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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검의 연대기 - 마법과 검의 이야기
작가 : 크네프
작품등록일 : 2019.9.1

7개의 검의 수호자, 그들 중 하나인 마법사 에노. 그리고 그의 하나 밖에 없는 누나 케일은 한때 자신의 세계를 구한 대가로 너무 많은 것을 잃고 다른 세계로 옮겨와 조용한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이제는 조용히 살고 싶은 은둔한 마법사 남매에게 찾아온 이 세계의 여검사.

여검사의 등장과 함께 다시 평온하게 지내던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렸다!

"그래 이렇게 된 이상 놈들을 박살내주는 수밖에!" 하늘의 여검사와 별의 마법사의 평범한(?) 일상이 시작 됩니다!

(기존의 용사의 검과 이어지는 또 다른 세계의 이야기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8. 세 사람의 휴일
작성일 : 19-11-01 23:40     조회 : 75     추천 : 0     분량 : 8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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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아암. 잘 잤다! 근데 몇 시지?”

 

 그간 아침에 비몽사몽 했더라도, 정해진 시간에는 꼭 일어났던 케일은 옆에 작은 탁상시계가 11시를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으아악! 지각이다!”

 

 후다닥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케일, 하지만 방을 나왔을 때 복도에 감도는 적막한 분위기에 어리둥절한 그녀는 곧장 에노의 방으로 찾아갔다.

 

 쾅쾅쾅.

 

 “에노? 아직도 자고 있니?”

 

 “우우음....... 한 시간만 더...... 응?”

 

 에노는 케일의 목소리에 벌떡 일어났다. 아, 아침에 출근해야지. 그 역시 옆에 놓인 탁상시계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으악! 지각이야!”

 

 에노는 급히 옷을 갈아입고 문밖으로 뛰어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곧 그 생각을 접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 아니지. 오늘은 휴무일인데? 우웅, 자야지........”

 

 “일어나! 에노!”

 

 “우와왁!”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케일 때문에 잠이 다 깨버린 그는 화들짝 침대에서 뛰어 내렸다. 그러다 무릎을 책상의자에 박아버리고, 새끼발가락이 장롱에 부딪히는 수난이 벌어졌다. 그리고

 

 “....... 응?”

 

 어쩌다보니, 제일 먼저 일어나서 느긋한 오전을 만끽하고 있던 아멜은 위층의 소란에 천천히 계단 위를 오르고 있었다.

 

 “저기....... 무슨 일이........ 어어어?!”

 

 

 에노는 붉어진 뺨과 얼얼한 턱을 부여잡으며 식탁을 차리고 있었다. 중간에 기억이 끊겨버린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아멜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죄송해요. 순간 깜짝 놀라서.......”

 

 “아.... 아니에요! 제가 확실히 실수 했는데요 뭐. 그건....... 정말 미안해요.”

 

 아, 한 가지 기억난다면 그 찰나의 순간에 들어온 엄청난 일격은 아마 보통 사람이었다면 턱뼈가 부서졌을지도 모를 그런 힘이었다. 언제나 몸에 마법을 달고 사는 에노였기에 턱에 멍(?)이 드는 정도로 끝날 수 있던 것이었다.

 

 그런 둘을 보며 태연하게 신문을 보는 케일. 정확히는 신문을 보는 척을 하면서 둘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둘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연기를 굉장히 못했기에 에노는 속이 끓어 올랐었다.

 

 “누나. 이 모든 일의 원인이 누난데, 왜 나만 사과를 하는 거야?”

 

 “어허. 나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누나가 날 던지는 바람에 일이 일어났잖아!”

 

 

 잠시 전으로 돌아가서, 아멜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올라오고 있을 때였다. 두 남매는 케일의 착각으로 인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가, 그만 도중에 에노의 발이 꼬여버려서 그만 케일을 향해 날아갔고, 케일은 갑자기 날아오는 에노에 놀라서 본능적으로 흘리듯 잡아채서 아무데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하필 던져버린 곳이,

 

 “으아아악! 계단이잖아!”

 

 “에... 에노!”

