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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악동 카쟝: 세상을 바꾸는 도둑들
작가 : 꾸마네
작품등록일 : 2022.2.18

부유 도시 '마루'와 빈곤 도시 '달구'.
고위인사들의 욕망과 탐욕으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고, 달구 시민들의 불만도 최고조에 이른다.
도둑계의 악동 '카쟝'과 그의 동료 '리브'. 그들이 원하는 것은 '부(富)의 재분배'다.
세계 최고 회사 '명장제약회사'의 사장 '백민관'. 그는 언제나 '젊음'을 갈구한다.
도적단 중 가장 악랄한 '흑사단'과 그들의 수장 '흑사'. 그의 목적은 언제나 '돈'.
진짜 도둑은 누구인가? 도둑을 뛰어넘는 도둑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ii858@naver.com

 
그들의 일
작성일 : 22-03-05 19:10     조회 : 63     추천 : 0     분량 : 7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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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안에 관람객은 많았어?"

 "곧 폐관시간이라 그런지 거의 없었어."

 "경비는 어땠어?"

 "형이 계산한 대로였어. 그 사람들 그대로 경비를 서고 있더라고. 원래 세웠던 계획대로 진행하면 될 것 같아."

 "그 외에 특이했던 사항은?"

 "없었어."

 "오케이. 20분만 있으면 미술관이 끝나니 그때까지 자리를 옮겨서 기다리자."

 

 '치'자 돌림 형제들은 또다시 승합차에서 하차했다. 이번엔 카쟝도 함께 내렸다. 카쟝은 자신도 그들의 활동에 참여하는 건가 싶어 두근거렸다. 하지만 단순히 5형제 중 그를 감시할 사람이 없어서 그냥 데리고 나온 것이었다. 그들은 미술관 측면에 위치한 화장실로 다가가 창문 밑에 몸을 숨겼다.

 

 15분을 묵묵히 기다리니, 미술관이 문을 닫고 내부 전등이 하나둘씩 꺼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미술관은 어둠과 고요의 공간으로 바뀌어있었다. 하지만 중절치는 나머지 형제들을 여전히 대기시켰다.

 

 "조금 더 기다리자."

 

 카쟝을 못 잡아먹어 안달인 소구치와 견치도 중절치의 말은 고분고분 들었다. 그렇게 30분을 침묵 속에서 기다렸다.

 

 "중절치 형?"

 

 측절치의 목소리였다. 그의 음성은 중절치의 옷에서 들려왔다. 중절치는 주머니에서 무전기를 꺼냈다.

 

 "어, 해제했어?"

 "지금 막 해제했어."

 

 중절치는 드디어 작전 개시 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5분 동안은 경보가 울리지 않을 거야. 신속하게 끝내자."

 

 끼익-

 

 측절치가 안에서 화장실 창문을 열었다. 중절치는 그 창문을 넷째, 다섯째 동생에게 가리켰다. 소구치와 견치는 목줄 풀린 사냥개처럼 창문으로 달려들었다. 견치는 마른 몸집 덕분에 창문 틈으로 쏘옥 들어갔으나 소구치는 근육 탓에 대구치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들이 창문으로 들어가고 밖에는 중절치와 대구치, 그리고 카쟝만 남아있었다. 카쟝은 그제야 숨통이 좀 트이는 것 같았다.

 

 "5분 안에 미술품을 훔치려는 거예요? 건드리기만 해도 경보가 울리고 경비원들이 죄다 달려올 텐데요."

 

 대구치가 카쟝을 내려다봤다.

 

 "중절치는 불가능한 일은 절대 시키지 않아. 다 계산해놓고 시키는 거야."

 

 중절치도 카쟝을 쳐다봤다.

 

 "오늘 야간 순찰을 맡은 경비원은 총 5명. 한 명은 계단 오르기 힘들 정도로 무릎이 안 좋은 노인, 한 명은 50m도 뛰지 못할 것 같은 과체중, 그나마 위협적인 나머지 두 명은 방금 들어간 두 사람이 처리했을 거야."

 "그럼 네 명이네요. 나머지 한 명은요?"

 

 중절치는 손가락을 들어 미술관 바깥쪽 저 멀리를 가리켰다. 카쟝도 그의 손가락을 따라 눈길을 돌렸다. 멀리서 한 남자가 손에 도넛박스를 들고 흥겹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귀에 이어폰을 낀 채 어깨를 덩실거렸다.

