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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셀프인생2022
작가 : 행복한라니
작품등록일 : 2022.1.12

셀 프 인 생
태어나 부모님 사랑을 받으며.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까지 졸업하고 취직을 해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자식을 낳고. 자식을 다키운 후에야 내 인생을 찾으려 하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이 주시는 사랑이 당연하지 않다면. 철 없어서 뭘 몰라서 아무것도 안한채 지나버린 시간들. 성인이 되어서 셀프로 살아가는 빛나 얘기를 하고 싶었다. 오늘을 열심히 살다보면 꿈은 이룰수 있다는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다.

 
4. 식구
작성일 : 22-01-12 20:29     조회 : 167     추천 : 0     분량 : 12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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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식구.

 

  밖이 소란스러웠다. 창문을 열어 보니 저 멀리 골목길 모퉁이에서 할머니와 어린 손녀가 나와 있고 그 앞엔 쓰레기로 보이는 잡동사니가 한 가득 쌓여 있었다. 관심 없다는 듯 창문을 닫으려고 할 때 앙칼진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렸다.

  “동네 챙피하게 이러지 말고 당장 나가요!”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되자 밖으로 나갔다. 할머니는 아주머니의 바지 가랑이를 붙잡고 한번만 봐 달라고 사정을 하는데, 아주머니는 짜증섞인 화를 내면서 진드기를 떼어내듯 할머니를 밀쳐내며 말했다.

  “내가 무슨 자선 사업가도 아니고, 나도 월세 받아 생활하는데 월세를 안주면 난 어떻게 사냐고! 세달치 월세는 안받을 테니까 당장 이 짐이나 처리하고 나가요!”

 넘어진 할머니 곁으로 손녀가 달려가 울자, 나는 아주머니를 불러 소리를 질렀다.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이렇게 사람을 밀쳐 내는건 아니죠!”

  “넌 뭐야? 무슨일인지는 이 할머니 한테 듣고. 상관 하고 싶으면 이 쓰레기 같은 짐이나 치워줘요!”

 아주머니는 가버렸고, 할머니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 앉았다. 손녀로 보이는 아이는 10살이라고 말했다. 사정 얘기를 묻자 엄마는 어렸을 때 집을 나갔고. 아빠는 새여자를 만나 집에 들어오지 않다가 보증금을 빼서 도망 갔다는 말에 할머니를 보며 물었다.

  “제가 저기 옥탑방에 살고 있는데. 괜찮으시면 저랑 같이 가실래요?”

 같이 가자는 말에 아이는 눈물을 그치며 물었다.

  “정말요?”

  “응. 그런데 짐은 다 들고 갈수 없어. 필요한 것만 챙길수 있을까?”

 할머니는 쓰레기처럼 보이는 물건들이 아깝다는 듯 주섬주섬 다 챙기려 하자 나는 할머니 앞에 놓인 가방을 주면서 말했다.

  “할머니, 다 못 갖고 가요. 이 가방에 꼭 필요한 것만 담아요. 생활용품은 저희집에도 다 있어요.”

 할머니는 한참을 고민하다. 주섬주섬 짐을 챙기다 뭔가에 짜증이 난 듯 짐들을 내동이 치면서 필요한 물건만 가방에 넣었다. 옥탑방 계단으로 올라오는 아이의 표정엔 경계심이 없었다. 그래서 물었다.

  “낯선 곳에 가는데 무섭지 않아? 내가 나쁜 사람일수도 있잖아.”

  “무슨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제가 겪은 일보다 나쁜일이 생길 것 같진 않아요. 언니가 저를 팔아 버린다 해도요!”

 10살이 맞을까? 어떤 일이 생겨도 이보다 나쁠수 없다니……. 그말에 생각이 많아졌다. 방으로 들어오자 아이가 말했다.

  “정말 여기서 지낼수 있는거예요?”

  “응. 뭘 그렇게 좋아해? 누가 보면 호텔이라도 온줄 알겠네.”

 할머니 표정도 밝았다. 이런 집에서 호강해도 되냐며 고마워 하며 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걸까. 갑자기 할머니와 아이를 데려와 어쩌자고. 충동적으로 한 행동 이지만 이상하게 후회는 되지 않았다. 내 집이라 생각하며 편하게 지내라는 말에 할머니가 물었다.

