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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반가워요
작성일 : 20-10-07 22:52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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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대표실 문을 닫고 나오자 순희의 앙다문 입술 새로 저도 모르게 흐흐흐 하고 기분 좋은 웃음이 흘러나왔다.

 

 ‘우리 시나, 이번 기회에 연예계 쪽에 인맥도 쌓고, 운 좋으면 TV 출현도 할 수 있겠지?’

 

 남의 아픔을 이렇게 기회로 이용해도 되나 싶었지만 생각보다 나 대표 역시 많이 아파보이지도 않았으니 뭐. 나 대표는 늦지 않게 명의를 만난 것이고, 시나 역시 이번 기회에 유명인의 주치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니 서로 윈윈 아니겠냐며 순희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주억였다.

 

 복도 밖에선 아직도 오색조의 콘서트 준비곡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를 마친 뒤엔 월드투어. 꽤 긴 시간동안 계속 될 콘서트였다.

 

 “음~ 맛보기로 조금만 더 구경해 봐?”

 

 순희는 마치 어느 늦은 밤, 가택을 침입한 도둑이라도 된 것 마냥 뒤꿈치를 들어 올리고는 살금살금 걸음을 옮겼다. 연습실 밖으로 새어나오는 쿵쾅이는 리듬에 맞춰 광대가 자꾸만 씰룩거렸다. 그리고 그렇게 연습실 입구까지 다가간 그 순간, 달칵 소리와 함께 한 실루엣이 불쑥 튀어나왔다.

 

 놀란 순희는 황급히 몸을 돌려 연습실 입구 옆 벽에 몸 뒤쪽을 완전히 밀착 시킨 채 숨을 죽였다. 그리고는 동그란 눈을 또르르 굴려 문 앞에 서 자신을 의아스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인영을 바라보았다.

 

 “어? 순희 씨?

 

 뽀글뽀글한 머리를 노오란 헤어밴드 뒤로 넘긴 남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왔다. 순희의 최애, 오색조 동혁이었다. 그녀를 빠순이의 길로 이끌어 매년 수 천 만원을 쓰게 한 바로 그 남자. 순희는 황홀경에 두 눈이 멀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아 너무 좋아. 미쳐버릴 거 같아.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걸 느끼며 순희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저 이름을 불러주는 것뿐인데도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친다. 보이지 않을 땐, 그렇게 방탕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놓고선 막상 그의 앞에 서게 되면 이렇게 한없이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모두가 팬 싸인회에서 그녀를 새박사 누나라고 부를 때에도 동혁만은 꼭 순희 씨라 불러주었다. 그 작고도 사소한 일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녀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걸 동혁은 알까.

 

 “순희씨 맞, 죠?”

 

 봄바람을 닮은 달콤한 목소리가 중력처럼 순희를 이끌었다. 불가항력이었다. 순희는 조심스레 눈을 뜨고는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 끄덕했다.

 

 “여긴 어쩐 일로?”

 “…다큐 때문에.”

 “아. 다큐찍을 때 확실히 순희 씨가 찍어주셨던 자료들이 필요하겠네요”

 “하하하하. 네….”

 

 본인이 들어도 참으로 인위적인 웃음소리였다. 저 얼굴 가까이에서 보겠다고 쓴 돈이 얼만데, 왜 이 좋은 기회에 고개를 들질 못하는 거야! 자신을 책망해보지만 감긴 눈은 감히 용기 내어 최애를 바라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

 

 쿵쾅쿵쾅 거리는 심장 소리에 동혁의 목소리가 묻혀 잘 들리지 않는다. 아씨. 그만 나대라고 이 미친 근육 덩어리야! 순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 머릿속에서 동혁의 달콤한 목소리가 메아리치는 것 같다. 아득해진다.

 

 “저, 순희씨 혹시 저랑 있는 게 많이 불편하세요?”

 “에? 아니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아니, 무대 아래에서는 누구보다도 열성적인 순희 씨가 제 앞에만 있음 항상 이렇게 눈도 피하고, 말도 안하고 하시니까.”

 

 어느 새 무릎을 굽혀 시선을 맞춘 헤이즐넛 색의 눈동자가 순희의 눈앞에서 사르륵 녹듯이 휘었다.

