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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돌연변이의 보물섬
작가 : 소지
작품등록일 : 2018.11.29

부산에서 한 일본인에 의해서 감염병이 퍼지게된다. 정부에서는 빠른 시일에 막히겠거니 하고 초기 대처 미흡으로 인해 전국으로 퍼지게 되는데......
그때 시혁과 아연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고 달달했던 일상이 일순간에 무너져버리게 된다. 정부는 무책임하고 살기는 해야되는 그 둘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아서 어떤 방식으로 상처를 회복할 것인가?

만일 당신이라면 도망가겠는가? 지키겠는가?

 
그들이 오기 전 성당에서는(3)
작성일 : 18-12-13 18:20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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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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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안의 비오는 밤새 실성한 듯 웃었으며 더 이상 존경을 표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그 증거로 밤새 방문을 두드리며 큰 목소리로 마태오를 불러 짖었기 때문이다.

 

 어제, 부제는 술병을 다 비우고 묵주 기도를 드렸고, 그것이 끝나자 주님의 기도와 사도신경, 그리고 성모송을 외우며 새벽녘까지 기도를 했다. 모습은 초췌했으며 속삭이듯 기도하는 목소리에서는 떨림과 두려움이 묻어 나오고 있었다.

 

 이윽고 아침이 되어 해가 방 안으로 새어 들어오자 부제는 그제야 기도를 멈췄다. 그에 맞춰서 방 안에 갇힌 비오도 절규를 멈췄다. 방 안 상황은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일단 잦아들었으니 부제는 안도하며 촛불을 끄고 테이블 앞에 쓰러지듯 잠들었다.

 

 그때 굳게 잠긴 줄로만 알았던 방의 문고리가 떨어지며 비오가 나왔다. 밤새 성난 듯한 목소리로 마태오를 외쳤던 것과 상반되게 암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 붉은 반점은 더욱 도드라졌으며 입에서는 피를 흘리며 더욱이 눈에서도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감염이 남들보다 심하다는 뜻이다.

 

 비오는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얼굴을 가득 뒤덮은 피 사이에서 눈물은 반짝 빛났으며 고개를 한 번 숙이고 부제를 지나쳐서 창문으로 가까이 갔다. 그리고 창문을 열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

 

 점심 무렵에 부제는 들어오는 찬바람에 몸서리를 치며 잠에서 깨어났다.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일어서자 자신의 주변과 몸은 피로 젖어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반쯤 감긴 눈은 휘둥그레 해지며 몸을 흠칫 떨었다. 피는 자신의 양쪽으로 이어지고 있었고, 창문 쪽이 가기 두려웠던 부제는 반대쪽 피를 따라갔다.

 

 비오의 방이었다. 방 안엔 피가 흥건했다. 그리고 자신이 잤던 아랫목도 유독 젖어있었다. 아까 자신이 애써 외면했던 창문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곤 더딘 발걸음을 움직여서 창문 앞에서 침을 한 번 삼키고 아래를 바라보았다.

 

 이상했다. 역시나 피는 아스팔트를 적시고 있었지만 그 피의 주인은 온데간데없었다. 3층의 높이라서 떨어지면 즉사일 터이다.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 생각하며 부제는 바깥으로 나가서 그 자리로 갔다.

 

 위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도 없었다. 부제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 터져 나오는 감정을 참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힘이 빠져버린 다리에 힘을 주며 호스를 들고 와서 물을 틀었다. 세차게 흘러나오는 호스의 입구를 반쯤 눌러서 수압을 강하게 만들었다. 그것으로 바닥에 묻어있는 피를 하나하나 닦아냈고, 자신에게도 물을 뿌렸다. 사제복은 벗지 않은 채로.

 

 물을 끄고 온몸이 젖은 채로 방으로 돌아갔다. 옷을 갈아입지 않고 걸레를 빨아와 피를 모조리 닦아내고서야 사제복을 갈아입고 몸을 말렸다.

