는 사람들이 없었다. 공공연하게 사랑을 표현하는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카페에 올렸다. 유치한 연애놀음에 회원들은 싫어했지만 두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한 사람이 사랑을 노래하면, 다른 한 사람이 화답을 하는 글로 이어졌다. 나리는 시(詩) 쓰기를 좋아했다. ‘카페지기의 시’라는 카테고리에는 주로 정수를 향한 그리움과 사랑에 대한 글이 대다수였다. 유치찬란했지만 두 사람에게는 사랑은 유치해야 된다는 식이었다. 하루는 나리가 글을 올렸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 부산역 광장 시계탑’이란 글을 올리고는 그 뜻이 무엇인지 댓글을 달아보라는 글이었다. 회원들은 별의 별 댓글을 달았지만 정작 정답은 두 사람만 아는 문제였다. 전쟁이 터져도 두 사람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 것이었다. 북한에서 핵실험으로 남북한이 상당히 심각하던 시기였다. 마치 전쟁이 터질 것 같은 조짐이 보일 때였다.

 

  그때는 그랬다. 하루만 보지 않아도 보고 싶고, 잠깐만 볼 수 없어도 그리움에 눈물이 나던 때였다. ‘내 여자를 울리면 나는 개새끼다’라고 올린 글도 있었다. 그것은 결코 사랑하는 여자의 눈에 눈물을 흘리도록 하지 않겠다는 남자의 각오였다. 그러나 누가 그랬던가? 천만번 사랑한다고 말을 해도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에 남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어느 누가 봐도 헤어질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이 이별을 맞이했다. 정수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퇴근만 하면 편의점으로 왔고, 나리의 집에서 자고 아침에 출근을 했다. 그렇게 되자 나리의 집에는 정수의 옷가지가 차츰차츰 많아져갔다.

 

  정수가 잘 때 빈 지갑에 용돈을 채워 넣어주기도 했다. 이혼 후 한 달에 한 번 딸이 집에 와서 자고 갔지만, 두 사람의 동거가 시작되자 딸마저 쉽게 만날 수 없는 그녀였다. 정수는 화이트데이에 사탕을 무려 750개나 선물했다. 사탕 값만 15만원이었다. 그런 남자가 석 달이 지나면서 달라졌다. 매일 오던 남자가 일주일에 사흘만 오더니, 그 다음 주에는 하루만 왔다. 여자는 밤마다 울었다. 그리워서 울었고, 외로워서 울었다. 그러나 남자는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

 

  정수는 나리에게 빠진 이후로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수사라는 것은 집중을 요하는 일이건만 모든 생각이 여자한테 쏠려있는 수사관이 수사가 제대로 될 리 없었다. 언제나 능력 있는 수사관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로 모두에게 인정을 받던 정수는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조직에서 누가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차츰 나리에게 발걸음을 줄이고 있었지만 그녀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차라리 말을 했더라면 일주일에 두 번을 만나든 한 번을 만나든 서로 조율이 가능할 일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정수 씨! 사랑해요’ 라고 말을 하자 정수는 ‘나는 당신보다 몇 배를 더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궁금했다. 남자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그것이 궁금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던 남자가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없이 연락을 끊어버린 것이었다. 그것은 사랑에 대한 배신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배신이었다. 인간은 상호 신뢰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이다. 그러나 믿음이 깨어질 때 오는 허탈감은 이별이 주는 상처보다 더 깊다. 그것을 모르는 남자였다.

 

  나리는 며칠간 정수가 찾아오지 않자 직접 강동경찰서 부근으로 찾아갔다. 밤 열시가 넘어서 만난 두 사람은 바로 모텔로 향했다. 이별이라고 말을 할 수도 없는 어정쩡한 이별을 도무지 수용할 수 없던 그녀는 직접 헤어지자는 말을 정수의 입에서 듣고 싶었다. 모텔에 들어서자 나리는 족발과 소주 네 병을 시켰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도무지 대화를 이어나갈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였다. 술이 도착하자 소주를 잘 마시지도 못하는 나리는 소주를 자신의 기본 정량 이상으로 마셔버렸다. 두병 중에 한 병 반을 혼자 마셔버린 것이다. 며칠간 제대로 먹지 못한 위(胃)에 소주를 부었으니 위가 온전할 리가 없었다. 그래도 남자는 헤어지자는 말이 없었다.

 

  “나 새벽에 훈련 나갑니다. 지금 경찰서에 들어가서 훈련 준비를 해야 해요.”

  “훈련이요? 하필 내일 훈련이래요?”

  “3일간입니다. 갔다 와서 연락할게요.”

  “연락한다는 거 이제 못 믿겠어요. 다 필요 없어요. 다 필요 없다고...”

 

  정수가 마신 술은 소주 두 잔이 전부였지만 이미 그녀는 마신 술에 취해서 혀가 꼬부라졌다. 며칠간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나리는 위가 텅 비어있었다. 안주도 먹지 않고 소주를 한 병 반 이상을 마셨으니 취하는 건 당연했다. 비틀거리면서 침대로 올라간 그녀는 침대 아래로 마신 술을 다 토했다. 토한 것은 모두가 푸른 액체뿐이었다. 푸른 액체는 소주와 위액이 섞인 것이었다. 정수는 그녀가 토한 것을 모두 닦아내고는 쓰러져 자는 그녀를 두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다음날 나리가 눈을 뜬 것은 핸드폰에서 울리는 벨소리 때문이었다. 아침이면 편의점에 나가야 하는 그녀가 스스로 깨지 못할 까봐 정수가 전화를 건 것이었다. 나리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면서 한없이 울었다. 믿지 못하는 것이 사랑인줄 알면서 사랑을 시작한 자신이 미워서 울고 또 울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나리는 정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나리예요.”

