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아삭아삭한 로맨스
작가 : 진소르
작품등록일 : 2018.12.17

가진 건 자존심뿐인 빈털터리 백수 주여울과 빼어난 외모, 우수한 두뇌를 타고나서 결국 노동과 결혼한 남자 박하완의 밀고 당기는 갑을관계 로맨스! 가을 한정 홍옥같이 탐스럽고 풍미 있는 그들의 아삭아삭한 로맨스를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3화 하완의 가을_뜻밖의 일과 그 여자 주여울.
작성일 : 18-12-18 14:47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436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슥삭슥삭- 고기가 잘 썰어지질 않았다.

 여울은 스테이크를 써는 것에 영 솜씨가 없었다.

 마루는 이미 다 썰고, 스테이크를 한입 베어물고 있었다.

 해맑은 마루의 얼굴에는 주름 한 점 없었다.

 

 “아버지 회사로 가게 됐지만, 어쨌든 내 실력으로 간 거니까. 아무도 못 까겠지? 너도 이력서 쓰라니까. 기어이 고집을 부리더니. 거 봐. 내가 그 회사는 인턴으로 써먹고 정규직 안 시켜줄 거라고 미리 말했잖아.”

 “...”

 

 여울은 묵묵부답이었다.

 고기가 잘 썰어지지 않는 게 아무래도 신경에 거슬렸다.

 

 “왜 말이 없어? 너 내 전화 잘 안 봤더라? 톡도 씹고. 설마 1년 됐다고 시들해 진거야? 너 좀 서운해.”

 

 휴- 한숨을 쉬고, 여울이 와인 잔에 담긴 물을 들이켰다.

 

 “와인 시켜줄까?”

 “아니. 우리 헤어지자.”

 

 무심결에 나온 대답이었다. 아니, 어쩌면 여울의 진심이었다.

 마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뭐? 무슨 대답이 그래? 웨이터!”

 

 마루가 웨이터를 불렀다.

 여울이 고개를 내 저었다.

 

 “와인 안 마셔. 그리고 내 말은 진심이야. 미안.”

 “여울아..”

 “부르셨습니까?”

 “아니요.”

 

 여울의 대답에 웨이터가 다시 갔다.

 그때, 갑자기 마루가 벌컥 일어섰다.

 포크와 나이프 소리가 탕-하는 소리와 함께 테이블을 울렸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쳐다보기 시작했다.

 마루의 떨리는 눈빛이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으아아아앙”

 

 마루의 눈에서 울음이 터져나왔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냐고! 으아아앙!”

 

 당황한 여울도 벌떡 일어났다.

 

 “야! 울지마!”

 

 여울이 마루를 감싸 안았다.

 마루가 애처럼 울었다.

 어서 이 상황을 벗어나야만 했다.

 여울은 샤첼백과 마루의 지갑, 차키를 주워들고 자리를 벗어났다.

 계산을 어떻게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정신을 차렸을 때, 마루의 차안이었고 마루는 평온했다.

 

 “뭐하자는 거야? 왜 울어? 애처럼!”

 

 여울의 입에서 신경질적인 고함이 터졌다.

 

 “못 들은 걸로 할게.”

 

 아까와는 다르게 태연한 마루의 얼굴이 여울을 더 화나게 만들었다.

 

 “아니. 우리 헤어져. 나 이제 너의 이런 애 같은 모습 지긋지긋해서 못 봐주겠어!”

 “그럼 넌 뭐 어른이야?”

 “뭐?”

 “일주일간 잠수타고, 연락도 안 되다가 갑자기 연락 와서 만나니까 헤어지자고 하는 게. 어른다운 행동이야?”

 “난.. 난.. 너 보려고 예향에서 여기까지 왔어!”

 “너.. 나한테 말도 없이 고향 내려갔구나. 말하는 거 보니, 아예 내려갔나 보네?”

 “그.. 그건”

 “왜 나한테 말 안했어? 내가 네 남자친구 아니야? 그 정돈 말해줘야지.”

 “갑자기 내려가게 돼서 그랬어.”

 “그래서 갑자기 올라와서 하는 말이 헤어지자는 거야?”

 

 여울은 변명할 말이 없었다.

 

 “넌 자꾸 나한테 애 같다 하지만. 너 하는 행동도 어른은 아니야.”

 “...”

 

 여울은 더 대꾸할 말이 없었다.

 

 “가자. 예향에서 여기까지 왔으면 지금 당장 묵을 곳도 없겠네. 오늘은 내 집에서 자고..”

 “터미널로 데려다줘. 나 집에 갈래.”

 “피곤 할 텐데.. 굳이.”

 “나 집에 가고 싶어.”

 “맘대로 해.”

 

 마루가 차에 시동을 걸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침묵 말고는 없었다.

 

 

  ***

 

 하완은 맞선녀와 깨지자마자, 예향으로 내려왔다.

 어머니께 결과를 보고 드려야 마나 고민했지만, 좋은 소식도 아닌데 어쩐지 마음이 무거워서 연락하지 않기로 했다.