  “우리랑 같이 살면 아가씨가 불편하지 않을까?”

 아이도 물었다.

  “먹여주고 재워주다 나중에 어디 팔아버릴거죠? 속셈이 뭐예요?”

  “팔 수만 있다면 팔겠지. 근데, 할머니랑 너를 누가 받아 준데? 나도 내가 속셈을 할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가족이 없어서 그런가? 할머니랑 동생이 생기는 것이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서 같이 살자고 한거야!”

 1초의 망설임 없이 대답이 나왔다. 어쩌면 이게 내 진심일까. 외로웠다는 말을 하고 있는 걸까. 가족이 없다는 말에 할머니가 물었다.

  “가족이 없다니?”

  “태어나자 마자 부모님한테 버림 받았어요. 그렇다고 그렇게 불쌍하게 보지 마세요. 혼자라는 사실보다 그 시선이 더 싫으니까요.”

 아이 이름은 ‘최영희’라고 말했다. 원래는 명희였는데. 출생신고 할 때 할머니가 ㅁ을 ㅇ으로 쓰는 바람에 영희가 되었다고 말했다.

  “명희보다는 영희가 훨씬 친근하고 좋은데.”

 불쑥 영미가 떠올랐다. 왜 같은 ‘영’자 인건지. 영미를 생각하다 영희가 하는 말을 듣지 못했다.

  “뭐? 뭐라고 그랬어?”

  “같이 살면 우리 이제 가족인거예요? 언니가 엄마되는 거예요?”

 진지한 영희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긴장감을 풀어 주려 대답했다.

  “그래. 내가 첫사랑에 실패만 하지 않았어도 너 같은 딸이 있었을 거다. 엄마 보다 더 좋은 ‘언니’라는 말도 있는데, 편한대로 불러! 진짜 가족이 될수 있을지 모르지만 ‘식구’가 된 건 맞으니까.”

  “그럼 나, 진짜 엄마라고 부른다.”

 순간 영희의 표정에서 ‘엄마’를 불러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예전의 나처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내 딸 하자! 뭐라 부르건 그게 뭐 중요하겠니?”

 영희는 내 첫사랑이 누구인지. 어떻게 만났는지 물었다. 기대하는 눈빛에 연애소설이라도 써야 할 것 같은데. 솔직하게 말했다.

  “첫사랑은 무슨, 그런거 없어. 남자는 오다가다 만나 헤어진 사람이 전부고, 그래도 내 심장을 두근 거리게 해줬던 사람은 있었지. ‘다섯남자’의 오강민이라고…….”

  “에이 그게 뭐예요? 연예인은 아니죠!”

  “다섯남자를 알아? 오강민도?”

  “엄마 물건에서 ‘다섯남자’ 앨범을 봤어요. 엄마가 좋아했던 가수도 오강민이었는데……. 오강민 같은 남자를 좋아하면서 왜 아빠같은 남자를 만났는지……. 어째든 연예인은 첫사랑이 아니죠!”

  “연예인은 사람 아냐? 왜 아닌데. 내가 첫사랑이라면 첫사랑인거지. 그땐 나를 살게 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었는데. 생명의 은인이랄까.”

 영희는 싱겁다는 듯 헛소리는 듣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녁이 되자 영희가 밥을 하겠다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니가 무슨 밥을 해? 밥은 엄마가 하는거야. 넌 공부나 해!”

  “저도 밥 할 수 있어요. 어른들은 이상해, 맨날 공부만 하래.”

  “학생보고 공부하라고 하지. 뭘 하라고 하겠어? 누가 공부 잘하래? 그냥 공부 해!”

 그날 저녁상을 조금 신경써서 차렸다. 처음 받아 보는 밥상인 듯 할머니와 영희는 선뜻 수저를 들지 못하고 바라 보기만 하다 할머니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내가 이렇게 호강 해도 되는건지 몰라. 지 새끼, 부모도 버리고 가는 세상에 생판 모르는 남에게 이렇게…….”

  “부담갖지 마세요. 꽁돈도 생겼고. 당분간 할머니와 우리 세 식구 먹고 사는데 문제 없으니까요.”

