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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계림일록 ~난세의 잠룡~
작가 : 태평
작품등록일 : 2018.11.11

어린 여왕이 즉위한 계림은 혼란에 빠져 흔들린다.
이 난세 속에서 반란을 일으킨 진만의 군이 중경으로 향하고,
중경에선 중앙군과 지방군이 합하여 이를 저지하고자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을 품고 몰래 움직이는 이들이 생기며 혼란은 가중된다.
그러는 동안 중경유수의 딸 박인하는 난세 속에서 미소를 짓는데...

 
03.외화내빈(外華內貧) (6)
작성일 : 18-12-13 15:30     조회 : 82     추천 : 0     분량 : 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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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필주가 드디어 보이지 않게 되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주랑의 눈은 박인하에게 향했다. 여전히 아무런 잘못도 없으며 오히려 왜 그리 보냐는 듯이 보는 박인하에게 주랑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어디 다치시거나 이상한 일은 없으시죠, 아씨?”

  “어머, 그런 게 있어 보여요? 왜 그러시나요?”

  당연한 걸 묻는다는 주랑은 윤필주가 간 방향을 힐끗 보고나서 말했다.

  “아시잖습니까. 저 자는 부유수 윤경준의…….”

  “부유수의 장남이시고 이곳 중경의 별장인 분이시죠.”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려는 주랑의 말을 가로채며 박인하는 말을 이었다.

  “아울러 이곳 중경에서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부유수의 장남이기도 하죠. 오랫동안 중경에 자리하여 그 영향력이 왕실 종친이신 제 아버지를 능가하려 한다는 사실에 당신을 비롯해 아버님을 오랫동안 모신 이들과 판관 김득신을 비롯한 이 지역 몇몇 협조적인 분들에게 눈꼴시운 존재라는 것도 말이죠. 거기에 상당한 세력을 보유하여 월권 행위도 벌이어서 이런 난세에 어떤 행동을 벌일지 알 수도 없는 인물이라는 것도 알기는 합니다.”

  “……아, 뭐, 아신다면 됐습니다.”

  청산유수(靑山流水)로 말을 쏟아낸 박인하 앞에서 주랑은 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 대신 박인하 뒤에 서있는 별을 보고는 어째서 혼자 여기에 있느냐는 걸 물으려 했다.

  “이유는 산책. 그 이상은 설명은 필요도, 할 생각도 없고, 무엇보다 시간과 지면 낭비입니다. 위험성이야 알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곳의 평화와 여러분의 노력을 믿는답니다.”

  환한 얼굴로 신뢰한다는 말을 한 박인하이나 듣는 주랑의 입장에선 비아냥 혹은 말 돌리기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 이상 뭐라 따지기도 힘들기에 주랑은 박인하 뒤에 말없이 서있는 별을 쏘아보는 것으로 끝냈다.

  자신의 잘못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어도 그럴 입장이 아님을 잘 알면서, 실제로 몸종으로서 책무를 못 했음을 아는 별은 별 말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좋습니다. 일단 집으로 안전히 뫼셔다 드리지요.”

  “고맙습니다, 후후후.”

  속으로 재멋대로인 이 아가씨에게 짜증을 쏟아내며 주랑은 휘하 병사들로 하여금 박인하 주변을 에워싸듯 포진케 하여 진경후 저택으로 향했다. 저택으로 향하며 박인하는 여유롭게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호종을 맡은 주랑과 그의 병사들을 위로하는 한편, 별은 주랑의 눈치를 보고 고개를 숙이고 말없이 따랐다.

  어느새 금방 저택에 도착하자 박인하는 집사 동유를 비롯한 하인들의 안도의 환대를 받으며 들어섰다. 갑자기 자취를 감춘 박인하에 대한 걱정과 이후 박경에 의한 질책에 대한 두려움이 가시게 된 하인들은 너도나도 박인하의 안부를 확인하며 그녀의 방으로 모셨다.

  당당히 집으로 들어선 박인하와 달리 별은 도살되는 돼지의 심정을 느끼며 허탈한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나 다를까 동유가 박인하에게 들리지 않게 별에게 도대체 뭘 했냐며 책망하는 말을 하며 잠시 좀 보자는 말을 전했다.

  그것이 사형선고와 같다는 느낌을 가지며 자포자기(自暴自棄)의 심정이 가득하게 된 별의 옷자락을 갑자기 박인하가 살짝 잡아당기며 말했다.

  “있다가 차 좀 가지고 오도록 하세요. 같이 한 잔 하고 싶네요. 맛좋은 과자와 떡도 잊지 말고요. 알았죠?”

  명령의 뒤엔 살며시 박인하가 검지를 입에 갖다 대는 걸 별은 보게 되었다. 이는 분명 조용히 하라는 신호로, 오늘 자신과 함께 한 일들을 함구(緘口)하라는 명령임이 분명했다.

  알았다는 별의 대답에 박인하는 자신의 방으로 향하며 물었다.

  “아버지는?”

  “나리께선 오늘 꽤나 바쁘다시며 유수부 숙소에서 머무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동유의 대답에 고개를 살짝 갸웃거린 박인하는 뭔가 알겠다는 얼굴로 작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바쁘시다라……, 하긴 그러하시겠지. 보통 일은 아니니 말이야.”

  그리곤 그녀는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별은 엄숙히 노려보는 동유를 따라가며 스스로의 신세를 속으로 한탄했다.

 

  중경유수부 유수방에서 홀로 여러 서류를 살피던 박경의 얼굴에는 그늘이 져 있었다. 박인하의 말대로 보통 일이 아닌 일이 생긴 덕에 답답하고 걱정이 태산이었다.