 

 그야…. 네가 그렇게 요염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으니까. 차마 이 말을 내뱉진 못하고 금방이라도 넘칠 듯 덜그덕 거리는 제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았다. 동혁이 입꼬리를 씨익 울리고는 묻는다.

 

 “대답 안 해 줄 거에요?”

 “너무 좋아해서…. 그래서.”

 

 아 진짜 미치겠다. 그런 눈으로, 그런 입술로, 그런 목소리로 그렇게 달콤하게 물으면 난 어떡하니 이 요망한 놈아.

 

 “아~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다….”

 “다요? 에이 그거 너무 재미없다.”

 “재미없어도 진짠데….”

 “음, 그럼 내가 맞춰볼까요? 순희 씨가 내 어디가 그리 좋은지?”

 “에?”

 “어디보자. 아 알겠다. 골반. 골반 맞죠?”

 

 순희는 너무 놀라 황급히 입을 틀어막았다. 그런 그녀를 보고 동혁이 눈매를 곱게 접었다.

 

 “그거 알아요? 지금도 내 골반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거?”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던 동혁의 눈이 한층 더 요염하게 깊어졌다.

 

 ”한번 만져볼래요?”

 “…롸?”

 

 “풉. 그런 이상한 용어 쓰지 말고요. 이건 오랜 팬을 향한 내 특급 서비스예요. 자요. 사양 말구요.”

 “아, 안돼요!”

 “왜요?”

 “안 돼. 안 돼! 이렇게 고귀한 널, 아니 도,동혁이를 난 더럽힐 수 없어.”

 “에이 사양말구요. 자”

 “안 돼! 안돼요!”

 “괜찮대도 그런다~”

 “으윽 안 돼.”

 

 순희는 폭주하려는 제 욕구를 제어하기 위한 인내심을 있는 대로 쥐어 짜냈다. 마치 딱 두어번만 사용할 만큼 남아있는 치약을 짜내는 기분으로. 그때 머뭇거리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순희 씨? 새… 박사님?”

 “아. 아! 아…. 네….”

 

 의아한 목소리를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순희는 음란마귀의 망상을 겨우 털어낼 수 있었다. 대체 혼자 어디까지 가는 거야. 하.

 

 “혹시 어디 안 좋으세요? 아까부터 계속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휘젓는 게, 혹시 어디 어지러운 건 아니죠.”

 “하하. 아니에요. 하하. 그, 그럼 먼저 가볼게요.”

 

 미친. 개또라이. 음란 마귀 쓰인 계집! 순희는 후다닥 발걸음을 옮기며 소리 없이 제 뺨을 여러번 퍼벅 퍼벅 소리가 나도록 때렸다. 지금 저 깨끗하고 맑은 아이를 앞에 두고 무슨 더러운 상상을 한 거야! 이런 망할 망상! 하아.

 

 “순희 씨! 잠깐만요!”

 파워 워킹을 하며 멀어지는 순희를 동혁이 다급히 불러 세우고는 머뭇거리며 다가왔다. 이윽고 몇 번을 망설이는 듯 입술을 붙였다 뗐다 하던 그가 한마디를 뱉어냈다.

 

 

 “그땐, 미안했어요.”

 “그, 때?”

 

 순희가 의아해하며 고개를 갸웃하자 동혁은 대답 대신 웃었다.

 

 “사진은 늦었지만 사과 선물이에요. 이제 순희 씨 꺼. 그럼 조심히 가요.”

 

 날, 기억하는 거야? 순희의 심장이 다시 거세게 뛰기 시작했다. 그를 처음 본 그날처럼.

 

 

 **

 

 

 강찬은 붉은 벽돌 가득 담쟁이가 가득한 한 건물 앞에 멈추어 서 그 오래된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낡은 간판에 맑은 고딕체로 쓰여 있는 ‘극복 신경정신과’.

 

 “정말 이름부터 강렬한 의지가 느껴지네.”

