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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20. 마법사와 마술사
작성일 : 19-11-08 21:58     조회 : 72     추천 : 0     분량 : 9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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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금이 가고 일부가 부서지기는 했지만 8층 높이의 거대한 탑과 주변의 꽃과 분수로 장식된 공원들, 주변에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치안대 병사들과 그 뒤를 쫓아다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거대한 도시의 활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었다.

 

 수많은 노점들이 중앙광장 한 편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물론 축제가 끝나서 그런지 사람 수가 많이 줄었기는 했지만, 간단한 길거리 음식부터 단순한 조각상, 꽃과 장식품들을 파는 가게 등, 나름 많은 물건들을 팔고 있었다.

 

 그 중에 에노는 가볍게 아이스크림을 사서 아멜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사실 중앙 광장의 모습은 이게 다가 아니에요. 특히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것도 여기에 있고요.”

 

 중앙 광장의 거리는 언제나 북적거리지만, 오늘은 특히 더 북적거렸다. 그도 그럴게 오늘은 야외무대를 개방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열리는 다양한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쭉 모여든 것이다.

 

 “공연이요? 저는 여기서 노점밖에 못 봤었는데.......”

 

 아멜은 처음 보는 광장에 신기한 듯 놀란 눈으로 주변을 보고 있었다. 사실 로하니아로 들어오고 난 뒤, 서부지구와 남부지구에서 지냈던 그녀였으니까. 중앙광장에는 그저 아이스크림을 먹은 정도. 그리고 그때는 에노와 케일을 찾기 위해 지나가던 도중에 들린 거고, 축제기간이라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구경조차 못했었던 그녀였다.

 

 “자유 광장은 이곳에서 조금, 그러니까 이 노점거리에서부터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나오거든요. 축제기간 때는 진짜 일찍 나오지 않는다면 출입이 불가능하기도 하고요.”

 

 에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쪽에서 큰 환호 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야외공연장을 쭉 둘러싸서, 안쪽에서 펼쳐지는 서커스 공연사들의 묘기를 보고 있었다. 아슬아슬한 높이에 설치된 외줄을 타고 다니며 돌아다니는 사람들, 그 밑에서 둥근 공위에서 8개의 공을 주고받으며 서있는 사람들과 간단한 리본을 이용해 춤을 추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공연에 사람들의 눈은 어디에 시선을 둘지 고민이었다. 모두가 흥미로웠고, 모두가 재미있으니 말이다.

 

 사실 영주가 딱딱한 군인 출신이라 다들 이 거리를 만든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를 했다. 기껏해야 투기장이나 가벼운 체육시설을 만들 것이라고 말이다. 그런데 모두의 생각과 달리, 중앙에 극장가와 노점 시설, 거대한 야외무대를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엄청난 오락거리를 제공했다. 덕분에 영주에 대한 이미지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거기다 영주는 이 광장을 꽤나 아끼는 지, 도시의 자금과 인력이 된다면 이 광장의 활성화를 위한 지원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 있었다. 덕분에 로하니아는 성공한 상업도시와 더불어 문화의 도시로도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은 수많은 연극단, 미술가와 음악가들이 이곳에 머물고 있으며, 그들은 메자크 제국을 넘어서 다른 나라에 까지도 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각 나라의 궁정 직속 음악가들도 이곳에 머물고 있으니 말을 다할 정도니까.

 

 “뭐, 물론 저는 음악보다는 저런 공연이 더 좋긴 하지만요.”

 

 화려한 볼거리, 아슬아슬한 위험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묘기들. 문득 아멜은 예전에 재미삼아 했었던 ‘사과 머리에 얹고 칼 던지기’가 떠올랐었다. 상업도시에 놀러갔을 때, 단순한 내기로 시작된 것이었는데, 아델의 머리위의 사과를 맞춘다는 게 그만 손이 미끄러져서 다리사이로 떨어진 적이 있었다. 정확히는 손이 미끄러지지 않았다면 위험할 뻔했었지만 말이다.

 

 생각보다 서커스단의 공연이 일찍 끝나버렸다. 지정된 시간에 오지 않는다면, 모두 볼 수 없다는 게 야외공연의 단점이었다. 아멜은 자신을 이곳에 데리고 온 에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연이 일찍 끝났네요? 다음 공연은 뭔가요?”