 할머니 손에 수저를 쥐어 주면서 편하게 드시라고 말하고, 영희를 보면서 물었다.

  “학교 준비물 없어? 있으면 미리미리 챙겨놔!”

  “아니예요. 준비물 따윈 없어도…….”

  “준비물 없으면 혼자 멍하니 앉아 있으려고? 준비물은 꼭 챙겨가. 없어서 눈치보면서 멍하니 앉아 있지 말고! 대신 공부는 열심히 하는거다.”

 영희는 문제 없다는 듯 책상에 앉아 보이며 말했다. 여기 앉아서 공부해도 되죠? 책상이 있는데 공부는 그냥 하죠!”

 영희가 살던 집은 햇빛도 들어오지 않고. 장판이 찢어져서 비닐을 깔고. 벽지는 곰팡이로 물들었고. 여기저기 물이 떨어져 늘 습하고. 무엇보다 참을수 없는건 벌레였다고 말했다. 화장실 변기 물이 자주 역류해서 급한 볼일이 아니라면 공원 화장실을 이용 했다고 말했다. 그런집 이라도 없는 것 보다 있어야 하기에 할머니는 월세를 벌려고 폐지를 하루종일 주웠다는 말에 월세가 얼마인지 물었다.

  “15만원요. 그런데 아빠가 보증금을 갖고 날라서……. 이제 제 아빠 아니예요. 부모도 버리고. 자식을 버린 사람이 어떻게 아빠예요?”

 조금 흥분한 영희 말에 말없이 안아주며 말했다.

  “그래. 아빠 아냐! 사람 같지도 않은 사람에게 괜히 열 낼 필요도 없어. 그냥 잊어 버리고. 무조건 행복하면 돼. 행복하면 이기는거야!”

 

 영희의 부탁으로 학교에 갔다. 엄마 노릇을 해 달라는 말에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내내 연세가 있어 보이는 선생님은 내게 가정사를 물었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지만 부모가 어떻게 자식을 버리고 집을 나갈수 있는지 훈계까지 듣고 있으려니 이건 마치 교무실에 끌려온 학생 기분이랄까. ‘됐고, 그래서 우리 영희가 학교 생활이 어떻다는 건지. 영희 얘기만 하시죠!’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네.’ ‘모두 제 잘못입니다.’라는 말만 되풀이 하면서 상담이 끝났다.

 집으로 돌아온 영희는 내 품에 안기면서 말했다.

  “고마워. 진짜! 이제 애들이 나 엄마 없는 애들이라 놀리지 않아. 그리고 이제부터 알림장은 엄마 폰으로 보낸다는데……. 어플 깔아서 가입하래. 그동안은 연락처가 없어서 종이로 받았는데, 이젠 알림장을 확인 하래.”

 황당했지만 엄마 없는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영희를 쓰담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오늘은 영희를 데리고 쇼핑을 하자고 말했다. 괜찮다는 말에 대답했다.

  “물론 넌 괜찮겠지만, 보는 내가 안 괜찮아. 너, 이러고 다니면 엄마가 욕 먹어! 내가 예쁜옷은 못 사주지만 최소한 이런 걸레 같은 옷은 안 입히고 싶어.”

 동대문에서 영희 옷과 내 옷 몇벌을 사고, 옆 건물 백화점에도 들어갔다.

  “백화점은 왜 가?”

  “구경 하러……. 구경하는건 공짜니까. 사는건 내 형편에 맞게 살 수밖에 없지만 눈은 좀 높아도 되잖아.”

 

 백화점을 구경하다 판매사원을 구한다는 팻말에 일을 하기로 했다. 12시간 근무. 주1회 휴무에 급여는 4대보험 안되는 조건으로 130만 원이었다. 4대보험으로 월급이 줄어 드는 것 보다 없어도 될 것 같았다. 직원은 매니저 포함 3명이었지만 혼자 일하는 날이 많았다. 한명이 쉬는날이면 두명이 근무 하면서 교대로 밥을 먹고. 휴식을 취하고. 한명은 창고에서 물건을 꺼내 오거나 정리 하면 혼자서 매장을 봐야 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육체적인 피로에 까탈스러운 매니저 때문에 오래 버티는 직원이 없었지만 나는 6개월째 계속 일하고 있었다. 옆 매장 언니가 궁금한 듯 물었다.

