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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신내림 TV
작가 : Cordzero
작품등록일 : 2020.8.14

더 나은 다른 삶을 위해 이번 삶을 투자한다?!

 
6화. 움직일 준비(3)
작성일 : 20-09-19 23:53     조회 : 252     추천 : 1     분량 : 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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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성은 스스로에게 통보에 가까운 질문을 던졌다. 그는 가볍게 피식 웃어버리고 어쩌면 자신이 이미 결정을 내려놓고서 그저 형식적으로 고민을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이토록 쉽게 결정을 내린 것도 그렇고, 친척들을 타겟으로 점찍어 놓고 공동현관과 현관, 그리고 방범 습관을 알기 위해서 조사 의뢰를 한 것도 그랬다.

 ‘뭐 어때. 성공만 하면 되지.’

 그는 낮게 웃었다. 머리 한 구석에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은 그의 마음 한구석에 일렁임을 만들어냈다. 그 일렁임은 불안이나 긴장보다는 설렘에 가까웠다. 그의 몸은 알고 있었다. 위험이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계획을 완성했을 때 오는 짜릿함과 행복을.

 그 설렘은 추억들을 끄집어냈다. 결코 원하지 않지만 벗어날 수 없는 고통과 치욕에서 오는 슬픔과 증오의 눈빛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죽음이라는 것에서 오는 체념의 눈빛으로 바뀌는 순간. 자신이 상대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음에, 자신이 상대의 위에 완벽하게 군림함에서 오는 완벽한 정복감. 그 순간이 주는 짜릿함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었다.

 “이번에는 그 순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써야할까?”

 이전에는 자신의 계획을 위한 완벽한 장소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장소가 제한적이었다. 아파트라면 그래도 괜찮았지만, 작은 원룸의 경우 소리에 매우 취약해 고통을 통해 상대를 굴복시키고, 지배하는 방식을 사용하긴 어려울 것 같았다.

 ‘역시 공간을 따로 만드는 게 나은 가?’

 원하는 가장 큰 쾌락을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자 그는 다시 ‘확실한 방법’쪽으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아냐. 벌써부터 계획을 바꿀 필요는 없어. 일단, 계획을 구상해보고, 그 계획이 어떻게 해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 때 확실한 방법으로 옮겨가면 돼.’

 ‘확실한 방법’이 있는 이상, 아쉬움이나 허점이 있는 계획을 구상해보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이 그런 구상에 적기였다. 제대로 움직일 수 없고, 생각이라는 것을 넘치도록 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현성은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했다. 저녁 식사, 저녁 회진, 기본적인 체크 사항들로 인해 병원이 바빠질 시간이었다. 그는 생각을 조금 미뤘다. 중요한 생각에 방해를 받는다는 건 상당한 스트레스였으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회복에도 안 좋았다.

 그는 몸을 일으켰다. 동시에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저녁 식사가 들어왔다. 가격대비 맛은 떨어지는 식사를 충실히 먹은 그는 남은 일정까지 마치고, 병실에 불을 껐다.

 옆자리가 아직까지 비어있다는 사실이 새삼 만족스러운 현성은 침대에 벌렁 누웠다. 창문으로 들어온 빛으로 흐리게 보이는 병실 천장을 바라보며 그는 미뤄뒀던 생각을 끄집어냈다.

 ‘내가 그 간호사를 타겟을 삼는다면?’

 현성은 핸드폰으로 간호사인 연정의 집 주소를 검색했다. 원룸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의 흔한 5층짜리 원룸의 2층이었다.

 그는 가장 먼저 연정의 원룸 건물을 중심으로 로드뷰를 통해 방범용 CCTV가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를 확인했다. 원룸 밀집 지역으로 들어오는 네 개의 입구 모두 CCTV가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연정의 집과 상관없는 원룸촌 가장 구석에 CCTV가 하나 더 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어디든 한 번은 노출이 된다......’

