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작가연재 > 로맨스
완벽한 후견인
작가 : 두드림
작품등록일 : 2022.1.24

순수한 동거의 종지부. 보고만 그의 그거.
완벽한 법정 후견인이었던 송건.
그가 성년이 된 후에도 끝까지 지켜주겠노라 약조했던 구지나.
그러나 그녀의 성년의 날에 예기치 못한 대참사가 벌어진다.
방문을 여는 순간 드러난 옷 아래 감춰둔 송건의 실체.
벗겨진 견고한 육체의 뒷태는 가히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숨이 턱하고 멎을 만큼 완벽한 바디를 본 이후 벌어진 또 다른 참사.
잘 버텨온 순수한 동거가 두 동강 나며 끝내 몸을 겹치고 말았다.
쌤, 어제 나랑 잤잖아요.
흠 하나 없는 삶을 살아온 송건의 인생 궤적에 빨간 줄이 그어졌다.
지켜주려고 했는데. 꿀꺽한 짐승이 되고 말았다.
눈처럼 순수했으나
노을처럼 붉었고
폭우처럼 퍼부으며
한여름의 태양보다도 뜨겁게 타오른
종료된 법정 후견인과 성년이 된 그녀의 아찔한 동거.

 
3화
작성일 : 22-01-24 23:08     조회 : 98     추천 : 0     분량 : 469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지나야. 이모가 연락할게. 아니면 오늘 지환이랑 이모 집에 가서 잘래?”

 “아니요. 오늘부터 별채에서 지낼 거예요.”

 그 말에 이모 차지원의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두 건물의 규모는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굴러들어온 내연녀 때문에 애들이 살던 보금자리에서 쫓겨나는 것만 같아 기분이 더러웠다.

 그건 송건도 마찬가지인 듯 한 번 좁혀진 미간이 펴지질 않았다.

 “혹시 송 사장이 오늘 애들이랑 함께 지낼 수 있어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돈 문제와는 별개로 그래도 애들 이모였다. 남겨진 남매가 눈에 밟혀서인지 눈물이 핑 돌았다.

 눈동자에 그득 고인 물기를 손등으로 쓸어낸 차지원이 크게 심호흡을 한 후에 가라앉은 탁성으로 당부했다.

 “쌤이 오늘 여기서 주무신다니까 이모는 이만 가 볼게. 진나영이 송 사장은 무서워하니까 너희한테 함부로 하지는 못할 거야.”

 위협을 느낄 법도 한데 구지나는 애답지 않게 담담하고 차분해 보였다.

 “걱정하지 말아요. 성인은 아니지만 어린 애도 아니잖아요.”

 “그래. 그건 그렇지. 송 사장. 그럼 애들 좀 부탁해요.”

 “네.”

 남매를 등지고 출입구로 걸어가던 차지원이 다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격론 끝에 해산한 가족 모임의 끝은 허탈할 만큼 고요했다.

 “너희들도 피곤하겠다. 그만 들어가 쉬어.”

 “네.”

 단 답을 한 후 몸을 돌리는 지나와 달리 남동생 지환이는 자리를 쉽게 뜨지 못했다.

 “쌤 언제부터 우리랑 살아요?”

 “왜? 빨리 입주했으면 좋겠어? 김 여사님도 있고 고 실장님도 계실 텐데.”

 “그래도…. 그분들은 아줌마보다 힘이 세지 않으니까.”

 먹이 사슬에 대한 본능적 감각은 타고나는 걸까. 어린아이 눈에도 서열이 빤히 읽히는 듯했다.

 남매는 내연녀 진나영을 아줌마라고 불렀다.

 그렇지. 이제 그들은 진나영의 영향권 아래 움직이는 고용인에 불과하니까. 아이들의 방패가 되어줄 수는 없다.

 “내일 이사 할게. 짐이라야 옷가지뿐이니까.”

 “정말요?”

