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미프라친카치아 (미친+가짜+츠프라카치아)
작가 : 나드
작품등록일 : 2017.12.10

미프라친카치아=미친+가짜 + 츠프라카치아 ('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이라고 의미부여한 창작이름)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작품소개' 적는 이 페이지는 단락바꾸기가 되지않고 연결되어 보여집니다. 그래서 부득이 빈칸에 점선이나 실선을 누르는것으로 엔터기능을 대신하는 점 감안하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 [제목의 유연성]


1. 뇌 세포의 널뛰기
- 뇌의 분주함

2. 미친 ‘인(人)’ 이라는 느낌표! ‘현대인’이라는 마침표.

3. 나도 ‘미프라친카치아’란다.
-> 주인공은 수려한 외모로 인기많은 수학선생이다. 읽어보면 알수있듯이 꼬여있는 내적 상태가 어릴적 권위자로부터 받은 상처에서 비롯된것이라는 정신과 의사 얘기가 나온다.

4. 미친년
-> (이것저것 다 뒤로하고 딱! ‘미친년’ 이라고 할 까도 생각 함)
‘년’은 한해 두해 연도의 ‘년’ 과 주인공이 정신과 상담받는 여자 설정으로 나오니 그녀의 ‘년’ 의 중의적 표현으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러 분야에서 요지경 세상! ( 여러 가지 사회문제들을 나름 소설에 녹였다. 여러모양으로 사람들을 분노케했던 여러문제들을 구체적으로 넣자고 하거나 이미 출판되어있는 다른 단행본의 어떤 구절들을 추천하면서 넣자고 하면 살붙임해서 에피소드와 어우러지게 인서트해서 고쳐 쓸 수 있다. 즉, 이 소설 이대로 픽스가 아니라 가감할 수 있음으로 유연성있게 읽어보시면 되겠다.)


그리움, 기다림, 고백, 용서, 회복, 사랑이라는 감정을 녹여 만든 ‘행복’이라는 것을 기대하게 된 주인공!
현대인들의 내적치유에 관한것이라 할 수 있겠다.
<어쩌다 어른> 이나 <아버지학교> <어머니학교> <내적치유세미나> <행복찾기세미나> <웃음치료> <분노 다스리는 법>등 수많은 이름으로 자신을 돌아보게하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자기계발’, ‘상담심리’ ‘정신분석학’ 등의 책들이 고정적으로 많이 팔린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뭔가 치유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해 갈 것인가를 찾고 자기에게 적용하려는 노력을 무던히도 하고 있다는 예라고 볼 수 있겠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현대인들! 자! 겉으로는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 한가지에는 미쳐있을 수 있는, 아니 미쳐있지 않고서야 버틸수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안쓰러운 존재들로 보이지 않는가?
그리고 스스로 고립된 채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으면서 누군가가 다가와 주기만을 바라는 쓸쓸한 존재로 보이지 않는가?
‘혼밥’ ‘혼술’ 이런 말로 그럴사 해 보이도록 포장하지만 실상은 고독과 공허함이다.
나쁜것에만 중독이라는 말을 쓰지 않는 세상이 되었다. 유해한 것이든 유익한 것이든 중독이 되어 계속 혼자 그 무엇인가를 즐기며 세상과 단절하고 겉으로는 나이스한척 살고 있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속을 면밀히 들여다 보는것에서 이 소설이 구상되었다.
사람의 손이 닿으면 시들어버리지만 손닿았던 사람이 지속적으로 만져주면 더 싱싱하게 자란다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 아프리카의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을 것이다. 현대인들이 각각의 ‘그 식물’ 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접목했다.
식물은 스스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으나, 각 사람은 의지만 있다면 자신의 발로 누구에게든 다가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발이 없는 식물인양 길들여 가고 있는 것 아닌가 싶기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여튼,
‘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로 정하고 소설이니만큼 세상에 없던 식물 이름을 짓고 싶었다. 매끄럽게 설명하지는 못했으나 위에 적은 것들을 접목시켜 이름을 지어보자 싶었다. ‘요지경 세상’ ‘미친세상’ ‘미친사람’ ‘가짜가 판치는 세상’ ‘가짜 인격’ ‘가식’ 에 아프리카 말 ‘츠프라카치아’ 이 단어들을 놓고 발음을 할 때 일어나는 현상들로 조합해 보았다. 남미에서 온 친구 중에 ‘카티아’ 라는 이름이 있는데 한국어 공부중인 그 친구가 “저는 카티아입니다.” 라고 소개하는 자리에서 “저는 가짜입니다? 가짜 라고?”하는 말을 누가해서 한바탕 웃고 지나갔던 일을통해 힌트를 얻기도 했다.
자, 그 조합을 어떻게 배열 할 것인가에서 이름처럼 한번에 부를 수 있는 것으로 짓자 생각했다. 그렇게 정해진 것이 ‘미프라친카치아’ 다. 제목은 이 단어는 의도하는대로 잘라서 설명할 수 있겠다.
1. 미프라친카치아 = 미친 + 츠프라카치아
2. 미프라친카치아 = 미친 + 츠프라(카치아) + 가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작가의 설정 상, ‘미프라친카치아’는 작품 속의 설정인 새장 속에 갇혀 있는 식물이다.
< P.12 참조 :
‘미프라친카치아-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고는 ‘윤주-식 물의 영혼을 가진 사람’ 이라고 써서 내 가슴팍에 달아야만 할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새장을 옭아매고 있는 빨간색 가시줄기를 뜯고 있었다. 가시에 찔려 내손가락 에 피가 나는 것은 마치 그 식물이 흘리는 피 같았다.>

