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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전래연 : 암행어사 출도요!
작가 : 린세이
작품등록일 : 2019.11.6

#찐암행어사#박문수#최도지#조선#청춘#로맨스#유쾌#상쾌#통쾌

탐관오리들의 부정부패가 자행되는 조선 중기.
백성들의 고충은 날로 극심해져만 가고 희망은 사라져 절망이 찾아온다.
그 가운데에서도 순수하고 의로운 처자가 있었으니. 범골의 최가댁 장녀, 최도지.
사또나리로부터 '수청을 들라!' 라는 청천벽력같은 명을 받게되고
수청이 아니면 죽음뿐인 삶의 기로에 놓이게 되는데...

그때, 정의의 사도 암행어사가 나타났으니! 그 이름하야 박.문.수
부패한 탐관오리를 처단할 '찐'암행어사의 희망적 활약이 시작된다!

 
14. 헛웃음이 잦으면,
작성일 : 19-11-09 18:10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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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도지의 의문을 담은 눈동자가 문수에게 향했다.

 

 "그런 곳이 어디랍니까?"

 

 "어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흐음... 헌데, 제가 감히 길잡이를 해도 되겠습니까?"

 

 의미심장한 도지의 물음에 문수는 뒷짐을 져 보였다. 계속 해 보거라, 라는 무언의 동작이었다. 눈을 흘끗 치 뜨던 도지는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제가 몸은 불편해도, 마음이 불편한 것은... 영 싫어 말입니다."

 

 참다 참다, 문수의 이죽거림이 떨어졌다.

 

 "그래, 그래야지. 암, 그래야지. 어디 마음이 어찌 불편한지 계속 해보거라."

 

 "들으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그리 알아주십시오."

 

 또박 거리며 읊는 것이, 속마음을 늘어놓고 싶어 환장한 보따리 장사꾼의 모양새였다.

 문수는 장단을 맞춰 주었다.

 

 "그래, 그래서 그 상황이 무엇인데."

 

 문수는 팔짱을 껴, 피곤한 고개를 좌우로 풀었다.

 

 "듣자 하니, 웬 떨거지 하나 때문에... 어사 일을 그르치셨다고..."

 

 빤히 저를 바라보는 도지였다. 문수는 그제야 알겠다 허탈한 미소를 뱉으며 뒷목을 꾸욱 내리 눌렀다. 여전히 피곤타.

 

 "왜? 듣자 하니, 그 떨거지 너 같더냐?"

 

 "...접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 놓고 겁에 잔뜩 질린 얼굴이었다.

 

 "제 죄가 또 있는 것입니까?"

 

 "...어떨 것 같으냐?"

 

 겁에 질려 게걸음질이었다.

 

 "무지하고 몽매한 것. 너 하나 때문에 일을 그르칠 박문수가 아니니라."

 

 허리를 낮춰 도지의 안을 마주해 그리 읊었다. 유약한 백성이 어사나리 앞이라 그러한가, 가슴이 파리하게 떨려 들었다.

 

 "주워들은 것으로 허튼 생각 말고, 앞장이나 서거라.

 내가 거지나리 때와 달리, 그리 한가하지 못하니."

 

 "..고..곧 돌아가신다 하시더니, 바쁘신가 봅니다."

 

 문수가 대꾸할 세도 없이 도지는 파리한 가슴을 안고 빠르게 걸음을 떼었다.

 

 "어서 오십시오, 바쁘신 나리."

 

 고개를 절레 내졌던 문수는 결국 피식 헛웃음을 머금으며 도지의 뒤를 따랐다.

 도지는 야무진 걸음으로 범골로 들어서고 있었다. 6척 장신의 걸음으로 휘적휘적 잘도 따라오는 문수와 보폭을 맞추느라 도지는 달리기도 하였고, 빠른 걸음을 하기도 하였다.

 결국 마을 어귀로 들어선 도지는 걸음을 멈추었다.

 여름철 다 지났것만, 땀이 속곳까지 적셨다. 도지는 저고리를 팔랑이며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냈다. 그리고 문수를 향해 더는 갈 수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뭐 하느냐? 바쁘신 나리, 어서 오라 하지 않았느냐?"

 

 도지는 밉지 않게 문수를 흘겼다.

 

 "한다경(15분)만에 읍성에서 범골 넘어선 이들은, 우리밖에 없을 겁니다."

 

 푸념에 따라 붙는 것이라고는 혀끝을 차는 소리뿐이었다.

 

 "쯧쯧."

 

 혀 차는 소리에 도지는 자신의 윗입술을 비틀어 올렸다.

 

 "제가 누구 덕에, 좀 다쳐 여직 회복 중에 있으니. 이 정도는 봐주셔야 할 겁니다."

 

 "오호라, 으름장까지? 아주 태세가 지네 고을 탐관오리 못지않구나."

 

 그리 말하여도, 지친 걸음을 다시 떼려는 도지를 붙든 것은 문수였다.