 “그래.”

 “하아. 그럼, 안심이다.”

 송건은 지환의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자상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덜 불안할 테니까. 문득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례다 뭐다 지금까지 정신이 없어서 미처 느끼지 못한 감정이었다.

 “지나, 너도 쌤이 일찍 이사하는 거 불편하지 않지?”

 “불편하지 않아요.”

 몇 걸음 걷던 구지나는 멈춰 섰지만, 고개는 돌리지 않고 짧게 답하고선 그대로 다시 걸었다.

 “누나가 원래 까칠하잖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저 정도면 아주 좋다라는 말이니까.”

 지환의 통역에 송건이 피식 소리 내어 웃었다.

 “앞으로 제가 번역기 해 드릴게요. 도무지 진심이 뭔지 알 수 없는 누나의 언어와 행동을.”

 “고맙다. 네 번역이 필요해 보이네.”

 남매가 자리를 뜬 후 송건은 고 실장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절 찾으세요?”

 복도에 있던 고 실장이 두리번거리는 송건을 보고는 빠른 걸음으로 그의 앞에 나타났다.

 “고 실장님. 앞으로 고 실장님은 수반 엔지니어링 사장 비서실 직원으로 예편하겠습니다. 괜찮으시죠?”

 “네. 저야 그게 마음이 편합니다.”

 살림을 총괄하는 집사, 김 여사야 본채에 거주하며 하던 업무를 그대로 승계하면 되지만 고 실장의 경우는 달랐다.

 작고한 한성범 회장 직속 비서 실장이었다. 엄연히 구 씨 집안 충복이니 그가 진나영의 집사 역할을 하는 건 고 실장 본인도, 송건도 불편했다.

 “아이들을 곁에서 돌봐주세요. 거주도 별채에서 하시고.”

 “네. 그러겠습니다. 그리고 실내복은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베스 가운도요.”

 “네. 잠시 거실에 앉아 있을 겁니다.”

 묵례로 가벼운 예의를 갖춘 고 실장이 멀어지자 송건은 긴장을 풀었다.

 “하아.”

 지난 며칠이 꼭 일 년 같았다. 예기치 못한 변고와 그에 따른 변화가 변화무쌍할 정도였으니까.

 제 인생에서 벌어질 거라고는 상상도 못 한 누군가의 법정 후견인 신분.

 그리고 알고는 지냈지만 실상 안다고 할 수도 없는 구 씨 남매와의 동거.

 거기까지 만으로도 꿈결 같은데 더 기막힌 동거가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숨 막히게 불편한 구지나, 그 어린 애와의 동거. 그리고 더욱 기막히고 황당한 적과의 동거까지.

 비록 본채와 별채에서 분리돼 지냈지만 희한하고 어이없는 동거가 시작됐다.

 진나영.

 한성범 회장이 작고한 후에는 깔끔하게 갈라서면 그만인 관계라고 생각했는데.

 이 그림은 뭘까.

 이젠 그녀의 딸까지 그 그림 안에 들어왔다.

 그녀의 이름은 정수민.

 

 ***

 

 다음 날, 아침.

 새로 갈아입을 슈트와 셔츠를 가지고 도착한 강 실장이 별채 실내로 들어선 건 6시경.

 김 여사가 아이들 등교 전에 먹일 샌드위치와 주스를 가지고 들어왔다.

 “넉넉하게 준비하길 잘했네. 강 실장님도 샌드위치 드세요.”

 이른 아침부터 송건의 옷가지를 가져오느라 부산을 떠느라 아침을 거른 강 실장이 반색했다.

 “배고팠는데. 잘 먹겠습니다.”

 스스럼없이 넙죽 받아먹는 강 실장의 애 같은 표정이 웃긴지 김 여사가 빙긋 웃었다.

 “사장님이 까만 정장 입지 말라고 했다면서. 오늘은 까만 정장이네.”