 

 계단. 물론 혼자 계단에서 굴러 떨어진다면 상관이 없었겠지만, 그때 마침 계단에서 새로운 사람이 서 있었다.

 

 “저기....... 케일씨? 에노씨?”

 

 다급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지만, 하필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좁아서, 너무나 빨리 날아오는 에노를 보고 피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다. 덕분에 그녀는 에노와 함께 뒤엉킨 채로 바닥을 향해 굴러 떨어졌다.

 

 우당탕 쾅쾅!!

 

 

 “으....... 아야야....”

 

 그렇게 높은 계단도 아니고, 그가 최대한 그녀를 감싸며 계단에서 굴러 떨어졌기에, 다행이 그녀는 다치질 않았다. 반대로 말하면 에노는 두 사람 분의 충격을 받았었기에 허리에 큰 고통이 몰려 왔었다.

 

 계단 위에서 무어라 외치는 케일의 목소리가 조금씩 들려오는 것 같았지만, 에노는 즉각 대답할 수 가 없었다. 쓰라린 고통이 밀려와서 입을 열기가 힘들었으니까. 그래도 일단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움직이고 있었는데....... 그 다음에는 완전히 기억이 날아가 버렸다.

 

 

 “그래도 그 주먹은 정말 대단했어. 그 에노가 마법도 못쓰고 바로 천장에 꽂혀버릴 정도였다고! 킥킥킥!”

 

 케일은 실실 웃으며 커피 한 잔을 마셨다. 아멜은 그저 말없이 얼굴을 붉힌 채로 에노를 도와주었다. 덕분에 식사를 빨리 차리기는 했지만, 에노는 결국 아픈 턱 때문에 수저를 내려두는 수밖에 없었다.

 

 “그건 그렇고. 오늘 너희들 뭐 할 거니?”

 

 케일은 구운 빵을 한 입 씹으며 에노와 아멜에게 물었다. 어제의 폭주(?)로 그만 가게의 물건을 다 팔아버렸다. 지난 축제기간 때문에 미처 여분을 만들 시간도 없어서 남아있는 물품으로 버텼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가게를 가지 않게 되었으니 세 사람에게는 지금부터........

 

 “그럼... 첫 출근하자마자, 휴가네요.”

 

 “그렇게 되는 거지! 이렇게 좋은 점장이 어디 있냐?”

 

 “누나... 그건 아니라고 보는데?”

 

 휴일이라........ 그러고 보니 처음 가게를 열고, 쉬었을 때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음... 근데, 약 만드는 거 보조 안 해줘도 돼?”

 

 에노의 말에 케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응. 어차피 오늘은 정제만 할 거니까”

 

 “기초 물약도 모자란 거야?”

 

 “그렇지. 어차피 그건 사람이 적든 많든 기계가 하는 일이니까, 네가 할 일은 없....... 아, 할 일이 하나 있기는 하네!”

 

 케일은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글자들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적은 종이를 찢어서 아멜과 에노 사이에 놓아두었다. 종이에는 무슨 산삼 같은 것들이라던가, 노랑위치버섯이라던지, 금각초 같은 비싼 약초들이 적혀있었다.

 

 “음, 여기 적힌 약초들이랑 물건들 사오라는 거지?”

 

 “응, 하필 비싼 약들에 들어갈 약초가 다 떨어 졌거든.”

 

 에노는 종이를 집으려고 했다. 그 순간 케일은 종이를 아멜 쪽으로 밀며 말했다.

 

 “물론, 이 심부름은 아멜이 해줬으면 해.”

 

 “네? 제가요?”

 

 그녀의 말에 놀란 아멜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자 케일은 피식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일단 물건 사는 것부터 배워야지. 도시 구경도 좀 하고 말이야.”

 

 “하지만 전 이런 약초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걸요?”

 

 “걱정 마. 그건 에노가 해결해 줄 테니까. 에노는 아멜을 도와주렴.”

 

 에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케일은 작은 돈주머니를 꺼내 아멜에게 넘겨주었다. 주머니가 묵직한 것이 돈이 꽤 많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남는 돈은 너네하고 싶은 데로 하렴. 이상 끝! 더 이상 질문은 안 받을 거야!”

