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시오데란드 전기 - 성왕전쟁 편
작가 : 듀얼won
작품등록일 : 2018.12.10

시오데란드 전기의 첫 시리즈.
15국으로 나뉜 시오데란드 세계.
민주주의, 유목민, 신성국, 마도국 등 다양한 이상과 가치관을 가진 나라들로 가득 찬 이 세계에서
제4왕자 클레이브와 그의 친구 시엔 스탈리스는 이상적인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꿈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흑마술사 크루엘라 (1)
작성일 : 18-12-27 23:37     조회 : 289     추천 : 0     분량 : 938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게 말하며 월터 공작은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며 그와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는 속으로 아샤스란 존재의 능력에 대해 대단히 경계심을 가지게 되었다.

 

 ‘저 놈... 왕자님을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제거해야 할 존재이다. 국왕을 이렇게 쉽게 암살하고... 왕자님과 나에 대해서 이렇게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것은... 대단히 무서운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이렇게 마음을 다짐하며 월터 공작은 사람들을 풀어 제이시커의 공포 내용을 전국으로 전하였다. 이에 제이시커의 계엄령 선언은 빠르게 수도와 동부, 그리고 남부로 전해졌다.

 

 그리고 며칠 후 각지에서는 이것에 대한 대응이 있었다. 일단 수도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서부 아이사드 왕자 파였던 유스메르 공작과 수도의 대 기사 다하르칸은 일절의 성명도 발표하지 않은 채 무반응으로 일관하였다.

 

 시엔과 베리알 후작의 남부 역시 관망을 하며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사실 제이시커 왕자보다는 서부, 동부와 더 인접해있었기에 그들은 섣불리 행동할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드라이언 왕자를 위시한 동부의 반응은 달랐다. 순종적인 성격이기는 하지만 옳고 그름을 확실히 하는 드라이언 왕자는 국왕의 암살이 사실이라면 이런 일방적인 계엄령 선포보다는 모든 왕자가 모여 동등한 입장에서 회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동부 최대의 귀족인 트라프 후작은 국왕 암살의 배후가 북부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하였다. 평소 국왕과 제이시커 왕자의 갈등 관계, 국왕이 유언장 없이 서거한 상황을 너무나 빨리 알아채고 대응했다는 것 등을 언급하며 그런 공격적인 대응을 하고 있었다.

 

 이에 제이시커 진영은 바로 발끈하며 대 군세를 동부와의 접경 지대로 진군하였다. 이에 드라이언 왕자 역시 휘하 귀족들을 규합하여 대부분의 전력을 북부로 향하였다.

 

 그렇게 전란의 조짐이 보이던 디스카이온 왕국은 사실상 내전에 휘말리게 되었다.

 

 

 <크루엘라>

 

 클레이브와 빈센트는 주변에 널브러진 마법 기사와 병사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이것은 사람을 강제로 잠에 들게 하는 슬립이란 흑마법으로 사실 매우 간단하면서도 흔한 것이었다. 물론 요즘 흑마법사가 줄어들면서 그리 흔한 것은 아니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런 슬립 마법에 이 두 사람이 놀란 이유는 그것에 당한 존재가 쟁쟁한 앨런 마법기사단의 기사였기 때문이었다. 마법에 따라 클래스와 화력이 정해져 있는 원소 마법과 달리 흑마법은 같은 마법이라도 흑마법사의 클래스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슬립 역시 강력한 흑마법사가 쓰면 그 정신 지배의 파괴력은 더욱 강해지는 마법이었는데 앨런 마법기사단을 그것도 한 번에 두 명이나 잠재울 정도라면 그것을 시전한 흑마법사의 수준은 최소한 8클래스라는 것이었다.

 

 이에 클레이브와 빈센트는 상당히 긴장을 하면서 뒤를 돌아보았고 그곳에는 어떤 사내가 서 있었다. 그는 후드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기에 외모를 확인하기는 어려웠는데 클레이브는 대번에 그가 술집에서 보았던 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리고 그 사내는 다른 이유로 대단히 놀란 상태였다. 그것은 자신의 슬립 마법에 전혀 당하지 않은 자가 두 명이나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설마... 소드마스터인가? 그런데 소드마스터가 동시에 두 명?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나? 너희들은 대체 무엇이냐?”

