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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로맨스
완벽한 후견인
작가 : 두드림
작품등록일 : 2022.1.24

순수한 동거의 종지부. 보고만 그의 그거.
완벽한 법정 후견인이었던 송건.
그가 성년이 된 후에도 끝까지 지켜주겠노라 약조했던 구지나.
그러나 그녀의 성년의 날에 예기치 못한 대참사가 벌어진다.
방문을 여는 순간 드러난 옷 아래 감춰둔 송건의 실체.
벗겨진 견고한 육체의 뒷태는 가히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숨이 턱하고 멎을 만큼 완벽한 바디를 본 이후 벌어진 또 다른 참사.
잘 버텨온 순수한 동거가 두 동강 나며 끝내 몸을 겹치고 말았다.
쌤, 어제 나랑 잤잖아요.
흠 하나 없는 삶을 살아온 송건의 인생 궤적에 빨간 줄이 그어졌다.
지켜주려고 했는데. 꿀꺽한 짐승이 되고 말았다.
눈처럼 순수했으나
노을처럼 붉었고
폭우처럼 퍼부으며
한여름의 태양보다도 뜨겁게 타오른
종료된 법정 후견인과 성년이 된 그녀의 아찔한 동거.

 
2화
작성일 : 22-01-24 23:07     조회 : 126     추천 : 0     분량 : 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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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동 저택.

 발인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앉았다.

 역겨운 인간들. 굳이 오늘 같은 날.

 과연 발인 당일, 이런 자리가 불가피했을까.

 “아이들도 힘들어 보이니 다른 날 다시 의논하시지요.”

 가까스로 적개심을 누른 송건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불편한 심기를 감출 수는 없었다.

 짐승만도 못한 것들. 애들 아버지가 죽었다. 그런데 돈에 환장한 저 돈벌레들이 발인 날 애들을 앉혀 놓고 이 짓을 하고 있다.

 한시가 급하다며 가족들을 집합시킨 한성범 회장의 동생, 즉 남매의 작은 아버지, 한성수 사장.

 날카롭게 그를 노려보는 송건의 눈매에 조소가 짙었다.

 돈. 돈. 돈. 저 짐승에게는 그저 돈이 전부였다.

 “후견인 문제는 지금 매듭짓는 게 좋잖아. 그 문제로 시끄러울 수도 있으니.”

 그렇지 시끄럽게 할 사람이 많지. 그놈의 돈 때문에.

 남매의 작은아버지, 한성수 사장과 외가 식구들 간에 아직 미성년인 남매의 법정 후견인 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벼린 칼날보다도 서슬 퍼렇다.

 고작 5개월짜리 법정 후견인 자격인데. 그 짧은 기간 동안 대체 얼마를 해쳐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저토록 들떠서 안달인 건지.

 구지나는 안타깝게도 수능을 2개월 앞두고 부친상을 당했다. 내년 3월이면 그녀는 성년이 된다.

 굳게 다물린 송건의 입술 새로 작게 하, 실소가 터졌다.

 장지에서 곧장 돌아와 모인 까닭이 후견인 자격으로 남매를 등 처먹으려는 속셈인 걸 알기에 송건은 속이 매스꺼웠다.

 “아이들 의사를 물어봐야 하니 애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좀 주시죠.”

 “쟤들은 구 씨야. 당연히 같은 구 씨인 내가 후견인을 해야지.”

 그때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애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 번이라도 사주신 적이 있기는 한가요?”

 남매의 이모가 기가 차다는 듯 핏줄을 운운하는 그에게 대놓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는 이모님이 후견인을 자처하시는 이유가 무척 궁금하네.”

 수호 건설 지분의 22%는 상람 건설 소유였고 그 회사의 실질적인 오너는 외가 식구들이었다.

 겉으론 후견인 문제였지만 이 모임의 이면은 결국 후견인 자격으로 있을 때 수호 건설의 계열사를 이용해 크게 한탕 하려는 수작인 건 그 자리의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유라니요? 말씀하시는 게 이상하네. 이모가 조카들 보호자가 되려는 데 달리 무슨 이유가 있어요?”

 노골적으로 픽 소리가 들리게 비웃는 한 사장을 남매의 이모가 쏘아붙였다.

 “보호자 좋아하네.”

 “뭐예요! 어디다 대고.”

 현재도 돈, 미래에도 돈이 이 문제의 핵심인 두 사람이 볼썽사납게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만!”