 

 “사장님. 쉬시지 않고?”

 

 준영이 마중을 나왔다.

 

 “여욱이는?”

 “배달 나갔어요. 9월에 행사가 많아서 배달이 많네요.”

 “그래? 그럼 너도 마무리만 대충 하고 가. 여욱이 기다리지 말고.”

 “네..”

 

 하완과 준영이 뒷정리를 시작했다.

 얼추 뒷정리가 마무리 되자, 준영이 인사하고 ‘아삭파이’를 떠났다.

 하완은 LED간판만 켜 놓고 텅 빈 매장에서 여욱을 기다렸다.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면서 해가 빨리 지기 시작했다.

 시간이 11시에 접어들자, 차창 너머로 보이는 터미널 밖의 거리도 쓸쓸함이 더했다.

 그 때, 하완의 눈에 익숙한 여자가 보였다.

 흰색 셔츠에 파란 치마를 입은 여자가 검정색 샤첼백을 매고 쓸쓸한 표정으로 걸어갔다.

 

 “그 여자다!”

 

 하완은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하완의 시선을 느꼈는지, 앞에서 뚜벅뚜벅 걸어가던 여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춰섰다.

 그리고 뒤를 돌자, 하완과 시선이 마주쳤다.

 

 하완의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았다.

 

 ***

 

 전월일기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음악이 있다.

 색소폰 소리가 인상적인 오프닝 곡.

 바로 그 음악이 지금 하완의 머릿속에 BGM으로 깔리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하완이 있는 곳이 전원일기의 배경과 유사한 곳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남기고 가신 과수원 밭 한가운데에 하완이 서 있다.

 가을을 맞이한 사과나무들이 어서 빨리 수확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싱그러운 사과 알들을 뽐내고 있었다.

 

 “올해 태풍을 잘 견뎠네요.”

 

 하완이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옆에 있는 외삼촌에게 말했다.

 가을햇볕을 가리기 위해 캡 모자를 쓰고 작업복을 입은 외삼촌이 하완에게 자랑하듯이 말했다.

 

 “내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썼는데. 태풍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외삼촌의 주름 진 미소에 하완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수확 철 일손은 구하셨어요?”

 “이제 구해야지. 요즘은 삼시세끼 다 챙겨줘도 농장에서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좀 걱정이긴 해.”

 

 외삼촌의 눈가에 근심이 서렸다.

 

 “필요하면 저 부르세요. 매장은 직원들한테 맡기면 되니까.”

 “그럼 나야 좋지. 일손이 충분해도 하완이가 도와주면 더 좋고.”

 “외삼촌이 원하시면 전 무조건 와야죠.”

 

 하완이 인심 좋게 말했다.

 

 “아휴. 너무 좋지. 무조건 와야 돼.”

 “네. 저 꼭 부르세요.”

 

 하완이 약속하고 자리를 떴다.

 차에 시동을 걸고 과수원에서 멀어질 때마다, 손을 흔드는 외삼촌도 멀어졌다.

 과수원을 운영하시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졌다.

 

 ***

 

 쿵쿵-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울아. 방에 있니?”

 “네..”

 

 여울이 모기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덜컥- 문을 연 엄마는 한손으로 침대 위 이불을 걷어내며, 못마땅해 하셨다.

 

 “주여울! 이제 그만 방에서 나와!”

 

 여울은 까치집 머리를 하고 일어났다.

 예향에 내려 온 후 계속 이 상태였다.

 부모님도 돌아오셨고, 8월에서 9월로 넘어갔지만, 여울의 시계는 마루를 보고 온 날부터 멈춰 있었다.

 마루는 평상시와 다르게 연락이 오지를 않았다.

 

 ‘이제 정말 헤어진 걸까?’

 

 짝- 엄마가 등짝을 때리셨다.

 

 “집 밖을 좀 나가!”

 

 정신을 차렸을 때, 여울은 집에서 입었던 옷차림 그대로 조깅을 하고 있었다.

 까치집 머리에 씻지도 않은 얼굴, 늘어난 트레이닝 복 바지까지 여울의 게으른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예향에서도 옛 동네로 분류되는 여울이 사는 동네는 1년이 지나도 변한 게 없었다.

 동네도 좁아서 30분도 안 돼 동네를 다 돌아버렸다.

 오랜만에 온 고향인데 만날 사람도 없고, 시간도 남았다.

 

 ‘이제 뭐하나..’

 

 통장에 잔고도 없고, 할 일은 더더욱 없었다.

 한참을 해매이던 여울의 발걸음이 멈춰 선 곳은 전봇대 밑이었다.

 전봇대에는 ‘과수원 일용직 구함’이라는 공고가 붙어있었다.

 ‘최저시급 준수, 중식제공’이라는 문구를 보고 여울은 연락처가 적힌 종이를 찢었다.

 여울은 적힌 연락처로 황급히 연락했다.

 간만에 일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신호음이 몇 번 가더니, 낯선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의외로 전화를 받은 목소리가 젊었다.