'미프라친카치아'는 관심을 받지 못하면 시들어 버리고 쓰다듬어주면 싱싱해지는 희귀식물이다.
주인공은 J씨의 사무실에서 ‘미프라친카치아’를 처음보고 설명을 들은 뒤, 마치 주인공 자신 같다고 느낀다. 그 식물 사진을 찍어서 핸드폰 바탕 화면에 띄워두고 본다.
또 네일아트숍에서 네일(손톱)끝에다는 장식으로 ‘미프라친카치아’ 모형을 만들어, 손톱 끝에 붙이고 있다.

이 ‘미프라친카치아’는 소설 중간중간 단어가 나온다. 굳이 명사로 보여지지 않는 대목에서도 의미 부여된 에피소드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게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2) [ 창작 의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 한 식물이 있다. 이 식물은 사람의 손이 닿으면 시들시들 죽게 된다. 그러나 한번 건드린 사람이 계속해서 만져주면 죽지 않고 더 싱싱해진다고 한다.’ 이 정보를 접한 후 생각이 많아졌다. 한없이 결벽증강한 이식물은 오히려 한없이 고독한 식물이 아닐까? 또한 나는 누군가의 '미프라친카치아'이고 누군가는 나의 '미프라친카치아'이지 않을까?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학교폭력, 자살률증가도 근본적으로는 각각의 '미프라친카치아'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법을 모르기 때문에 잘못된 방법으로 표출된 현상 아닐까? 사람의 영혼이 있는 것 같은 식물이 있다면 식물의 영혼을 가진 것 같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보편적이지 않은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에게 흔히 ‘미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듯이,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의미로 ‘미친’과 결합한 아프리카 음지식물의 이름같은 단어를 결합하여 “미프라친카치아”를 창작해 보고 싶어졌다.
우리 현대인의 모습이 ‘미프라친카치아’같다고 생각되었다. 자기일 열심히 하며 겉으로는 웃고 있으면서도 속으론 울고 있을 수 있다. 그리고 내심 누군가 인간적으로 다가와 주기를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외롭지 않은 척 하고, 그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외모를 치장하며 더 열심히 무엇인가(돈,명예)를 성취하려 할 수 있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 목표한 것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때문에 남몰래 눈물 흘릴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그 근본적인 해결책을 몰라 답답해하고 있지는 않을까? 또한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다가와 주기만을 바라는 원래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인양, 인간관계속에서도 자존심상 스스로의 발을 묶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비단,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가족과도 과거의 상한 마음으로 인해 서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지 않을까? 먼저 다가가서 이해하고 보듬으면 해결되거나 드러나지 않아도 될 일들을 뒤틀린 방법으로 들춰내, 서로를 상처내고야 마는 언행을 하는 안타까운 현대인들도 있다. 그 모든 것이 누군가 먼저 지속적으로 다가와 주기만 바랄 뿐 먼저 다가가는 법을 모르는 현대인 증후군이 아닐까? 이것을 ‘미프라친카치아 증후군’이라 명해봤다. 식물은 움직일 수 없지만 사람은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고 먼저 다가가는 ‘움직이는 미프라친카치아’가 되어보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 그러나 어떤 교훈적인 것을 주지하면서 끝맺지 않을 것이다.
두구두구두구~~ 어떻게 이어갈지 기대해도 좋겠다.
중편소설 분량으로 작성 할 각오다. 긴 호흡의 맥을 놓지 않고 이어가겠다.
'독자들이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느껴진 것을, 독자가 주인공에게 역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해서도 기대하면서......