 현성은 한쪽 입구에서 연정의 원룸으로 가는 최단 루트의 편의점을 포함한 상가를 체크했다. 가는 길에 편의점은 2개, 음식점 2개, 네일샵 1개, 무인 빨래방 1개, 무인 자동판매기 점포 1개가 있었다. 상가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건 편의점과 무인점포였다. 이 점포들은 가게 내부와 입구만 녹화하지 않고 가게 앞의 길까지 녹화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현성은 최단 루트 외에 다른 루트들도 확인했다. 동선이 길어진 만큼 상가의 숫자는 더 늘어났고, 그만큼 편의점 혹은 무인점포들도 늘었다.

 ‘역시 일반 도심지역은 노출의 위험성이 너무 많아.’

 노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완전범죄의 가능성이 줄어든다. 바꿔 말하면 잡힐 확률이 늘어난다. CCTV를 따라 동선을 추적하고, 범인이 있는 지역만 특정해내도 걸릴 확률은 높아진다. 사소한 단서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적용해보긴 힘들지만, 동네 하나의 거주자를 상대로 적용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으니까.

 “CCTV를 피할 수 있는 기회는 1번. 시간을 잘 활용하면 2번.”

 CCTV를 피할 수 있는 투명화 능력은 매우 신중하게,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활용해야 했다.

 “가장 중요한 위치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공동 현관이었다. 그곳에서만 걸리지 않는다면 빠져나가는 시간을 알 수 없고, 마지막 옷차림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이후 CCTV 추적에서도 어려움이 생길 것이었다. 이건 아파트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될 것 같았다. 차이점이라면 아파트는 차량이 드나드는 출입구와 놀이터에도 CCTV가 있다는 점이었다.

 “괜찮을 것 같긴 한데...... 비밀번호로 잠겨 있던 공동 현관문이 갑자기 열리고 닫힌다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CCTV에 걸리지 않게 투명화 된다고 해도 벽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어쨌든 문은 열리고 닫힐 것이었다. 아파트라면 안에서 밖으로 나올 땐 자동으로 열리기 때문에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구식 센서가 달린 원룸의 경우 직접 버튼을 눌러야 문이 열리는데, 아무도 없는데 그것도 자동문도 아닌 문이 혼자 열리고, 닫힌다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었다.

 분명 얼굴도 보이지 않고 의심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귀신을 믿지 않는 사람, 그것도 경찰이라면 카메라가 순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그 시간을 기점으로 주변 CCTV를 샅샅이 뒤질 것이었다.

 “귀신이 했다고 생각해주면 고맙겠지만...... 그렇게 안일하게 기대하고 저지를 순 없지.”

 현성은 낮은 신음소리와 함께 생각을 새롭게 하기 시작했다.

 “구식 공동 현관문은 그냥 들어가고, 나오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군. 얼굴만 확실히 가릴 수 있다면 입주자로 볼 가능성이 높으니까. 바이크 타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이 얼굴에 쓰는 그런 거 하나 뒤집어쓰던지, 모자에 마스크를 쓰면 딱이겠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아니? 엘리베이터를 이용해도 상관없나? 어차피 범행이 걸려도 지문이나 흔적만 남지 않는다면......”

 현성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보았다. 그 순간에 큰 의심을 받아 곧바로 신고당하는 일만 없다면, 범행을 마치고 빠져나간 이후에 자신의 동선을 감출 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았다. “원룸은 괜찮으려나? 거주자가 자주 바뀌기도 하고, 놀러오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아파트라면...... 이사는 드물고, 놀러오는 사람들이 있다고는 하나 얼굴을 잔뜩 가리고 오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하지만 마스크는 분명 흔해진 아이템이니 큰 문제는 안 생길 것 같기도 하고. 뭐 아무튼 최대한 사람은 안 마주치는 게 좋긴 하지. 진입할 때나 나올 때, 신고 당하지만 않고 무사히 나오게 된다면 투명화 능력은 일을 마치고 돌아올 때, CCTV 한두 개를 피해서 동선에 혼란을 줄 수 있겠군.”

