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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삭아삭한 로맨스
작가 : 진소르
작품등록일 : 2018.12.17

가진 건 자존심뿐인 빈털터리 백수 주여울과 빼어난 외모, 우수한 두뇌를 타고나서 결국 노동과 결혼한 남자 박하완의 밀고 당기는 갑을관계 로맨스! 가을 한정 홍옥같이 탐스럽고 풍미 있는 그들의 아삭아삭한 로맨스를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13화 가을의 끝자락_계획대로 되고 있어.
작성일 : 18-12-27 10:02     조회 : 267     추천 : 0     분량 : 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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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응접실에는 하완의 손님 말고도 손님이 두 명 더 왔다.

 하완의 이모와 이모아들이었다.

 하완의 이모는 하완의 엄마와 퍽-닮은꼴이었다.

 나이 차이가 있었지만 두 분 모두 뚜렷한 이목구비가 똑같았고, 풍기는 분위기나 말투가 똑같았다.

 그리고 이모역시 하완을 어려워했다.

 이쯤 되니, 여울은 하완의 어머니가 하완의 친엄마일지 궁금했다.

 하완의 이모 옆에 앉은 불량해 보이는 고등학생 세원은 맛있는 식사를 먹으면서도 시종일관 딴생각을 하는 것만 같았다.

 어떻게 하면 ‘이 자리를 피할 수 있을 것인지?’ 같은..

 

 “하완이 매장 직원이라고요?”

 

 정적을 깬 것은 뜻밖의 하완의 이모였다.

 이모가 여울을 쳐다보는 눈빛은 여울의 입담이 뛰어나, 마치 이 상황을 구제해주길 바라는 것만 같은 얼굴이었다.

 

 “네..”

 

 그 이후로, 어떻게 대답을 이어나가야 할지 고민됐다.

 

 “어머니, 저번달에 생신이셨죠? 제가 작은 선물을 준비했는데..”

 

 할 말 없는 여울을 구제해준 건 하완이었다.

 하완은 식탁에서 일어나, 가져온 백팩에서 작은 꾸러미를 꺼내 어머니께 드렸다.

 

 “어머! 세상에!”

 

 하완의 어머니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꾸러미를 받았다.

 백화점 포장이 매우 고급스러워 보였다.

 커다란 리본을 푼 순간, 보인 선물은 의외로 따뜻해 보이는 손 장갑이었다.

 

 “아..”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짧은 탄식이었다.

 풉- 이모의 짧은 웃음은 비웃음이었다.

 

 “올 겨울에는 언니 손 추울일이 없겠다.”

 

 이건 비아냥이었다.

 하완은 모르는 눈치였고, 눈치 빠른 여울은 지금 상황이 대충 이해가 갔다.

 성공한 사업가인 아들이 사온 선물 치고는 너무 초라한 선물이었다.

 평소에 사치를 하지도 않고, 여자를 잘 모를 것 같은 하완이 충분히 고를 수 있는 선물이었다.

 중요한건 하완 어머니의 반응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아들이 골라 온 선물을 받는 어머니 치고는 반응이 의외였다.

 대놓고 실망이라니.. 이해가 안 갔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이모가 한 소리 거들었다.

 

 “언니. 그래도 아들이 사온 선물인데 감동받은 척이라도 해야지.. 아무리 친 아들이 아니라도 그렇지..”

 

 여울이 놀라서 이모를 쳐다봤다.

 여울의 반응에 이모가 손으로 입을 가렸다.

 지금 분명 실수한 것이다.

 하완의 얼굴은 굳어졌고, 하완의 새엄마는 분노로 이모를 째려봤다.

 오직 하완의 아버지만 평정심을 유지한 채, 평온하게 하완의 새엄마에게 말했다.

 

 “노래방 기계도 빌렸다며? 그거 좀 사용해보지.”

 

 모두의 눈이 하완의 새엄마에게 갔다.

 

 “노래방 기계...??”

 

 ***

 

 가정부 여사님과 하완이 응접실에 노래방 기계를 설치했다.