  “내가 일하면서 3개월을 버틴 직원을 못본 것 같은데, 넌 진짜 대단하다. 매니저 히스테리를 다 받아주면서 어떻게 일해? 멘탈이 좋은가?”

  “받아 준적 없는데요. 그냥 무시하는 거예요. 짖거나 말거나.”

  “난 처음에 금붕어 인줄……. 돌아서면 잊어 버리는…….”

  “기억해야 잊어 버리죠. 개 짖는 소리를 기억 하면서 살진 않잖아요.”

 할머니와 영희랑 지내는건 불편하지 않았다. 내가 편했던건 영희와 할머니가 내 눈치를 많이 살핀 탓이라는걸 이제야 알았다. 할머니가 봉투를 내밀며 말했다.

  “월세라도 보태고 싶어서…….”

 봉투안에는 50만 원이 들어 있었다. 6개월 살면서 이것밖에 못 줘서 미안하다고 말하면서 이젠 공공근로 일자리도 얻어서 다음달 부터는 월세 꼬박 낼수 있다는 말에 알겠다고 대답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영희랑 함께 트리를 함께 꾸몄다. 똥 손이라 엉망인 나와 달리 영희는 꼼꼼하게. 디테일하게 예쁘게 장식을 하면서도 귀찮다는 듯 물었다.

  “이딴건 왜 하는거야?”

  “이딴거라니?”

  “방도 비좁은데……. 전기세만 나가는 이게 뭐가 좋다고…….”

  “니 돈이냐? 그냥 올해는 크리스마스 기분 좀 느껴 보고 싶어서. 언니가 니 나이땐 거리마다 캐롤이 흘러 나오고 나무마다 알알이 조명들이 빛나고 그랬는데……. 넌 무슨 어린 애가 감성이 없냐?”

  “감성이 밥 먹여 주는게 아니니까요.”

 영희를 보면 내면 아이를 보는 듯 했다. 그 시절 나도 주변 환경에 관심이 없었고. 뭘 보아도 감흥도 없었다. 내면아이에게 묻고 싶은 질문을 영희에게 물었다.

  “너도 돈이 없으면 꿈 꿀수 없다고 생각하니?”

  “생각 할게 뭐 있어. 그게 현실이잖아.”

  “그래. 현실이지. 근데, 꿈을 이루려면 돈이 들지만, 꿈은 얼마든지 꿀수 있는데……. 꿈은 없어도 내년부턴 하루 계획과 목표를 세워 살아 보는건 어때? 버스비는 얼마든지 줄수 있으니까 집에만 있지 말고 어디든 나가봐. 이 언니가 살아 보니까 길 위에 답이 있더라고. 물론 함정도 많지만!”

  “갑자기 그런 얘기 왜 하는 건데?”

  “언니도 방이라는 감옥에 날 가둬 놓고, 책 벌레로 살았거든. 책이 좋아서가 아니라 현실을 잊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그렇게 이론적인 지식을 아무리 쌓아도 세상을 보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더라고. 너도 집에서 공부만 하지 말고 좀 나가라고. 가난이 죄도 아닌데 왜 짱 박혀 있어?”

  “난 시간 떼우려고 공부 하는거 아닌데. 재밌으니까 하는건데. 사실 뭐 내가 내세울만한게 이 머리 말고 없기도 하고……. 그리고 난 나가는 것 보다 집이 좋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사고, 신경써서 저녁 밥상을 차렸다. 연말 분위기를 내며 푸짐하게 차려진 밥상을 보며 할머니와 영희의 반응은 미온적이었지만 입가에 미소는 번졌다. 과일까지 꺼내오자 영희가 물었다.

  “진짜 연말이라서 기분 내는거 맞아? 뭐 할말 있는거 아니고? 난 언니가 무슨 말 할 것 같아서 불안한데.”

  “불안한 니 예감이 맞을거야. 나 할말 있거든!”

