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그러니까 우리는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19.1.10

그렇게 괜찮지 못한 우리는 언젠가 괜찮아질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시간들이 그 '언젠가' 나에게 힘이 되어줄것을 기대해봅니다.

 
22.태호의 봄
작성일 : 19-03-26 00:00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271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이번 시즌의 마지막 업무를 끝내고 태호는 건물을 나왔다. 환한 햇살 덕분에 눈이 부셨다. 선명하게 달라지는 밝음의 강도가 눈을 감게 했다. 태호는 눈앞에 전해지는 밝음을 마음껏 누렸다. 얼굴에 닿는 따뜻한 바람도 최선을 다해 즐겼다. 마음은 편안해졌고, 세상의 모든 것에 감사함만 가득했다. 간질거리는 햇살에 태호는 그렇게 마음을 내어주고 말았다.

 태호는 오랜만에 느껴본 봄에, 그런 봄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자, 순간 멈췄다.

 지금껏 봄을 느낄 여유도 없었다. 아니 태호 스스로가 피했다. 태호에게 봄은 위험할지도 몰랐다. 봄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그로 인해 연결되는 온갖 기억만으로도, 봄은 태호를 흔들어 버리기에 충분할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 태호는 웃었다.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서, 괜히 피한 것 같아서 그렇게 웃어버렸다.

 태호는 눈을 떴다. 이 여유를 어떻게 보낼지 결정하지 못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시간이었기에, 특히나 봄이라는 틈은 태호가 더욱 자신 없었기에 살짝 막막했다.

 전화가 울렸다. 다행이었다.

 “형, 이제 유명인이던데요. 기사에도 나고.”

 지훈이가 인터넷에 난 태호의 기사를 보고 전화를 한 거였다.

 “봤어?”

 태호는 쑥스러웠다. 그런데, 다들 태호의 사연에 관심을 보였다. 이쪽에서 아예 없는 일도 아니었지만, 태호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은 태호를 기특하게 여겼다. 그래서 민망하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고마운 사람에 내 이름정도는 한번 말해야 했잖아요.”

 지훈이는 장난기 가득한 말로 태호를 웃게 했다. 고마운 사람... 태호는 그 말에 혼자, 아무도 몰래 떠올렸다. 그때의 시간을, 그때의 영채를.

 “형, 어디에요? 점심이나 같이 할래요?”

 태호는 지금 지훈이가 너무 고마웠다. 지훈이가 아니었다면, 정말 태호는 이 봄의 낮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몰라 방황했을 거였다.

 

 점심을 먹고 나온 태호와 지훈이는 봄날의 햇살에 기분이 살짝 나른해졌다. 남자 둘이서 꽃구경은 웃길 것 같다고 서로 동의했기에, 커피점에서 산 아이스커피를 들고 대충 근처 건물의 그늘에 서서 봄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형, 이제 집에서 결혼하라는 이야기 안 해요?”

 태호는 지훈이의 말에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나야, 이제 시작인데, 아직 해야 될게 많다구.”

 태호는 부모님이 항상 고마웠다. 늘 태호의 선택을 지지해주신 부모님이셨다. 지훈이의 장난 가득한 질문으로, 지금껏 아무 말 없이 자신을 기다려 주신, 그 긴 시간들을 함께 해 주신 부모님의 마음을 떠올리게 되자, 많이 죄송했다.

 “형, 그런데 왜 연애도 안 해요? 혹시 첫사랑의 아픈 추억이라던가, 아님 첫사랑을 못 잊었다던가 그런 말 할 거면 나 갈 거예요.”

 생각이 많던 태호는 지훈이의 뜬금없는 말에 웃고 말았다.

 “너, 내가 지금껏 살아온다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다 봤으면서.”

 지훈이는 태호가 어떻게 버텼는지 알기에, 살짝 억울해하는 태호와 함께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그냥 이제는 태호가 조금 여유를 가져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한 번도 태호의 첫사랑이나 여자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걸 지훈이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만큼 지훈이도 태호 옆에서 긴장했고, 늘 태호의 성공을 바라기만 했었다.

 지훈이가 다시 회사로 들어가야 했다. 태호는 지훈이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같이 걸었다.

 “형, 진짜 갑자기 든 생각인데. 형 혹시 영채누나 기억해요?”

 태호는 지훈이의 말에 표정이 굳어졌다. 지훈이가 눈치 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아무 말 없는 태호를 지훈이는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형, 그때 영채 누나랑...”