 

 "저 사람은 저녁식사거리를 꼭 근무하러 오기 전에 사오더라고. 지각이 생활화되어있는 사람이지. 지금도 지각한 주제에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오고 있잖아? 우리한텐 더없이 좋은 조건이야."

 "그래도 요즘 미술관 액자는 센서가 달려있어서 미술품에 손을 대는 순간 반응을 할 거예요. 경보가 울리면 경찰이 올 거고요."

 

 중절치는 호기심이 왕성한 카쟝을 보고 있자니 견치과 소구치가 무척 보고 싶어졌다.

 

 "두 사람이 얼른 돌아와야 할 텐데."

 

 카쟝은 말을 잃었다. 하지만 대구치만은 카쟝의 편이었다.

 

 "자꾸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알겠어. 강일호 씨가 한 말도 맞긴 한데, 그건 예술품을 액자에서 직접 빼낼 때 이야기야. 우리는 공기를 압축시킨 바람으로 미술품을 액자 자체에서 바로 잘라내. 그래서 센서엔 감지가 되지 않지."

 

 액자와 그림을 분리해서 빼내는 것이 아니라 액자에서 통째로 잘라낸다는 의미였다. 그들이 범행방법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벌써 3분이 지나있었다.

 

 "시간이 꽤 지났어. 이제 우리 쪽도 준비를 해야 해.“

 

 

 중절치를 선두로 세 사람은 원래 있던 승합차로 향했다. 카쟝은 다리에 묶인 테이프로 인해 뒤쳐진 채 뒤뚱거렸다. 대구치는 그런 카쟝을 보다 못해 다가갔고 그를 번쩍 들었다. 대구치는 카쟝을 어깨에 얹고 승합차까지 걸어갔다.

 

 그 사이 중절치는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위해 열쇠를 꽂았다. 섣불리 시동을 걸지 않는 이유는 괜한 소리로 다른 이들의 이목을 끌기 싫어서였다. 세 사람은 미술관을 주시하며 숨을 죽였다. 그 순간이었다.

 

 삐요옹- 삐요옹-

 

 미술관 전체에 경보기가 울렸고 내부 곳곳에서 불이 켜졌다.

 

 “어떻게 된 거지?”

 “실수했나 봐.”

 

 부릉-

 

 중절치는 곧바로 시동을 걸었다.

 

 “이 두 형제는 일을 조용히 끝내는 법이 없군.”

 

 10초 뒤 화장실 창문을 깨고 견치, 소구치, 뒤이어 측절치까지 튀어나왔다. 견치의 오른손에는 그림 한 장이 들려있었다. 소구치는 측절치를 옆구리에 끼고 견치와 함께 전력 질주했다. 그들이 달려오는 동안 대구치는 승합차의 문을 미리 열어 놨다. 그는 세 형제가 승합차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문을 닫았다. 중절치는 지체 없이 악셀을 밟았다.

 

 “뭘 어떻게 했길래 경보가 울린 거야?”

 “미안. 순간 딴 데 정신이 팔려서.”

 “작업 중에 집중력을 잃으면 어떡해?”

 

 중절치는 한 번의 감속 없이 공원을 빠져나갔다. 견치는 억울하다는 듯이 혀를 한 번 찼다.

 

 “그 녀석이 왔었어.”

 “그 녀석?”

 “응. 제이.”

 

 카쟝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제이?’

 

 그 이름을 들은 중절치는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머지 형제들도 모두 그 이름을 아는 듯한 눈치였다. 그들은 곧 큰 도로로 진입했다. 목적지를 향해 쉴 새 없이 달리던 도중에 측절치가 소리쳤다.

 

 “뒤에 오토바이가 따라와!”

 

 중절치는 사이드미러를 확인했다. 검은 오토바이 한 대가 그들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그 오토바이엔 검은 실루엣의 사람이 타고 있었다.

 

 “성가신 녀석. 다들 꽉 잡아.”

 

 중절치는 악셀을 최대로 밟았다. 승합차로 엄청난 속도가 붙었다. 차에 날개를 달면 하늘로 뜰 법한 속력이었다. 수풀 속 치타처럼 승합차는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들을 하나씩 제치며 전진했다. 그러나 오토바이와의 거리는 점차 좁혀졌다.

 

 “형. 내가 해결해볼게.”

 

 견치는 갑자기 권총을 꺼내들었다. 측절치는 그런 견치를 말렸다.

 

 “괜한 소란 만들지 마!”

 “이미 소란은 만들어졌어.”

