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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드워프 마을 - 5
작성일 : 17-01-16 19:17     조회 : 335     추천 : 0     분량 : 3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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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훨리가 발견된 건 갱도가 복구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들것에 실려 밖으로 나온 그의 모습은 처참했다. 오른팔은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고, 양 다리는 이상한 각도로 꺾여있었다. 어느 한구석 성한 곳이 없었다. 밝은 곳으로 나오자 그는 잠깐 의식이 돌아왔다.

 

 “타나…….”

 

 그의 말을 들은 누군가가 타나를 불러왔다. 훨리는 오른손을 들어 타나 쪽으로 향하려다 이내 그것이 사라졌다는 걸 깨달았다.

 

 “그걸 되찾아와. 이라스토가 그걸 가져갔어.”

 

 “무얼요?”

 

 “불의 씨앗…….”

 

 그 말을 하곤 훨리는 다시 의식을 잃었다. 그는 곧 병동으로 옮겨졌다. 아무리 드워프라 해도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라 마을엔 병동으로 쓰는 건물이 따로 있었다. 의사는 너무 늙어서 허옇게 샌 수염이 몇 가닥 남지 않은 데다 눈도 잘 보이지 않는 드워프였다. 그는 노련한 솜씨로 붕대를 감고는 안정을 위해 문병객들을 모두 내쫓았다. 안에 있을 수 있는 건 가족들뿐이었다.

 

 타나의 머릿속에는 아버지가 남긴 말만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바람을 쐬려 병실 밖으로 나갔다.

 

 “훨리는 좀 어때?”

 

 에테라가 묻자 타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천천히 다가와서 타나를 껴안았다. 옆에 있던 레나도 와서 두 사람을 안았다. 타나는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이라스토는 찾았나요?”

 

 타나의 말에 레아의 표정이 심하게 구겨졌다. 그녀의 눈에는 분노를 넘어선 증오와 혐오가 가득 담겨 있었다.

 

 “아버지가 말했어요. 이라스토가 불의 씨앗을 가져갔다고. 그걸 되찾아야 한다고. 그게 뭔지 아시나요?”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보았지만 둘 다 모르는 모양이었다.

 

 “이라스토를 추적하면 알 수 있을 거야.”

 

 레아는 타나의 말을 듣자마자 결심한 듯 했다. 그러면서 에테라를 돌아보았다.

 

 “내 마지막 여행이 이런 식이 될 줄은 몰랐는데…….”

 

 그녀의 목소리는 의외로 단조로웠다. 마치 억지로 감정을 숨기는 듯한 느낌이었다.

 

 “괜찮다면.”

 

 그렇게 말하며 다가온 건 리코였다. 그는 지금까지 세 사람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저도 같이 가겠습니다.”

 

 타나는 처음으로 그가 감정이란 걸 내비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아주 조금이나마 연민이 담겨있었다. 어쩌면 스승을 잃었을 때의 느낌을 지금 다시 되새기고 있는지도 몰랐다.

 

 “지금 이게 다 무슨 소리야!”

 

 그렇게 소리 지른 건 어머니였다. 그녀는 어느새 병실을 나와 타나들이 있는 곳에 와 있었다.

 

 “아버지 곁을 지키는 것도 모자랄 판에 어딜 가려고?”

 

 타나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는 게 얼마만인지 생각도 나지 않았지만, 이렇게 다시 대화를 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해본 적 없었다.

 

 “아버지가 부탁했어요.”

 

 “의식도 없는 사람 헛소리를 지키려고? 정신 좀 차려.”

 

 타나는 천천히 어머니 앞으로 다가섰다. 그녀는 엄마 품보다 작은 어린애가 아니었다. 이젠 어머니 정수리도 내려 볼만큼 컸다.

 

 “그래도 아버진 한 번도 나무란 적이 없어요.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것도, 내 멋대로 하는 것도, 여자랑만 자는 것까지도요. 어머니는 달랐죠.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항상 나를 주물마냥 틀에 찍으려고 했죠. 이젠 끝이에요. 전 떠날 거니까.”

 

 “어떻게 자식이 감히 부모 말을 어기려고!”

 

 타나는 열이 올라서 새빨간 어머니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전 복수의 권리를 행사할 겁니다. 아버지의 가장 가까운 핏줄은 저니까요. 그렇게 전통 좋아하시면 저도 전통대로 떠날게요.”