 지훈이는 태호의 얼굴에 말을 멈췄다.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태호를 가끔 떠올릴 때, 예전의 시간들을 기억했을 때, 이상하게 뭔가 하나가 빈 퍼즐 같았었다. 그게 뭘까 늘 궁금했었다. 자신의 지나친 망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뭔가 하나가 자꾸만 비었다. 혹시 영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지훈이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지금 지훈이는 확인했다.

 “형, 맞죠? 맞다니까. 와. 나 소름 돋았어. 형만 생각하면 별 생각이 없는데, 영채 누나랑 같이 떠올리면 뭔가 그림이 된다니까. 맞죠?”

 태호는 지훈이의 날카로움에 어색하게 웃고 말았다.

 “아무것도 없었어. 나 혼자 그냥 좋아했어.”

 처음이었다.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는 진심을 이렇게 한참 후에 말하게 될 줄 몰랐다. 그것도 지훈이에게.

 지훈이는 자신의 예상이 맞다는 것에 놀라워하며 웃었다. 차문을 열고 차에 오를려고 하는 순간 지훈이는 멈췄다. 기억났다. 그때의 영채가 떠올랐다.

 “형 혼자만 좋아한 게 아닌 것 같은데.”

 그때, 태호의 소식을 묻던 영채가, 그때의 표정이 지훈이는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드디어 빈 퍼즐을 맞춰냈다. 지훈이는 태호에게 말해줘야 했다.

 “형, 영채 누나 찾아봐요. 내가 도와줄까요?”

 태호는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영채를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태호는 혼자 멀리 가고 있었다.

 “형”

 태호는 지훈이의 목소리에 온 몸에 퍼지기 시작하는 긴장과 설레임을 겨우 막을 수 있었다.

 “그래도 될까?”

 살짝 목소리의 떨림을 가지고 말하는 태호의 모습에 지훈이는 꼭 영채를 찾아야 될 것 같았다. 지훈이의 머릿속에서 지도가 그려지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지훈이는 지도의 시작점을 찾기 시작했다.

 “형, 연락할게요.”

 태호는 지훈이가 가고도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숨어 있던 감정은 그때의 설레임을 그대로 간직한 채 태호에게 나타나버렸다. 태호는 걸었다. 그때의 봄날들이 이 길 위에 다시 나타나고 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25.시작 (마지막 이야기) 2019 / 4 / 5 269 0 3305   
24 24.다시 만나다. 2019 / 4 / 2 267 0 2969   
23 23.우연의 절묘함 2019 / 3 / 29 263 0 4303   
22 22.태호의 봄 2019 / 3 / 26 275 0 2712   
21 21.시간은 흘렀다. 2019 / 3 / 22 255 0 5010   
20 20.잊기 위해... 잊지 못해... 2019 / 3 / 19 264 0 5011   
19 19.엄마... 2019 / 3 / 15 246 0 3929   
18 18.인생은 혼자가 아니야... 2019 / 3 / 12 271 0 3330   
17 17.아무것도 아니었다. 2019 / 3 / 8 287 0 2892   
16 16.미처 알지 못했다. 2019 / 3 / 5 275 0 3500   
15 15.웃으며, 자연스럽게 2019 / 2 / 28 291 0 3863   
14 14.현실이었다. 2019 / 2 / 26 286 0 3405   
13 13.예감 2019 / 2 / 22 271 0 3594   
12 12.다시 마주하다. 2019 / 2 / 19 260 0 3378   
11 11.가능하다면... 2019 / 2 / 15 282 0 3553   
10 10.마음이 가는대로 2019 / 2 / 12 306 0 5764   
9 9.함께 울어줘서 고마워요. 2019 / 2 / 8 289 0 3560   
8 8.과거는 지나왔기에 2019 / 2 / 5 261 0 4329   
7 7.그때는 몰랐던, 지금은 알기를 2019 / 2 / 1 260 0 3515   
6 6.완벽한 추억 2019 / 1 / 29 276 0 3207   
5 5.그렇게... 봄이 다가오다. 2019 / 1 / 25 276 0 4290   
4 4.아직도 기억은 아프다 2019 / 1 / 22 318 0 4987   
3 3.다시 시작해보자 2019 / 1 / 18 294 0 4021   
2 2.오늘은 울기 좋은날... 2019 / 1 / 15 274 0 4276   
1 1.희망이라는게 존재한다면 (1) 2019 / 1 / 11 486 1 453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기억합니다.
장선
사랑하는 너에게
장선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