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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작성일 : 20-09-28 08:00     조회 : 288     추천 : 0     분량 : 5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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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나는 화내는 모습조차 예쁘네. 아니, 그래 화내는 모습이 제일 예쁘지.”

 “너. 내가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했지.”

 

 분노로 떨리고 있는 시나의 목소리에 세한이 피식 웃었다. 고개를 숙여 웃던 그가 웃음을 거두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뭐야. 네가 먼저 나타났잖아.”

 “뭐?”

 “나보고 찾아달라고 그렇게 TV에 나왔던 거 아니야?”

 

 그리곤 시나의 얼굴을 조심히 올려 세운다. 턱 밑으로 두툼하게 감긴 붕대의 꺼슬꺼슬한 감촉이 느껴진다. 뿌리쳐봤자 이 녀석은 더 자극 받을 게 분명했다.

 

 “나 미치게 하려고, 그 자식보고 그런 표정 지었던 거지?”

 “…너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이런, 모르는 척을 하네? 나 미치게 만들려고?”

 “헛소리 좀 작작해!”

 

 시나는 제 턱을 받치고 있는 그의 손을 거칠게 뿌려 쳤다. 하지만 세한의 표정은 미동조차 없다. 그려놓은 듯 얇은 세한의 입술이 무겁게 열렸다.

 

 “알아 봤지?”

 “…뭐?”

 “안 통한대도 그런다. 역시 그 정도로 끝내선 안 되는 거였네.”

 “너, 혹시 설마?”

 

 순간 시나의 머릿속에 말도 안 되는 상상이 스쳤다. 세한의 서늘한 시선이 집요하게 시나를 파고든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항상 이런 시선이었다. 마치 모든 것을 다 벗겨내 버릴 것만 같은, 그런 칼날 같은 눈빛.

 

 “쉬잇.”

 

 순식간에 다가온 세한의 엄지손가락이 시나의 입술을 스쳤다. 마치 입에 지퍼를 채우듯, 그런 유치한 행동으로. 세한이 한발짝 더 시나에게로 다가와 그녀의 귀 옆에서 속삭였다.

 

 “내뱉지 마. 네 입에서 그 새끼 이름 나오면 나 정말 미쳐버릴 거 같거든.”

 

 마치 새하얀 잉크통이 머리 속에서 퍽 하고 터져버린 기분이다. 온 몸의 피가 증발하는 그런 기분. 순식간에 닫힌 두 입술을 사이를 열고 세한의 뜨거운 혀가 침범했다. 그리곤 달아나려는 시나의 혀를 부드럽게 한번 감싸 안고는 멀어졌다.

 

 “사랑해 누나. 미치도록 그리웠어.”

 

 

 **

 

 

 “찬아. 이제 정말 괜찮은 거야?”

 “어.”

 “아까 그 의사 아니었으면 정말 어쩔 뻔 했어. 나 진짜 네 전화 받고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라.”

 “미안….”

 

 태식의 옆자리에 얌전히 앉아 눈을 내리깔고 있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막여우다. 태식은 같은 남자면서도 녀석의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마치 작은 짐승을 보듯 마음 한켠이 간질간질해지고는 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곧 죽을 듯이 식은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더니, 그 여자가 준 약을 먹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원래대로 돌아온 그의 모습이 마치 짙은 악몽을 꾼 것만 같다.

 

 “병원한번 가보자.”

 “형 허리는 안 아파?”

 “말 돌리지마 안통해.”

 “….”

 “벌써 두 번째야 너. 이제 전국 콘서트랑 해외 콘서트도 가야하는데, 혹여라도 또 이런 일 생기면 어떡할 거야.”

 “괜찮대도 그러네.”

 “강 찬. 너 지금 너 하나만 생각할 때야? 다른 애들 생각은 안 해?”

 “애들 생각해서 이러는 거 알면서.”

 “정말 생각한다면 병원 가. 오늘 이 상황 대표님한테 말해서 병원 스케줄 잡을 테니 그러는 줄 알아.”

 

 태식의 차가 지하주차장의 둔턱을 힘겹게 올랐다. 웨엥 하며 엔진이 가열되는 소리와 함께 차가 흔들린다.

 

 “…형. 월급 아직도 얼마 안 돼? 차 좀 바꾸지 왜 아직도 이런 차를 타고 다녀.”