 과일을 먹으면서 돈 봉투를 할머니에게 건넸다. 50만 원을 확인한 할머니는 이걸 왜 돌려 주냐며 다시 돌려 주며 안받겠다고 말했다.

  “이거 어제 산타가 할머니 드리래요. 제 돈 아니라서 저도 이거 못받아요.”

 그리고 이젠 이 집을 나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희는 알고 있었다는 듯 풀 죽은 얼굴로 대답했다.

  “그말이 그렇게 어려웠어? 그냥 나가라고 하면 되지……. 나도 그 정도 눈치는 있거든. 언니가 다른 집 알아 보는거 알고 있었어. 당연히 우리도 데려 갈줄 알았는데. 고민 하는거 보면서 그게 아니라는걸 알았어. 나갈게. 나가는데. 우리에게도 시간을 줘야 하는거 아냐? 이 추운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는건 아니지?”

  “나가라는게 아니라, 내가 나간다고. 할머니랑 넌 계속 여기서 살고…….”

 할머니가 그게 무슨말인지 물었다.

  “예전부터 생각 했어요. 함께 살면서 좋은점도 많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같이 살 수는 없을 것 같고……. 할머니가 월세를 낼수 있다고 하니 이젠 제가 나가도 될 것 같아서요. 인연을 끊자는게 아니라 따로 살자는 거예요. 말 그대로 독립!”

 할머니와 영희는 아무말도 없으셨다. 침묵이 흐르고, 할머니가 물었다.

  “우리 때문에 보증금을 여기 묻어 두고 가겠다고? 불편해서 나가는 거면 우리가 좀 더 조심…….”

  “불편하지 않아요. 더 좋지만……. 각자의 사생활은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보증금은 신경 쓰지 마세요. 제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혹시 이사 가고 싶으면 그땐 보증금 빼서 다른 집 구해 드릴께요.”

  “아가씨 돈이 아니면 누구돈 이라는 거야? 이 돈으로 뭐하려고…….”

  “그냥 비상금. 꽁돈. 제가 돈 많이 벌면 이 비상금 없어도 되니까 이돈으로 우리 영희 대학이나 보낼까봐요.”

 ‘우리 영희 대학’이라는 말에 할머니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동정이든 뭐든 고맙다며 내 손을 잡고 쓰담자 할머니 손을 붙잡고 말했다.

  “동정 아니고, 제 마음이예요. 할머니 보다 제가 영희를 더 오래 볼텐데. 제 옆에 영희라도 있어야 제가 덜 외롭지 않겠어요? 제가 대학을 가지 못해서 이모양인건지……. 영희는 나처럼 살게 하고 싶지 않아요. 영희는 제 동생이니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영희에 대한 내 마음은 나도 모른다. 어쩌다 생긴 500만 원에 내 마음이 여유로워 진것뿐, 영희를 볼 때 마다 내면아이가 겹쳐져 이러는 건지.

 

 옥탑방을 나와 지하 방을 구했다. 지하라 옥탑보단 답답한 느낌은 있지만 투룸이라 넓게 쓸수 있어서 좋았다. 가끔 출몰하는 벌레와 곰팡이는 여전히 적응되지 않지만.

 옆 매장 언니가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했다. 근무조건과 월급이 같기에 옮겨도 상관은 없지만 보란 듯이 옆매장에서 일하는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 거절했다.

  “죄송해요. 저희 매니저를 안보고 일할수 있는것도 아니고, 제가 한곳에 뿌리를 내리면 이동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그냥 여기서 일 할래요.”

  “그래? 의리 쩐다. 근데 뿌리를 내릴 만한 곳이 아닌데 뿌리를 내렸다면 할 수 없고……. 니가 불편한건 나도 싫으니까.”

 언니는 할말은 많지만 말을 아끼는 눈치였다. 백화점에서 일하지만 백화점 직원도 아니고. 브랜드 본사 직원도 아니고. 개인 사장밑에서 복지도 없이 일하는 알바와 다름 없는 일을 하면서 매니저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일하는 내 모습이 한심해서 일까. 안쓰러워서 일까. 언니는 하고 싶은 말을 돌려서 말을 했다.

  “한곳에 오래 일하는것도 좋고. 뭐든 열심히 하는것도 좋은데. 계산기는 두들겨 가면서 일해. 사람이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지!”