 

 견치는 측절치의 경고를 무시하고 창문을 열었다. 그는 오토바이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알은 오토바이의 바퀴를 아쉽게 빗나갔다. 견치가 재장전하자 옆에서 소구치가 손을 내밀었다.

 

 “총 이리 줘봐.”

 

 소구치는 견치에게서 총을 받았다. 이번엔 소구치가 오토바이를 향해 총구를 겨눴다. 불편한 자세에서도 그의 팔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탕!

 

 총알이 오토바이 전조등을 완전히 깨뜨렸다. 운전자는 당황했는지 차체가 흔들렸고 뒤이어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리다가 결국 도로에 쓰러졌다.

 

 “임무 완수.”

 

 소구치는 창문을 닫았다. 하지만 모두 경계를 풀지 않고 주위를 둘러봤다.

 

 “경찰은 보여?”

 “아직 경찰은 붙지 않았어. 다행이야.”

 "안심하기엔 일러 계속 경계해."

 

 20분 간 주위를 살피며 달리다 보니 곧 목적지가 나타났다. 카쟝도 익숙한 장소였다. 호아티역이었다.

 

 “미행하는 사람은 없었지?”

 “계속 봤는데 우릴 따라오는 건 개미 하나도 없었어.”

 

 그들의 자동차는 주차장 옆 폐건물 뒤편에 섰다. 견치는 그림을 꺼내 측절치에게 건넸다. 측절치는 렌즈가 두꺼운 안경을 끼고는 그림을 이리저리 훑어봤다.

 

 “사인까지 확실하네. 진품 맞아. 다행이야.”

 “이제 좀 한숨 돌리겠어.”

 

 대구치를 탈옥시키고 미술품을 손에 넣은 것이 전부 하루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5형제와 카쟝은 서서히 긴장이 풀렸다.

 

 “기차는 언제 온대?”

 “23분 뒤에 도착해. 그때까지만 조용히 쉬다가 탑승하면 돼.”

 “다들 배고프겠다. 저녁도 못 먹을 텐데.”

 “역 앞에 가게 하나 있더라. 거기서 과자라도 사올게.”

 

 측절치가 편의점으로 출발하려 하자 견치가 능청맞게 물었다.

 

 “형, 어차피 기차에서 잘 텐데 맥주도 조금만 마시면 안 돼?”

 

 측절치는 중절치를 쳐다봤다. 중절치는 못 이긴 척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알겠어."

 

 측절치가 음식을 사러 떠난 사이에 대구치, 중절치, 소구치는 차에서 내려 잠시 숨을 돌렸다. 견치만 여전히 차 안에서 카쟝을 감시했다. 그 탓에 카쟝은 새색시마냥 다소곳이 앉아있었다.

 

 “어? 측절치 형 온다.”

 

 저 멀리 측절치가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오는 모습이 보였다. 견치는 맥주 캔을 보자마자 침을 꿀꺽 삼켰다.

 

 “너, 잠깐 여기 가만히 있어. 내가 곧 올 거니까. 계속 지켜보고 있을 거야.”

 

 견치는 당부에 당부를 거듭한 뒤 카쟝을 남겨두고 맥주를 맞이하러 나갔다. 이제 오형제는 승합차와 30m 거리의 공터에서 캔 맥주를 땄다.

 

 "후...."

 

 카쟝에게 탈옥 후 처음으로 혼자만의 시간이 찾아왔다. 카쟝은 팔을 움직여봤으나 팔은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 결박을 풀어보려고 낑낑거렸지만 이내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넘어졌다.

 

 ‘어디 날카로운 거 없나?’

 

 카쟝이 주변을 둘러보던 중 앞쪽 의자에 놓인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견치가 미술관에서 가져온 그림이었다. 그 그림의 오른쪽 하단에는 익숙한 사인이 적혀있었다.

 

 ‘다코 화백의 사인인데?’

 

 캬장도 알 정도로 유명한 작가였다. 다코 화백은 솔코라인 출신으로, 요즘 들어 세계적 아티스트로 부상하는 추상 화가였다. 카쟝은 그의 그림을 관찰했다.

 

 “이거... 많이 본 그림인데? 무슨무슨 여인이었는데?”

 

 카쟝이 보고 있는 작품은 다코 화백의 ‘순백의 여인’이었다. 지금 공터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오 형제가 오늘 건진 성과물이기도 했다.

 

 스슥스슥.

