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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메즈- 꿈의 속삭임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18.11.7

"잘 자... 네 꿈 속의 그 사람이 누구일지는 모르겠지만, 불쌍한 그 사람을 난 동정한다."

......

"네가 내게 속삭여 준 그 꿈 내가 반드시 현실로 만들어줄게. "


< 기구한 운명으로 얽힌 한 소년과 한 소녀의 이야기 입니다. >

 
프롤로그 (2)
작성일 : 18-11-08 18:52     조회 : 61     추천 : 0     분량 : 3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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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가 전력으로 달려오자 노인은 휠체어를 밀어주던 요정에게 무언가를 이야기 하는 듯 보였다.

 

 푸른 날개의 요정은 노인에게 다시 무언가를 이야기하더니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휠체어의 방향을 돌려 아리스가 뛰어오고 있는 반대방향으로 휠체어를 밀고가기 시작했다.

 

 "자...잠깐만!!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아리스는 아직도 무언가에 홀린 듯 노인을 뒤쫓고 있었다.

 

 노인을 실은 휠체어가 왼쪽 모퉁이를 돌아 시야에서 벗어난 지 약 20초

 

 아리스는 속도도 줄이지 않고 그 코너를 돌아섰다.

 

 "아얏!"

 

 엄청나게 커다랗고 푹신푹신한 무언가와 부딪친 아리스가 바닥에 넘어졌다.

 

 "췻...취췻... 미안하다. 그런데 갑자기 뛰어온 너도 잘못한 거다 췻"

 

 아리스와 부딪친 것은 다름 아님 붉은 피부를 가진 오크였다.

 

 오크는 깔끔한 정장슈트를 입고 있었다.

 

 "아차차.. 미안해요 오크아저씨"

 

 "췻.. 손잡아 줄 테니 얼른 일어나라"

 

 "아하하 감사합니다."

 

 아리스가 붉은 오크의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푸른 날개를 가진 요정을 봤을 때도 그랬지만, 붉은 피부의 오크를 본 아리스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이 세계에서 그런 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저나 뭐가 그리 급해서, 그렇게 급히 뛰어가던 거냐. 췻."

 

 "아! 오크아저씨 혹시 이쪽으로, 푸른 날개를 가진 요정소녀랑 휠체어를 탄 노인이 지나가지 않았나요?"

 

 "흠... 췻.. 아니 그런 사람들 이쪽으로 안 갔어."

 

 "어라.. 그거 이상하네.. 분명 이 모퉁이를 돌았는데..."

 

 "도움이 못되어 미안하구나. 췻... 그럼 갈 길이 바빠서 이만"

 

 "아...네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아리스가 공손하게 손을 모으고 꾸벅 인사를 했다.

 

 "헉헉헉... 아리스~ 같이 좀 가~ 나는 실내파라서 그렇게 격하게 못 뛴다고~"

 

 그제서야 시린이 허겁지겁 뛰어...아니 걸어왔다.

 

 "헉...헉... 갑자기 왜 뛰고 그래... "

 

 "내가 잃어버린 거······."

 

 시린의 귀에 아리스가 혼자 뭐라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흐음? 뭐? 작아서 안 들려"

 

 "내가 잃어버린 거 분명... 분명 아까 그 사람이랑 관계가 있어."

 

 "헤~? 얘가 갑자기 뭔 헛소리야."

 

 "휠체어에 탄 그 노인. 그 노인은 무언가 알고 있을 거야! 그 사람을 꼭 만나 봐야해!"

 

 "치...침착해 아리스!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건데?"

 

 "나도 몰라! 모른다고! 그런데... 그런데...."

 

 아리스의 얼굴을 보던 시린의 표정이 갑자기 싹 굳어졌다.

 

 아리스의 눈에서 지금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금 그 사람을 봤더니 눈물이 멈추지가 않아... 왜지? 왜?

  나는 그 노인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그런 할아버지 태어나서 처음 보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거지?"

 

 아리스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려보았지만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린은 아리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주머니에 가지고 다니던 손수건을 꺼내들었다.

 

 "아까 그 노인이란 말이지? 네가 잃어버렸다는 뭔지 모를 소중한 걸 찾을 단서"

 

 시린의 물음에 아리스는 흐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노래방 말고 동사무소로 가보자. 오늘 약속 못 간다고 연락하면 되니까"

 

 시린은 생각보다 침착했다.

 

 아니 실은 시린도 갑자기 울음을 터트린 아리스를 보고 당황하고 있었지만, 겉으로 티를 낼 수는 없었다.

 

 울고 있는 아리스에게 힘이 되어주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고 싶었다.