 

 부제는 거실 소파에 앉았다.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했다. 만일 어제 비오가 두려워서, 그래서 감금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미칠 듯한 이기심이 사로잡히지만 않았더라면 비오는 지금쯤 타락을 늦출 방법을 찾지 않았을까. 결국 악마가 자신을 공포에 떨게해서 믿음을 상실하게 하지 않았나. 하는 책망을 점심도 거른 채 계속해서 마음속에서 되뇌었다.

 

 그 시각 수녀는 마리아홀에서 탁자 앞에 앉아서 울리지 않는 유선 전화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혹여나 도움이 필요한 신자가 전화를 하지 않을까. 신부님이 전화를 걸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앉아 있었다.

 

 문득 통유리로 된 창을 바라보니 한 타락한 자가 이곳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비오는 아니었다. 어쩐지 애절한 눈빛이었다.

 

 “괜찮으세요?”

 

 서둘러 바깥으로 나간 수녀가 걱정하는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자는 피가 흐르지는 않지만 피가 잔뜩 묻어있는 입을 느리게 움직이면서 말했다.

 

 “점…… 회복…… 다……. 오감이…… 돌…… 고…… 있다…….”

 

 부정확한 발음에 수녀는 제대로 듣지 못해서 난처해하고 있었다.

 

 부제는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닫지 않고 열어놓은 채로 방치한 창문에서는 칼바람이 그를 찌를 듯이 들어오고 있었다.

 

 부제는 한숨을 깊게 들이쉬며 창문 가까이로 다가갔고, 비오가 떨어졌던 그 자리를 쳐다보았다. 그곳은 주변 아스팔트보다 더 검은색이었다.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창문을 닫으려고 한 그때 문득 마리아홀 앞에서 한 사람과 대치하고 있는 수녀가 눈에 들어왔다. 눈을 찡그리며 그것이 무엇인지 보다가 놀라며 급히 창을 하나 챙겨서 뛰쳐나갔다.

 

 수녀는 계단을 누군가의 발걸음이 다급하고 크게 들리기에 그곳을 쳐다보았다. 부제가 황급하게 뛰어오고 있었다. 수녀는 그를 마침 잘 됐다는 듯 불렀다.

 

 “마태오! 어서 와서 이 자를 안으로 들여보내세요.”

 

 “수녀님! 그 자에게서 떨어지십시오. 그 자는 사흘 전에 신부님과 함께 봤던 타락한 자입니다.”

 

 “네? 그럴 리가.”

 

 수녀는 서둘러 뒷걸음질 치다가 그만 턱에 발이 걸려 넘어졌다. 타락한 자는 때는 이때다 하고 달려들었다. 부제는 가까이 다가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거리였기에 멈춰서 가쁜 숨을 내쉬며 창을 조준하곤 일말의 지체도 없이 던졌다.

 

 뾰족한 창이 타락한 자의 머리를 손쉽게 관통하자 그 자는 맥없이 쓰러졌다. 수녀의 얼굴과 수녀복에는 피가 묻어있었다.

 

 “수녀님! 괜찮으십니까?”

 

 “네,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어떻게 아셨나요. 저 자가 위험한 자라는 걸.”

 

 수녀는 괜찮다는 듯 일어섰다.

 

 “비오는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하더라도 멀쩡했습니다. 근데 오늘이 되자 타락이 급속히 진행되어 결국, 타락한 자가 돼버렸지요. 이 자는 사흘 전에 본 자입니다. 그러니 분명 정상은 아니겠다고 판단하여 수녀님에게 말한 것이지요.”

 

 “마태오, 참으로 현명하군요. 전 수녀복을 갈아입고 피를 닦고 오겠습니다. 그 자를 부디 땅에 잘 묻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수녀는 뒤돌아서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부제는 박힌 창을 뽑아서 묻어있는 피를 닦아냈으며 그 자가 정말로 죽었는지 확인하고 기도를 한 번 드린 뒤에 성당 뒷산으로 가져가서 땅에 묻었다. 그리고 성호를 그으며 그의 안식을 청했다.