 

 “흠, 오늘 야외공연의 최고 인기인이 나오는 공연인데....... 먼저 만나 보러 갈래요?”

 

 “네? 먼저 만나러 간다고요?”

 

 “저만이 아는 특별한 길이 있거든요.”

 

 에노는 그녀에게 빙그레 미소 지으며, 야외무대 뒤편의 천막 쪽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갔다. 표지판에 붉은 글씨로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본 아멜은 당당하게 걷고 있는 에노의 모습에 약간 당황스러워 했다. 너무 대범하게 그 표지판을 무시하고 들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분명 이대로 가면 우려되는 일이 벌어질게 분명했다.

 

 “누굽니까?!”

 

 “외부인은 들어오면 안 됩니다!”

 

 공연 관계자들이 너무나 당당하게 들어오는 에노를 보며, 그 앞을 막아섰다. 에노는 그런 그들을 보며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아하하하. 외부인이라뇨? 이거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 마술사 헤니웰씨 계시죠? 그분이 오늘 부탁한 물건이 있어서 전해주러 왔거든요.”

 

 “부탁한 물건이요? 잠시 만요. 헤니웰씨!”

 

 관계자들 중, 가죽바지에 흰 면티를 입은 사람이 급히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곧 한 남자와 같이 걸어 나왔다. 남자는 부스스한 머리를 벅벅 긁으며 한 지저분한채로 끌려 들어오다 시피 천막 안으로 들어왔다. 하품을 크게 하는 그는 굉장히 피곤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무슨 일이야? 레나?”

 

 “저.... 부탁한 물건을 가지고 왔다는 사람이 있어서요.”

 

 “부탁한 물건? 아! 에노잖아! 얌마. 에노 얼굴도 까먹은 거냐?”

 

 순간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네? 정말 에노... 에노씨네요! 죄송합니다!”

 

 레나라고 불린 사람이 급히 에노에게 고개를 숙이며 말을 했다. 그도 그럴게...... 항상 혼자 오던 그가, 평소에는 간단한 작업복 차람으로 오던 모습과 다른 일상복 차림에, 모르는 여자(?)와 함께 있어서 몰라봤다는 것이다.

 

 “그럼 그 소문이 사실이었던 거냐? 에노? 나보다 먼저 장가가는 건 아니겠지?”

 

 “헤니웰씨. 그런 농담 하지 마세요. 헤니웰씨는 벌써 청첩장 만드는 소리가 파다하던데요?”

 

 “청첩장은 무슨. 요즘 손도 제대로 못 잡고 있는데, 원.”

 

 아멜은 두 사람이 친한 사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챘다. 주변의 사람들도 에노를 아는 것 같아보였다. 뭐, 유명한 약사이기도 하고 이쪽에 배달을 많이 하니 그런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이런 예쁜 아가씨를 데리고 오다니 대단한 걸? 만나서 반가워요. 나는 헤니웰이라고 해요.”

 

 귀족의 예법처럼 간단한 절을 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그에게, 아멜도 어떨 결에 같이 절을 하며 인사를 했다. 그 모습에 주변의 사람들이 살짝 놀란 눈치로 서로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오호? 귀족 분이신가요? 에노야 다양한 방면으로 알고 있는 게 많으니 그렇다 쳐도, 이렇게 깔끔하게 하는 것은 처음 보는데요?”

 

 “아... 예전에 높으신 분들을 많이 상대한 적이 있어서 배워뒀어요.”

 

 “오호? 정말 신기하신 분이네요. 머리색을 보니 필더레아에서 오셨나요?”

 

 그녀에게 손을 내미는 그의 손에, 하얀 장갑이 씌어져 있었다. 분명 아까까지는 맨 손이었는데 말이다.

 

 “이런, 이런. 조금 깔끔한 차림으로 만났어야 했는데. 방금 전 건 조금 그렇죠?”

 

 고개를 들면서 말끔히 머리를 넘기며 그는 아멜에게 눈웃음을 지었다. 그의 지저분했던 머리가 한순간에 깔끔하게 정돈 되어있고, 아까 덥수룩하게 자라있던 수염도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이... 이게 뭐.. 뭔가요?”