  다름 아닌 중앙에서 파견된다는 진압군과 관련한 일 때문이었다. 과거 중앙에서 여타 왕실 종친들처럼 생활하며 지금의 권력자인 창령공 박준을 도와왔던 그이기에 중앙의 웬만한 관직에 앉아 있는 인물들은 거의 다 알았고 친분도 있었다.

  이번에 진압군 총사령관으로 파견되는 진간도 마찬가지로, 금경에서 생활할 당시 친하게 지내며 서로 여러 도움을 주고받은 사이이다. 때문에 그의 다정하면서도 사교적인 성품을 잘 알고 있었다. 어찌 보면 진간은 무장으로서 어울리지 않지 않나 싶지만 오히려 병사들의 신망을 사서 병사들로 하여금 죽기로 싸우게 만드는 힘을 갖추어 지휘관으로선 충분한 자질도 가진 인물이었다.

  문제는 우부승선 석지만이다. 본디 형부에 소속된 종8품 율학박사 출신인 그는 창령공 박준의 눈에 띄어 급속도로 출세하여 20살도 안 된 나이에 정3품 우부승선에 오른 인물이었다. 박준의 총애도 총애지만 어린 나이에 급속도로 출세할 만큼 머리도 좋고 집안 역시 왕실에 버금가는 석씨 가문의 자제라는 배경도 지닌 인물이나 박준의 명령을 지나치게 따르며 과한 행보를 보인 인물이기도 했다.

  과거 금경에서 박준을 비난하던 당시 문하평장사 유민준과 참지정사 석태만을 상대로 무고 사건이 발생하자 앞장서서 그들을 죽이는데 큰 일조를 한 인물이 석지만이었다. 고문을 남용하고 교묘히 사건을 조작해서 명망있던 대신인 유민준은 물론, 자신의 일가어른인 석태만까지 죽이면서 박준의 신망을 얻은 그였다.

  당시 석지만의 행보를 비판하며 그를 탄핵코자 한 박경이었으나 결과는 이렇게 중경으로 내쫓긴 신세가 되었다. 때문에 박경으로선 석지만을 만난다는 게 썩 내키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불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게다가 요즘 시국이 어수선하면서 중앙에서 지방의 유력자나 관리들을 의심하는 눈초리를 보내는 만큼 박경으로선 무슨 꼬투리를 잡히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최근 진만의 무리가 이곳으로 향할 것 같다는 정보가 계속 입수되는 만큼 박경으로선 중앙의 진압군의 도움이 절실했다. 아무리 준비가 잘 갖춰진 이 중경이라 해도 대규모 반란군을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걱정이 가득한 박경의 눈에 문 듯 그의 책상에 설치된 작은 형태의 탑이 눈에 들어왔다. 이 작은 탑은 특정일대에 어떠한 도술의 힘이 미치지 못하게 하는 힘을 가진 법보로, 외부의 적에게의 갑작스런 공격을 막거나 정보누출을 막는 동시에 도술도 부릴 줄 알면서 머리도 좋은 그의 딸 박인하가 함부로 정보를 듣고 보지 못하게 막기 위해 놔둔 것이었다.

  참고로 이 탑의 존재는 박인하도 알고 있으며, 이미 손을 써서 그 탑이 자신에게 효과가 없게 만들어서 여유롭게 중경 내외의 정보를 열람하는 중이었다.

  이를 잘 모르나 똑똑한 딸이라면 이미 간파하여 어떤 대책을 세워서 중요한 정보를 몰래 듣고 있을 거라 생각한 박경이지만 그 이상의 손은 쓰지 않았다. 어차피 다시금 간파될 거란 자포자기의 심정과 함께 어쩌면 그 똑똑하고 지혜로운 딸이 어떠한 도움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허나 아직 어려서 처녀티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딸에게 도움을 바란다는 사실에 자기혐오적인 마음이 들어 탑을 치우지도 못하고 어중간하게 놔두고 있는 중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놓는 박경은 문밖의 하인으로부터 부유수 윤경준과 판관 김득신이 왔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힘없는 들어오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이 열리며 당당한 윤경준과 불편함이 얼굴에 드러나는 김득신이 같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시오.”

  “그건 제가 묻고 싶습니다, 유수. 얼굴에 아주 근심이 가득하십니다그려.”

  껄껄 웃으며 안부를 묻는 윤경준을 김득신은 아니꼬운 눈으로 흘겨보았다. 박경은 이를 못 본 척 하면서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워낙 요즘 골치 아픈 일들이 많아서 말이죠.”

  “하기야 진만의 무리가 움직인다는 정보도 들어오고 있으니 그럴 만하시겠죠. 더군다나 염초와 유황이 거의 소진되었으니 중앙에서 함부로 낭비했다고 질책이 올 수도 있긴 합니다. 확실히 걱정할 만한 일이긴 하죠.”

  전혀 걱정이 안 된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윤경준이었다.

  “허나 너무 걱정치 마시지요. 진압군이 온다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일단 진만의 무리는 어느 정도 해결된 일입니다. 설령 진압군의 힘이 모자란다고 해도 우리 중경의 정예병들이 그들을 무찌를 수 있는 일이고요. 그리고 염초와 유황의 경우에도 이미 여러 부호들과 상인들을 잘 다독이어 금방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을 마련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치 마시오, 유수.”

  스스로의 가슴을 툭툭 치며 자신감 있게 말하는 그를 보며 김득신은 여전히 못마땅한 눈치였다. 유수인 박경을 두고 마치 자신이 유수인 것처럼 멋대로 행동하여 일을 처리하고 있는 윤경준의 행동은 확실히 문제를 삼을 만하지만 박경으로선 자신의 골치를 조금은 줄여주는 윤경준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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