 

 그러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방에는 싸다 만 짐이 침대 위에 그대로 있었다. 급히 올라와서인지, 흥분해서인지 타나의 숨은 거칠었다.

 

 “들어가도 될까?”

 

 그 목소리는 에테라였다. 타나가 허락하자 그녀는 천천히 둘러보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멋진 방이구나. 떠나기 아쉬울 거야.”

 

 “혹시 저를 말리려고 하시는 거면…….”

 

 “아니, 전혀 아니야. 오히려 난 너랑 같이 가고 싶은걸.”

 

 그러면서 에테라는 타나의 짐들을 살폈다.

 

 “짐 싸는 게 처음인가 보네.”

 

 “네…….”

 

 타나는 자기 얼굴이 화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눈앞에 있는 전설에 괜히 주눅이 들었다.

 

 “부끄러울 거 없어. 나도 처음엔 그랬으니까. 어디보자……. 옷은 갈아입을 거 하나면 돼. 속옷도 마찬가지고. 여행하면서 빨래 같은 거 할 틈은 거의 없으니까, 보통은 그냥 입은 채로 땀을 말리고 말거든. 더러운 것보다 젖는 걸 더 걱정해야 할 거야. 잘못하면 얼어 죽으니까.”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타나를 바라보았다.

 

 “이런 지저분한 이야기는 잘 안 알려졌지? 멋진 모험 뒤엔 항상 그런 고충들이 숨겨져 있어. 그리고 신발은 잘 맞는 걸로 준비해야해. 되도록이면 물이 안 새고 튼튼한 거로. 양말은 꼭 여러 벌 챙기고. 젖은 양말 신은 채로 걷다가는 발이 썩거든.”

 

 그리고는 한쪽 구석에 있는 음식들을 바라보았다.

 

 “보존식은 아니지만, 네 사람이 오늘 내일 먹을 거니까 괜찮겠지. 그러고 보니 돈은 뭐로 챙겼어?”

 

 “금 조금이요. 그게 부피가 작아서요.”

 

 “저쪽에서 금은 쓰기 어려울 거야. 기껏해야 상단하고 거래하는 마을이면 모를까. 그걸 갑옷에 쓰는 철편으로 바꿔놓으렴. 경계 저쪽에선 그게 화폐나 마찬가지니까. 거기는 좋은 철이 나지 않거든.”

 

 타나는 에테라가 말하는 대로 짐을 쌌다. 그러는 사이 에테라는 타나의 칼을 살펴보았다.

 

 “멋진 칼이구나. 망치 마크를 보니 훨리 작품이네.”

 

 그녀는 짐을 다 싼 타나에게 칼을 건네었다.

 

 “조금 커도 좋으니까 칼집이 있어야겠다. 여긴 서늘해서 괜찮겠지만, 아래에선 녹이 금방 슬어버리거든. 그리고 기름 잔뜩 먹인 손수건도 하나 준비해서 틈이 날 때마다 닦아줘야 해.”

 

 에테라는 그렇게 말하고 방 밖으로 나가다가 다시 뒤돌아섰다.

 

 “참, 훨리도 그랬었는데 혹시라도 갑옷이랑 투구는 챙길 생각 하면 안 돼. 그거 다 입고 걷다간 금방 퍼져버리니까. 요즘은 퍼진다고 안 하고 나가떨어진다고 하던가? 어쨌든, 최대한 가볍게 입고 나오렴. 나는 밖에서 기다릴 테니까.”

 

 그녀의 발소리가 아래로 멀어졌다.

 

 타나는 배낭과 칼을 보며 심호흡했다. 어머니에겐 호기롭게 말했지만,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여기 계속 있을 수는 없었다. 이러는 동안에도 이라스토는 저 멀리로 사라지고 있을 테니까.

 

 타나는 에테라의 말대로 적당히 맞는 칼집을 하나 찾아서 옆에 찼다. 허리와 등으로 느껴지는 무게감은 익숙지가 않았지만, 곧 적응할 수 있을 거란 느낌이 들었다. 다시 한 번 뒤를 돌아 집을 한번 살펴보고는 문을 열어 밖으로 나섰다. 환한 햇살이 그녀를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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