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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저는 어느 로판에 빙의한 거죠?
작가 : 김김쓰
작품등록일 : 2022.1.16

이름부터 완벽한 평범의 길을 걷던 김지혜, 빙의조차 평범한 백작영애에게 했다?
특징조차 없는 주근깨투성이 이 영애는 도대체 누군데요?
남들은 빙의하면 악녀도 되고, 부자도 되고, 성녀도 된다는데 나는 여기서도 흔한 사람 1 역할을 맡고 있다.

빙의한 책을 찾기를 포기하고 돈 많은 난봉꾼의 삶을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그제야 풀리는 빙의의 실마리들.
난봉꾼은커녕 세상이 망하는 걸 막기 위해 철벽 미남 2명을 모두 꼬셔야 한다?!

썸의 여신, 베스의 훌륭한 조언은 어려워서 성질대로 했더니.

"사업에 관련된 계약만 해야하나요?
제 영혼이나 당신의 지능과 같은 것과는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나요?"

나사가 풀린 마법사와,

"다, 다음에 한 번 가가같,이 한 번 가보는게 어떨지 네 생각이 궁금하다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있는 편이었어."

생각보다 더 쑥맥인 검사가 다가오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가족과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세상을 구해야하는 빙의녀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거사 좀 치뤄보자 우리?
응? 100년을 기다렸잖아?"

빌런이 100년간 계획한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엘리온의 이야기.


#동생바보 #딸바보 #평범 #빙의 #멸망 #먼치킨 #흔녀의_2회차_삶 #힐링

 
4
작성일 : 22-01-17 14:11     조회 : 50     추천 : 0     분량 : 7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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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

 "엘리? 무슨 일이야?"

 "나 너랑 상의할 게 있어."

 "음... 일단 들어가자"

 

 역시 내 친구 베스는 대단했다.

 동아리 중 하나에 가입하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흠잡을 곳 없는 훌륭한 레이디의 교본이었고, 누구와도 추문이 나지 않을 정도로만 썸을 탔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동아리 휴게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 후 베스가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

 

 "엘리, 무슨일이야!!

 너도 이제 누군가와 마음을 주고받기 시작한거야?"

 "베스 일단 진정해 봐.

 너의 도움이 필요해."

 "그래그래. 진정했어.

 일단 앞 뒤 얘기부터 해봐.

 누구야?

 꺄아~ 나 너무 신나 엘리!"

 "그런건 아니고 내가 꼬셔야하는 남자가 둘 생겼어."

 "....?"

 

 베스의 완벽했던 자세와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녀는 눈으로 드디어 미쳐버린 거냐고 묻고 있었다.

 

 "베스 너 지금 눈으로 욕하는 거니?"

 "엘리, 왜 그러려는 거야?

 반응을 보니까 바람둥이같은 마음도 아닌 것 같고.

 그러다 소문나면 너 사교계에서 매장당하는거 몰라?!"

 "알아.

 둘 다 연애하겠다는게 아니고 다른 여자에게 눈 돌리지 않을 정도면 될 것 같아.

 그런 건 네가 잘 알잖아.

 나 좀 가르쳐줘 베스."

 

 베스는 생각보다 입이 참 컸다.

 저 떡벌어진 입에 주먹을 넣으면 잘하면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중이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엘리 너 진짜 왜이래?

 미쳤어?"

 "자세히 설명하긴 힘든데, 베스.

 둘 중에 누굴 좋아할지 아직 못 정했는데, 한 명이 체리 아슬란, 앞으론 매실이라고 부를게.

 그 매실이랑 너무 가까워서 내 마음을 깨닫는 사이에 둘이 연결될까봐 겁이 나서 그래.

 또 한 명은 여자에 영 관심이 없어보이고.

 그래서 너에게 이런 어이없는 부탁을 하게 된 거야."

 

 평소 어깨 위로 손이 올라가는 일이 전혀 없던 베스가 손톱을 물며 방안을 초조하게 돌기 시작했다.

 혼란스러울 것이다.

 첫 눈에 반하는 열정적인 사랑을 꿈꾸던 순진한 베프가 갑자기 문어다리가 되겠다고 하니.