 “너 지금 그런 식으로 말 돌리려는 속셈인가 본데, 어림도 없어. 너 또 병원 가서 그 진단받으면 그 말에 묶여 버릴까봐 무섭다느니 이런 이야기하려고 그러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함께한 세월이 7년이었다. 태식은 어쩌면 부모보다 더 강찬의 마음을 잘 알지도 몰랐다. 제 마음을 훤히 들킨 것만 같아 강찬은 괜히 고개를 창밖으로 돌렸다.

 

 “어…?”

 

 강찬이 저도 모르게 중얼 거리자 태식의 시선이 강찬을 향했다.

 “왜? 밖에 뭐라도- 어? 저 여자 아까 그 의사 아니야?”

 “어. 그러네.”

 “뭐야. 같이 있는 사람 어퍼 S 아냐? 뭐야 쟨 또 왜 여기 있어. 설마 둘이 같은 편인 거 아냐?”

 “그러기엔 지금 저 의사가 S 손을 패대기치는데.”

 

 태식의 낡은 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그들 사이를 지나갔다. 하지만 둘 사이의 시선은 그런 소음 따위는 들리지 않는다는 듯했다. 태식의 눈이 백미러를 통해 그들을 보고 있었다.

 

 “뭐야? 대체 무슨 관곈데? 어? S가 저 여자한테 키스하는데?”

 

 그 말에 강찬이 몸을 돌렸을 땐 시나의 손이 또 한번 세한의 뺨을 후려치고 있었다.

 

 

 **

 

 

 안무연습실 안에 끈적이듯 속삭이는 비트 사이로 오색조의 노래가 울려 퍼진다.

 

 살갗을 파고드는 네 향기에 정신이 혼미해져 난 눈을 감아. 어느새 정처 없이 널 찾아 헤매는 날 잡아줘.

 

 의자에 눕듯이 앉아 나른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는 다섯 남자의 셔츠가 땀에 흠뻑 젖어 땀에 젖은 부푼 근육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그리고 그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넥타이를 똑같은 박자에 맞춰 거칠게 잡아당기고는 몸을 일으켰다.

 

 난 눈을 감고 네 향기를 맡아. 그리고 내 몸을 맡겨

 

 “악! 누가 눈을 저렇게 뜨래! 사람 미쳐버리게!”

 “저…이사님 진정하시고. 오늘 여기 오신 이유를 잊으시면 곤란한데.”

 “어우 진짜 눈치 없기는! 좀 조용히 해봐요. 지금 저 골반 흔드는 거 안보여요? 하응~ 넘 좋다. 오오옥! 아 연습할 땐 셔츠 안 벗고 해요? 저 안무할 때 드러나는 복근이 정말 최곤데. 하. 이번 콘서트 안무 정말 대박입니다. 성호르몬이 콸콸 분비되는 기분. 전 세계의 가장 큰 시름인 저출산에 길이 이바지할 안무에요.”

 “네…?”

 “넥타이 대신 허리띠 푸는 건 너무 그런가? 그것도 정말 좋을 거 같은데.”

 

 여과 없이 터져 나오는 순희의 언어에 직원의 흰자위가 팽창됐다. 하지만 그러든가 말든가 순희의 눈은 이미 황홀경에 가득 차 있었다. 벌여진 입술 사이로 한껏 드러난 잇몸이 ‘흐흐흐’ 하는 그녀의 웃음과 함께 쉼 없이 떨리고 있었다.

 

 ‘뭐야 이 변태 같은 여자는…. 요즘 30대들이 저 안무에 열광한다더니, 이런 이유에서였나?’

 

 곡이 끝나자 오색조 전원은 연습실 바닥에 그야말로 大자로 누워 거친 숨을 몰아쉬어댔다. 창 밖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순희는 그제서야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들어가 동혁의 저 태평양처럼 너른 가슴에 얼굴을 냅다 묻고 부비적거리고 싶지만, 이렇게 더러워진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갈 순 없는 노릇이었다. 상상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게 행복할 따름이다.

 

 “이제 되었습니다. 네스트. 역시 오색조의 소속사답게 아주 큰일을 해냈습니다. 이젠 이런 취향도 저격할 줄 알아야하지요 암요. 그렇고말고요. 그럼 어디 우리 대표님 뵈러 가볼까요?”

 “아…. 예. 이, 이쪽입니다.”

 

 사장실을 향해 일직선으로 뻗어진 복도의 양 벽에는 오색조의 1집 때부터의 사진이 쭈욱 걸려있었다. 지하 사무실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이제는 어엿히 강남 한복판에 거대한 사옥을 짓고 지망생들이 제일 들어오고 싶어 하는 회사가 되어있었다. 이 모든 것이, 전부 오색조의 성공 덕분이었다.