 그때 앳된 목소리가 송곳으로 찌르듯 튀어나왔다.

 “그만들 하세요. 오늘 아빠 발인 날인 거 벌써 잊으셨어요?”

 핏줄인 게 혐오스러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는 지나의 눈에 증오와 슬픔이 교차했다.

 “우리 남매 후견인은 제가 정해요. 돌아가신 아빠의 뜻이기도 하고요. 유언장이 있어요.”

 작은 아버지인 한 사장의 낯빛에 화색이 돌았다. 형님의 유언이 있었다면 그야 당연히 팔은 안으로 굽었겠지. 그나마 믿을 건 핏줄뿐이 아니겠는가.

 “그래? 그럼 되겠네.”

 들으나 마나 한 선택이라는 듯 작은아버지 한 사장의 음성이 느긋했다. 자신의 형이 구 씨가 아니면 누굴 선택했겠는가.

 “지나야. 너랑 나랑은 같은 구 씨야. 뭘 선택을 해? 당연히 이 작은 아빠가 너희 둘의 보호자가 돼야지.”

 “아뇨.”

 구지나의 답변에 이모의 입꼬리가 쓱 올라갔다.

 “형부가 돌아가시기 전에 고심이 깊으셨겠지. 이 이모가 너희 둘….”

 “아뇨.”

 구지나의 담담한 음성이 이모의 말을 뚝 잘라 먹었다.

 “우리의 선택은 쌤이예요.”

 “쌤? 쌤이라니?”

 지나의 이모는 뜬금없는 답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이다. 그건 작은아버지 한 사장도 매한가지였다.

 정작 본인은 알아들었을까.

 “송건 쌤. 저분이 우리 후견인이에요.”

 이 집구석 다툼에 이골이 난 송건은 팔짱을 낀 채 창밖을 보며 작고한 한성범 회장이 제게 했던 마지막 유지를 곱씹고 있었다.

 근데 아주 희한한 소리가 귀에 날아 꽂혔다.

 저분이 우리 후견인이에요.

 한성범 회장의 간곡한 부탁을 구지나의 입을 통해 들을 줄은 몰랐다. 당혹스러운 그는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쌤. 쌤이 해달라고요. 우리 후견인.”

 구지나, 저 아이는 그 말이 품고 있는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알고는 있는 걸까.

 저를 똑바로 보며 아무렇지 않게 잘도 그런 말을 툭 던진 지나를 송건은 그저 바라볼 뿐이다.

 집안 문제에 끼어들 자격이 없어서 대화 내내 지켜만 보았던 내연녀, 진 여사가 기가찬 건지 모두에게 들리도록 헛, 혀 차는 소리를 냈다.

 “지나야. 지금 제정신이니? 송 사장은 그냥 남이야.”

 “남이 더 편해요. 해주실 거죠, 쌤?”

 덩그러니 세상에 남겨진 남매 앞에서 차마 그건 안 되겠는데 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한 회장의 유지인 걸 차치하고라도 말이다.

 “이 문제는…. 지나야 지환아.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야. 좀 더 심사숙고한 후에 다시 의논하자.”

 “아니, 다시 의논할 게 뭐가 있어? 구 씨를 구 씨가 거둬야지 왜 송 씨가 나서나?”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한성수 사장은 성질을 부렸다.

 “심사숙고한 결정이에요. 우리 남매, 법정 후견인은 쌤이예요. 아버지 유지였어요. 그렇게들 아시고 이만 돌아가세요.”

 그토록 다급했던 걸까. 한 사장은 평소 앙숙이던 내연녀, 진 여사를 돌아보며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

 “형님 유지였다는 게 사실인가?”

 “유언장이 있다잖아요. 회장님이 송 사장을 큰아들처럼 아꼈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인데 새삼스럽게 뭘 그렇게 놀라세요?”

 어이가 없어서. 사람 취급도 안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 제 편을 들어달라는 건지.

 역정을 내는 한 사장이 아니꼬운지 진 여사는 입매를 비틀며 비꼬았다.

 “아무리 그래도 버젓이 멀쩡한 친인척이 있는데 생판 남이 애들 후견인을 하게 놔둘 수는 없어요.”

 지나의 이모도 쉽게 물러설 의사가 없어 보였다.

 “고 실장님. 낭독해 주세요.”