 

 밤새 고민한 결과였다.

 진실로는 베스를 설득할 확률이 1프로도 없었다.

 제발 소설 그만보라며 콧방귀를 뀌고 나갔겠지.

 다양한 썸을 타는 그녀에게 그나마 납득이 가게 설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좋았어 엘리.

 네가 갑자기 이상한 길로 가는 것 같지만, 체.. 아니 매실이 낀 거면 도와줄게.

 대신 내 스킬은 추상적이라 네가 타이밍을 잘 잡아야하고 가끔 애드립도 필요해.

 할 수 있겠어?"

 "응. 최대한 해볼게."

 

 할 수 있고 말고.

 김지혜는 그래도 연애를 해보긴 했었다.

 우정에 가까운 심심한 연애이긴 했지만 남녀간의 긴장감과 눈빛에 대해 무지한 모태 솔로는 아니라는 말씀!

 불타는 학구열을 눈에 실어 보내자 베스가 비장한 모습으로 앉았다.

 

 "1번과 2번의 특징에 대해 설명해봐."

 "1번은... 검술에 뛰어난 교수고, 2번은 동기생인데 오로지 공부에만 관심이 있어보여."

 "엘리?! 검술 교수???

 설마 리베론 교수야????

 그 통곡의 벽을 넘겠다고?"

 "쉿, 그러니까 네 도움이 필요한거야 베스.

 참고로 네 타입이라면 너에게 양보할 수도 있어.

 .....매실이만은 안 돼."

 "매실이를 왜 그렇게 싫어하니?

 하긴, 네가 싫다면 이유가 있겠지.

 사람 막 싫어하는 애는 아니니까.

 1번은 됐어, 얘.

 외모는 정말 내 타입인데 평민이랑 잘못 엮이면 골치아파져.

 그 사람 분위기가 무섭기도 하고.

 에휴, 너도 정말 사고 한 번 거하게 치는구나."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면서도 연애를 담당하는 베스의 뇌가 맹렬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일단 1번을 보니 2번도 인기가 꽤 많은 타입인거 같은데, 기억할 건 하나야.

 그런 애들에겐 무작정 다가가면 안 돼.

 주위에 머무를 공적인 타이틀을 획득한 후에 맴돌면서 매력을 발산하는 거야.

 수업듣는 학생이라든지, 동아리 동기라든지, 뭐라도 좋아.

 매력을 뭘로 발산할지는 계산하지마.

 네가 제일 편한 모습이면 될 것 같아.

 엘리, 너는 생각보다 사랑스러우니까."

 

 찡긋하는 베스의 윙크에 나도 모르게 얼굴이 달아올랐다.

 친구도 홀려버리는 이 스킬은 무엇이란 말인가.

 

 "자 봤지?

 공적인 타이틀에서 공적인 대화처럼 이끌어나가다가, 생각지 못한 디테일한 칭찬을 훅 해야해.

 눈빛은 더러우면 안 돼.

 욕정은 현 시간부로 다 빼.

 그리고 칭찬은 디테일 할수록 좋고, 한 문장 이상 하면 절대 안 돼.

 그럼 고백이 되는거야."

 

 와.. 스킬...

 그녀는 내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존재였다.

 

 "고백을 하면 안 되는 거야?

 난 고백을 받으면 설렐 것 같은데."

 "바보야, 그건 '내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정도의 애들에게만 해당되는 거야."

 

 아.... 나는 그런 아이였구나.

 슬픔이 몰려왔다.

 

 "엘리, 걔네에게 고백부터 들이밀었던 아이들이 하나 둘일거 같아?

 질색팔색할 확률이 높아.

 나에 대해 뭘 알아? 같은 멘트를 하겠지.

 여하튼 내가 지금 말한 부분까지 실행해보고, 그 후에 다시 방향을 정해보자."

 "응. 베스 진짜 대단하다.

 사랑해!!!"

 

 그녀는 진정한 선수였다.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덕후몰이를 하는 스타가 되었을 것이다.

 감격하는 나를 꼭 안아준 베스는 말했다.

 

 "엘리, 네가 준비가 되면 내게 다 말해줘.