 

 소드마스터는 한 나라 전력의 핵심과도 같은 존재로 그들이 같은 장소에 있는 경우는 대단히 큰 규모의 전쟁을 할 때뿐이었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이런 허름한 숲에 둘이나 나타난 것에 그 사내는 혼란스러워하며 연신 질문을 던졌다.

 

 이것에 대해 클레이브는 천진난만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들고 말하였다.

 

 “나는 소드마스터가 아닌데? 여기 빈센트는 그것이 맞지만. 헤헤.”

 

 그것에 대해 그 흑마법사는 깜짝 놀라며 뒷걸음질을 쳤다. 상대가 소드마스터라면 자신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리고는 만에 하나를 대비하여 자신이 가진 최강의 마법을 캐스팅하였다.

 

 이것을 눈치 챈 빈센트는 바로 검에 은빛의 검기를 불어넣었다. 이에 클레이브는 황급히 두 사람의 사이에 서고는 두 사람을 말렸다.

 

 “모두 멈춰!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 그저 도망치다가 어쩔 수 없이 들어오게 된 것뿐이야.”

 “나보고 그것을 믿으라는 것이냐. 소드마스터와 그가 모실 정도의 대단한 양반이 무슨 죄를 저질러서 이곳까지 쫓겼다는 것이지? 너의 정체는 대체 무엇이냐?”

 “나는 디스카이온 왕국의 제4 왕자, 클레이브라고 한다.”

 “......”

 

 너무나 솔직하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클레이브의 모습에 빈센트는 순간 긴장이 풀리며 검기를 풀고는 이마에 손을 얹었다.

 

 이것은 상대방 흑마법사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자의인지 실수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캐스팅을 중단하고는 멍한 표정으로 클레이브를 바라보았다.

 

 “왕자라... 하긴 왕자라면 소드마스터를 데리고 다닐 수 있겠지... 그런데 디스카이온의 왕자가 적국인 윈스턴을 활보하다니... 무슨 생각으로 이런 위험천만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 그리고 나에게 그것을 그대로 말하는 것은 대체 무슨 어리석음이냐... 내가 그것을 퍼트리고 너를 잡아서 바칠 거란 생각은 못하였나?”

 

 흑마법사의 말에 클레이브는 미소를 띠며 어깨를 으쓱했다.

 

 “글쎄... 일단 먼저 하고 싶은 말은 너는 동시에 너무 많은 질문을 하는 버릇이 있군. 그것은 듣는 이로 하여금 혼란을 줄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아.

 아무튼 답을 하자면... 내가 적국을 도는 이유는 너와 같은 천하의 인재들을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그리고 너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너처럼 자국에 불만이 가득한 존재라면 나를 자국에 팔아먹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

 “......”

 

 클레이브의 말에 흑마법사는 말없이 그를 응시하더니 바로 몸을 돌리면서 흘러가듯이 말하며 걸어갔다.

 

 “따라와라...”

 “잠깐만...”

 “음? 왜 그러지?”

 

 별 말을 하지 않고 앞으로 걷던 사내는 클레이브의 제지에 고개를 갸웃하였다. 이에 클레이브는 땅에 널브러져 있는 체흐, 람파드 등의 마법 기사와 병사들을 가리키며 말하였다.

 

 “이들은 그냥 놔두고 갈 생각이야?”

 “아... 죽여서 확인 사살을 해야 한다는 건가? 어차피 이대로 두면 주변 짐승이나 마수들에 의해 죽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상당히 확실한 성격이시군.”

 “하하. 그런 것이 아니라... 이들을 글쿠레쿠 숲 바깥으로 안전하게 옮겨주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말이야.”

 

 클레이브의 말에 흑마법사 사내는 약간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를 보았다.

 

 “내가 대략 본 바로는 너를 잡거나 죽이려고 한 자들로 보였는데... 그런 자들을 굳이 고생을 해가면서 살려 보내겠다는 것인가? 너 상당히 답답한 성격이구나.”

 “후후. 전혀~. 그렇다기보다는... 만약 이들이 죽거나 실종될 경우 훨씬 더 귀찮은 일이 생길 가능성이 있기에 하는 말이지.”

 “음? 어째서지?”

 

 클레이브가 전혀 의외의 말을 하자 흑마법사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에 클레이브는 누워 있는 앨런 마법 기사 하나를 가리키며 말하였다.