 

 아멜은 놀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에노를 쳐다보았다. 에노는 그런 그녀에게 그저 피식 웃기만 했다. 헤니웰은 그런 그녀의 귀에 손을 얹으며 말을 이었다.

 

 “글쎄요? 저는 마법사는 아니지만, 항상 신비로움을 추구하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그녀의 귀 뒤편에서 작은 동전 하나가 나왔다. 헤니웰이 이끄는 극단의 상징이 그려진 기념주화였다. 이걸로 공연이 끝난 뒤에 열리는 경품 매장에서 경품을 살 수 있다나 뭐라나.

 

 “뭐, 다 보여주면 재미없겠죠? 에노, 특별히 특석으로 안내해줄게. 그럼 됐지?”

 

 “네! 고마워요, 헤니웰씨.”

 

 에노는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헤니웰에게 악수를 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너무나 당당하게 나누는 것에 레나가 깜짝 놀라며 헤니웰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헤니웰씨! 특석이라뇨?! 그런 거 함부로 주면 안 된다고요!”

 

 “어허! 에노는 내 은인인 걸? 그러니까 줘도 된다고.”

 

 “하지만, 특석은 귀족들이나 특별 예매자를 제외하고는 열어주면 안된다고요.”

 

 “어차피 오늘 특석에 올 예매자는 없는 걸? 안 그래?”

 

 “또, 또, 또 멋대로 그러는 거 아니에요!”

 

 평소에도 이러는 건가 싶기도 한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 하고 있는 사이, 다른 사람이 천막으로 뛰어 들어와 그들에게 말했다.

 

 “공연 시작 10분 전입니다! 준비해주세요!”

 

 “알았어. 금방 갈게.”

 

 헤니웰은 에노와 아멜의 손에 손가락을 툭 튕기고는 손바닥을 맞잡았다. 그러자 그들의 손에 공연 티켓이 놓여있었다.

 

 “그럼 나머지는 공연장에서~. 그럼 이만. 가자 레나.”

 

 “헤니웰씨!”

 

 천막에 들어올 때와 반대로, 그는 레나를 끌고 천천히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면서 그의 옷이 바뀌는 것에 아멜은 잠시 눈을 비비며 그를 바라보았다. 정말이지..... 에노 옆에는 신기한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았다. 에노는 넋을 놓고 보고 있는 아멜을 보며 웃으며 말했다.

 

 “그럼. 우리도 가볼까요?”

 

 “아... 아! 네!”

 

 

 공연장 안으로 들어와서, 가장 무대와 가까우면서도 잘 보이는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외에는 사람들이 목조로 된 계단식 의자에 앉아있었다. 무엇인가 특별대우를 받는 것 같아.... 아니, 여기는 특석이니 당연히 특별대우를 받는 거겠지만 말이다.

 

 특석은 뒤에서 누가 앉았는지 보이지 않게 설계가 되어있었다. 아마 특석에 앉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관람하라는 차원에서 만든 것이기도 하고, 여기서는 여러 이야기들이 오가기도 하니 이런 것들을 설치해 둔 것이다. 뭐, 그 덕분에 지금은 두 사람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는게 중요한 거지.

 

 “어디 갔다 왔어요?”

 

 잠시 자리를 비우고 온 에노에게 아멜이 말을 걸자, 그는 작은 봉투 하나를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잠시 간식거리 좀 사왔죠. 그냥 앉아서 보기만 하는 건 조금 심심하니까요.”

 

 그가 가져 온 것은 막 따끈따끈하게 구워진 와플. 처음 보는 음식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라보았다. 겉은 바삭한 빵에, 안쪽에는 벌꿀과 딸기가 섞인 생크림이 발라져있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와플을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그 순간 그녀의 입에서 부드러우면서도 달콤한 향이 확 퍼져나갔다.

 

 “우.. 우와... 이거...... 엄청 맛있어요!”

 

 “다른 맛들도 봉투 안에 있어요. 너무 달다 싶으면 녹차 맛도 괜찮고, 아니면 그냥 순수한 맛인 생크림만 발라진 것도 있으니 골라서 먹으면 돼요.”