 옆 매장 언니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채 9개월로 접어 들자 번아웃 상태가 되었다. 직원이 바뀔 때 마다 일을 가르쳐야 하는것도 짜증 나고.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매니저의 히스테리는 심해졌고, 나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오려는데 갑자기 매니저가 그만 두고 새로운 매니저가 들어왔다. 매니저는 화장품 매장에서 일한 경력은 있지만 의류매장에서 일하는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기본은 알거라 생각 했는데. 신입을 보는 것 마냥 답답했다. 전 매니저는 진상이긴 해도 일은 잘했는데. 새로 온 매니저는 자기가 사장이라도 되는 것처럼 카운터에서 계산만 하면서 일은 다 나에게 맡겼다. 군대를 갓 제대한 남자 직원이 들어왔다. 이름은 최도철. 판매 경력은 물론 사회 생활을 전혀 안해본 맑은 영혼이었다. 군 생활은 어떻게 했는지 걱정이 될 만큼.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줘도 띄엄띄엄 듣는건 기본이고, 시간 개념도 없었다. 도철이를 시키느니 차라리 내가 하는게 빠를 것 같았다. 품목도 익힐겸 창고 정리를 시키고, 나는 재고 조사를 하고 있었다. 재고조사를 끝내고. 표를 매니저에게 건네주자 매니저가 말했다.

  “니가 재고조사 했으니까 입력도 니가 해. 니가 하는게 빠를거 아냐!”

 ‘내가 재고 조사 했으니까 니가 확인하고 입력해야 할거 아냐!’ 라고 하고 싶은 말을 억누르며 상대 하지 말자는 심정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재고를 입력했다. 그래. 어차피 일하는 시간인데. 재고를 입력하든 판매를 하든 무슨 상관이라고. 눈 알 빠지게 재고 입력을 하고 있었지만 짜증이 나는건 어쩔수 없었다. 일을 다 끝내고서 결국 할말을 해 버렸다.

  “오늘은 처음이라 제가 도와 드린 거지만, 다음부터 재고조사 입력은 직접 하세요. 이건 제 일이 아니예요.”

  “뭐? 도와줘? 일하는데 니 일, 내 일이 어딨어? 앞으로 재고조사는 쭉 니가 해! 매니저 말에 토 달지마! 그리고 오늘 매출 왜 이래?”

  “매출이 왜 이런지. 왜 손님이 없는지는 매니저님 숙제 같은데요!”

 매니저가 낙하산이라 나도 모르게 무시하게 되고, 말대답을 하다 보니 매니저와 사이가 좋을리 없었다. 열심히 하면, 잘하면. 경력이 쌓이면 매니저가 될수 있을거란 희망으로 버텨 왔는데. 실력이 없어도 낙하산은 어디에나 존재 한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번아웃 상태로 감정없는 기계처럼 일 하다 보니 매출이 떨어지는게 당연했다. 위에서 깨진 매니저는 목표 달성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며 나를 보며 물었다.

  “빛나씨, 연결판매 능력자 였다며? 능력을 보여줘! 목표 해야지!”

  “이건 제 목표가 아닌데요. 목표 달성하면 뭐가 좋은데요? 제가 인정 받는것도 아니고. 인세티브로 10만 원 더 받겠다고 이 한 몸 부셔져라 일해요? 골병들면 약값도 안나와요. 더 일한다고 수당을 주는것도 아니고, 칼퇴근 하면서. 평소대로 일하는 시간에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장도 매니저도 아닌 일 개 직원이 무슨 목표가 있겠어요? 월급 많이 받는 사람이 모범을 보여 주세요!”

 매니저는 ‘뭐, 이런 또라이 같은…….’라는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며 이렇게 일 할거면 당장 그만 두라는 말에 홧김에 알겠다고 말했다.

  “뭐? 그만 둔다고? 너 참 편하게 사는구나. 하고 싶은 말 다하고, 하고 싶은대로 살면 행복하니?”

  “입이 있고 생각도 있는데, 할말도 못해요? 홧김에 하는 말이 아니라 더 이상은 못 참을 것 같아서 그래요. 솔직히 월급 루팡 하는거 직원들 보기 챙피하지도 않으세요? 전 창고에 물건 정리하러 가겠습니다.”

