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수능 시험이 끝나고
혜진은 마지막 수업을 끝냈다. 민규는 책상위에 펼쳐놓았던 책을 덮었다.
“모레가 시험이지? 시험 잘 보도록 해.”
혜진은 부드럽게 말했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누나.”
“고맙긴? 오히려 내가 고맙지. 잘 따라와 줬으니까.”
혜진과 민규는 방을 나왔다.
“이제 다 끝난 거니?”
거실에 있던 윤화가 물었다.
“예. 어머니.”
“혜진아, 그동안 정말 고마웠다.”
윤화는 혜진에게 마지막 월급을 건네주었다.
“고맙습니다. 어머니. 저 그럼 가 볼게요.”
혜진은 공손히 인사를 했다.
“그래, 조심해서 가거라. 민아, 좀 바래다 주지 그러냐?”
윤화는 민이를 불렀다.
“예.”
민이가 방에서 나왔다.
“가자, 혜진아.”
“됐어. 나 혼자 가도 돼.”
“오늘이 마지막이잖아? 바래다 줄게.”
혜진과 민이는 집을 나왔다.
둘은 버스정류장으로 함께 걸어갔다.
“이제 과외도 다 끝나고 그랬는데 어떡할 거니?”
“다른 자리 알아 봐야지.”
“나도 한 번 알아볼게.”
“고마워.”
둘은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곧 버스가 정류장에 와서 섰다.
“그만 갈게.”
혜진은 버스에 올라타면서 말했다.
“그래, 잘 가.”
민이는 작별인사를 하고 나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틀 후 민규는 수능시험을 봤다. 시험을 마치고 나온 민규는 홀가분했다. 이제 3년 동안의 공부가 다 끝난 것이었다. 민규는 그 날 밤 옥상으로 천체 망원경을 가지고 올라가서 흘러가는 별들을 관측했다. 언제 봐도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별들이었다. 합격은 자신 있었다. 이제 그 별들과 같이 할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민규는 황홀한 기분에 젖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