 

 에노도 와플 하나를 꺼내들고 한입 베어 물고 있었다. 바삭한 겉 표면과 달리 사르르 녹아내릴 것 같은 빵과 달콤한 꿀과 여러 맛이 조화롭게 녹여낸 크림이 행복감을 선사했다. 그리고 언제 또 가져왔는지 모를 차는, 달아서 질릴 것 같을 때에 그 맛을 줄여주면서 적당선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정말이지 입이 즐겁다 못해 축제를 벌이는 것 같았다.

 

 “슬슬 공연이 시작하려나 보네요.”

 

 에노의 말대로, 무대에는 헤니웰이 깔끔한 정장을 입은 채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아까와 달리 수수하고 귀여운 노란 원피스를 입고 있는 레나의 모습이 보였다. 아까와 다른 모습에 아멜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어.....? 아까 그 분....... 남자 아니었나요?”

 

 “아하하하. 평소에는 조금 변장을 하고 있어요. 이 지역 제일의 마술사와 제일의 마술 조수라 인기가 많아서 주변에서 금방 알아보거든요. 그래서 후줄근한 모습에 변장을 하고 다녀요. 머리도 가발을 써서 짧게 보이게 하고요.”

 

 거기다 목소리까지 완벽하게 숨길 수 있는 만능형 재주꾼이라 처음 보는 사람은 그녀가 변장을 할 경우 못 알아보기 십상이었다. 덕분에 헤니웰의 조수로서 더욱 더 빛나는 활약을 할 수 있었다.

 

 “자! 오늘도 공연을 보러와 주신 관객 분들께 감사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로하니아 최고의 마술공연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럼 모두 박수!”

 

 박수 소리와 함께 관중들의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관중의 박수소리에 맞춰 박수를 치는 그의 손에서 여러 가지 공들이 우르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공들은 그의 손목에서 떨어지자, 일정한 높이를 맞춰 통통 튀어 다니며 그의 주변을 맴돌았다. 그는 그 공들을 보며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공들은 그의 지휘에 맞춰 공이 튀는 높이를 조절하기 시작했다.

 

 “저.. 저건 뭔가요? 마법으로 하는 건가요?”

 

 “아하하, 저분은 마법사가 아니에요. 그래서 일절 마법은 쓰지 않고 있죠. 마도구도 쓰지 않고 있고요.”

 

 “네? 저게 마법 없이 가능하다고요?!”

 

 신기한 공연이다. 마법 없이 물건을 조종하고 꺼냈다 없앴다 하는 것이. 이어서 그가 쓰고 있던 모자를 벗자, 그 검은 모자에서 토끼와 비둘기들이 하나 둘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곤 비둘기를 자신의 소매에 넣어 사라지게 했다가, 관객과 조수 옆에서 비둘기를 꺼내들면서 사람들을 놀래게 만들었다.

 

 재미있는 볼거리와 맛있는 간식. 달콤함이 입안에 감돌면서, 앞에서는 조수와 함께 펼치는 화려한 불꽃 마술이 펼쳐지고 있었다. 문득 있을 케일이 생각나기는 했지만, 앞에서 펼쳐지는 아름다운 불꽃의 향연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헤니웰은 불꽃을 손에 쥐었다 던졌다 하며 자유자재로 다루었다. 중간에 저글링을 하거나, 몸에 굴리다가 다른 사람 볼이나 귀에서 꺼내오기도 하면서 구경하는 모든 이들을 쥐락펴락 했다. 그러다 갑자기 그의 소매에 불꽃이 화르륵 붙어 타오르기 시작했다.

 

 “어.. 어어어어 어라! 도... 도와줘, 조수!”

 

 “바.. 박사님!”

 

 깜짝 놀란 표정의 레나의 표정과 당황한 그의 표정에 아멜은 벌떡 일어나려고 했다. 관중들 역시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도와주려고 움직이려고 했다.

 

 “박사님! 불 꺼드릴게요!”

 

 레나가 들고 있는 검은 천이 그의 몸 위로 던져졌다. 그리고는 그대로 그의 머리부터 몸까지 천이 뒤집어 씌어지... 는게 아닌, 그대로 천이 바닥에 추우욱 늘어지며 바닥에 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모습에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며 그 천을 바라보았다.

 

 “무... 무슨 일이야?!”

 

 “바.. 박사님은... 박사님은!”