 잠깐 틈이 생긴 사이, 세원이 끗발을 딛은 채, 현관으로 걸어갔다.

 세원의 앞을 막아 선 건 의외의 인물이었다.

 

 “너 어디가?”

 

 여울이었다.

 

 “화장실 가는데요?”

 “현관으로 화장실 가니?”

 

 여울의 지적에 세원이 입을 삐쭉 내밀었다.

 

 “집에 갈 건데요. 됐어요?”

 “아직 환갑잔치 안 끝났는데?”

 “그건 제 알바 아니거든요?”

 “너 영 싸가지가 없다?”

 

 여울이 팔짱을 끼고, 못마땅하게 말했다.

 슬슬 세원도 짜증났다.

 

 “아, 아줌마가 뭔데?”

 “아줌마???”

 

 아줌마라니..! 진심으로 분노한 여울이 응접실을 향해 외쳤다.

 

 “이모님..!!!!”

 “뭐야, 이 아줌마?”

 

 여울의 돌방행동에 세원이 냅다 달렸다.

 

 “안돼. 가지마!”

 

 여울이 세원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뭐야. 진짜!!”

 

 여울은 세원을 못 가게 하려고, 세원은 도망가려고 두 사람은 엎치락뒤치락 했다.

 ‘으악!’이라는 외미다 비명만 남긴 채 넘어지면서 패배한 것은 세원이었다.

 여울이 세원의 팔을 뒤로 꺾었다.

 

 “쯧쯧. 넌 나 좀 도와줘야겠다.”

 

 ‘망했어..’

 세원이 외마디만 남긴 채, 머리를 바닥에 콩 하고 찧었다.

 

 ***

 

 천장에는 미러볼이 돌아가고, 노래방 기계에는 구성진 옛날 가요 가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름표를 붙여. 내 가슴에~ 확실한 사랑의 도장을 찍어.”

 

 이모님의 비음 섞인 매혹? 적인 목소리와 다르게 사람들의 반응은 별로였다.

 열심히 탬버린을 치며 장단을 맞추는 여울 빼고는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세원은 구석에 처박혀 얼른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했다.

 빰빠라빰빠 빰빰~ 요란스런 음악소리와 함께 노래방 기계점수 70점이 나왔다.

 이 정도면 괜찮네? 라는 미적지근한 반응뿐이었다.

 

 “자, 다음 순서는 누구?”

 

 활기 찬 이모님의 목소리와 다르게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턱에 고개를 받친 채, 지루해 하는 하완과 역시나 지팡이만 까딱거리는 하완의 아버지, 음료수를 가지러 잠깐 나갔다가 돌아 온 하완의 새어머니 역시 마이크를 잡진 않았다.

 

 “제.. 제가 해볼게요!”

 

 이런 침묵을 견디지 못하는 여울만이 앞으로 나섰다.

 세원이 고개를 절로 저었다.

 분위기는 안 봐도 비디오였다.

 

 “나를 사랑으로 채워져요~ 사랑의 배터리가 다 됐나 봐요.”

 “아.. 언제적 노래냐..”

 

 세원이 낮게 중얼거렸다.

 분위기는 이미 파장이었다.

 무표정한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하완만이 여울을 흐뭇한 얼굴로 쳐다봤다.

 그런 하완의 모습을 바라보는 세원이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감사합니다!”

 

 노래가 끝나자, 하완의 아버지가 노래방 기계를 꺼버렸다.

 

 “흠. 재미도 없구만.”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세원아 너도 좀 뭐해봐.”

 

 이모가 세원이의 팔을 꼬집으며 부추겼다.

 여울은 구원의 눈길을 보냈다.

 

 “아.. 진짜 하기 싫은데..”

 

 세원이 휴대폰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했다.

 노래방의 미러볼은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었다.

 어디선가 전자레인지 불이 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휴대폰 화면 속에 보이는 선곡은 마미손의 ‘소년점프’였다.