 
<중편 소설_4>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짜 + 프라카치아 ('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 이라고 의미부여한 창작 이름)
작성일 : 17-12-10 10:33     조회 : 292     추천 : 0     분량 : 1141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무릎의 상처를 보시면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그 좋은 가을 날씨에 검정색 스타킹을 사 신고 집으로 갔다. 불량학생으로 분류된 오빠 때문에 가슴앓이 하고 있는 부모님께 또 다른 걱정거리 제공하고 싶지 않아서 밖에서 당한 일들을 늘 집 앞에 떨쳐버리고 들어가곤 했다. 비통함에 하염없이 눈물이 나왔지만 집 앞에서는 눈물을 닦아냈다. 표정을 밝게 하려고 얼굴근육을 푼 후 벨을 눌렀다. 웬일로 가출 중이던 오빠가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연습한 웃는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바로 그 날이 전쟁 터진 날이었다. 오빠는 문 앞에 서 있는 나를 보더니 울정도로 반갑냐고 역겨운 너스레를 떨었다. 만감이 교차해서 계속 굳은 채 서있었더니 아빠가 현관으로 나왔다. 아빠 얼굴을 보자 하소연하고 위로받고 싶어졌다.

 아빠에게 기대려고 하는데 아빠가 급히 밀어내며 말했다.

  “쉿! 나중에 얘기하고 울음 그쳐라.

  윤식이가 모처럼 들어왔는데 또 나가고 싶어질라.”

  아빠의 반응이 낯설게 느껴져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윤식이, 윤식이… 늘 오빠 위주의 집안 분위기였지만 이해하고 넘어갔었다. 하지만 그날 본 아빠의 소름끼치도록 차가운 반응은 겨우 꿰매어둔 마음의 상처 자국을 터뜨리는 촉매제였다. 왜 나에게만 늘 참으라 하느냐고 처음으로 소리쳤다. 아빠는 내 뺨을 때렸다. 온몸을 부르르 떨며 내가 동네북이냐고 대들었다. 아빠의 손이 한번 더 올라가는 순간 눈을 질끈 감고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내 비명소리에 엄마는 고무장갑을 낀 채 현관으로 와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나는 숨을 들이쉬었으나 아빠는 숨을 몰아 내쉬면서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는 듯 거친 발소리를 내며 들어가 버렸다. 아빠의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멀어질수록 내 심장의 쿵쾅거림은 가까워졌다.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날 밤 끝내 잠을 못 이루고 있는데 방문 여는 소리가 났다. 혹시 아빠일까 두려워서 자는 척 했다. 설사 사과하러 오셨다 손 치더라도 웃으며 대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새벽의 정적 때문에 숨소리마저 크게 들려서 불편한 마음이 들통날까봐 숨죽이고 있었다. 침대 옆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이 없어서 실눈을 떠봤더니 윤식 오빠가 조심조심 방을 뒤지고 있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손으로 이불을 꽉 움켜진 채 지켜보았다. 오빠는 그의 가방에 내 지갑에서 꺼낸 돈과 돼지저금통을 넣었다. 그 불순한 행동은 결코 충동적인 것이 아니라 집에 잠시 들어온 목적 중의 하나였음이 확실했다. 어둠 속에서도 여실히 보여준 그의 익숙한 손놀림이 그것을 증명했다. 더 훔쳐갈 것을 찾느라 방을 두리번거리다 내 쪽을 쳐다봤을 때, 창밖에서 새어 들어온 희미한 빛에도 반짝이는 그의 천장부(賤丈夫)같은 눈동자를 목격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소름이 끼쳐 몸서리치며 일어났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 것이냐고 소리쳤다.