 

 레나는 그대로 옆에 벗어둔 모자를 또 다른 천과 함께 하늘 위로 던졌다. 그 천은 하늘에서 내려오면서 점점 사람의 형태를 유지하더니, 갑자기 모습이 망토를 뒤집어쓴 한 정장을 입은 신사가 나타났다.

 

 “아하하하! 불이 소매에 붙어서 정말 깜작 놀랐네!”

 

 “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아멜은 연속해서 일어나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을 보며 계속해서 놀라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다른 관중들 역시 그의 공연에 흠뻑 빠져서 그저 이 신기한 장면들에 매료되어있었다.

 

 “그럼 다시 불꽃놀이나 해볼까요?”

 

 그의 소매에서 다시 불꽃이 튀어나와, 탁자 위에 올려졌다. 그 불꽃들은 마치 사람의 모양처럼 모습을 바꿨다. 그는 가볍게 인형 놀이하듯, 손가락을 움직였고, 그러자 불꽃들은 마술사의 손가락에 맞춰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재밌죠?”

 

 “네! 정말 재밌어요!”

 

 에노는 즐거워하며 눈을 무대에서 떼지 않는 아멜을 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헤니웰도 어쩌면 즐거워하는 에노와 아멜을 보고 조금 더 어깨에 힘을 주고 공연을 하는 것 같아보였다.

 

 불꽃 마술 외에도 카드가 없어졌다 나타나는 마술, 입 안에서 줄지어 나오는 손수건과 손수건 속에서 나오는 병아리, 그리고 병아리가 갑자기 비둘기로 변해 날아가는 마술 등 다양한 마술을 선보이며 모든 이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끝으로 춤을 추던 불꽃을 집어 들어 하늘 위로 던지면서, 작게 무어라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의 말이 주문인 것 마냥, 하늘 위로 던져진 불꽃들이 하나 둘 진짜 꽃으로 변해갔다. 레나는 떨어지는 꽃들을 빠르게 모아, 꽃다발로 만들었고, 그 꽃다발을 그에게 전달했다. 그는 그녀에게서 받은 꽃다발을 들고는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거기! 관객 분! 이리로 나오세요!”

 

 갑자기 불려 진 아멜은 깜짝 놀라며 에노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에노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등을 살포시 밀었다.

 

 “한번 갔다 와 봐요.”

 

 어떨 결에 나오게 된 아멜. 순간 사람들의 이목이 그녀에게로 집중되었다. 신비로운, 로하니아에서는 보기 드문 푸른 머리카락에 맑은 청록빛 은색 눈동자를 가진 그녀의 미모에 다들 눈을 떼지 못했다.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린 것에 부담을 느낀 그녀가 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 허둥대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헤니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갑자기 불려서 놀라셨죠? 마지막 순서를 위해 불렀어요.”

 

 “마... 마지막 순서요? 어... 떤 걸 하면 되는 거죠?”

 

 “음, 그저 가볍게 이 꽃다발을 하늘 위로 던져주시면 되요. 그리고 저와 레나와 함께, 관중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면 된답니다.”

 

 그렇게 말을 하면서, 갑자기 그녀의 등 뒤로 손을 내밀더니 손에 들린 꽃다발과 다른 꽃다발을 꺼내들었다. 그것에 놀란 아멜은 순간 딸꾹질이 나왔고, 그런 그녀의 반응에 사람들은 웃으며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아멜은 부끄러워서 양 귀 끝이 빨갛게 달아올랐지만, 사람들이 자신도 그저 공연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 겨우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

 

 아멜이 마음을 다잡는 사이, 그녀에게 했던 것처럼 레나의 손에 손가락을 튕기자, 꽃다발이 하나 생겨났다. 레나는 자신에게 주는 꽃다발을 가볍게 붙잡은 뒤, 그와 아멜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헤니웰은 레나와 아멜이 꽃다발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는 손가락을 치켜들며 말했다.

 

 “그럼, 하나 둘 셋! 던져주세요!”