 덩치가 크고 우람한 근육질에 까만 정장은 딱 조폭이었다.

 건설 사업을 하며 부친이 조폭들을 거느렸던 탓에 송건은 조폭으로 보이는 강 실장의 복장을 질색했다.

  그래서 내린 노타이 흰 셔츠에 까만 정장 금지령.

 “바빠서 한꺼번에 정장 세 벌을 드라이 맡겼는데 찾지를 못해서요. 혼 나도 할 수 없죠.”

 “그래 혼나기 전에 아침이라도 어서 먹어.”

 김 여사가 빈 컵에 주스를 채워주며 접시에 샌드위치도 하나 더 얹어 놓았다.

 “난 애들 깨우러 올라가 봐야겠다. 맛있게 먹어요.”

 “네. 감사합니다.”

 김 여사가 아이들을 깨우러 2층으로 올라가자 송건이 막 지환의 방에서 나오던 참이었다.

 “지환이는 깨웠어요. 지나만 깨워주세요.”

 “어머. 지환는 몇 번을 깨워야 일어나는데 용케 깨웠네요.”

 “필살기가 있습니다.”

 “풋. 덕분에 내가 아침마다 고생을 덜겠네.”

 필살기가 뭔지 궁금하다며 깔깔 웃던 김 여사가 지나를 깨우기 위해 그녀의 침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려온 김 여사의 당황한 목소리.

 “어머. 어떡해? 몸이 불덩이네.”

 지나의 방문 앞을 지나치던 송건은 걸음을 멈추고 큰소리로 물었다.

 “왜 그래요? 지나가 어디 아픈가요?”

 “사장님, 들어와 보세요.”

 김 여사의 떨리는 음성에 황급히 방문을 연 송건이 안으로 들어갔다.

 지나의 몸이 열로 펄펄 끓었다.

 “안 되겠어요. 병원부터 가야겠어요.”

 송건이 지나를 번쩍 들어 안고 재빨리 계단을 내려가 1층 출입구로 향했다.

 “강 실장! 출발 준비해!”

 샌드위치를 입에 문 채 주스를 마시던 강 실장은 벌떡 일어나 송건의 뒤를 쫓았다.

 잠옷 바람인 지나를 안고 차량에 오른 송건의 이마에 땀이 맺혔다.

 “어서 출발해. 인근 병원 응급실로.”

 “네.”

 차호 병원 응급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중견 병원의 응급실에 도착한 송건은 의사가 응급 처치를 하자 마침내 안도했다.

 그제야 송건은 자신도 잠옷이나 다름없는 실내복 차림에 실내용 슬리퍼를 신었단 걸 깨달았다.

 맨발에 실내용 슬리퍼야 그렇다 쳐도 체크 문양의 잠옷 바람은 정신이 들고 보니 보기에 좀 그랬다.

 “강 실장 편의점에 흰 티 같은 건 안 파나?”

 “티셔츠 파는 편의점은 못 봤는데. 신경 쓰이시면 제 재킷이라도 걸치실래요?”

 잠옷에 까만 정장 재킷이 더 웃기지 않을까?

 “됐어. 고 실장님께 전화해서 내 옷 좀 가져오시라고 해.”

 “네.”

 그러고 보니 지갑도 핸드폰도 없는 상태였다. 그럴 만큼 다급하고 놀랐으니까.

 “해열제를 투약하고 얼음찜질을 하고 나면 열은 좀 내릴 겁니다. 과롭니다. 수험생인가요?”

 수능을 2달 앞둔 수험생이기는 했다. 하지만 온몸이 펄펄 끓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 아니기에 송건은 발갛게 달아오른 지나의 뺨을 손등으로 쓸어내리며 잠시 지켜봤다.

 “네. 수능이 이제 두 달 밖에 안 남아서 무리를 했나 봐요.”

 “며칠 쉬는 게 좋겠어요. 열이 내려도 링거 맞고 돌아가세요.”