 

 케일은 거의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하고 곧장 방으로 들어갔다. 문은 마법으로 잠가놔서 열지도 못했다. 다시 한 번 어색한 침묵이 식탁 위로 흘렀다. 두 사람은 케일의 억지에 등 떠밀려져버렸다.

 

 “그.... 일단은 외출 준비나 하죠 뭐.”

 

 “그.... 그래요! 외출 준비.”

 

 일단 자기 방으로 돌아온 에노와 아멜은 밖으로 나가기 위해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언제나 그렇듯 깔끔하게 옷을 입고 내려온 에노는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 아멜을 보았다. 조금 오래된 원피스지만, 관리를 잘한 덕분에 오래 입고 다니는 것 같아보였다. 그런 것을 보니 아마 케일이 돈을 많이 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아멜씨. 준비 다 됐어요?”

 

 “아, 네! 준비 다 됐어요.”

 

 아직은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게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까 전보다는 많이 나아진 것 같았다. 문을 열고 천천히 현관을 나선 두 사람은 어제보다 조금 조용해진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 남부지구 2번가 상점 거리, 약초 상 거리 -

 

 

 남부지구 3번가인 거주지에서 곧장 1번가의 익숙한 거리를 넘어, 병원들이 즐비하고 진한 쓴 냄새가 가득한 거리가 나타난다면 그곳은 바로 약초상 거리에 왔다는 것이었다. 다른 곳에 비해 2층이나 3층으로 된 복합 건물이 많은 거리였는데, 온통 약초가 주렁주렁 걸려 있고, 쭉 늘어선 가판대는 마치 풀이 잔뜩 자란 들판을 보는 것처럼 약초가 잔뜩 있었다.

 

 아마, 이 약초상 거리는, 제국의 약초를 모두 모은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덕분에 원래는 ‘남부지구 2번가’로 불려야 하는데, 다들 2번가라고 하는 것보다, 약초상 거리라고 말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더 정확히는 남부지구 자체도 원래 이름이 따로 있는데, 사람들이 그냥 편한 데로 부르는 거지만 말이다.

 

 어찌 되었건, 약초상 거리에 들어선 아멜은 엄청난 양의 약초가 가판대를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이 신기했지만, 약초에서 나오는 쓴 향에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에노는 그런 아멜을 보며 작은 알약 하나를 꺼내 들었다.

 

 “아, 이렇게 많은 약초는 처음이죠? 이 익숙하지 않은 향 때문에 저랑 누나도 고생 했었죠. 일단 이 약 먹고 있어요. 그럼 좀 편하긴 할 거에요.”

 

 에노가 준 약을 입에 넣자, 달콤한 향이 입에서 퍼져나갔다. 그리고 동시에 코끝에서부터 씁쓸하게 밀려오던 약초향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끈적거리는 식감이 별로 좋지는 않았다. 에노가 약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 소리를 듣고 있기는 했지만, 망할 식감 때문에 설명에 집중을 할 수는 없었다. 뭐, 어차피 들어도 잘 모르는 얘기니까 넘어갔지만.

 

 약초를 고르는 에노 옆에서 아멜은 유심히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솔직히 종이에 적힌 약초들은 몇몇 특별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개 이름이 비슷해서 뭐가 뭔지 잘 몰랐다. 심지어 처음 보는 글자로 적혀있는 약초들도 있어서 솔직히 에노가 사는 것을 구경하기만 했다.

 

 “아저씨. 이거 좀만 더 깎아 주시면 안 돼요?”

 

 “하아...... 아무리 단골이라도 그렇지. 그 이상으로는 깎아 줄 수 없다고.”

 

 에노가 가게 주인과 물건 흥정을 하고 있는 사이, 아멜은 천천히 가판대에 꽂혀있는 가격표를 보았다. 다른 약초들은 몰라도 감초 한 주머니에 3카운티. 빵 2개에 1카운티니까, 빵 6개 정도의 값어치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아멜은 대략 빵의 개수로 물건의 값어치를 매기기 시작했다.