 그래도 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친군 너밖에 없는 걸."

 

 내 눈을 깊이 들여다보던 베스가 내 반토막 거짓말을 눈치챈 것 같지만, 아직은 말해줄 수 없었다.

 

 "미안해 베스.

 내가 나중에 자세히 설명해줄게.

 수업 늦겠다!

 다음에 봐!"

 

 베스의 도움을 받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날듯이 도착한 강의실의 구석 햇살 아래 키셀이 또 꼿꼿이 앉아있었다.

 그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내 심장이 그대로 멈췄다.

 그가 내 이상형이기 때문일지, 내가 해야만 할 일 때문일지 알 수 없었다.

 

 긴장되는 수업시간이 끝난 후 나는 키셀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챔버 백작가의 엘리온이라고 합니다."

 "무슨 일?"

 

 그는 나를 무감한 눈빛으로 위아래로 훑어보며 건방지게 대답했다.

 

 "잠깐 대화 좀 할 수 있을까요?"

 "또 고백이야?

 지긋지긋하군.

 관심없어.

 도대체 넌 무슨 자신감이지?"

 

 순간적으로 무례한 멘트에 잠시 몸이 굳었다.

 베스의 경고가 아니었다면 멘탈이 터져서 그대로 케이오를 당했을지도 모르겠다.

 

 "고백이라뇨?

 당신의 근거없는 자신감이야말로 불쾌하네요."

 

 키셀이 피식 웃었다.

 휘어지는 녹음의 눈에 눈이 멀어버릴뻔 했으나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그럼?

 공부를 알려줄까?

 좋은 동기로 지내자고?

 동아리에 가입하라고?

 어느 쪽이야?"

 

 역시...... 이미 발빠른 영애들이 많았다.

 수많은 경쟁자의 도전에 리스펙을 보냈다.

 

 "똑똑하다고 들었는데, 듣지도 않고 넘겨짚는 걸 보니 헛소문이었나보네요.

 사업을 제안할까 했는데.... 못 들은 걸로 하시죠.

 뭐, 수학에 힘쓰시길 바랍니다."

 

 예의바른 미소와 함께 손을 내밀었다.

 '너의 빻은 인성에도 나의 멘탈은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너와 거래할 동등한 파트너이다.'를 되뇌이며 자신감있는 눈빛을 쏴주었다.

 실제로도 그는 내 사업 계획을 들으면 혹하지 않을수가 없으리라.

 가만히 내 손을 내려다보던 키셀은 드디어 한 쪽 입꼬리에 걸린 건방진 웃음을 지웠다.

 손을 맞잡으며 키셀은 사과를 건넸다.

 

 "오해라면 사과하지.

 일단 들어볼까?

 내가 필요한 사업계획인 것 같은데 말이지.

 헛소리라면 네 푸석한 머리카락을 다 태워버릴 줄 알아."

 

 무서운 소리를 하면서 키셀이 짙게 웃었다.

 냉미남이 좋았던 거지, 성격이 파탄난 양아치를 좋아했던 건 아닌지라 바로 내 이상형에서 키셀을 지워버렸다.

 

 마법관에서 가장 가까운 산책로를 걸으며 내 사업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내 의도의 순수함을 최대한 빠르게 밝히고 오해를 벗고 싶었다.

 

 "그래, 사업계획이 뭐지?

 너와 나의 연애사업 뭐 이런건가?"

 

 '이거 완전 미친놈 아니야?'

 

 우쭐거리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

 내가 대답없이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자, 키셀이 말을 이어갔다.

 

 "하, 오리라고 했나?

 제발 그만 반하라고.

 머리카락이 아깝지 않아?"

 

 장난스레 손에 만들어대는 작은 불덩이를 보고 이성이 툭, 끊겼다.

 

 "오리 아니고 엘리온입니다.

 그리고 아니라고 했잖아요, 또라이야?

 왜 말은 앞뒤를 잘라먹어?

 나이도 어린게 마법 좀 하면 다야?

 너 캐스팅 완성하기 전에 엎어치기로 기절 당해봐야 존대를 할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원래 미친 개한테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했어."