 

 “저 자의 복장은 윈스턴 왕국 최고의 기사단인 앨런 마법기사단의 것이다. 즉, 저기 두 사람은 앨런 마법기사단이란 뜻인데... 그런 자가 이 숲으로 투입된 후 죽거나 실종이 될 경우... 그 사후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

 “마수가 산다는 것만 알려졌을 뿐 크게 경계 대상은 아니었던 숲이다. 그런데 그런 숲에 들어간 앨런 마법기사가 둘이나 실종이 된다면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향후 대대적인 토벌이 있을 수도 있을 노릇이지. 그렇게 되면... 너의 안식처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클레이브의 설명에 흑마법사 사내의 안색은 변하였다. 후드에 깊게 가려져 있었지만 그래도 그의 표정 변화가 뚜렷하게 보일 정도였다.

 

 “허나... 저들을 살려서 보낸다 하여도 결과는 다르지 않을 텐데? 저들은 왕자인 너의 정체를 알고 쫓아온 것일 테고... 그런 상황에서 마법에 걸려 잠들었으니... 분명 치욕감에 이 숲으로 재차 확인을 하려 할 것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없애버리는 것이 더 깔끔할 텐데?”

 “하하하... 그것은 사람의 심리란 것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인데?”

 “뭣?”

 

 클레이브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말하였고 이것에 흑마법사 사내는 고개를 갸웃하였다. 이에 클레이브는 찬찬히 손동작을 하며 설명을 해주었다.

 

 “네가 저들의 입장이라 생각하고 가정을 해보면 간단하지. 네가 윗사람으로부터 중대한 명령을 받았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 충분한 전력을 이끌고 추격을 하였는데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두고 마법에 당해 잠을 퍼 자다가 귀환한다면... 과연 그 사실을 그대로 보고할 수 있을까?”

 “으음...”

 “그 이름도 대단한 앨런 마법기사단의 기사들이다. 그들이 마법에 당해 잠들었다? 아마 믿어줄 상관은 별로 없을 것이다. 임무에 실패한 것을 넘어서 추가적인 책임을 지기 십상이지.

 아마 내가 저들 입장이라면 이왕 임무에 실패한 거... 그냥 상대 소드마스터의 방해로 놓쳤다는 식으로 보고하게 될 것이다. 이 숲에 대한 것은 모두 지우고 말이지. 너는 나와 생각이 다른가?”

 

 클레이브의 청산유수와 같은 설명에 흑마법사 사내는 잠시 말이 없더니 곧 그를 지나쳐 그가 잠재운 자들에게로 향했다. 그리고는 마력으로 그들 모두를 허공에 띄웠다.

 

 “이야~”

 

 그 범상치 않은 마력에 클레이브와 빈센트는 감탄을 했고 이런 그들을 뒤로 하며 흑마법사 사내는 그들을 들어서 숲 밖으로 데리고 간 후 그대로 숲 입구 부근에 착착 내린 후 클레이브에게 다시 말하였다.

 

 “따라와라...”

 

 이에 클레이브와 빈센트는 서로를 바라보았고 그대로 종종 걸음을 걸으며 흑마법사의 뒤를 따랐다.

 흑마법사는 글쿠레쿠 숲의 가장 깊숙한 지점까지 걸어갔고 클레이브와 빈센트는 혹시나 마수가 뛰쳐나올 것을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뒤에 따라붙었다. 이에 흑마법사는 피식 웃으면서 계속 앞만 보고 걸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름한 초가집이 모습을 드러냈다.

 

 “별로 대접할 것은 없지만... 일단 들어오도록.”

 

 그렇게 말하며 흑마법사는 안으로 들어갔고 클레이브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따라 들어가 안을 살폈다. 집 안은 대단히 단순한 구조였다. 작은 침대와 식탁용으로 보이는 탁자와 3개의 의자, 그리고 하나의 책꽂이와 다수의 마법 서적이 있었다.

 

 이에 클레이브와 빈센트는 머뭇거리면서 걸어와 탁자의 의자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이에 흑마법사 사내는 간단히 차를 끓이고는 그것을 가져오며 둘 앞에 놓았다.

 

 “일단 내 소개를 하도록 하지. 내 이름은 ‘크루엘라’라고 한다. 보아서 알고 있겠지만... 흑마법사이다. 더 궁금한 것이 있나?”