 

 자신의 손에 들린 작은 꽃다발을 하늘 위로 던졌다. 그러자 하늘로 올라가던 꽃다발은 갑자기 팡 하는 소리와 함께 갑자기 무수히 많은 꽃잎으로 변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늘에 수놓은 꽃잎들은 마치 하늘을 도화지 삼아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했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연신 박수를 치며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그 광경 속에서 마술사는 공연을 보러온 손님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며 절을 했고, 아멜과 레나도 그를 따라 가볍게 인사를 하면서 공연을 끝을 맺었다. 그렇게 마술 공연은 대 성황리에 끝을 내리게 되었다.

 

 

 “으.. 마지막에 그렇게 할 줄은 몰랐어요.”

 

 갑자기 불려나가게 된 아멜은 그 조금 당황스러웠는지, 아직도 무대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렸다. 그런 그녀를 보며 에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도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죠. 아마 관객이 무대에 참여한 건 아멜씨가 처음일 거예요.”

 

 “그래도 다음에는 미리 얘기해주세요. 당황스러워서 죽을 것 같았단 말이에요.”

 

 “그래요? 그럼 다음번에도 해달라고 부탁해볼게요~.”

 

 살짝 장난 섞인 에노의 말에 아멜은 뾰루퉁 볼을 부풀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래도 처음 보는 신기하면서도 즐거운 공연과, 나름 무엇인가를 해주려는 에노의 노력에 아멜은 조금은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혼자, 홀로 이곳에 있는 그녀가 웃을 수 있게 배려해주는 것이니까 말이다.

 

 댕! 댕! 댕!

 

 종소리가 울리는 것을 보니 벌써 6시가 된 것 같았다. 하기야 정신없이 마술쇼를 보고 있었으니 시간이 많이 갔을 법도 했다.

 

 “그럼 슬슬 집으로 가볼까요?”

 

 “그래요. 안 그러면 케일씨가 에노씨 벅벅 긁을 테니까요.”

 

 “하하하. 그러겠죠, 뭐.”

 

 두 사람은 마주보며 웃으며 천천히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중간에 저녁 메뉴에 필요한 재료도 조금 사고, 케일을 달랠 간식도 조금 사면서.

 

 그렇게 그들의 하루를 마치는 것을 알리듯, 붉게 묽든 배경이 점점 은은한 검은 장막으로 뒤덮이며 날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작가의 말
 

 흐으.. 요즘 너무 피곤해서 정신이 없네요......

 

 푹 잠도 제대로 못자고...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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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5. 작은 사건의 시작 2020 / 1 / 3 86 0 7808   
36 34. 지하수로 2020 / 1 / 2 97 0 7899   
35 33. 특별한 초대 2019 / 12 / 27 86 0 8033   
34 32. 오렌지와 박하 사탕 2019 / 12 / 27 102 0 8596   
33 31. 공국 요원, 일을 하다? 2019 / 12 / 19 99 0 8629   
32 30. 거인과 요정, 태엽 인형과 소녀 2019 / 12 / 13 96 0 8658   
31 29. 조금씩 어긋나는 일상. 2019 / 12 / 12 96 0 7661   
30 28. 동쪽의 마녀, 지식의 황금 가지 2019 / 12 / 6 78 0 8304   
29 27. 몰려드는 사람들 2019 / 12 / 5 86 0 9277   
28 26. 수호자의 검, 새로운 사건 2019 / 11 / 29 77 0 8390   
27 25. 공국, 제국의 사람들. 2019 / 11 / 28 83 0 8709   
26 24. 악당은 언제나 그림자 밑에 있다. 2019 / 11 / 22 79 0 8533   
25 23. 소란스러운 방문객 2019 / 11 / 21 66 0 8335   
24 22. 저주받은 자들 2019 / 11 / 15 75 0 8584   
23 21. 아멜과 에노 2019 / 11 / 14 77 0 8685   
22 20. 마법사와 마술사 2019 / 11 / 8 73 0 9378   
21 19. 스토커 2019 / 11 / 7 72 0 8057   
20 18. 세 사람의 휴일 2019 / 11 / 1 75 0 8012   
19 17. 마법사와 수호자들 2019 / 10 / 31 72 0 7784   
18 12.5(막간) - 만남, 그날 이후의 일들 2019 / 10 / 31 70 0 4312   
17 16. 오랜 친구 2019 / 10 / 25 80 0 8214   
16 15. 새 식구입니다. 잘 부탁해요. 2019 / 10 / 24 81 0 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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