 창고엔 도철이가 있었다. 창고에 2명이 있으면 안되기에 나가라고 말하자 물었다.

  “매니저랑 싸웠어요?”

  “싸우긴 뭘 싸워?”

  “그럼 혼났어요? 표정보니 한판 했거나, 혼났거나 둘중 하난데……. 누나가 언제부터 박스 정리 했다고, 그냥 제가 정리 할께요. 오늘 저 그날이라 혼자 있고 싶거든요. 매니저 꼴 보기 싫으면 휴게실 가세요.”

  “니가 무슨 그날이 있어? 그리고 내가 언제는 박스 정리 안했니? 너 오기전에 다 내가 하던 일이거든!”

  “제가 왔을 때 부턴 안했잖아요. 여자가 벼슬도 아니고, 받는 돈이랑 일하는건 똑같은데 남자라는 이유로 여태 무거운건 제가 다 옮겼잖아요. 그리고 남자들은 맨날 기분 좋은 줄 알아요? 남자들도 한달에 한번은 동굴이 필요해요.”

  “예민한거 보니까 그날 맞네. 그래도 나가서 판매해. 나 그만 두면 니가 다 해야 할 일이니까…….”

  “네? 누나 그만 둬요? 대박! 좀 참지 그래요? 세달만 참으면 퇴직금이 생기는데. 퇴직금 아깝지 않아요? 한달 월급은 될텐데!”

 잊고 있었다. 4대보험은 없지만 1년 지나면 퇴직금이 생긴 다는걸. 그때 매니저가 들어오며 말했다.

  “니들 거기서 뭐해? 데이트 하니? 빨리 나와. 매장에 손님 많으니까!”

 도철이가 창고 정리를 한다기에 난 매장에 나와 한참을 손님 응대를 하다 한가해지자 눈치를 보며 매니저에게 다가가 계속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왜? 그만 둔다더니, 연하랑 노닥 거리니까 재밌니?”

  “노닥 거린적 없는데요. 매니저님 말씀대로 다들 먹고 살려고 일하는데. 제가 부잣집 딸도 아니고 돈 벌어야 한다는 사실을 깜박 했어요.”

  “됐어. 나가. 우린 한배를 타고 목표달성을 위해 달려 가는데, 너 혼자 돗단배 타고 따라 올거면 필요없어.”

  “아닙니다. 저도 목표달성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비굴했지만 퇴직금을 생각하며 버티기로 했다. 그런데 한달을 남겨 놓고 해고 통보를 받았다. 직원까지 구해놓고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말은 황당했다. 난 왜 이런식일까. 실컷 일하고 마무리는 왜 항상 뒷통수를 맞는걸까. 잘못 한것도 없는데. 따져 묻지도 못하고. 억울 했지만 하소연 할때도 없었다. 노동부에 신고 했지만 소용 없었다. 억울함을 토로하자 옆 매장 언니가 나를 위로하며 말했다.

 “그러게……. 내가 거기서 오래 일할 필요 없다고 말했잖아. 진작에 우리 매장에 오라니까. 너네 사장이 그걸로 유명해. 일한지 9개월이 넘어가면 슬슬 괴롭히기 시작해서 그만 둘때까지 사람을 얼마나 괴롭히는줄 아니? 너도 홧김에 나간다고 했다면서? 근데 일한다고 해서 오래 일하나 싶었는데. 역시나 막판에 이렇게 뒷통수를 치는구나!”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는 사장님의 꼼수라는 말에 그걸 왜 지금 얘기해주냐며 괜히 옆매장 언니가 원망스러웠다.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이번에도 망하라는 저주를 퍼 붓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들어오면 나는 습관처럼 모니터 앞에 앉아 미니 홈피에 주저리 주저리 글을 적었다. 그리고 천장을 보며 또다시 신세한탄을 늘어 놓았다. ‘난 왜 이모양일까? 아니 왜 난 항상 이 모양으로 살아야 하는걸까.’ 늦은밤. 한참을 멍 때리며 뒤척이고 있을 때 정화에게서 문자가 왔다. ‘자니?’라는 문자에 전화를 걸었다.