 

 앗, 깜빡했다.

 나는 다혈질에 성격이 급했다.

 귀족으로 지내면서 잊고 지냈던 지혜가 툭 튀어나왔다.

 

 "뭐? 또라이?

 나이?

 지금 날 패겠다고 한거야??

 나 마법산데?

 미친 개?

 몽둥이??"

 

 키셀이 나의 폭언에 충격을 받고 얼굴이 은빛 머리카락만큼 질려가기 시작했다.

 

 "하하, 농담이지요 키셀.

 같이 존대를 하자는 말을 농담으로 해보았어요.

 사업 얘기를 해야하는데 자꾸 다른 대화를 하게 되는 것 같아서요."

 

 충격으로 어버버 거리는 키셀을 들어다가 주위의 벤치에 앉혔다.

 들려가면서도 키셀은 '날 들었어.. 번쩍... 몽둥이..... 아플거야....'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자, 날 엘리라고 불러도 좋지만 오리는 안 돼요.

 사업에 대해 말할 준비가 되었나요?"

 

 ".......응, 한 번 들어보고 싶...네요."

 

 키셀이 더 삐걱대기 전에 본론으로 들어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키셀.

 아티팩트를 만들 수 있나요?"

 

 키셀의 눈이 경계로 빛났다.

 

 "그건 왜 필요하지?

 어떤 용도?"

 "나는 기계를 하나 만들 예정이에요.

 단순 작업을 할 기계들이죠.

 사람 팔이 움직이는 것처럼요.

 그 기계로 옷을 빠르게 만들어내는 사업을 할 거에요."

 "옷?

 드레스나 양복을 그런식으로 허접하게 만들면 아무도 사지 않을텐데?"

 "귀족들 말고요.

 평민들이 입을 옷을 싸고 빠르게 찍어낼 겁니다."

 "평민들?

 사업이 되려나?"

 

 키셀이 곰곰히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직물을 만들때 재료를 손질하고 베틀에서 짜는 과정 모두 사람이 하죠?

 실수가 나면 그 직물은 버립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없을 수가 없고, 숙련된 사람일수록 인건비가 비싸요.

 비숙련공이라 버리는 재료값이 들어가든, 숙련공의 인건비가 들어가든 직물 값은 비쌀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너덜너덜해질때까지 입을 수밖에 없지요.

 

 직물의 재료 값이 비싼 것도 아니고 숙련공들이 지나친 임금을 부르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중간에 필요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비싸지는 거에요.

 만약 당신이 마도구를 제작한다면, 인건비도, 버리는 재료값도 줄어듭니다.

 옷을 지금의 1/10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얘기에요."

 

 키셀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대단해!!

 아니, 대단하군요!

 그런 생각은 아직 못 했는데!

 하지만 옷을 싸게 만든다고 사람들이 많이 살까요?

 지금처럼 싸게 사서 너덜거릴 때까지 입는다면요?"

 "너덜거리는 옷 입어보셨나요?

 깔끔하고 예쁜 것을 선호할 것을 차치하고라도 생각해보세요.

 춥고 덥고 햇빛도 못 가려주고 더럽습니다.

 이제까지 의복비를 반만 들이고도 깨끗한 옷을 4벌을 더 살 수 있어요.

 그래도 안 살까요?

 귀족가 사용인의 옷이 권력과 재력을 보여주는 시대입니다.

 이 옷을 귀족들이 사용인 의복으로 사용하지 않겠습니까?"

 "오호, 정말 일리 있군요!

 맞는 말이에요.

 그치만 이게 현실화 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지금 상황에서는 내가 아티팩트로 옷을 만든다고 해도 만들 수 있는 수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저렴한 옷을 하루에 10개 정도 만든다고 해서 의미가 있나요?

 싸게 팔면 많이 팔아야 좋은 것 아닌가요?

 평민들을 타겟층으로 잡은 건 그래서 아닌가요?"

 

 흥분한 키셀이 눈을 반짝이며 질문을 쏟아냈다.

 갓 돋아난 새순이 햇살에 반짝이는 듯 생기가 돌았다.

 

 "좋은 질문이네요.