 문수는 손가락 들어 올려 느티나무 그림자를 가리켰다.

 

 "저기서 좀 쉬다 가자구나. 그럼 되겠느냐?"

 

 도지의 일그러진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예!"

 

 문수는 고목 그림자 아래 바짝 올라선 잡초를 내리 눌러 판판하게 다지기 시작했다. 앉을 자리를 보고 있었다. 도지는 어째서인지 그런 문수를 보며 천상계집이 되었다. 잔머리 한 올 삐져나오지 않은 허공을 더듬어 귀 뒤로 찔러 넣으며, 부끄러운듯 미소를 흘렸다.

 잡초를 다 다져 한 사람 앉을 자리 마련한 문수의 발치를 확인하며 도지가 감사의 인사로 고개를 숙여 보였을까.

 풀썩, 그 위에 제 둔부를 붙여 앉는 문수였다.

 문수는 내친김에 흑립까지 벗어 사뿐, 내려 두었다. 제대로 쉴 작정이었다.

 

 "뭣 하느냐? 쉬자던 것은 너였다."

 

 수줍은 미소를 띠고 있던 도지는 금새 표정을 굳혔다. 떨떠름한 얼굴로 치맛자락 팡팡 털어 머리채 휘어잡듯 잡초를 뽑아내 대충 다져 쿵 둔부를 내리 앉혔다.

 당연, 장형의 후유증이 몰려와.

 

 "아고고, 엉덩이야."

 

 "쯧쯧, 덤벙대는 것 하고는."

 

 문수는 잔소리를 흘리며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도지는 이때다 문수를 노려보았다. 이내 도지는 소리 없는 입 모양으로 문수의 재수 없는 말투를 따라 새기고 있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채고 재빠르게 고개 돌린 문수와 요상한 입 모양을 한 도지가 마주쳤다. 도지는 빠르게 고개를 한껏 어색하게 자신의 삭신을 두드렸다.

 

 "아고고, 젊은 나이 고생은 죽어서까지 따라간다던데."

 

 "방금, 무얼 했느냐?"

 

 문수의 날카로운 질문에 도지는 흠칫했다. 그러나 굳이 자신의 손으로 무덤 팔 일 있나.

 이제는 거지 나리도 아니고, 어사 나리씩이나 되시는 분에게.

 

 "예? 무얼 말입니까? 삭신이 쑤셔, 두드렸을 뿐인데."

 

 "방금, 얼굴을"

 

 "거기 도지 아니냐."

 

 라는 소리가 두 남녀의 사이를 가로 질렀다.

 아이고 횡재구나, 자신의 이름을 향해 고개를 튼 도지의 얼굴은 만개한 꽃처럼 웃음을 날리고 있었다.

 

 "예! 도지 맞습니다!"

 

 그리 외치는 환한 미소를 머금은 도지를 여전히 바라보고 앉은 이는 문수였다. 문수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던 것 같음은 바람의 탓이라 치부하자.

 

 "아고, 마침 잘 만났다."

 

 도지의 환한 얼굴 마주해, 안도의 숨을 포로록 쉬자 덥수룩한 정신없는 수염이 휘날렸다. 지게를 지고, 한 손에는 어린 딸아이의 고사리 손을 꼬옥 붙들고 있었다.

 

 "박씨 아재!"

 

 "너 앓았다고는 내 들었는데, 정신머리가 없어서 들여다보지 못했네. 미안해.

 밤송이 몇 알 주워다 놨으니까는 삶아 먹드라고."

 

 "뭘 또 그런걸, 주면 잘 먹죠. 헌데, 어찌 마침 잘 만났다 하셨습니까?"

 

 "참... 너는 아프다는 것이... 어째 빨빨 돌아다니기나 하고."

 

 "저 이제 다 나았습니다."

 

 박씨 아재 딸아이를 발견한 도지는 밝게 인사를 건넸다.

 

 "순분이 안녕."

 

 무명천으로 한 쪽 귀를 덮은 똘망한 아이 이름이 순분이였다. 무명천에 얼룩진 피고름에 도지의 만면에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아직도 고름이 나와요?"

 

 "이젠 귀도 안 들린단다. 이를 어쩌면 좋은지 모르겠다. 해서, 내일 약재 좀 캐러 갈라고."

 

 "아재가요?"

 

 "어쩌겠냐, 비싼 약 뿌리는 사지를 못 하겠고.

 애는 시름시름 앓고 있으니. 못난 애비가 할 수 있는 게 고것뿐인데.

 해서, 낼 애 좀 봐줄 수 있을까?"

 

 "뭐, 어려운 일..."

 

 도지는 자신의 처지를 뒤 늦게 파악하고는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관아, 다모로 빠듯하게 등청하기 바쁜 자신의 처지를 까맣게 잊었었다. 어려운 일이었다.

 도지는 벌어졌던 입술을 앙 다물며 박씨 아재를 바라보던 고개를 슬그머니 나무 그늘아래에 휴식을 취하고 있는 문수에게로 돌렸다.