 

 그는 후드를 벗으면서 말하였고 이에 클레이브와 빈센트는 순간 넋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목소리도 상당한 미성이었는데 외모가 대단히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잘 감지 않은 듯 그의 흑발은 먼지가 좀 묻어 있었고 얼굴에도 검댕이 조금 묻어 있었지만 그럼에도 풍기는 아름다움이 상당했다.

 이에 클레이브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설마... 여자?”

 “전혀 아니다. 다음 질문이나 하도록.”

 

 과거에 자주 들어본 질문인 듯 그는 상당히 짜증 섞인 표정을 지으며 받아쳤다. 이에 클레이브는 머쓱한 표정을 하며 말하였다.

 

 “그런데 말이야... 네가 술집에서 나에게 던지듯이 했던 말... 그 사정에 대해서 외국인인 나는 전혀 모르겠는데... 한 번 이야기해줄 수 있나?”

 “으음...”

 

 클레이브의 질문에 크루엘라는 잠시 표정을 찡그렸다. 뭔가 떠올리기 싫은 과거인 듯 하였다. 그러나 그는 곧 평온한 표정을 지으며 윈스턴의 과거와 ‘데미안의 난’ 등을 설명해주었다. 이것에 클레이브와 빈센트는 계속 놀라하고 함께 감정의 호응을 보이며 들었다.

 

 이 이야기는 장장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지나서야 끝이 났다. 그것을 들은 클레이브는 윈스턴 왕국의 실체에 대해 곱씹으며 여러 생각에 잠겼고 크루엘라는 그것을 기다려주다가 다시 말하였다.

 

 “이것이 나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좀 궁금하군. 너는 천하의 인재를 모은다고 하였는데... 사실 디스카이온 왕국은 대륙 최대의 대국이고 그런 나라의 사람이 인재를 타국에서 모으려 하다니... 무언가 특이한 점이 많군. 네가 그리고 있는 그림에 대해서 알려 줄 수 있나?”

 “음? 아아... 곧 나의 사람이 될 존재이니 그 정도야 당연히 얘기해주도록하지.”

 

 윈스턴 왕국에 와서 지금껏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실체에 가까운 사실을 들은 답례로 클레이브는 디스카이온 왕국의 현 상황과 자신이 대업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다. 이것은 크루엘라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것이었고 역시 1시간의 시간동안 이것을 들은 후 크루엘라는 약간 넋을 잃고 있었다.

 

 “허어... 대륙 통일... 천하포무의 꿈이라... 뭐... 잘 알았다. 그럼 나에게 더 궁금한 것은 없나?”

 “뭐... 따로 할 질문은 없어. 어차피 나와 함께 한 후에 차차 알아 가면 되는 것이니까. 그것보다... 나의 사람이 되어줄 생각은 없나? 나의 대업을 위해서는 너와 같은 인재가 필요하다.”

 “훗! 대업이라... 그런 큰 꿈을 말하는 것 치고는 너무 궁색하다는 생각이 안 드나? 사실 나처럼 길거리의 돌멩이에 불과한 사람에게 이렇게 손을 벌리는 것도 그렇고 말이야.”

 “하하. 8클래스의 흑마법사, 그것도 마스터의 경지에 이른 자라면 길거리의 돌멩이는 전혀 아닌 듯 한데...”

 

 클레이브가 능청스럽게 웃으며 말하자 크루엘라는 깜짝 놀라며 물었다.

 

 “어떻게 알았지?”

 “하하. 당연한 것 아냐? 윈스턴 왕국의 최정예 기사를 광역으로 슬립 시킬 정도의 마력이라면 당연히 평범한 7, 8클래스는 아닌 것이지. 그런데 그래도 확신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반응을 보니 정말이었네?”

 “끄응...”

 

 클레이브의 말에 크루엘라는 당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낀 채 고개를 홱 돌렸다. 그 모습을 보며 클레이브는 호기심에 질문을 하였다.

 

 “그 정도의 실력자라면 굳이 윈스턴 왕국이 아닐지라도 힘을 발휘할 곳은 많을 텐데... 왜 이런 곳에서 썩고 있는 것이지? 나라를 원망하며 허송세월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나라, 특히 휴먼과 거리가 먼 국가인 르망 황국 같은 곳으로 망명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인데?”

 

 클레이브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크루엘라는 길게 한숨을 쉰 후 답했다.

