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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러니까 우리는
작가 : 장선
작품등록일 : 2019.1.10

그렇게 괜찮지 못한 우리는 언젠가 괜찮아질거라고 믿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이 시간들이 그 '언젠가' 나에게 힘이 되어줄것을 기대해봅니다.

 
9.함께 울어줘서 고마워요.
작성일 : 19-02-08 00:00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3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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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꿈이었다.

 꿈에서 만난 할머니는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영채 앞에 서 계셨다.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꿈에서도 알게 되었다. 드디어 만났다는 반가움과 다시 할머니가 사라질지도 모른 다는 두려움에 영채는 어쩔 줄을 몰랐다. 아무도 모르는 자신만의 꿈속에서 영채는 그렇게 혼자서 슬퍼했다.

 ‘할머니 가지 마요’

 영채는 할머니가 자신의 곁을 떠나던 그날이 떠올라 꿈에서 그렇게도 울었다. 신기했다. 아니 실감했다. 할머니가 자신의 곁에 더 이상 안계시다는 것을 그렇게 스스로에게 확인시켰다.

 영채는 자신의 울음소리에 깨어났다. 자신의 흐느낌에 영채는 할머니를 만났던 그 꿈에서 나와 버렸다. 너무 현실 같은 꿈에, 자신의 울음에 다시 슬퍼졌다.

 결국 꿈에서도 알았지만, 눈을 떠보니 할머니는 사라졌고, 어두운 방안에서 울고 있는 자신만이 남아 있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실제 같은 생생한 느낌에 영채는 한참을 흐느꼈다. 눈을 감았다. 비록 꿈에서 할머니를 봤지만, 꿈에서라도 그 순간을 누리지 못한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았다.

 ‘왜 거기서 그렇게 울어가지고는...’

 이불을 끌어 당겨 얼굴 전체를 덮었다. 눈을 감아서 다시 좀 전의 꿈을 생각했다. 그 꿈의 모든 것을 어떻게든 기억해내고 싶었다. 슬펐지만, 너무 아팠지만 할머니가 꿈에 처음 나온 거였다.

 갑자기 영채는 자신이 있는 공간에 태호가 있다는 것을 순간 깨달았다.

 ‘설마, 내가 그렇게 크게 울진 않았겠지?’

 영채는 그 생각이 들자 슬펐던 생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아무 소리도 안 들렸다. 이대로 아무렇지 않게 다시 잠들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왜 그렇게 울어요?”

 영채는 태호의 소리에 놀랐다. 그리고는 천천히 이불을 내렸다. 태호는 뒤돌아 누워 있었다.

 “언제 깼어요? 내 소리에 깬 거예요?”

 영채는 태호의 등을 보면서 물었다.

 “아뇨, 좀 전에 깼어요. 덕분에 정말 잘 잤어요.”

 태호는 뒤돌아 보면 안 될 것 같았다. 잠결에 흐느껴 울던 영채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순간 깨울까 고민도 했지만, 꿈인데 싶어서 그냥 그렇게 두었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무엇 때문에 지금처럼 그때도 그렇게 울 수밖에 없었을까 그 이유가 궁금했다.

 영채의 인기척에 순간 돌아누운 태호였다. 영채가 깨어난 것을 확인하진 못했지만, 느낌이 아까와는 달랐다. 그래서 물었다. 왜 그렇게 우냐고.

 “얼마 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15살 이후로 나의 모든 것이 되어준 할머니가 그렇게 먼 곳으로 가셨어요. 그래서 비 오던 그 날도 그리워서 울었어요.”

 영채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다시 그날의 슬픔이 생각나 울컥했지만, 신기하게도 태호와 그 순간을 함께 한 장면이 떠오르자 마음이 점점 안정 되었다.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영채는 괜히 부모님 이야기까지 하는 것 같아서 망설였다. 그러나 그냥 태호에게 말해보고 싶었다. 나 이렇게 슬프다고.

 “할머니가 저를 키워주셨어요.”

 영채의 말에 태호는 어떻게 위로를 해야 될지 몰랐다. 결국 아무 위로도 못했고, 그래서 바보 같았고, 너무도 미안했다.

 “꿈에서 할머니를 만난 거예요?”

 태호는 침묵 속에서 물었다. 그리고는 일어나 어둠 속에 앉았다. 영채는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태호를 바라보고 있었다. 태호의 움직임에 소리 없이 울던 모습을 들켜버렸다.