 

 삽을 들고 음울한 표정으로 산을 내려온 부제는 마리아홀 앞에 묻은 피를 닦던 중 수녀는 내려왔다.

 

 마리아홀로 들어가서 다시금 탁자 앞에 앉은 수녀는 미간을 찡그렸고, 그 옆에 서있던 부제는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했다.

 

 “신부님과 작은 수녀님은 공소에 무사히 도착하셨겠지요? 단지 휴대폰을 잃어버리셔서 성당에 전화를 하지 못하고 계실 뿐이겠죠.”

 

 “네, 그러길 빌어야죠. 마태오, 그때동안은 우리가 맡은 책무만을 이행하며 신부님과 작은 수녀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겁니다.”

 

 그 말을 끝으로 한동안 대화는 끊겼다. 부제는 몇 번이나 수화기를 들어서 전화가 끊기지 않았는지 확인했고, 수화기를 드는 소리 이외에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저 공허한 침묵만이 그곳을 점거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수녀는 문득 입을 열었다.

 

 “마태오, 그러고 보니 식료품이 부족한 것 같던데 사올 수 있겠어요? 저희 둘이 먹기에도 간당간당해서 만일 여기에 신자 분이 오신다면 사흘도 버티지 못할 겁니다.”

 

 “그런가요, 수녀님. 그럼 성당 앞에 마트에 다녀오겠습니다.”

 

 부제는 마리아홀을 나서며 비탈길을 따라 내려갔다. 간만에 성당 밑을 내려와서 약간 기쁜 마음과 어디서 타락한 자가 나올까 두려운 마음이 공존했다. 그렇기에 골프 가방에 창을 몇 개 넣어서 챙겨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이 커져가기 시작했다.

 

 죽은 듯이 조용한 거리를 살금살금 걸어갔다. 분명 그들은 일정 이상의 진동으로 사람을 탐지한다고 했으니 이런 미세한 발걸음은 탐지하지 못할 것이리라.

 

 겨우 마트에 도착해서 문을 여니, 불이 켜져 있었다. 부제는 놀라며 혹여나 생존자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부푼 마음을 가지고 이곳저곳을 살펴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구석구석을 살펴봐도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만 없을 뿐이지 마트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덕분에 식료품들은 상하지 않아있었다. 부제는 대략 1달분의 식량을 골프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값을 카운터에 올려두고 마트 바깥으로 빠져나왔다.

 

 최대한 조심하고 경계하며 무사히 성당에 도착했다. 성당 안 식료품 창고에 그것들을 모두 가져다 놓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리아홀로 돌아갔다. 수녀는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 부제는 그 통화가 끝날 때까지 옆에서 기다렸다. 이윽고 수녀는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누구와 통화하셨습니까?”

 

 수녀는 홀가분한 표정으로 부제를 바라보았다.

 

 “신부님과 통화했습니다. 타락한 자들이 길을 막아서 최대한 돌아서 공소로 가셨다는군요. 그곳의 사람들과 작은 수녀님은 무사하고 성당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대전 교구로 가서 도움을 청하시겠다고 하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수녀는 그렇게 말하고 안도하듯이 한숨을 쉬었다. 부제는 다행이라는 듯 옆에 의자에 주저앉았다.

 

 “저희도 대전 교구로 뒤따라서 가야되는 거 아닙니까?”

 

 “신부님께서 저희는 여기에 일주일 간 더 남아서 신자들을 보호하라는군요. 만일 일주일이 지나도 아무도 안 오면 성당 차고에 있는 차를 타고 대전으로 오던가, 아니면 교구에서 지원을 보낼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그럼 그 말에 따라야겠군요. 어쨌든 신부님이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부제는 다시 한 번 가슴을 쓸어내리며 하느님께 감사하다고 기도를 드렸다.

 

 그들은 신부의 말대로 그곳에 남아서 성당을 지키고 있었고, 부제가 추가로 창을 만들러 뒷산으로 올라갔을 때 위협받는 시혁과 아연을 만나게 된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소지입니다.

 

 성당에 너무 오래 머물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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