 

 자신이 한 없이 작게만 느껴지는 날씨였다. 하늘은 낯설 정도로 높았고, 바람은 찼다. 지은 지 족히 몇 십년은 돼 보이는 낡은 벽돌 건물 앞에서 강찬은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팬레터를 가장한 안티팬의 편지를 받았을 때가 시작이었을까. 잘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자신을 그토록 싫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뒤로 그저 열심히만 하면 사랑받을 수 있다는 신념은 부서졌다. 이유 없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마찬가지로 이유 없이 싫어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자라났다.

 

 두려웠다.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물거품이 돼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공황장애. 그런 건, 그저 남의 일이라 생각해왔다. 바쁘지 않은 사람들이,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걸리는 걸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여겼다.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그 고통을 느끼면서도 애써 부정했다. 인정해버리면, 그 단어에 갇혀버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내키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건 우리 오색조를 위해서야. 아직 실력에 비해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 모양이야. 병원 위치도 외곽 쪽이라 생각보다 눈에 띄지는 않을 거 같고.’

 

 공황발작을 일으키던 그 날, 우습게도 낯선 그 여자가 내밀던 그 약 한 알에 증상이 사라지자, 마음만 먹으면 약 없이도 이겨낼 수도 있다는 자신의 믿음이 덧없게 느껴지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차가운 눈동자로 자신을 내려다보던 그녀. 제 입술을 비집고 들어오던 그 눈동자처럼 차가웠던 손가락의 감촉이, 혀의 열기를 가라앉히던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 강찬은 저도 모르게 제 입술을 매만졌다.

 

 어쩌면 실망했을까?

 

 왜 그런 질문이 떠올랐는지는 강찬 자신도 모를 일이었다. 그 여자가 실망하는 게 뭐 어때서. 라는 반문이 뒤따랐지만, 답은 떠오르지 않았다. 이 병원에 물어보면 어쩌면 그 여자의 심리에 대해 알려주려나. 강찬은 극복 신경정신과에 앉아있을 나이가 지긋한 남자 의사를 상상하며 유리문을 힘주어 열었다.

 

 “어서 오세요.”

 

 문을 열자 건물 밖과는 다른 모던한 인테리어의 내부가 펼쳐졌다. 정면에 보이는 진짜 인지 가자인지 모르는 푸른 잎을 가진 나무,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과 조용히 흘러나오는 피아노곡에 한 순간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프런트에 앉아있는, 어쩐지 권태감에 쩔어보이는 20대 초반의 간호사가 움직이지 앉는 안면근육과 어울리지 않게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저런 표정으로도 저렇게 다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신기해하며 강찬은 쭈뼛쭈뼛 프런트를 향해 걸어갔다.

 

 “원장님과 상담하러 오셨을까요?”

 “아, 네.”

 “저희 병원은 처음이세요? 여기에 성함 연락처 주소 적어주세요.”

 

 힐긋 강찬을 본 김 간호사가 작은 종이를 건넸다. 강민찬. 제 본명과 생년월일을 쓰면서 혹여나 그녀가 알아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도수 있는 뿔테안경을 끼고 마스크까지 착용한 탓인지 김간호사가 강찬을 알아보는 눈치는 아니었다. 강찬이 작성한 종이를 빠르게 입력한 그녀가 말했다.

 

 “강 민찬 씨. 진료실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네.”

 

 역시나 쭈뼛쭈뼛해하며 바로 앞 진료실로 걸음을 옮기던 그때, 익숙한 멜로디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First kiss, 자신의 첫 자작곡이었다. 강찬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한 번도 발매한 적이 없는 그 곡. 대체 어떻게 이 노래가…. 강찬은 몸을 돌려 프런트로 가 느른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고 던 김간호사를 불렀다.

 

 “저기요.”

 “네! 강 민찬님.”

 “이 노래, 혹시 어디서 지금 플레이하고 있는 걸까요?”

 “아, 이거 저희 원장님께서 좋아하는 작곡가 노래인데. 저도 원장님께서 플레이하라고 파일을 주신 거라 잘 모르겠네요. 자세한 건 저희 원장님께 여쭤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고개를 갸웃하며 진료실 문을 열자, 의사가운을 입고 단정한 미소를 짓고 있는 의사가 강찬을 기다리고 있었다.

 

 “반갑습니다. 강 민찬씨. 자리에 앉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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