 “꿈이 현실보다 더 실감나는 거 알아요? 내 감정과 얼굴 움직임도 느껴지더라구요”

 영채는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지만, 꿈속에서 느꼈던 슬픔과 울음이 터져나오는 순간 자신의 구겨지는 얼굴이 다시 감각에 전해지자, 그 감정에서 나와야 했다. 그래서 천천히 태호처럼 일어나 앉았다.

 “몸은 괜찮아요? 약을 근처에 두고 잤는데...”

 영채는 어둠에 적응 된 눈으로 태호를 바라보았다. 정확한 얼굴 표정은 잘 안보였지만, 태호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보였다.

 “마음이 편해졌는지, 봄을 타는지 요 며칠 몸 상태가 이상하더니 오늘 기어이 이렇게 되고 말았네요.”

 태호는 자신이 오늘 왜 이렇게 아팠는지 알았다. 그런데 영채에게 사실대로 말하기가 싫었다. 그날 이후부터였다고 말하기가 부끄러웠다. 영채 덕분에 이렇게 잘 살고 있다고 고맙다고까지 말했는데, 결국에는 이렇게 되어버렸다고 말하면 너무 미안해질 것 같았다.

 태호와 영채는 그렇게 어둠 속에서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었다. 각자의 생각 속에 있긴 했지만 그 침묵이 서로를 불편하게 하진 않았다.

 “혹시, 갑자기 든 생각인데, 괜찮다면 낮에 여기서 지낼래요?”

 영채의 갑작스런 제안에 태호는 영채를 바라보았다.

 “그냥, 친구네 집에서 지낸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낮에 여기서 지내도 될 것 같아서요.”

 영채는 갑자기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자신도 설명할 수 없었다. 그냥 태호한테 그렇게 해도 될 것 같았다. 어디서 그런 확신이 나오는지 스스로도 궁금할 정도였다.

 “그렇게 하면 영채씨가 불편할거예요. 영채씨 쉬는 날도 있을 거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오해할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말을 하고 나면 이 순간이 너무 어색해 질 것 같아서 할 수가 없었다.

 영채도 불편할 거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 낮에 지낸다는데, 자신과 겹치는 시간이 거의 없을 것 같은데, 그러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영채의 확신에 힘을 주었다.

 “쉬는 날은 말할게요. 정말이예요. 그리고 낮에 대부분 빈 공간이고, 올 사람도 없으니까. 태호씨가 지내도 괜찮을 것 같아요.”

 태호는 머리로는 안 된다고 하는데, 마음은 영채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싶었다. 언제까지 친구네 집에서 지낼 수 있을지 기약할 수도 없었다. 또한 만약 영채의 제안처럼 지낸다고 해도 그 다음을 장담할 수 없기에, 끝을 상상조차 할 수 없기에 다가오는 언젠가 크게 후회할까봐 걱정도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다면 영채의 제안을 선택해보고 싶었다.

 태호도 영채도 이 일이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상 못 할 만큼 무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참 후의 일을 생각하는 게 태호와 영채는 너무 힘들었다. 아니, 싫었다. 아무리 계획하고, 간절히 바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는 걸... 지금까지 살면서 수도 없이 깨달은 삶의 결과 때문이었다. 삶의 예외와 변수까지 상상해 보기에는 지금까지의 삶은 태호와 영채에게 살짝 잔인했다.

 “그러면, 꼭 쉬는 날은 말해주세요. 그리고 불편해지면 그때도 말해주세요.”

 태호는 얹혀 살 사람으로서 예의를 전했다. 잘한 결정인가 싶어서 다시 망설여지기도 했고, 자신이 덥석 받아들인 것 같아 민망하기도 했다. 다만 지금처럼 표시 안 나게 잘 지낼 수 있을 확신만은 분명했다.

 태호의 말에 영채는 알았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영채는 다시 살짝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게 느껴졌다. 졸려서 일수도 있고, 울어서 일수도 있었다. 이제 영채는 좀 더 자도 될 것만 같았다.

 “아직 해가 뜨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어요.”

 영채의 말에 태호는 먼저 다시 살짝 돌아 누웠다.

 “출근 하려면 좀 더 자요. 이제는 푹 잘 좀 자요.”

 태호는 영채의 눕는 소리를 들었다.

 앞으로의 삶이 걱정도 되었지만, 궁금했다. 영채와 어떻게 불편하지 않게 잘 지내게 될지.

 이 상황을 누군가 본다면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태호는 자신의 마음에 많은 여유가 없다는 것을 은연중에 매순간 확인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삶은 너무도 현실적이었다. 삶은 원래 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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