 큰 건물 안에서 마도구를 여러 개를 돌릴 겁니다.

 관리자가 필요하겠지만, 이건 비숙련자 1명이 5개 정도의 아티팩트를 커버할 수 있어요.

 인건비가 확 줄죠.

 같은 아티팩트를 반영구적으로 여러 개 만들 수 있나요?"

 

 "와.. 정말 대단하네요.

 어디서 이런 아이디어를 얻었죠?

 정말 감탄밖에 나오지 않는군요.

 아, 아티팩트는 마법 수식을 새겨놓으면 간단한 동작들은 반영구적으로 하게 할 수 있어요.

 공기 안에 마력을 볼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든 것 뿐이지 마력이 사라진 건 아니니까요.

 나는 마력의 흐름이 아티팩트를 통해 흐르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키셀이 점점 흥분하는게 보였다.

 확실히 똑똑하니까 말이 잘 통하긴 했다.

 아이디어는 지구의 조상이 내줬으니 내가 찬사를 받을 부분은 아니지만, 키셀에게는 아니었나보다.

 그의 눈빛이 경외심으로 물들었다.

 

 "엘리, 정말 감명받았습니다.

 이렇게 스마트한 사람은 나말고 처음봐요.

 더, 더 설명해줘요.

 돈은 있나요?

 부지라던가 기초 자금은 어디서 구하죠?

 물론 생각해뒀겠죠?

 엘리 내 가슴을 만져보겠어요?

 너무 설레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과도하게 치대는 키셀을 보며 약간 콩깍지가 벗겨졌다.

 나사 하나가 빠진 게 분명했다.

 

 "사업파트너의 가슴에 손을 댈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질문한 문제는 생각해 둔 바가 있지만, 제 설명은 여기까지입니다.

 정식으로 파트너가 되고 싶다면 계약을 한 후 말해주지요."

 "파트너요?

 네 당연하죠.

 사업에 관련된 계약만 해야하나요?

 제 영혼이나 당신의 지능과 같은 것과는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나요?

 혹시나 제 외모가 마음에 든다면 말해주세요.

 제 모든 걸 당신과 함께 하고 싶군요!"

 

 나사 하나가 아니다. 적어도 3개는 빠졌다.

 정열과 열정이 무엇인지 보여주며 외치던 그는 내 대답도 듣지 않고 중얼거렸다.

 

 "아니, 아니지...

 엘리가 이렇게 쉽게 나와 계약을 맺지 않겠지!

 현명하니까.

 저...... 엘리, 내가 계약서를 써와도 됩니까? "

 

 너 생각을 지금 네 입으로 말하고 있다고 말해줄까 하다가 말았다.

 내 입으로 말하고 있는 걸 어떻게 알았냐며 감탄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래, 초안을 써오면 구체적인 부분은 수정 및 합의하도록 하죠."

 "수정 및 합의래.

 너무 멋져.

 역시 쉽지 않군.

 초안을 작성해 오라니!

 살아있는 보람이 있어!"

 

 중얼거리다 말고 키셀은 내게 환히 웃어보였다.

 

 "엘리온, 당신에게 어울리는 파트너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여 작성해올게요.

 당신 머릿 속에 있는 멋진 계획을 모두 듣고 싶군요."

 

 건방졌던 아까의 모습은 모두 어디로 간 듯 다정하고 소중하게 나와 악수한 키셀은 날듯이 도서관으로 들어갔다.

 확실히 정상도 아니고, 나사가 3개쯤 빠졌지만, 투명하고 솔직한 그의 반응이 귀여워 피식 웃었다.

 

 확실히 내 모든 계획은 상당한 초기 자본이 없으면 무용지물이었기에 키셀에게는 설명 가능한 부분까지만 말했다.

 키셀이 멸망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함부로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는 잘 풀릴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나도 약간 기대감이 솟았다.

 체르밀리와 연관될 시간도, 여유도 주지 않는다면 멸망의 가능성이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그 과정에서 내 돈도 벌면 좋고.

 

 성공적인 첫 발을 딛고 약간은 우쭐해졌다.

 그래! 인생 2회차, 아예 답이 없는 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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