 

 예전에 본 책에서 ‘물건의 값어치는 사람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식품’이라는 글을 읽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사람마다 물건의 값어치를 매기는 방식은 다 다르겠지만, 아멜은 에노가 사는 것들을 꼼꼼히 보면서 값어치를 매기기 시작했다.

 

 “음? 그러면 지금 산 물건 값어치가 빵으로 치면 20000개?!”

 

 “네? 빵이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미 10000카운티 넘게 썼지만, 아직도 에노는 약초들을 사고 있었다. 하기야 어제 팔린 물건의 양을 본다면 엄청나게 많이 사야한다는 것을 알 수는 있지만, 그래도 빵 50000개는 넘게 돈을 쓰는 것을 보면 에노와 케일의 약국이 장사가 잘 된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고 보니 옆에 있는 사람은 누구? 혹시 애인인감? 아, 자네 누나가 있다고 했지? 그럼 누나인감? 그러기엔 나이가 어려보이는 데.....”

 

 약초를 팔던 상인이 아멜을 보며 웃으며 말을 했었다. 평소에는 혼자 오던 그가 갑자기 처음 보는 여자와 같이 와서 조금 놀란 것 같았.....

 

 “어이구 형씨! 정보도 느리구만! 언제까지 그렇게 늦게 살 거야, 정말.”

 

 하필 옆 가게 사람이 반가운 얼굴들을 보자 손을 흔들며 말을 했다. 그의 말에 상인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에게 말했다.

 

 “늦게 살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아니, 그 소문 못 들었어? 이 애가 바로 그 유명한 에노의 여자 친구잖아!”

 

 “아.... 아니에요. 전 에노씨 친척인......”

 

 당황한 아멜은 손사래를 치며 말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뜻밖에 에노의 말에 세 사람 모두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맞아요. 제 여자 친구에요!”

 

 갑자기 여자 친구라고 말을 한 에노를 보며, 아멜은 화를 내려고 했다. 그 순간 에노의 눈에서 무엇인가 불쌍하면서도 급하다는 눈빛이 느껴졌다. 그 눈 속에서 마치 ‘잠시 좀 도와주세요!’라는 간절함이 느껴졌다.

 

 “뭐야? 진짜 그 소문이 사실이었다고?”

 

 “참말인가! 우리 에노가 여자 친구가 생기다니! 이거 참 경사 났네!”

 

 진심으로 축하를 해주고 있는 아저씨들을 보며 아멜은 당황스러운 마음을 최대한 감추려고 했다. 에노가 흘낏흘낏 보고 있는 쪽에 한 여자가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행여 그 여자랑 눈이 마주칠까봐 식은땀을 흘리는 것 같아 보였다. 근데 왜 인지 모르게 그 여자의 시선이 조금은 짜증이 났었다.

 

 “에노씨. 물건 다 샀죠?”

 

 아멜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에노에게 말을 했다. 에노 역시 그녀의 미소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네, 이제 배달만 시키면 되네요. 아저씨! 항상 보내던 곳으로 보내주세요!”

 

 “알았다. 대신 배송비는 공짜로 해줄게. 여자 친구 생긴 기념으로!”

 

 상인은 싱글싱글 웃으며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계약서를 한 번 더 훑어본 에노는 아멜의 손을 살포시 잡으며 가게를 나섰다. 아멜 역시 에노의 손을 꽉 잡고 에노의 보조에 맞추며 걷기 시작했다.

 

 

 아멜이 느낀 따가운 시선. 그리고 에노가 그렇게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이유인, 한 모퉁이에서 최대한 평민처럼 입어보려고 했던 것 같지만, 깔끔한 얼굴과 그녀가 들고 있는 특별한 부채를 들고 있는 한 여자가 그들을 보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으... 으으으!!! 가게 문이 닫혀있어서 이리로 온 건데....... 왜! 저 여자가 같이 있는 거야!?”