 

 카쟝의 귀가 쫑긋거렸다. 차 뒤편에서 조그만 발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차 외관이 쓸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 차에 붙어서 움직이고 있었다. 카쟝은 꿈틀거리던 움직임을 멈췄다.

 

 스슥스슥.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하지만 오형제 중에 눈치를 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 그럼 딱 한 모금만 마시고 기차 타러 갈 준비합시다.”

 

 딱!

 

 그들이 맥주를 따는 소리와 동시에 자동차의 문이 열렸다. 카쟝은 바닥에 누운 채로 숨을 죽였다. 열린 문으로 괴한이 들어왔다. 그는 새까만 복면을 쓰고 있었다. 온몸을 밤하늘과 유사한 흑남색 타이즈로 감쌌고 상의로 가죽 재킷을 입고 있었다. 마치 흑표범 같은 모습에 카쟝은 몸이 저절로 굳었다.

 

 그 괴한은 카쟝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듯했다. 그는 앞자리에 놓인 그림을 조심스레 집어 들었다. 괴한은 양손으로 그림을 들고 이곳저곳을 훑어봤다. 진품인지 확인하는 행동이었다. 카쟝은 숨을 크게 들이켰다.

 

 “도, 도둑이야!”

 

 카쟝은 큰 소리로 외쳤다. 동시에 괴한은 ‘순백의 여인’을 놓쳤고, 카쟝의 존재를 확인했다. 괴한의 눈이 얼굴의 반이 될 정도로 커졌다. 맥주를 마시던 오형제도 승합차 쪽을 쳐다봤다.

 

 “제이다!”

 

 흑표범은 앞발을 뻗어 바닥에 떨어진 그림을 주우려 했다. 카쟝은 순식간에 다리에 감겨있던 테이프를 힘으로 뜯고 미술품을 다리로 막았다. 그러나 제이는 카쟝의 다리를 팔꿈치로 찍었다.

 

 “아악!”

 

 제이는 다시 ‘순백의 여인’을 손에 쥐었다. 카쟝은 다리를 들어 그의 팔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제이의 가벼운 몸놀림에 그 공격은 허공을 휘저었다.

 

 제이는 민첩하게 차에서 내렸다. 오형제 중 가장 빠른 견치도 아직 차에 닿지 않은 상황이었다. 제이는 신속하게 근처 주차장으로 도망쳤다. 오형제도 그 뒤를 따라 주차장으로 쫓아갔다.

 

 “내가 따라잡는다!”

 

 달리기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견치였다. 그는 제이와의 격차를 조금씩 줄여갔다.

 

 “훗.”

 

 제이는 주차장 구석으로 꺾어 들어가 사라졌다. 뒤따라오던 견치도 곧 모퉁이에 도착했다. 그는 제이가 사라진 쪽을 보았다. 어둠으로 가득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견치가 그 곳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안에서 강렬한 빛이 터졌다. 견치는 눈이 부셔 얼굴을 찌푸렸다.

 

 부릉-

 

 제이는 시동소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했다.

 

 “제길!”

 

 거의 다 따라잡았다고 생각했던 견치는 오토바이를 보고는 욕설이 튀어나왔다. 제이는 오형제 앞을 빠르게 지나가며 그들을 향해 씨익 웃었다. 오토바이는 달리기로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오형제와 거리를 벌렸다. 제이를 놓칠 수 없었던 소구치는 기어코 총을 꺼냈다.

 

 탕!

 

 한 번의 총성과 함께 제이의 오토바이 뒷바퀴가 터졌다. 제이는 운전대를 놓치고 바닥에 데굴데굴 굴렀다. 견치는 다시 한 번 제이를 향해 뜀박질했다.

 

 “이 녀석!”

 

 하지만 견치가 그 오토바이에 접근했을 때, 제이는 그곳에 없었다. 견치는 고개를 좌우로 돌렸다. 하지만 제이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뒤이어 소구치가 현장에 도착했다.

 

 “제이는 어디 갔어?”

 “사라졌어.”

 “그림은?”

 “그림도.”

 

 두 사람은 좌우로 나누어 제이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중절치가 말렸다.

 

 “다들 일단 모여.”

 

 하지만 견치와 소구치의 흥분은 사그라지지 않은 상태였다.

 

 “이 녀석 오토바이도 없어서 멀리 가지 못했을 거야. 지금 당장 찾아야 돼.”

 "맞아. 우리가 어떻게 얻은 그림인데!"