 많아봐야 30대 초반일 것 같았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귀농 많이 하니까.’

 

 여울은 조금 의아했지만 젊은 사람이 과수원을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과수원 일용직 구한다는 공고 보고 전화 드렸습니다.”

 “제 번호로 되어 있던가요?”

 “네?”

 

 남자는 정말 모르는 눈치였다.

 

 “제가 전화를 잘못 걸었나 봐요..”

 “아니요. 아니요. 맞게 거신 것 맞아요. 삼촌이 제 번호로 부착 하셨나 봐요. 공고 보고 전화하신 거 맞죠?”

 “네. 별도로 이력서 같은 거 필요 없나요?”

 “하하..! 과수원 일용직 알바는 성함하고 연락처만 알면 되요. 대신 꼭 나와 주셔야 해요.”

 “네! 꼭 나갈께요!”

 

 여울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수화기 밖의 남자는 의아했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데, 과수원 알바를 하겠다고? 그것도 꽤나 적극적인데?’

 

 남자는 조금 의뭉스러웠지만 어쨌든 일손을 놓치기 전에 확답을 받기로 했다.

 

 “성함과 나이, 휴대폰 번호 말씀해주시겠어요?”

 “주여울 26살이요. 번호는 전화건 이 번호인데 따로 말씀드릴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제가 저장할게요.”

 “저기..”

 

 여울이 뜸을 들였다.

 

 “네?”

 “혹시 지금 전화 받으시는 분 성함은 어떻게 되나요? 날짜를 보니 일주일 후인데, 제가 됐다는 확인을 정확하게 받고 싶어서요.”

 

 남자는 과수원 일용직 알바를 가지고 여자가 조금 유난을 떠는 것 아닌가 싶었다.

 그래도 전화를 건 사람에게는 어쩌면 당장한 필요할 일자리일수도 있으니, 이해하기로 했다.

 

 “박하완이요. 번호는 지금 거신 그 번호구요.”

 “박하완씨 에게 확인 받으면 되는 거죠?”

 “네. 굳이 뭐 확인까지야. 일주일 후에 과수원에서 뵙죠.”

 “네! 감사합니다!”

 “네~”

 

 이내, 전화가 끊겼다.

 아싸! 여울이 가로등 밑에서 훌라춤을 쳤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보던 말던 신경 안 썼다.

 

 “드디어 일 한다 일!”

 

 긴- 휴식 끝에 다시 찾은 일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3 22화 봄이 올까요?_키다리 아저씨. 2018 / 12 / 31 309 0 3748   
22 21화 봄이 올까요? 2018 / 12 / 31 297 0 4082   
21 21화 겨울의 시작과 끝_갑작스러운 이별(3) 2018 / 12 / 30 300 0 4595   
20 20화 겨울의 시작과 끝_갑작스러운 이별(2) 2018 / 12 / 30 306 0 4270   
19 19화 겨울의 시작과 끝_갑작스러운 이별(1) 2018 / 12 / 29 318 0 4007   
18 18화 겨울의 시작_뽀뽀 한번 할까요? 2018 / 12 / 29 294 0 4065   
17 17화 겨울의 시작_다시 사귈까? 2018 / 12 / 29 295 0 4340   
16 16화 겨울의 시작_유혹의 시작 2018 / 12 / 28 304 0 4022   
15 15화 겨울의 시작_프로밀당러들. 2018 / 12 / 28 296 0 4786   
14 14화 가을의 끝자락_엇갈린 고백들 2018 / 12 / 27 288 0 4333   
13 13화 가을의 끝자락_계획대로 되고 있어. 2018 / 12 / 27 299 0 4225   
12 12화 가을의 끝자락_수상한 모자 2018 / 12 / 26 301 0 4170   
11 11화 가을의 끝자락_삼자대면. 2018 / 12 / 25 297 0 4301   
10 10화 가을의 끝자락_오해의 소지. 2018 / 12 / 25 292 0 4311   
9 9화 여울의 가을_‘내가 왜 그랬을까?’ 이불… 2018 / 12 / 24 302 0 5474   
8 8화 여울의 가을_새로운 시작과 일상들. 2018 / 12 / 23 294 0 3959   
7 7화 준영의 가을_불편함의 시작, 짝사랑이라… 2018 / 12 / 22 303 0 4042   
6 6화 하완의 가을_그 남자들의 사정. 2018 / 12 / 21 293 0 4795   
5 5화 여울의 가을_낯선 목소리보다 더 낯선 전 … 2018 / 12 / 20 283 0 4389   
4 4화 여울의 가을_가을의 수확과 그 남자 박하… 2018 / 12 / 19 312 0 4655   
3 3화 하완의 가을_뜻밖의 일과 그 여자 주여울. 2018 / 12 / 18 307 0 4365   
2 2화 여울의 여름_연애하기엔 넌 너무 어려. 2018 / 12 / 17 303 0 4434   
1 1화 여울의 여름_트렁크도 펑, 내 인생도 펑. 2018 / 12 / 17 506 0 491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