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레돈도
작가 : Bruce
작품등록일 : 2017.1.11

수염이 풍성한 바이섹슈얼 드워프 여성과 1000살 넘은 엘프 할머니와 재미없는 농담을 하는 중년 마법 여교수와 칼에 미쳐있는 청년의 모험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3
작성일 : 17-01-25 19:16     조회 : 336     추천 : 0     분량 : 351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누가 하겠나?”

 

 하지만 이번엔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리코의 솜씨에 겁을 먹은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셋이 동시에 하나를 상대해야한다는 사실에 대한 무언의 항의인지도 모른다. 결국 아르무스가 세 사람을 직접 지목하자 그들은 마지못해 앞으로 나섰다. 셋 다 젊은 늑대 수인이었는데, 롬의 것과 비슷하게 생긴 칼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다들 그걸 한 자루씩만 가지고 있었다.

 

 세 명 다 힘은 좋아보였지만, 롬과 같은 기예나 경험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이 가로로 늘어서서 포위하려 들어오자, 리코는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리코가 휘두른 칼을 맞받아쳤다. 수인들의 칼에는 가드가 없었다. 리코는 원한다면 지금 바로 칼날을 타고 쭉 내리쳐서 손을 베어버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고 칼을 맞붙인 채 오른쪽으로 돌았다. 그러자 세 사람은 일렬종대로 늘어서는 모양이 됐다. 앞에 있는 아군 때문에 뒤에 있는 자들은 함부로 칼을 휘두를 수 없었다.

 

 리코는 손 안에서 칼을 돌려 날 면으로 상대를 내리쳤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정수리에 칼을 맞은 적이 기절했다. 동시에 리코는 앞으로 쭉 뻗은 칼끝을 그대로 유지한 채, 팔꿈치를 안쪽으로 모으면서 앞날을 위로 향했다. 가드가 세로로 반듯하게 섰다. ‘두 개의 뿔’이라는 자세였다. 칼끝은 자연스럽게 두 번째 적의 코앞에 있었다. 칼날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자 그는 서둘러 뒤로 물러서다 뒤에 있던 동료에게 걸려 넘어지며 칼을 놓치고 말았다.

 

 리코는 칼을 수직으로 들고 마지막 적을 향해 내리쳤다. 상대는 머리 위에서 칼을 비스듬하게 기울여 리코의 칼을 빗겨냈다. 리코는 왼손을 퍼멀에서 떼고 적의 오른손을 자신의 오른쪽 방향으로 쭉 밀었다. 적이 균형을 잃으며 빈틈을 훤히 드러냈다. 리코가 상대의 머리를 향해 퍼멀을 내리찍으려는 순간, 적은 칼을 놓고 왼손을 쫙 펴서 들어올렸다. 항복의 표시였다.

 

 리코는 손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두 사람이 기절한 사람을 끌고 사라졌다. 명백한 승리였다.

 

 아르무스가 일어서자 앞에 있던 자들이 좌우로 갈라섰다. 그러자 그와 리코 사이로 길이 생겼다. 아르무스는 천천히 걸어 나와 리코 앞에 섰다. 리코가 그를 올려다보기 위해 고개를 뒤로 쭉 젖혀야 할 정도였다. 아르무스는 리코를 노려보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의 손을 잡아 위로 들어올렸다.

 

 “이 명예로운 전사를 손님으로 맞이하겠다!”

 

 지금까지 리코를 지켜보던 세 사람은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낮에 결투장이였던 곳이 밤에는 축제장이 되었다. 수인들은 공터 한가운데 크게 불을 피워놓고 북소리에 맞춰 그 주변에서 춤을 췄다. 아르무스는 자리에서 내려와 땅바닥에 앉았다. 그는 부하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고 있었다. 일행은 그의 옆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뭇 사내들이 리코와 말을 붙이려 계속 술을 가지고 왔다. 리코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그들이 주는 잔을 계속해서 받아 마셨다.

