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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언틸던
작가 : Indignation
작품등록일 : 2018.11.4

동이 트기 전까지 이곳을 탈출해야 한다(미스터리 sf)

 
11. 탈출(2)
작성일 : 18-12-29 20:18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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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또 다른 인물의 출현에 원장이 신물이 난 듯 짜증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뒷문 쪽으로 누가 나와 있었다.

  “타이니?”

  “타이니, 여긴 무슨 일이니? 내가 아침까지 원장실에 얌전히 있으라고 하지 않았니?”

  속사포처럼 내뱉는 말에 타이니가 움찔하며 멈췄다. 그러더니 우물쭈물 하면서 다시 앞으로 걸어왔다.

  “케, 케인을 찾는 거죠? 그렇다면 페리는 상관없잖아요.”

  “그래. 하지만 그 애가 어디 갔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구나. 난 해가 뜰 때까지 이곳을 돌아다니며 찾을 생각은 없단다.”

  “그래도...”

  놀랍게도, 타이니는 원장의 단호한 말투에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흘낏 페리를 보고서 자신감을 되찾은 듯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얘는 잘못이 없잖아요. 케인이 모두 잘못된 거예요. 그 애 때문에... 걔가 우리를 완전히 망쳐버렸다구요!”

  그녀가 소리쳤다.

  페리는 속으로 당황스러웠고 놀라웠다. 타이니가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은 드물었다. 최대한 돌려서 더듬더듬 자기의 주장을 말하던 아이가 지금 이렇게 원장의 앞에 서서 반항하고 있었다.

  원장은 그런 그녀를 조롱했다.

  “그렇구나. 그래서 친구를 배신하고 나에게 계획을 알려준 거였지? 아이를 찾으면 꼭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그리고 비웃으며, 페리를 향해 몸을 틀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는 의사표시였다.

  “이제 네 친구를 봐서라도 빨리 알려주는 게 좋지 않겠니? 나도 너에게 상처를 입히고 싶지 않구나.”

  페리는 그 시선이 온몸에 뱀이 기어 다니는 것처럼 불쾌하게 느껴졌다.

  “타이니는 제 친구에요. 제 가장 비밀스러운 일이라도 친구에게라면 말해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당신은 아니에요.”

  잠시 공기가 부족한지 숨을 한껏 들이켜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당신은 끔찍해요.”

  원장이 이빨을 드러내며 전쟁무기를 또다시 페리의 머리에 갖다 댔다. 금속제의 차가운 감각이 머리에서 느껴졌지만 그녀는 눈을 감지 않았다.

  “그럼! 나는 네 친구가 아니야. 나는 네 친구가 될 수 없지! 나는 네 보호자야. 너희 모두의! 너희는 내 명령에 복종하고! 따라야해. 그게! 나와 너희의 관계야.”

  서로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원장은 페리를, 페리는 원장을, 이 순간 가장 증오하는 사람을 보듯 쳐다보았다.

  그리고 페리가 그 시선을 피했을 때 원장은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별똥별처럼 사라져버렸다.

  “그레고리!”

  원장이 쓰러지면서 그 이름을 부르짖었다. 토트도 동시에 그 이름을 불렀다.

  그가 일어선 것이다. 일어서서 온힘을 다해 원장의 몸에 자기의 작은 몸을 들이박았다. 예상치 못한 체중을 실은 공격에 원장은 중심을 잡지 못했다.

  이번에는 전쟁무기를 놓치지 않은 것이 아쉬웠지만 그레고리가 재빨리 그쪽 팔을 왼발로 짓밟아버렸다.

  “토트! 도와줘!”

  친구의 외침에 토트가 뭔가에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짓다가 벌떡 일어나 원장이 못 일어나게 그녀를 짓눌러버렸다.

  그레고리가 다른 오른발로 걷어차서 전쟁무기를 손에서 빼냈다. 페리도 얼른 다가가서 원장의 다리를 붙잡았다. 하지만 그들은 그 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3명이서 원장을 제압한들 묶을 것도 없었고 기절시킬 힘도 없었다.

  “이거 놓지 못해! 너희 모두 죽여 버릴 테다!