 

 중절치는 침착한 말투로 그들을 진정시켰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빠져야 돼. 기차가 5분 뒤에 도착해. 그리고 소구치가 총을 쏜 탓에 경찰에 신고가 들어갔을 거야. 어쩔 수 없이 여기서 벗어나야 돼.”

 “근데 제이 그 자식이 그림도 가져갔다니까, 형?”

 

 중절치는 제이의 오토바이 앞에 섰다. 넘어지면서 생긴 오토바이의 파편들이 곳곳에 흩뿌려져있었다.

 

 “오토바이 바퀴가 터졌으니 이동수단도 없어. 제이도 멀리 도망치지 못할 거야. 넘어지면서 부상도 입었을 거고. 제 발로 도망친다고 해도 얼마 못 갈 거야. 경찰이 이곳을 수색하면 자신도 곤란해질 거라는 사실도 잘 알 테고.”

 

 소구치는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거냐?”라는 얼굴이었다. 중절치는 그 답을 바로 냈다.

 

 “일단 원래 계획대로 기차를 타자. 제이도 여기서 기차를 탈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우리는 포기하지 말고 그 기차를 검문하는 거야.”

 

 그들은 유독 중절치의 말이라면 얌전하게 들었다.

 

 “역으로 가자.”

 “알겠어. 근데 대구치 형은?”

 “첫째 형은 달리기가 느리니까. 천천히 뛰어오고 있을 거야.”

 

 네 형제는 역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때 견치가 놀란 눈으로 외쳤다.

 

 “아 참! 강일호!”

 

 제이에게 정신이 팔려 승합차에 있던 강일호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 견치는 승합차가 있던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때 중절치가 그의 어깨를 잡았다.

 

 “시간 낭비야. 기차도 곧 도착할 거야.”

 

 측절치도 고개를 저었다.

 

 

 “아까 보니까 다리에 있던 테이프도 풀렸던데? 벌써 도망쳤을 거야.”

 

 제이도 포기하고 돌아서는 판국에 강일호를 찾을 여유는 없었다.

 

 “어? 대구치 형이다.”

 

 네 형제는 다함께 앞을 바라봤다. 동시에 걸음을 멈췄다. 대구치가 그들을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어깨에는 카쟝이 얹혀있었다.

 

 “대구치 형이 친구를 꼭 데려가고 싶었나 보네.”

 

 그렇게 다섯 사내와 카쟝은 샛길로 들어가 기차 짐칸으로 올라탔다. 경찰차 사이렌이 멀리서 들려올 즈음 기차는 다음 역을 향해 출발했다. 호아티 역에서 멀어지기 무섭게 중절치는 작전을 설명했다.

 

 “다음 역에 도착할 때까지는 1시간. 그 1시간 동안 이 기차 전부를 수색해야 돼. 나랑 소구치는 가장 앞 칸부터, 대구치 형과 견치는 가장 뒤 칸부터 탐색을 시작할 거야. 중간에서 만날 때까지 한 사람도 빠짐없이, 화장실까지도 놓치지 말고 전부 뒤져봐.”

 “알겠어, 형.”

 “그리고 소구치야. 총 줘봐.”

 

 중절치는 소구치에게서 권총을 받아 측절치에게 건넸다. 측절치는 얼떨떨한 얼굴로 그 총을 받아들었다.

 

 “이 권총을 주는 의미는 두 가지야. 혹시나 제이가 우리에게서 도망치다가 네 쪽으로 다가온다 싶으면 그 총으로 다리를 쏴. 알겠지?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중절치는 카쟝을 바라봤다. 다리는 포박이 풀린 상태고 그나마 팔만 꽁꽁 묶인 상태였다.

 

 “딴짓하거나 도망치지 않게 잘 감시해.”

 “알겠어.”

 

 네 사람은 측절치와 카쟝을 짐칸에 남기고 각자의 역할을 맡으러 떠났다. 그들이 문밖으로 사라지자 짐칸에는 측절치와 카쟝 단둘뿐이었다. 이제 카쟝을 묶을 테이프는 없었다. 측절치는 카쟝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며 권총을 손에 꼬옥 쥐었다.

 

 “잠자코 계세요. 허튼 움직임을 보였다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걱정 마요. 저도 몸에 구멍 내기 싫으니까. 그래도 심심하니까 궁금한 거 하나만 물어봐도 돼요?”

 “궁금한 게 뭐죠?”

 “제이가 누구예요?”

 “음... 뭐라고 해야 할까. 정확한 정체는 저도 잘 몰라요.”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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