 

  “닥쳐!”

 

  오빠는 작지만 위협적인 어조로 한마디 내뱉으며 눈을 부라렸다. 방을 빠져나가려는 그를 막아서며 오빠 때문에 당하는 수모가 한두 가지가 아니니 정신 차리라고 고함쳤다. 그러자 오빠가 내 입을 틀어막으며 억지로 화를 누르고 있다는 어조로 독설을 뱉었다.

  “칼에 찔린 느낌이 어떤지 경험해볼래? 관(棺)짤까?”

 

  입을 막은 오빠 손을 깨물어서 떼어내며 고레고레 악을 썼다.

 

  “죽여? 죽여 봐.

  오빠 때문에 받은 상처 곪을 대로 곪아서 진물이 흘러!

  이미 내 맘은 죽은 지 오래야.”

  오빠가 억지로 나를 밀쳐내며 나가려했고 내 몸부림은 비통하고 처절했다.

 

  “여동생만 아니었으면 넌 뒈졌어! 착한 척 좀 하지 마!”

 

 오빠의 힘에 밀쳐져 바닥에 팽개쳐진 나는 그의 다리를 잡은 채 거실까지 질질 끌려 나가며 울부짖듯 말 했다.

 

  “착한 척? 너무 일찍 철든 나? 웃기지 마!

  나도 어리광 부리고 싶어!

  천진난만해야 할 초등학생 때부터 오빠 말썽의

  수습 대상으로 살았어.

  정체성 찾느라 예민한 사춘기?

  어떻게 지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오빠 때문에 고통 받느라 내 정체성 찾는 건 사치야!

  갈가리 찢긴 내 심장 어떻게 꿰맬 거야?

  오빠는 쓰레기야! 내게 암적인 존재!”

 

  소란함에 잠에서 깬 부모님이 거실로 나왔다. 오빠는 부모님이 나오자, 오빠 다리를 온몸으로 움켜쥐고 있는 내 등을 주먹으로 내리쳐 떼어 내고 나가버렸다. 나는 죽을힘을 다해 일어나 목청이 찢어져라 고함쳤다.

 

  “차라리 죽어버려! 죽어버리라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빠가 내 뺨을 때렸다. 놀란 엄마가 아빠를 막아섰다. 그 너머로 아빠와 나의 거친 대화가 이어졌다.

 

  “어쩜 아빠는! 자초지정을 들어보지도 않고……

  그동안 오빠 때문에……”

 

  “뭘 듣고말고 해! 저녁 때 일로 이 오밤중에 동네 떠들썩하게 해야겠어?

  너 화풀이하는 통에 저 녀석 또 나가게 되고!

  잘한다. 잘한다 했더니 이놈의 자식이!”

 

 마음을 도려내는 통증이 무릎의 통증과 함께 쓰라렸다. 아빠는 내가 단지 저녁때 현관에서의 일 때문에 화풀이 한 정도로만 알고 계신 듯 했다. 오로지 오빠에게만 관심 있는 아빠는 허벅지길이의 파자마를 입고 있어서 훤히 보였을 내 깨진 무릎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 편까지 들어달란 욕심은 부리지 않았다. 그냥 한귀로 듣고 흘리더라도 왜 그랬는지 들어주는 시늉이라도 했었다면, 뻔히 보였을 무릎 상처에 시선이라도 줬었다면,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관심 갖는 척이라도 해 줬었다면 아빠를 내 인생에서 지워내진 않았을 텐데…….