 대표적으로는 원룸 지역 입구로 나가는 곳까지는 계속 CCTV에 걸리다가 원룸 지역 입구에서 투명화 능력으로 그 지역을 벗어나게 되면, 경찰은 일단 원룸 지역 내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았다.

 “그러려면 진입 때도 CCTV를 투명화로 피하는 것이 좋을까?”

 괜찮은 생각이었다. 분명 도움은 될 것이었다. 문제는 하루 한 번이라는 제약이었다.

 “진입할 때도 속일 수 있어야 완전하게 먹힐 것 같긴 한데...... 동선을 꼬는 걸로 내가 있는 지역을 감출 순 있지만, 1차 수사범위를 제한하지는 못해.”

 현성은 숨을 천천히 길게 내쉬며 생각을 이어나갔다.

 “그러기 위해선 투명화 능력으로 원룸촌 입구 CCTV를 피해서 동네로 진입, 비어있는 시간에 미리 진입해서 공간을 세팅하고, 일을 진행해야겠네. 그리고 12시 넘어서 다시 한 번 CCTV를 피해서 동네를 빠져나오고.”

 투명화 능력을 수사 지역을 한정 시키는 쪽으로 생각하자 계획에 여유가 더 생긴 것 같았다. 이제 걱정해야 할 변수라면 ‘누군가와 마주치고, 그 마주치는 사람이 신고하는 일’ 정도였다.

 현성은 그 ‘변수’적인 상황을 시뮬레이션 해보았다. 현관에서 사람을 마주치는 경우, 계단에서 사람을 마주치는 경우, 현관을 열고 들어가려는 순간 옆집 사람과 마주치는 경우.

 “다른 두 개는 내가 어색해하지만 않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옆집 사람과 마주치는 경우는 다소 애매해질 수 있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원룸 옆집에 사는 사람과 교류가 있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혹시라도 있을 경우 자신이 문을 열고 들어간다는 사실이 사전에 대상에게 알려지게 되면 계획이 모두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친하지 않더라도 옆집 사람이 오지랖이 넓거나,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래서 자신을 의심한다면 어떤 변수가 생길지 알 수 없었다.

 “물론, 그 사람이 별다른 의심이나 행동을 하지 않을 확률이 더 높지만.”

 많은 경우에서 무관심이 기본 값인 현대사회의 구성원들은 자신이 ‘자연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는 게 보통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무관심이 현성이 생각하는 ‘현재 시대’의 유일한 장점이었다.

 변수는 적으면 적을수록 좋았다.

 “미리 조사를 할 필요는 있겠네. 옆 집 사람이 몇 시쯤 나가고, 들어오는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조사는 완벽하면 완벽할수록 좋았다. 그리고 디테일한 ‘사건 계획’의 수립을 위해서는 사건 현장을 실제로 봐두는 것도 필요했다. 즉, 그가 연정을 타겟으로 그녀의 집을 사건 현장으로 사용한다면, 그 현장을 미리 봐둘 필요가 있었다. 그래야 현장을 어떻게 세팅할 지, 연정의 입을 얼마나 막아야 할 지, 기타 소음들을 어느 정도로 허용할 수 있을지, 시신의 처리는 어떻게 할 지, 어느 수준의 재미를 볼 수 있을지를 정할 수 있으니까.

 “슬쩍 살펴만 보고 나올 때는 내부인들 에게만 안 걸리면......”

 문제 생길 요소가 없었다. 겉보기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니까. 그렇기에 누구도 CCTV를 확인하려거나 신고를 하려거나 하진 않을 것이었다. 모르니까.

 “후......”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에는 지금 당장 움직일 수 없는 아쉬움과 답답함이 서려 있었다. 그리고 그 아쉬움과 답답함만큼 기대와 설렘이 그의 마음에 쌓여가고 있었다. 이전보다 더 어렵고 까다로운 조건들이 가득한 방법을 선택한 만큼 새롭게 찾아올 변수들이 주는 긴장과 어려움, 그리고 그것을 수행해냈을 때 찾아올 더 크고 짜릿한 성취감과 즐거움에 대한 기대가 그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었다.

 “이 몸만 빨리 나아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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