  붉게 물든 눈으로 셋을 노려보며 그녀가 고함질렀다. 그녀의 팔다리가 푸드덕 거리며 셋에게서 벗어나려고 했다. 진짜 죽음의 위협을 느낀 셋은 더욱 힘을 다해 원장을 눌렀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었다.

  결국 페리가 먼저 발을 맞고 뒤로 날아가 버리면서 상황이 역전되었다. 그레고리의 두 번의 용기가 모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저리 비켜!”

  원장은 셋을 모두 뿌리치고 일어나 눈을 희번득거리며 그들을 쏘아보다가 땅을 살폈다.

  “전쟁무기를 찾는 거야!”

  페리가 비명처럼 소리 지르자 토트와 그레고리도 눈치 채고 주변을 살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전쟁무기는 보이지 않았다.

  “타이니. 이리 주렴!”

  원장의 목소리에 땅에 처박혔던 고개를 들고 타이니를 돌아보았다. 떨리는 가녀린 팔로 그녀가 데이비드의 목숨을 앗아간 무기를 들고 서있었다.

  하지만 아까의 토트처럼 원장에게 겨누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타이니는 데이비드가 죽는 모습도 죽어있는 모습도 보지 못한 것이다. 그저 원장의 떨군 물건을 어쩌다가 보고 가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타이니! 그거 이리줘!”

  페리도 그녀에게 손을 뻗으며 말했다.

  “당장 이리로 던지지 않고 뭘 하고 있는 거냐!”

  원장도 다시 외쳤다. 두 사람의 요청에 타이니는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발만 이리저리 움직여댔다. 그러나 타이니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고맙구나.”

  타이니는 원장에게로 발을 틀어 그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아직 건네지만 않았을 뿐 그쪽으로 마음이 쏠려있음은 명백했다.

  그녀는 한 번 페리를 배신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사라가 그 점을 변호했어도 배신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다시 그녀는 페리를 배신했다. 그것도 사라가 말한 것처럼 자기를 위한 것인지 페리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때 그 둘에 가장 가까이 있던 토트가 그녀에게 달려들어 전쟁무기를 빼앗았다. 타이니는 힘없이 무기를 강탈당했고 원장은 당혹스럽게 그 상황을 보다가 토트를 보았다.

  그리고 두 번의 불규칙하게 울리는 불쾌한 소음이 잇따라 귀에 울렸다. 그것이 끝이었다. 비명도 단발마도 없이 모든 게 끝났다. 그 다음 장면들은 슬로우모션처럼 천천히 흘러가버렸다.

  원장의 배와 가슴부분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더니 그 몸이 서서히 옆으로 스러져 넘어갔다. 멍청하게 입을 벌린 채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토트는 자기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이었고 그건 쓰러진 원장도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쓰러져 있는 원장의 동공은 끔찍할 정도로 확장되어 있었다.

  동그랗게 뜬 눈은 아직까지도 자신의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은 더 이상 깜빡일 수 없었고 입에서도 아무런 괴성이 나올 수 없었다. 그냥 그대로 옆으로 아무렇게나 쓰러져서 짙은 물감 같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내가. 내가 지금. 뭐를...”

  “피, 토트...”

  그레고리가 힘겹게 숨을 몰아쉬며 그를 불렀다. 토트는 퍼뜩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다가갔다.

  “괘, 괜찮아? 내가 원장을 쓰러뜨렸어. 근데 이게. 뭔지 모르겠어. 어떻게 된 거야?”

  자비를 구하는 죄인처럼 토트는 한동안 두서없이 중얼거렸다. 그건 그레고리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고 있는 것이었다.

  그레고리는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이마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커다란 덩치의 토트를 안았다.

  “괜찮아. 덩치도 산만한 놈이 울긴 왜 울어. 괜찮아. 내가 그런 거야. 이제 괜찮아.”

  대단치 않은 일이었다는 듯한 어투였다. 그는 수없이 ‘괜찮아’라고 숨죽여 울고 있는 친구의 귀에 되뇌어주었다. 진짜로 아무 일도 아니었고 진짜로 괜찮다는 듯이.

 여명이 멀리서 다가오고 있었다. 보랏빛 하늘을 올려다보며 페리는 벽 너머에 있을 것들을 상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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