 

 시린은 핸드폰을 열고 누군가에게 문자 한통을 보냈다.

 

 "푸른 날개를 가진 요정과 휠체어를 탄 노인의 궁합, 그렇게 흔한 조합은 아니잖아?

  동사무소에 가서 물어보면 분명 금방 사는 곳을 알아낼 수 있을 거야."

 

 시린이 아리스의 얼굴을 바라보며 찡끗 윙크를 지어 보였다.

 

 시린의 말을 들은 아리스는 그제서야 조금 울먹임을 멈췄다.

 

 "정말? 정말 찾을 수 있을까?"

 

 "그럼그럼! 이 언니만 믿으라고"

 

 "으아앙~ 시린이 언니~"

 

 "그래그래 우리 아리스 착하지~ 그만 뚝~"

 

 시린의 품에 꼭 안긴 아리스는 그렇게 한동안 얼굴을 묻고 있었다.

 

 

 

 5시 20분······.

 

 두 사람은 동사무소 대기실에 앉아 있었다.

 

 동사무소의 벽면에 걸린 커다란 괘종시계에서 똑딱거리는 소리가 났다.

 

 시린은 고개를 돌려 아리스를 바라보았다.

 

 아리스의 두 눈은 퉁퉁 불어 있었지만, 눈물은 멈춰 있었다.

 

 띵동~ !

 

 "128번 손님 3번 창구로 오세요."

 

 안내원의 방송을 들은 시린이 번호표를 확인했다.

 

 128번

 

 시린은 아리스의 손을 꼭 잡고 창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학생들 무슨 일로 오셨어요?"

 

 "저기.. 사람을 찾고 있는데요.

  휠체어를 탄 노인이시구요. 푸른 날개를 가진 요정소녀와 함께 지내고 있을 거예요."

 

 시린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고 계신 모양이죠? 음... 실례지만 찾으시는 분과 어떤 관계 시

  죠?"

 

 안내원의 질문에 시린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아리스에게 어른스럽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거짓말에 서툰 시린이었다.

 

 "에....그러니까 저..."

 

 "할아버지 손녀에요."

 

 시린이 당황하고 있을 때 아리스의 당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러시구나. 할아버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안내원의 물음에 시린의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

 

 이름 같은 거 알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할아버지의 성함을 모른다고 하기에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메즈..... 할아버지의 성함. 메즈에요."

 

 "메즈 할아버지라.. 잠시만요 "

 

 안내원이 종이에 무언가를 작성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했다.

 

 시린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아리스가 어떻게 그 사람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걸까

 

 시린은 아리스의 귀에 대고 작게 속삭였다.

 

 "아리스 그 사람 이름 어떻게 알아? 혹시 아무 이름이나 둘러댄 거야?"

 

 "으으응 아니야. 아까 요정언니가 할아버지한테 이야기하는 입모양이 보였었어."

 

 "헤..? 입모양?"

 

 "응. 그 요정언니가 분명 그 노인한테 이렇게 말했어.

 '정말? 정말 이걸로 괜찮은 거야? 메즈?' 라고"

 

 아리스의 말에 시린은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리스에게 그런 재주가 있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잠시 후 안내원이 돌아와 자리에 앉았다.

 

 "죄송합니다만 학생, 우리 동네에 그런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나오네요.

 아무래도 학생이 성함을 착각한 것 같은데, 학생 이름이랑 주민등록번호 좀 적어줄래요?

 등본을 조회해서.... "

 

 뚜벅... 뚜벅....툭툭툭툭

 

 안내원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아리스가 갑자기 동사무소 밖으로 뛰쳐나갔다.

 

 "어라? 학생! 학생!"

 

 안내원의 다급한 외침이 동사무소를 가득 메웠지만 아리스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에? 얘! 아리스! 아리스~!"

 

 시린의 목소리도 아리스를 붙잡지 못했다.

 

 푸른 날개를 가진 요정

 

 아까 휠체어를 끌고 가던 그 요정이 창 밖에 스쳐 지나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동사무소 문을 박차고 나오자 길모퉁이를 돌아서는 요정의 뒷모습이 보였다.

 

 데자뷰..

 

 휠체어를 탄 노인은 없었지만, 아까 전 마법같이 사라진 일이 머릿속에 생생했다.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겠어.'

 

 함께 있던 저 요정은 그 할아버지에 대해 알고 있을게 분명했다.

 

 아리스는 입술을 굳게 물고 악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재빨리 코너를 돌자 이번에는 요정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요정은 자신이 따라오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등 뒤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반드시 붙잡아서 그 할아버지를 만나게 해달라고 해야 해.'

 

 아리스는 속도를 더 높여 전속력으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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