 

 "왜 안 되는 것이야?"

 

 퀭한 두 눈의 아재를 향해 도지는 고개를 내저었다.

 

 "제가 요즘 관아에서 삯을 받아먹고 있거든요."

 

 "아이고, 너 바쁘면 되었다! 됐어."

 

 손사래 치는 박씨 아재를 향해 도지는 의뭉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순분이도 박씨 아재도 영문을 몰라 눈을 동그랗게 떠 올렸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저 고목 아래 앉은 청량한 양반, 문수를 향해 홱 돌아섰다.

 

 "방법이 영 없는 것도 아닙니다."

 

 순분도, 박씨 아재도 궁금증에 도지가 돌아본 곳을 향해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나무 그날 아래 앉아, 따가운 햇살을 피하고 앉은 귀태가 흐르는 청초한 귀공자가 한 분 있었으니.

 따끔, 세 명의 빤한 시선에 문수의 고개 또한 그들을 향하였다. 영문을 몰라 잔뜩 경계 띈 두 눈매는 선명하며 또렷하다. 도지의 두 손이 들어 올려져 냉큼 문수를 가리키니.

 

 "암행어사 출도요! 그 암행어사, 박문수 나리십니다."

 

 "아, 아이고! 아이고!"

 

 고개를 넙죽 숙이는 박씨 아재의 모습에 문수는 주춤 몸을 일으켰다.

 그런 문수를 바라봐 도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웠다. 그 미소가 찝찝타.

 

 "저리 높다한 분이 허락만 해주심. 내일 관아에 순분이 정도야, 드나들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허고~ 아니 그렇습니까, 아재?"

 

 "으이?"

 

 구부정한 허리를 한 순분 아버지, 박씨 아재는 영문을 몰랐다. 도지는 다시 문수를 노골 적으로 돌아보았다.

 

 "...뭐, 백성들 일이라면 다~ 발 벗고 나설 것처럼 굴다가도... 안 그런 관리가 태반이긴 하니까요. 별 수 없."

 

 문수의 매서운 눈매가 도지를 빤히 노려보았다. 문수의 매서운 시선 아래에, 순분은 얼른 아버지의 뒤춤으로 홀라당 몸을 감췄다. 작은 몸짓을 숨기는 순분에 문수는 도지 노려보는 것을 관뒀다.

 

 "제대로 설명하거라."

 

 문수의 하명에, 도지는 조르르 문수의 앞으로 다가섰다. 재잘재잘 곡절과 상황을 구구절절 읊었다.

 

 "하여, 저 아이가 순분이다?"

 

 "네."

 

 따악!

 문수의 주먹이 도지의 동그랗게 솟은 이마에 딱밤을 먹였다. 뒤로 훌러덩 젖혀졌던 고개를 도로 제자리를 찾았으나 이마에 잔잔하게 남아 이내 짙어지는 고통이 뒤 따랐다.

 이마를 감싸 쥐어 도지는 울상을 머금어 투덜거렸다.

 

 "안되면 안된다 하심 되지, 손 지검을..."

 

 "자초지종을 진작 설명했음 될 일이지."

 

 "허면..."

 

 이마를 계속해 문지르면서도, 두 눈을 반짝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내일 하루만이다."

 

 "아재! 된다 하십니다. 순분이, 내일 제가 볼게요."

 

 제 일 마냥, 기뻐하는 도지를 바라봐 문수의 입가로는 어느새 또다시 헛이나 웃음이 떠올랐다.

 

 "하이고! 고맙다, 도지야.

 하이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어사 나리."

 

 "아이는 이 아이가 볼 일이니, 내게 그리 고마워하지 않아도 되네."

 

 "아이고, 아닙니다요! 순분이, 이년아 네도 얼른 인사 올려라."

 

 연신 꾸벅 고개를 숙이는 박씨 아재 뒤 곁에 고목나무 매미마냥 똑 붙은 순분은 여전했다.

 

 "아이고, 이것이."

 

 "되었네. 피차 갈 길이 바쁜듯 하니, 이만."

 

 문수는 흑립을 집어 올려 턱 밑에 갓끈을 메었다. 그리 뒷짐을 져 도지를 돌아보았다.

 흠칫 놀라는 도지를 향해 길 쪽으로 고개 짓을 했다.

 ‘가자‘라는 한 단어가 어려워 저러시나. 도지는 박씨 아재에게 미소를 머금어, 여전히 저 아버지의 곁에 똑 붙은 순분에게 손을 흔들었다.

 허나, 인사 시간이 길게 주어지지는 않았다.

 

 "안 오고 뭐 하느냐."

 

 라는 성급한 목소리에 도지는 빠르게 내달렸다.

 빠르게 앞장 서는 도지의 뒷모습을 두고, 또 입가로 고놈의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천둥번개가 잦으면, 비가 오고....

 헛웃음이 잦으면.... 뭐가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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