 

 “휴…… 진짜 어떻게 되는 줄 알았어.”

 

 에테라의 말에 다른 일행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무스가 그걸 보고는 껄껄거렸다.

 

 “이제 하는 말이지만, 진짜로 해칠 생각은 없었어. 대전쟁은 저 꼬마가 태어나기도 전이었으니까.”

 

 그리고는 커다란 손바닥으로 리코는 등을 퍽퍽 두드렸다. 난데없이 얻어맞은 리코는 작게 신음했다.

 

 “엄살은……. 너 정도 전사면 충분히 견딜만한 정돈데. 그나저나 칼솜씨가 정말 대단다더군. 누군한테 배운 거야?”

 

 “한스 선생님이요.”

 

 “한스? 그게 다야? 성은?”

 

 “어…… 물어본 적 없는 거 같은데…….”

 

 “경계 저쪽에서 땅 파고 사는 사람 절반은 한스겠다. 스승 성도 모르다니. 넌 천재 아니면 미친놈이야. 아니면 둘 다든가.”

 

 에테라는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자리에서 리코의 스승이 대전쟁에 참가했던 기사란 게 들켜서 좋을 건 없었다.

 

 그때 누군가 이쪽으로 다가왔다. 낮에 싸웠던 롬이었다. 그는 잔을 두 개 들고 와서는 하나를 리코에게 건넸다.

 

 “훌륭한 솜씨더군.”

 

 리코는 고개만 끄덕이곤 같이 잔을 비웠다. 오래 묵힌 과실주의 향이 목구멍을 타고 코로 올라왔다.

 

 “롬은 내 수하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돈데, 설마 진짜 이길 줄은 몰랐어.”

 

 “다음에 한 번 더 부탁하지.”

 

 롬은 그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그의 뒷모습이 어둠 속으로 조용히 사라졌다.

 

 “롬은 대전쟁 때 가족을 모두 잃었어. 그가 마지막 남은 잿빛늑대 씨족이지.”

 

 아르무스의 목소리에는 많은 감정이 담겨있었다. 안타까움, 씁쓸함, 그리고 약간의 분노와 회한. 그는 잔을 비우고는 숨을 깊이 내쉬었다.

 

 “그 전쟁으로 너무 많은 피가 흘렀어. 너도 그 자리에 있었다지?”

 

 아르무스가 에테라를 바라보았다. 이때까지 술은 손도 안 댔던 그녀가 단숨에 자기 잔을 비웠다.

 

 “난 끝까지 그들을 말리려 했어. 이렇게 많은데 그냥 나눠 가지라고. 하지만 왕은 내 말을 듣지 않았지.”

 

 “널 탓하는 게 아니야. 용맹왕은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인물이 아니었으니까. 별명대로 잘 싸우긴 했지만, 왕좌보다는 선봉이 더 어울리는 자였어. 그런 놈이 왕이었던 시대에 사는 건 자연재해 같은 거라고. 누가 홍수를 탓할 수 있나, 그저 부지런히 둑을 쌓아야지.”

 

 그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딘가 잔혹해 보이는 웃음이었다. 그 표정에서 감출 수 없는 야성이 느껴졌다.

 

 “그리고 결국 내 손에 죽었고.”

 

 옆에 있던 다른 늑대 수인들이 그 말에 맞춰 하울링을 했다. 멀찍이 떨어져있던 다른 수인들은 영문도 몰랐지만 크게 환호했다. 축제의 열기가 더욱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타나는 내색하진 않았지만 속으로는 초조해하고 있었다. 이러고 있는 사이에도 이라스토는 저 멀리 달아나고 있을 터였다. 서두르지 않으면 그를 영영 놓칠 것만 같았다.

 

 “괜찮아?”

 

 타나를 보고는 에테라가 말을 걸었다. 그녀는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그저 미소만 짓고 있었다.