 어린 구지나는 질린 표정으로 한 회장의 수족인 고 실장이 서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재킷 안주머니에 손을 넣어 꺼낸 봉투에서 서류 한 장을 빼든 고 실장이 서류에 적힌 한 회장의 유지를 읽어내려갔다.

 마지막 문장을 채 끝내기도 전에 한 사장이 서류를 그의 손에서 낚아챘다.

 “이리 줘봐. 어디 믿을 수가 있어야지. 송 사장하고 고 실장이 한패로 작당한 건지 누가 알아?”

 미심쩍다는 어투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빠르게 눈알을 굴리며 훑어 내려가던 그가 서류를 고 실장에게 휙 던졌다.

 제 형님의 명백한 자필 글로 인장도 그의 것이었다.

 “녹음도 있습니다. 들려드릴까요?”

 “됐어.”

 애꿎은 재킷 앞섶을 손으로 탁탁 쳐낸 한성수의 음성엔 심술이 잔뜩 달라붙어 있었다.

 평소 송건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내연녀 진 여사가 웬일로 느른하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앞으로 무엇을 타협하든 막돼먹은 한성수보다는 까칠하지만, 이성적인 송건이 그나마 말이 통할 터였다.

 그녀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은 그림이었다.

 “참 내. 어이가 없네. 대체 형부는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하신 거야.”

 하, 혀를 차며 팔짱을 끼는 구지나의 이모도 심술 맞기로는 한결같았다.

 “녹음까지 들으실 필요는 없다고 하시니. 그럼 법정 후견인은 송건 사장님께서 맡아주시는 거로 알고 이 문제는 여기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고 실장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후견인 문제를 갈무리했다.

 다들 아직 분이 안 풀리는지 송건에게 시선을 두는 이는 없었다.

 급작스러운 결정에 난감한 건 송건도 매한가지였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었다.

 몇 년 사이 양친을 잃은 남매 앞에서 도저히 법정 후견인을 해줄 생각이 없다는 말을 꺼낼 수는 없었으니까.

 “쌤, 아직 대답 안 하셨잖아요?”

 구지나가 송건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회장님이 지나 네가 성인이 될 때까지 잘 돌봐달라고 당부하셨잖아.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

 “고마워요.”

 성인이 될 때까지라….

 그 이후는? 송건은 한 회장과 나눈 대화가 떠오르자 더욱 난감했다.

 그런 그를 담담하게 바라보던 구지나도 부친의 은밀한 당부가 생각나자 이내 그 기억을 떨쳐내려는 듯 머리를 가볍게 흔들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죽음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이성적일 수 없었을 테지. 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그럼 이제 결정 났으니 모임은 끝내죠. 너무 피곤하네요.”

 진 여사가 손으로 어깨를 주무르며 모임을 파하려 하자 한성수가 발끈하고 나섰다.

 “뭐야. 벌써 이 집 주인 행세를 하며 우리를 집에서 내쫓겠다는 거야?”

 당하는 진 여사는 제법 여유로워 보였다.

 “쫓아내는 건 아니지만 법적으로 이 본채 주인인 건 맞잖아요?”

 “에잇. 형님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집을 넘겨준 거야? 애들도 사는 집을.”

 한성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지나는 차가운 어조로 받아쳤다.

 “저희 이 집에서 살 생각 없어요. 미술관이 있는 별채에서 지낼 거예요.”

 “니들이 왜 별채에서 지내? 엄연히 집주인은…”

 엄연히 이 집의 새 주인은 진나영 여사였다.

 “엄연히 이 집주인이 이제 진나영이라 죄송하네요.”

 진 여사가 한성수를 향해 빙그레 웃어 보였다.

 복장이 터질 노릇이지만 하는 수 없었다.

 한성범 회장은 생전에 가로로 긴 필지를 양분해 미술관이 있는 별채는 남매에게, 진나영과 살던 본채는 그녀에게 명의 이전을 해주었다.

 “가족 모임 하실 땐 본채에서 할게요.”

 “됐어! 형님도 없고 애들도 없는 이 집에서 왜 가족 모임을 해? 내 집에서 하면 돼지!”

 잔뜩 성이 난 한성수를 보며 고소했던 걸까. 진나영은 노골적으로 비웃으며 비아냥댔다.

 “뭐 그러시든지.”

 “뭐야! 에잇!”

 잔뜩 뿔이 난 듯 낯빛까지 붉어진 한성수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출입구로 향하자 구지나의 이모도 한숨을 쉬며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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