 

 뒤에서 지켜보던 주황색 머리의 여자, 아넬리나가 이를 갈며 그 둘을 지켜보고 있었다. 에노의 동선(?)을 꿰다시피 하고 있어서, 가게가 닫혀있는 것을 보고 곧장 약초상 거리로 온 그녀였다. 가게가 닫혀있을 때는 항상 이리로 오는 그니까 말이다.

 

 “왜.. 왜! 왜! 왜! 나랑은 얘기조차 안하려고 하면서! 어째서! 왜!”

 

 에노와 아멜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있는 모습에, 그녀는 분한 듯이 이를 갈았다. 어제 갑자기 나타나서, 그의 옆자리에 있는 것도 모자라, 지금 그와 함께 손을 잡고 걸어 다니고 있는 것이 분통이 터졌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도 아니고!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분명 도시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라면 빠삭하게 알고 있는 그녀였지만, 단 한 번도 아멜을 본적이 없었다. 그저 축제기간 때 잠깐 들어온 것 같았는데, 그 뒤로 잠깐 사라졌다가 지금 그의 옆에 나타난 것이니까.

 

 ‘아무리 장기 체제를 한다고 해도 2주밖에 못 있을 텐데....... 어디서 나타난 거지?’

 

 분명 그녀와 비슷한 사람의 입국 심사를 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에 대한 서류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필 그 망할 괴한들에 의해 기록이 다 타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추궁하고 싶기는 하지만, 무턱대고 움직였다가는 분명 영공파(귀족파)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에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영감님! 아직 그분의 집을 못 찾았나요? 해결사들한테서는 연락 없어요?”

 

 짜증이 섞인 말투로, 그녀는 뒤에 서있는 깔끔한 정장을 입고 있는 늙은 남자에게 말을 했다. 그런 그녀의 말에 집사는 허허 웃으며 대답했다.

 

 “그게 조금 더 걸릴 것 같으니, 시간을 달라고 했었습니다.”

 

 “뭐.. 뭐라고요! 그렇게 시간을 줬는데, 더 시간을 달라고 했다고요?”

 

 그녀는 순간 들고 있던 부채를 손으로 부숴버리고 말았다. 로하니아에서 손에 꼽힌다는 해결사들이, 간단한 집 주소도 못 찾고 있으니 답답하다 못해 터질 것 같으니까 말이다.

 

 아니, 어째서 요즘 잘 풀리는 일이 없는 거야!

 

 “아.. 아가씨! 괜찮으십니까?”

 

 부채가 부서지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란 집사는 급히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했다. 아넬리나는 그런 그를 보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아니 오히려 화가 단단히 난 듯이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전 괜찮아요. 대신 그들에게 일주일만 더 준다고 말하세요! 그 이상 걸리면 가만 안둔다고 전해주시고요.”

 

 “알겠습니다. 바로 전해두도록 하죠.”

 

 집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옆에 있는 심부름꾼에게 작은 편지 하나를 건넸다. 언제나 준비성이 철저한 그였기에..... 라기 보다는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미리 편지내용을 작성해 준비해두고 있던 그였다.

 

 “으, 제발 빨리 찾아야 하는데.”

 

 아넬리나는 답답한 마음에 그만 엄지손톱을 깨작깨작 깨물었다. 물론 그녀가 어떤 짓을 하더라도, 에노의 집을 찾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 턱이 없겠지만,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그의 집을 찾고 싶어 했다. 그래야 그에게 선물을 보내든, 파티에 초대하든 할 테니까. 아니면, 그 망할 마녀의 손에서 그를 데리고 빠져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아가씨. 그럼 일단 출발하는 게 어떨까요? 이미 에노님은 저 멀리까지 가셨답니다.”

 

 집사의 말에 그녀는 빠르게 고개를 돌려 그를 찾아보려고 했다. 그리고 한쪽에서, 순식간에 거리를 메운 사람들로 인해 에노와 아멜의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었다.

 

 “뭐... 뭐라고! 어, 정말이잖아! 다들 빨리 움직일 준비해!”

 

 그녀는 구두를 신었음에도 빠른 걸음으로 그들이 간 방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에노를 지켜보기 위해서. 에노 옆에 있는 여자에 대해 조금 더 알기 위해서 말이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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