 

 “이라스토라면 자기 성으로 갔을 거야.”

 

 그렇게 말한 건 레아였다. 그녀 또한 타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이 가는 모양이었다.

 

 “그는 왕이니까. 언제나 의무가 우선이니까.”

 

 레아의 목소리에는 증오가 묻어나오고 있었다. 에테라는 그런 레아를 진정시키려 애썼다.

 

 “레아, 조금만 진정하고…….”

 

 “피붙이도 우리들보다 많은 걸 나누진 않았을 거야. 그는 변했어. 훨리의 일도 그래.”

 

 그러면서 그녀는 타나를 바라보았다.

 

 “네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게 무엇이든 간에, 아주 중요한 물건이었을 거야. 아마 내놓지 않으니까 그렇게…….”

 

 그러다 말을 멈추고 타나의 표정을 살폈다.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스치는 걸 보고는 타나는 목소리 톤을 낮췄다.

 

 “미안…….”

 

 “괜찮아요.”

 

 레아는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밤공기 사이로 그녀의 숨이 퍼져나갔다.

 

 “넌 정말 훨리를 빼닮았어. 정말 위험할 때 너의 굳은 의지와 강한 심장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그러면서 레아는 미소를 보였다. 눈과 입가에 생긴 주름들이 세월의 흔적을 말해주고 있었다. 타나는 거기서 모성과 비슷한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자기가 그걸 느껴본지 너무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아버지는 의식이 돌아왔는지, 보리는 울고 있진 않는지, 심지어 끝까지 자신을 만류했던 어머니의 얼굴까지 떠올랐다. 고향에서 먼 곳에 있으니 거기서의 갈등들도 먼 것처럼 느껴졌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 공지 2017 / 2 / 16 741 0 -
29 순환 - 5 2017 / 2 / 16 568 0 4863   
28 순환 - 4 2017 / 2 / 15 501 0 5431   
27 순환 - 3 2017 / 2 / 13 322 0 3397   
26 순환 - 2 2017 / 2 / 11 344 0 4769   
25 순환 - 1 2017 / 2 / 10 337 0 3397   
24 리코 - 5 2017 / 2 / 8 352 0 6425   
23 리코 - 4 2017 / 2 / 7 330 0 4359   
22 리코 - 3 2017 / 2 / 6 302 0 3545   
21 리코 - 2 2017 / 2 / 4 340 0 3558   
20 리코 - 1 2017 / 2 / 3 316 0 3711   
19 그림자 - 5 2017 / 2 / 2 415 0 5158   
18 그림자 - 4 2017 / 2 / 1 455 0 3581   
17 그림자 - 3 2017 / 1 / 31 359 0 3360   
16 그림자 - 2 2017 / 1 / 30 353 0 3122   
15 그림자 - 1 2017 / 1 / 28 425 0 4343   
14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5 2017 / 1 / 27 399 0 3918   
13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4 2017 / 1 / 26 452 0 3491   
12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3 2017 / 1 / 25 337 0 3519   
11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2 2017 / 1 / 24 399 0 3516   
10 소금사막의 생존자들 - 1 2017 / 1 / 23 345 0 3571   
9 손바닥 아래 - 4 2017 / 1 / 21 347 0 3634   
8 손바닥 아래 - 3 2017 / 1 / 20 349 0 3461   
7 손바닥 아래 - 2 2017 / 1 / 19 533 0 3520   
6 손바닥 아래 - 1 2017 / 1 / 18 357 0 3544   
5 드워프 마을 - 5 2017 / 1 / 16 336 0 3154   
4 드워프 마을 - 4 2017 / 1 / 14 425 0 3346   
3 드워프 마을 - 3 2017 / 1 / 13 384 0 3310   
2 드워프 마을 - 2 2017 / 1 / 12 401 0 3274   
1 드워프 마을 - 1 2017 / 1 / 11 571 0 3308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