 

 “나를 키워주신 분들로부터 나의 출신과 사정을 들은 후 처음 내가 생각했던 것이 그것이었다. 이런 부조리와 모순이 가득한 썩은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가서 인정받는 삶을 살자는 것... 그러나... 막상 그 나라로 가보니 부조리는 그 어느 곳에나 다 있더군. 심지어 르망 황국조차도 능력 위주가 아닌 종족의 차별에 따른 인재 선발이 있었다.

 이에 어느 곳을 가든, 나 같이 출신도 근본도 없는 존재는 ‘데미안의 난’과 같은 억울한 일을 다시 초래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정치 같은 것에 모든 관심을 끊고 초야에 묻히기로 한 것이지.”

 “한 마디로... 세상의 다양한 재능을 인정하지 않고... 기득권을 가진 층이 점하고 있는 재능만을 최고로 치는 그런 나라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군...”

 “뭐 대략은 그렇다고 할 수 있겠지.”

 

 클레이브가 어느 정도 정리를 하여 말하자 크루엘라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클레이브는 히죽 웃으며 다시 말하였다.

 

 “그렇다면 나의 나라로 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겠네. 나는 세상의 모든 재능이 인정받는 국가를 만들 생각이니까. 그것을 위해 신분과 전공은 물론 종족의 벽도 허물 생각을 하고 있고 말이야. 어때? 이런 초라한 곳을 떠나 나를 따라오는 것이?”

 “훗! 글쎄. 명색이 8클래스의 마스터를 영입하기에는 너는 너무 보여준 것이 없지 않나? 왕자라는 타고난 혈통에 의한 직책과 그로 인해 모여든 귀족들... 네가 가진 것과 이룬 것은 겨우 그것뿐이다.

 네가 나의 힘을 얻고 싶다면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 해내야한다.”

 “스스로를 증명하라면?”

 “나의 도움 없이 한번 디스카이온 왕국 전체를 손에 넣어봐라. 그 정도를 해낸다면... 너의 꿈을 내가 돕도록 하지.”

 

 그 말에 클레이브의 옆에 서 있던 빈센트는 약간 발끈하며 앞으로 나섰다.

 

 “무엄하군. 감히 왕자님을 시험하려 하다니...”

 ‘착’

 

 그런 빈센트를 팔로 막으며 클레이브는 빙긋 웃었다. 그리고는 크루엘라에게 얼굴을 가까이 하며 말하였다.

 

 “재미있군. 나 혼자의 힘으로 디스카이온 제패라...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그리 하도록 하지. 그럼 이 약속... 반드시 지키길 바래.”

 “물론...”

 

 클레이브는 그렇게 말하고는 미소를 지으며 크루엘라에게 악수를 청했다. 이에 크루엘라도 별 표정 없이 손을 내밀어 악수를 했다.

 

 향후 시오데란드 세계의 역사에 남을 군주와 책사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게 된다.

 

 

 

 “우으으으...”

 

 마침 그 타이밍에 맞추어 슬립 마법에 당해 자고 있던 소사가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보며 클레이브는 히죽 웃었고 그렇게 클레이브 일행은 크루엘라에게 이별을 고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뭐... 하루 정도 묵고 가도 상관없을 텐데...”

 “하하. 아니야. 내가 한가하게 방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단 하루도 허투루 보낸 적이 없어. 조국에서는 나를 대신하여 싸워주는 이가 있으니까... 그를 위해 한시라도 빨리 세계를 돌아볼 생각이야.

 

 이곳에서 윈스턴 왕국에 대해서 확실히 알았고 또한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니 이제는 빨리 다른 나라로 가봐야겠지.”

 

 “훗! 그럼 이제는 어디로 갈 생각인가?”

 “아무래도... 이곳과 가까운 ‘아트’ 공국으로 갈 생각이야.”

 “아트? 아트 공국이라... 후후. 제법 재미있는 나라지. 그럼 무사히 모험을 완수하길 바라겠다.”

 “훗... 그럼...”

 

 배웅을 하는 크루엘라를 뒤로 하고 클레이브는 빈센트와 소사를 데리고 남쪽 길로 향했다. 그 길은 크루엘라가 알려준 숨겨진 통로였기에 그 길을 걷는 동안 윈스턴 사람은 한 사람도 만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길을 걷는 클레이브를 보며 빈센트는 문득 무언가가 떠오른 듯 말하였다.