 

 똑똑똑

 

 문을 열자 나 대표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모습이 보였다. 순희를 본 그의 입고리가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박 이사님. 어서 오세요. 매번 유선으로 통화하다 이렇게 만나 뵙기는 저번 주주총회 이후로 처음이네요. 이쪽으로 앉으시지요.”

 “하하. 예. 반갑습니다.”

 

 시나는 쭈뼛쭈뼛해하며 반질반질하게 손질이 된 회색 가죽 쇼파에 엉덩이를 살포시 내려놓았다. 그때 문이 열리고 단정한 차림의 여직원이 따스하게 데워진 두 잔의 차를 내려놓았다.

 

 “이번에 준비하신 사진전이 엄청난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뭐. 우리 오색이들 사진 중에서도 제가 엄선하고 또 엄선한 사진이니.”

 “이번에 가장 많이 팔린 건 어느 사진이었죠? 혹시 그동안 미공개로 해왔다던 그 사진일까요?”

 “아, 네. 그렇죠. 아무래도.”

 

 순희는 뻘쭘해하며 직원이 차를 한입 머금었다. 입안으로 고소하게 퍼지는 향이 최고급 작약인 듯 했다. 아무리 나대표가 긴장을 풀어주려 애쓰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러함에도 불편한 건 어쩔 도리가 없었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그 사진은 대체 어떻게 구하신건지 알려주실 수 없을까요?”

 “그건 좀 얘기하기 곤란하다고 제가 말씀을 드렸던 거 같은데요.”

 “아, 강요하는 건 아니고 그 사진이 우리 동혁이가 예전에 잃어버린 폴라로이드 사진인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해서요.”

 “….”

 

 방금 오색조 안무보고 힐링하고 왔는데, 저 물메기놈이 기분을 다 잡치네. 순희는 입술을 힘주어 모으고는 찻잔을 내려놓았다. 꿈틀거리는 눈썹이 뭔가 못마땅한 듯 보였다.

 

 “보자고 하신 이유가 이 이야기 때문은 아닌 거 같은데, 사담은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순희의 눈치를 살핀 나대표가 ‘허허허’ 하고 너털웃음을 터트리고는 입을 열었다.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오늘 이사님께 방문을 요청 드린 이유는, 저번에도 말씀드렸다시피 다큐멘터리 제작과 관련해서 도움을 받고 싶어서입니다.”

 “음, 전 이미 제공할 수 있는 사진은 전부 제공한 거 같은데. 홍보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박 이사님께서 이 분야에선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계신 덕에 우리 오색조가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칠 수 있게 되지 않았습니까. 우리 애들이 뜨기 전부터 응원해주신 점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야말로 우리 오색이들 포기 않고 지켜주신 거 감사하죠.”

 “역시 박 이사님의 우리 아이들을 향한 사랑은 감동적이군요. 아.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은데, 그 전에 제가 개인적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에…? 개인적으로요? 뭐 사귀자, 데이트하자 이런 뭐 이상한 소리만 아니라면 뭐.”

 

 순희가 영 내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자 나대표가 또다시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역시나 호탕하신 분입니다. 저 그렇게 양심 없고 이상한 사람 아닙니다. 우리 마누라가 얼마나 무서운데 그런 농담을 허허허허”

 “아, 예. 제가 소설을 쓰다 보니 가끔 좀 생각이 너무 가고는 해요. 그래서 부탁하고 싶다는 게?”

 “다름이 아니고, 제가 요즘 정신적으로 좀 아파서, 괜찮은 정신과 의사를 소개받고 싶은데, 혹시 괜찮은 분이 계실까요? 아무래도 제가 알아보기엔, 이래저래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아서 말입니다.”

 

 애써 태연한 척 입꼬리를 힘껏 올리고 있었지만, 눈 안에 가득한 깊은 수심이 훤히 보였다. 일순 드러난 굳은 표정이 사연이 담긴 듯 씁쓸했다.

 

 “흠….”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역시나 시나였다. 개업하고 찾는 환자도 별로 없는 과연 제대로 환자 진료는 하는지 종종 의문이 가는 귀차니즘에 쩔어 있는 녀석. 하지만 순희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집중할 때만큼은 얼마나 똑똑하고 프로페셔널한 인간인지.

 

 “마침 주변에 S대 의대 졸업한 정신과 의사가 있기는 한데, 예약 잡아달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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