  “잘 지내죠?”

  “네. 다름이 아니라 집에 있는 정수 씨 물건들 내 손으로 못 치우겠어요. 와서 가져가요.”

  “모레 금요일 저녁에 넘어 갈게요.”

  “꼭 오실 거죠?”

  “꼭 갈게요.”

 

  그러나 금요일에 정수는 그녀에게 가지 않았다. 그러면서 문자만 보냈다. ‘사건이 터져서 지금 이천으로 가는 중입니다. 내일 오후 3시까지 가겠습니다.’ 그녀는 문자의 내용을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오후 세시까지 잠 한숨 자지 않고 정수를 기다렸다. 혹시라도 만난다면 다시 돌이킬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너무도 사랑한 남자였기에 미련이 남은 것이었다. 오후 다섯 시가 되자 다시 문자가 왔다. ‘가다가 직원 애기 돌잔치에 들러야겠습니다. 내일 오전에 일찍 갈게요.’ 이 문자에 나리는 그만 이성을 잃고 말았다. 문자를 보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이게 한때나마 나를 사랑했다는 남자야?’ 나리는 바로 문자를 보냈다. ‘당신은 개새끼야. 당신이 올린 글을 봐’ 그것은 정수가 카페의 게시판에 ‘내 여자를 울리면 나는 개새끼다.’라고 쓴 말을 염두에 둔 문자였다. 당신이 스스로 한 말이다. 하는 투였다. 당신 여자를 울렸으니까 당신은 개새끼다. 라는 말이었다.

 

  그리고 보름 후, 7080노래주점에서 마지막으로 본 날, 나리는 한 없이 울고 있었다. 모두가 정수를 죽일 놈인 양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들, 그날은 나리가 연락해서 간 것이 아니었다. 제발 언니에게 한번만이라도 왔다 가라는 ‘오이란’이라는 여자의 연락을 받고 간 것이었다. 그 자리에도 묵향이 있었다. 째려보는 인상이 예사롭지 않았다. 나리는 정수와 단 둘이 앉아서도 정수를 바라보지 않고 울기만 했다. 그녀는 정수가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술에 취해 있었다. 정수는 그녀를 부축하여 집에 데려다주고는 침대에서 그녀가 자는 것을 보고 나온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날이 벌써 2년 전이었다. 정수는 지금 생각해도 자신이 왜 그랬는지 알지 못한다. 힘이 들었다면 서로 만나는 횟수를 조율할 수도 있었지만 왜 갑자기 도망을 치듯이 헤어졌는지? 정확하게 말을 하면 그것은 일방적으로 기피한 것이었다. 헤어지자고 말을 한 적도 없었다. 자신이 현실을 도피하기 위하여 가방하나만 덜렁 들고 서울로 와 버린 것처럼, 한 여자를 사랑한다고 수없이 말하면서도 무참히 짓밟아버리는 그런 남자였다.

 

  나리가 편의점을 그만 두고, 뜨락을 인수하여 시크릿으로 간판을 바꾸어 술집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것도 1년 6개월 전의 일이었다.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건강한지? 살아있기는 한지? 궁금해졌다. 사랑한다고 말을 했지만 그 말을 지키지 못한 남자가 정수였다. 나리를 잊고 살았던 정수는 그녀가 생각날수록 그녀에 대한 미안함이 솟구쳤다. 결국은 잠깐 가지고 논 것에 불과했다. 다르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사랑이라는 거짓의 가면을 둘러쓰고 한 여자를 농락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자신으로 인하여 그녀는 많은 사람들에게 우스운 여자가 되어버렸다. 도도한 여자가 하루아침에 바보가 된 꼴이었다.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여자, 결코 자존심 강한 나리에게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였다.

 

  그렇게 불리도록 만든 장본인이 바로 송정수였다. 정수는 2년이 지난 지금 나리가 보고 싶어졌다. 아니 궁금해졌다. ‘아직 그 2층집에는 살고 있는지? 밥은 먹고 있는지? 잠은 잘 자는지?’ 별 쓸데없는 생각들이 머리에 가득 찼다. 지금 그런 염려가 왜 생길까? 그래, 그 남자 때문이야. 죽은 조정학, 그 남자가 나리를 생각하게 했다. 다시는 생각해서는 안 될 여자, 다시는 만날 수도 없는 여자,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쳐도 미안해서 차마 쳐다볼 수도 없는 여자가 바로 나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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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하 17-07-21 11:25
 
나쁜 남자가 정수군요. ㅎ
마치 드라마를 본는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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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쨈 17-07-22 03:35
 
갈수록 흥미진진... 단숨에 읽겠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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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17-07-29 17:21
 
좀 이야기 전개가 억지스럽네요.... 정수가 나리와 만나 갑작스레 사랑에 빠지게 된 것도 그렇고 별 이유없이 헤어지는 것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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