  “넌 안자고 뭐해?”

  “뭐하긴, 가발이랑 사투중이지. 넌 또 시련이라도 당했어? 시련은 아닌 것 같고, 일 그만 뒀어?”

 귀신이다. 어떻게 알았냐는 말에 정화는 내 미니홈피를 봤다고 말했다.

 내 마음을 시로 표현하고. 내 하루를 에세이로 끄적였던 글들을 모두 봤다는 말에 알몸을 보인 것 마냥 챙피해 졌다. 내가 찍은 사진에 사연을 담고. 나의 일상을 기록한 개인적인 공간에 내가 아는 누군가가 볼거란 생각은 못했다. 정화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그래. 넌 금방 다른 일자리 구하니까……. 근데 저번부터 궁금했던 건데. 미니 홈피에 같이 찍은 외국인들은 뭐야?” “그냥……. 명동 놀러갈때마다 친구가 생기더라고. 친구된 기념으로!”

 난 중국사람이 많은 명동거리를 좋아했다. 매장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다 중국인을 만나면 인사를 했다. 대부분 경계 하며 피했지만. 서울 관광이나 쇼핑을 도와 줄수 있다는 말에 기다렸다는 듯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게 답 해주다 기념으로 사진을 같이 찍었다. 외로울 때 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을 보면 외롭지 않았다. 처음 본 낯선 이의 미소가 나를 기분좋게 한다는 말에 정화는 이해할수 없다고 말하면서 이제 뭐 할거냐고 물었다.

  “뭘 꼭 해야 하니? 여행이나 떠나려고.”

  “여행? 누구랑?”

  “나랑”

 이젠 혼자 여행을 떠날 용기가 생겼다. 어디 가려고 하면 돈 걱정이 먼저였고, 혼자 가는 여행은 두려웠다. 낯선 길에서 길을 잃어 집으로 오는 길이 힘들어 질까봐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여행을 내일 바로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다음날, 무작정 강릉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무계획이 계획이었다. 발길 닿는대로 가다가 나의 미션은 바다에서 멍 때리고. 해돋이 하는 것이 었다. 발길 닿는 곳은 방황이었다. 결국 가볼만한 여행지를 검색해서 목적지를 정하고 걸었다. 나의 첫 번째 목적지는 시계 박물관이었다. 전시된 시계를 보고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시계가 어떻게 생겨 났는지는 궁금하지 않았다. 입장료가 아까워 걸음을 천천히 걸었다. 그러다 인간과 시간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표현한 시계 앞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움직이는 인형들을 한참을 바라봤다. 톱니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계처럼 일만 하는 모습이 마치 나를 닮은 듯 했다. 저렇게 열심히 움직이는데. 늘 같은 자리를 반복하는 모습이. 내 운명인걸까. 그때 뒤이어 들어온 커플이 내 옆에 서서 말했다.

  “이것봐. 인형들 너무 귀여워. 신나게 움직이는데.”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는 기계 인형이 귀엽다고? 힘들어 보이는 저 모습이 신나 보이다니. 여자의 말을 듣고 보니 또 역동적인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이 시계 앞에서 한참을 서 있다 밖으로 나왔다.

 근처 모텔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날 해가 뜨는 시간에 해를 보러 나갔다. 새해는 아니지만 떠오르는 해를 보고 싶었다. 해를 기다리는 시간은 설레이면서 살짝 지루해 지려 할 때 해가 떠올랐다. 해가 바닷속에서 떠오르는 듯한 모습이 신기했다. 머리만 보이던 해가 둥글게 떠올랐다. 순식간이었다.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와 해만 존재하는 듯 벅찬 감동으로 해를 바라보자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전단지 알바로 시작해서 커피숍. PC방. 주유소. 미용실. 웨딩샵. 편의점. 횟집. 고깃집. 일식집. 한식집. 백화점 의류 판매, 예식 도우미. 콜센터……. 쉴틈 없이 일했지만 지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무슨 빛을 보겠다고……. 이번 여행에서 깨달았다. 목적지 없이 가다보면 방황할 수밖에 없고, 보는 관점에 따라 세상은 달라 질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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