 뒤로 돌은 세원이 묵직한 한마디를 던지고 시작했다.

 

 “저녁에 하교하고 환갑잔치에 붙잡힌 내 기분을 니들이 알아?”

 

 오글거림에 시간이 잠시 멈춰버린 것 같았다.

 한 바퀴 턴한 세원이 양팔을 허공에 휘두르는 막춤과 함께 무대를 시작했다.

 

 “스윙스, 기리, 팔로, 코쿤, 악당들아 기다려라.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두둠칫- 두둠칫- 리듬을 타는 세원의 손이 위로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호응을 유도하는 세원의 손에 사람들의 시선이 따라갔다.

 

 “소년점프 와다다다다. 계획대로 되고 있어.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신이 난 건 오로지 여울뿐이었다.

 찰랑찰랑-여울이 탬버린을 흔들며 세원의 무대에 호응했다.

 

 “도넛맨 미안해. 딥, 넉살, 창모 더콰이엇 기다려라.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아. 계획대로 되고 있어. 오케이. 계획대로 되고 있어.”

 

 필에 취한 세원이 하완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계획대로 되고 있어...”

 

 갑작스러운 마이크 넘김에 당황한 하완이 세원의 돌발행동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완의 아버지는 지금 이 상황이 정말 어이없지만, 빼지 않고 열심히 춤을 추는 여울이 퍽- 마음에 들었다.

 

 ***

 

 저녁달빛이 비추는 한적한 동네를 하완과 여울이 둘만 걷고 있었다.

 하완 아버지의 환갑잔치를 끝내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밑에 내려가서 택시를 잡아야 했다.

 코코아택시를 부를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부르지 않았다.

 달빛이 비추는 거리가 매우 운치 있었기 때문이다.

 우우웅-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산책로에서 사람들이 속삭이는 소리, 띠링-자전거가 지나가는 소리..이 모든 소리들이 더해져서 배경음악처럼 들렸다.

 여울은 꿈꾸는 것 같았다.

 서울에서 살 때는 가져보지 못한 낭만이었다.

 불과 몇 달 전에 과수원에서 들었던 풀벌레 소리들이 생각났다.

 하완과 함께 있으면 자꾸만 낭만적인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았다.

 한적한 가을 저녁 분위기에 젖은 여울과 반대로 신중한 얼굴의 하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서울오기 전에도 말했지만 친 엄마는 돌아가셨어요. 방금 본 엄마는 아버지가 재혼한 분이에요.”

 

 여울이 고개를 끄덕였다.

 

 “짐작했어요.”

 

 집안 사정이라 민감할텐데 하완이 막힘없이 여울에게 털어놓기 시작했다.

 

 “엄마가 어렸을 때 많이 아프셨는데, 마지막으로 재활치료를 하실 때, 과수원에 머무르셨어요. 삼촌이 실제적으로 운영하시고, 엄마는 소유만 하셨어요. 병원생활은 이제 지겹다고. 아버지는 가끔 오셨어요.”

 

 이때, 하완이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잠시 쉬었다가 말을 이었다.

 

 “제가 CPA자격증 따고 취직한지 얼마 안됐을 때, 돌아가셨어요.”

 

 여울이 하완을 짠한 표정으로 보았다.

 

 “지금 어머니는 제 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아버지가 만나신 분이에요.”

 “아.. 그래요?”

 

 조금 의아했다.

 마지막 말은 왜 붙이는 걸까?

 하완이 여울을 보고 싱긋 웃었다.

 

 “제가 별 소리를 다하네요. 그죠?”

 

 그죠? 라는 말과함께 하완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완답지 않은 귀여운 표현이었다.

 여울이 그 모습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웃는 모습이 참 예쁘네요. 여울씨.”

 

 심쿵- 하완의 말에 여울의 볼이 빨개졌다.

 

 “이제 택시를 탈까요?”

 

 하완이 지나가는 택시를 붙잡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로가에 서 있었다.

 조금씩 두 사람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었다.

 깊고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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