 

 “왕자님의 8성을 찾는 계획은 미네르바 신이 점지해준 것이었다고 말씀하셨죠?”

 “음? 아아... 그랬지. 왜? 이제는 믿을 마음이 드나?”

 “하하. 글쎄요. 그것은 모르겠지만... 왠지 신통한 느낌도 듭니다. 이렇게 여행을 떠나고 들어선 첫 나라에서 8클래스의 마스터 흑마법사를 만나다니... 게다가 그 자가 조국에 굉장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니 말입니다.”

 

 그 말에 클레이브는 팔짱을 끼며 늠름한 눈빛으로 답했다.

 

 “하하. 사실 신기할 것도 없지. 크루엘라가 했던 말대로... 어느 나라나 부조리와 모순은 있고, 버려지는 인재는 있기 마련... 그리고 개중에는 상당한 실력자들도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지.

 내 생각에는 말이야... 크루엘라는 ‘데미안’의 아들이 아닐까 싶군...”

 “데미안이라면... ‘데미안의 난’의 그 8클래스 마스터 말입니까?”

 “아아. 그런 대단한 재능을 가진 자의 자식이기에 저런 젊은 나이에 그런 경지에 오른 것이지 않을까? 또한 이야기에 따르면 데미안 역시 대단한 미남자였고 또한 흑발이었다고 하니...”

 “오오! 듣고 보니 그럴 수도 있겠군요.”

 

 잠이 덜 깬 상태로 뒤따라오던 소사도 그 말에 눈을 번쩍 뜨며 맞장구쳤다. 그런 소사를 보며 클레이브는 빙긋 웃었고 다시 정면을 보았다. 그리고 그의 시야 끝에는 아트 왕국의 국경선을 의미하는 외곽 성벽과 관문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 그럼 이제 저 나라에는 어떤 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나.”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78 유스메르 공작 (12) 2018 / 12 / 31 329 0 5712   
77 유스메르 공작 (11) 2018 / 12 / 31 305 0 10477   
76 유스메르 공작 (10) 2018 / 12 / 31 312 0 5679   
75 유스메르 공작 (9) 2018 / 12 / 31 318 0 5462   
74 유스메르 공작 (8) 2018 / 12 / 31 321 0 5412   
73 유스메르 공작 (7) 2018 / 12 / 31 316 0 5709   
72 유스메르 공작 (6) 2018 / 12 / 31 329 0 5442   
71 유스메르 공작 (5) 2018 / 12 / 31 316 0 5626   
70 유스메르 공작 (4) 2018 / 12 / 31 310 0 5532   
69 유스메르 공작 (3) 2018 / 12 / 31 321 0 5484   
68 유스메르 공작 (2) 2018 / 12 / 31 323 0 5096   
67 유스메르 공작 (1) 2018 / 12 / 31 328 0 6046   
66 시엔 - 드라이언 동맹 (2) 2018 / 12 / 31 324 0 5410   
65 시엔 - 드라이언 동맹 (1) 2018 / 12 / 31 331 0 10233   
64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9) 2018 / 12 / 31 289 0 5411   
63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8) 2018 / 12 / 31 304 0 5725   
62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7) 2018 / 12 / 31 311 0 5022   
61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6) 2018 / 12 / 31 313 0 6106   
60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5) 2018 / 12 / 31 328 0 5390   
59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4) 2018 / 12 / 31 336 0 5725   
58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3) 2018 / 12 / 31 321 0 5974   
57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2) 2018 / 12 / 31 343 0 5218   
56 드라이언 vs 제이시커 (1) 2018 / 12 / 27 306 0 6302   
55 베리알 후작의 제안 (1) 2018 / 12 / 27 308 0 9391   
54 흑마술사 크루엘라 (1) 2018 / 12 / 27 290 0 9382   
53 북방의 검은 사자 (4) 2018 / 12 / 27 305 0 5236   
52 북방의 검은 사자 (3) 2018 / 12 / 27 306 0 5182   
51 북방의 검은 사자 (2) 2018 / 12 / 27 321 0 9655   
50 북방의 검은 사자 (1) 2018 / 12 / 27 301 0 9752   
49 오우거 족의 대습격 (6) 2018 / 12 / 24 289 0 5483   
 1  2  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시오데란드 전기
듀얼won
패배에서 얻어지
듀얼won
일인지하만인지
듀얼won
프로듀스의 방
듀얼won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