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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순환 - 1
작성일 : 17-02-10 19:26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3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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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숲은 계속 불타고 있었지만, 리코는 타나를 보낸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연기의 흐름을 봐선 불은 지금 있는 자리를 빗겨갈 거라 예상되었다.

 

 리코는 적이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렸다. 나무가 타는 소리와 자욱한 연기 때문에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검사로서의 감이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어차피 내가 목적이잖아.”

 

 리코는 그렇게 말하며 짐을 바닥에 던졌다. 그리고는 칼을 땅에 꽂아둔 채 소드벨트까지 풀었다. 그러자 불 속에서 덩치 큰 사내가 걸어 나왔다. 그는 머리를 빡빡 밀었고, 왼쪽 귀가 없었다. 리코도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렌더.”

 

 리코를 보는 렌더의 얼굴에 잔혹한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그을음이 묻은 로브를 벗어던지곤 칼을 뽑아들었다.

 

 “악이 제 발로 나타날 줄이야. 오늘은 운이 좋군.”

 

 “운이 좋다고? 정의가 거짓말은 용서 하나보지?”

 

 그 말에 렌더의 눈썹이 움찔했다.

 

 “아무래도 이해가 가질 않더군. 왜 자고 있는 우리를 기습했을까. 그런데 생각해보니 전제가 잘못된 거였어. 너는 기습으로 우리를 해치길 기대한 게 아니라, 우리 손으로 다른 판관들을 치우고 나와 단둘이 만날 기회를 만들려 한 거야.”

 

 렌더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왜지?”

 

 리코가 재차 묻자 렌더는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그야 네놈이 한스의 제자니까!”

 

 그러면서 동시에 칼을 휘둘렀다. 리코는 대화중에도 렌더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덕분에 뒤로 거리를 벌리면서 렌더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렌더는 칫 하고 혀를 차고는 왼손을 한번 휘둘렀다. 그러자 갑자기 치솟은 화염이 두 사람 주변을 둥글게 감쌌다.

 

 “생각해보니 내 칼로 그를 꺾은 게 아니더군. 그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찜찜해졌어. 그러니 제자인 너라도 꺾어서 이 기분을 떨쳐야겠더라고.”

 

 리코는 렌더의 두 눈을 보았다. 거기엔 이성과 논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광기와 열등감만이 있을 뿐이었다.

 

 미친놈 하나가 설친다고 두렵진 않았다. 하지만 그의 칼은 두려워해야 마땅했다. 그건 길이로 놓고 보면 칼보단 폴암에 더 가까웠다.

 

 당연한 말이지만, 무기는 길수록 유리하다. 칼이 쓰이는 이유는 단지 휴대하기 더 편해서였다. 때문에 전쟁터에서는 폴암이 주무기고 칼은 부무장이었으며, 평시에는 폴암이 거추장스러우니 칼을 호신용으로 차고 다니는 것이다.

 

 렌더는 길이 차를 십분 활용했다. 정신 상태와는 별개로, 그는 충분한 실력과 경험을 가진 검사였다. 그는 일부러 칼을 좌우로 빠르게 휘두르기만 했고, 리코는 거기에 대항해 어쩌질 못하고 뒷걸음질만 쳤다.

 

 피하기만 하던 리코는 창을 상대할 때 으레 그러는 것처럼 오른손을 가드 너머로 걸쳐 잡아보았다. 그러면 휘두르는 힘이 강해져서 찔러 들어오는 창대를 걷어낼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자세를 고쳐 잡았다. 창대는 손에 닿아도 다치지 않지만, 저건 칼이었다. 잘못하다가는 자신이 시도한 공격에 자기 손이 다칠 수 있었다.

 

 ‘생각해라, 생각!’

 

 리코는 뒤로 물러나며 머리를 쥐어짰다. 그러다보니 점점 더 불의 벽에 등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죽어!”

 

 리코가 더 이상 물러서지 못할 정도까지 뒤로 가자, 렌더는 칼을 높이 치켜들고 수직으로 내리쳤다. 리코는 칼을 비스듬히 기울여 렌더의 공격을 빗겨내는 동시에 사선으로 걸어 나가 몰린 곳에서 벗어났다.

 

 “쥐새끼야,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을 거라 생각 하냐?”

 

 렌더는 실실 웃으면서 다시 리코를 향해 칼을 좌우로 휘둘렀다. 리코의 머릿속엔 렌더의 말 같은 건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는 오직 아까 칼을 빗겨내면서 손에 남은 감각을 되새기고 있었다.