 “네.”

 이리도 몸이 버텨내지 못할 만큼 망가진 건 지난 며칠 간의 몸 고생이 아닌 마음고생 탓이 아닐까 하는 짐작에 마음이 따끔했다.

 고 실장과 통화를 마친 강 실장이 서둘러 돌아왔다.

 “형님. 고 실장님, 바로 출발하신 답니다. 지환이도 오늘 등교 짼다는 대요?”

 “그냥 쉬게 놔둬.”

 몸이 고단한 게 아니라 마음이 무너진 거라는 걸 깨닫지 못했다.

 밀린 업무를 떠올리며 오늘 할 일을 머릿속에서 정리하는 자신과 아이들의 처지는 사뭇 다르다는 걸 미처 생각지 못했다.

 생각이 짧았어. 애들한테 미안하네.

 “강 실장. 오전 미팅은 늦은 오후로 일정 변경하라고 전달해.”

 “네. 오후에 출근하시게요?”

 “응. 오전엔 재택 근무할 거야.”

 강 실장은 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

 

 열도 내리고 링거도 맞았지만 물 먹음 솜처럼 축 늘어진 지나를 들어 안고 송건은 정원의 돌계단을 올랐다.

 어느덧 가을인가.

 알록달록 색채를 더한 정원수를 보며 문득 송건은 계절이 변했음을 깨달았다.

 보기 좋은 주홍과 노랑으로 변한 정원수의 낙엽을 밟으며 걷던 송건의 시야에 한 여자가 들어왔다.

 처음 보는 여자는 갓 스물이 넘은 앳된 얼굴이었다. 왠지 아기가 먹는 분유 냄새가 날 것 같은 뽀얀 피부와 동안 때문인지 나이 가늠이 안 됐다.

 주변의 색채와 어우러지는 산뜻한 병아리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는 송건의 맞은 편에 잠시 서 있다가 첫걸음을 뗐다.

 정원을 가로지르는 송건과 마찬가지로 맞은편에서 정원을 가로지르며 걸어오는 여자는 송건이 누군지 아는 거처럼 가볍게 묵례로 인사를 하며 살짝 미소지었다.

 송건도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지나치려는데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여자의 정체가 궁금하긴 했지만 서둘러 지나를 침대에 눕히고 싶은 마음에 딱히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저쪽 집에서 살게 된 정수민입니다.”

 그녀의 손가락 끝이 가리킨 곳은 본채 건물.

 그렇다는 건 얘가 말로만 들은 진나영 딸이라는 건가?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22화 2022 / 2 / 27 27 0 5123   
21 21화 2022 / 2 / 27 27 0 5439   
20 20화 2022 / 2 / 20 36 0 5595   
19 19화 2022 / 2 / 20 36 0 5167   
18 18화 2022 / 2 / 19 37 0 5560   
17 17화 2022 / 2 / 18 40 0 4880   
16 16화 2022 / 2 / 17 40 0 5369   
15 15화 2022 / 2 / 15 34 0 6374   
14 14화 2022 / 2 / 15 34 0 5120   
13 13화 2022 / 2 / 14 35 0 5303   
12 12화 2022 / 2 / 14 35 0 5206   
11 11화 2022 / 2 / 14 33 0 5019   
10 10화 2022 / 2 / 12 32 0 5110   
9 9화 2022 / 2 / 12 32 0 5198   
8 8화 2022 / 2 / 11 33 0 4683   
7 7화 2022 / 2 / 11 30 0 4724   
6 6화 2022 / 2 / 11 35 0 3905   
5 5화 2022 / 1 / 24 89 0 5236   
4 4화 2022 / 1 / 24 92 0 4889   
3 3화 2022 / 1 / 24 99 0 4695   
2 2화 2022 / 1 / 24 127 0 4617   
1 1화 2022 / 1 / 24 377 0 4659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