 

 ‘할 수 있어.’

 

 리코는 그렇게 생각했다. 기예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면 할 수 있는 것도 실패하기 마련이었다.

 

 이번에는 공격을 피하면서 일부러 뒤로 물러섰다. 곧 아까와 같이 등 뒤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렌더는 다시 한 번 칼을 내리쳤고, 리코는 오히려 렌더에게 가까이 다가가면서 칼을 수직으로 높이 치켜들었다. 방금 전 자신이 느낀 게 확실하다면, 저 무거운 칼도 왕관 자세로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묵직한 충격과 함께 렌더의 칼은 크로스가드에 걸려 머리 위에서 멈췄다. 그러자 당황한 건 오히려 렌더였다.

 

 “뭐 이런…….”

 

 렌더는 힘으로 찍어 누르려 했다. 그러자 리코도 다른 기술을 걸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왕관 자세 그대로 버티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렌더는 곧 뒤로 물러나려 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다시는 승기를 잡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리코는 필사적으로 따라 붙었다. 그렇게 되자 불 가까이 가게 된 건 오히려 렌더가 되었다.

 

 리코는 렌더가 다른 공격 생각해내기 전에 먼저 움직였다. 그는 오른손을 칼의 면 쪽으로 넘고는 손바닥을 쭉 편 상태로 칼끝을 향해 미끄러트렸다.

 

 하프 소딩 자세가 되자 버티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리코가 거리를 더욱 좁히며 들어가자 렌더는 뒤로 물러나려 했다. 하지만 자기가 만든 불의 벽에 뒤는 막혀 있었다. 리코는 렌더의 칼을 세차게 밀쳤다. 렌더의 칼이 주인의 머리 가까이까지 떠올랐다.

 

 리코는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신장 차 때문에 퍼멀이나 가드로 렌더의 얼굴을 치기는 힘들었지만, 칼날로 손을 찍는 건 충분히 가능했다.

 

 리코가 하프 소딩 상태로 휘두른 칼날은 그대로 렌더의 오른손에서 엄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들을 단번에 찍어버렸다. 렌더는 짧게 비명을 지르며 불 속으로 뒷걸음질 쳤다. 손가락 두개는 이미 잘려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나머지 두개는 살가죽에 매달려 대롱거렸다. 그마저도 불 속에서 화상을 입어 앞으로 제 역할을 하긴 불가능해 보였다.

 

 렌더는 칼을 놓아버린 채 손을 움켜쥐곤 땅을 데굴데굴 굴렀다. 옷가지에 붙은 불은 곧 꺼졌지만, 그는 흙으로 잔뜩 더럽혀졌다.

 

 리코는 조금 떨어져서 그를 지켜보았다. 그의 칼은 손잡이가 다 탄 채 검신만 불 속에서 달궈지고 있었다. 다른 무기는 없는 걸로 봐선 이제 그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오른손까지 저렇게 되었으니, 검사로서의 삶은 끝난 셈이었다.

 

 “이제 끝이다.”

 

 리코는 칼을 짚으며 그렇게 말했다. 잔뜩 웅크린 렌더가 리코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만이 가득했다. 무슨 조화인지는 모르겠지만, 두 사람을 둘러싸고 있던 불이 조금씩 약해지더니 이내 꺼져버렸다.

 

 “내 스승을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를 해주마.”

 

 그러면서 숲 저쪽을 가리켰다.

 

 “살아서 돌아가라. 나는 스승 대부터 이어진 나쁜 순환을 내 손으로 끊겠다. 너는 그것을 계속 이으려 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그것을 모두 물리쳐 끊어버리겠다.”

 

 리코는 침을 한번 삼키고는 말을 이었다.

 

 “그것이 내 스승의 뜻이었으며, 이건 스승의 뜻을 이어받은 내가 너에게 주는 가장 큰 복수다.”

 

 리코는 뒤돌아서 친구들이 간 쪽으로 걸어 나갔다. 등 뒤에서는 짐승과 같은 울부짖음이 들려왔다.

 

 “내 귀를 자른 놈은 마누라까지 태워 죽였어!”

 

 리코가 걸을수록 렌더가 울부짖는 소리는 점점 멀어졌다.

 

 “기필코 복수해주마!”

 

 마지막은 그런 말인 것처럼 들렸지만, 리코는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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