  그렇게 그날 두 번 죽고 말았다. 그리고 난 두 명을 죽이고 말았다.

 

 

  연휴가 끝나고 내 일상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굴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내 뇌 속의 세포들은 일탈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여드레 동안 거의 자지 못했을 정도로 정상의 궤도에서 벗어나려는 정신의 고통을 느꼈다. 이전까지는 고독, 공허함 따위의 별날 아픔정도는 내 삶의 일부인양 무던하게 지내왔었다. 아니, 엄습하는 고독함은 두려움이 아니라 묘한 쾌감을 주는 희열이라 생각하며 살던 인생이었다. 결코 나는 정적이나 침묵을 겁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설 연휴 후 부터의 일상에서는 달랐다. 그 정신의 고통을 견디기 어려웠다. 이 뇌의 분주함을 잠재우려면 일산화탄소를 일부러 찾아서라도 마시고 쓰러져서 다시 병원에 실려 가야만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했다. 그리고 정신과 진료를 권하던 P의사가 절실히 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에 골몰했다. 불안과 초조는 내 옆에 붙어 다녔다. 때로는 나를 앞서서 뛰기도 했다. 이 정신적 고통이 내 목을 조여 오는 압박에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다. 그 혼란스러움이 내 숨통을 쥐락펴락하는 것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의사 P가 권하던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싶어졌다. 간절했다. 하지만 내 뇌 속의 것들은 치료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아우성이었다.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넘겼다. 무릎을 세워 가슴 쪽으로 꽉 끌어안은 채 어둠속에 앉아 뇌 속의 벌레들을 잡아보려 안간힘을 썼다. 나를 짓눌러온 고철같이 무거운 기억들의 삐거덕거리는 소리와 뇌 속에 얽힌 것들의 분주한 소리가 어둠속의 정적 때문인지 지척에서 들리는 것만 같았다. 그 소리를 압도할 만큼 시끄럽고 기분 나쁜 소리가 세상에 또 있을까 싶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다리가 저려올 때 쯤 그 소리로부터 자유해지고 싶었다. 고민하는 것으로 내 영혼을 갉아먹고 피폐해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시착하는 비행기에서 자신의 손으로 낙하산을 펴고 필사적으로 탈출하듯, 혼란스러움에서 벗어날 길은 정신병원을 내 발로 찾아가보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낙하하는 순간 내 손으로 낙하산줄을 당겨야 살아남는 법! 정신병원이 온전한 낙하산일지 불량 낙하산일지는 모르지만 그 낙하산줄을 당겨보기로 했다. 내 생명이 타들어가는 것을 느낄 때 산소를 찾아 네일아트숍을 드나들었듯이 정신과를 가는 것 역시 그런 것일 뿐이라고, 뇌 속에서 삐거덕 소리를 내는 녹슨 것들의 아우성을 달래려 기름칠을 거듭해댔다. 수차례 기름칠로 뇌 속의 것들을 잠재우고서야 비로소 나도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중언부언하듯 수차례 같은 말로 뇌 속을 기름칠한 까닭에 매일 밤, 내일은 정신병원을 가겠노라 다짐하고 잤다. 하지만 선뜻 정신과를 못간 채 며칠을 보냈다. 침대에서만 하는 다짐일까 싶어서 학생들이 학원에 오기 전 늦은 오후 교무실에서 나에게 집중해 봤다. 석양 무렵이라 교무실 안쪽까지 지는 해가 깊숙이 들어와 있었듯이 정신과 진료를 받아 보겠다는 생각이 뇌 깊숙이 들어와 있는 것은 분명했다. 다행이라는 안도의 심호흡이 나오려던 찰라 다른 걱정이 엄습했다. 병원에 실려 갔을 때 마다 P에게 대놓고 면박을 주는 언행을 저질렀던 터라 병원에 가더라도 민망함에 그냥 나올 것이 분명한데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었다. 좁은 책상의자가 방바닥인 것처럼 양쪽 다리를 올린 채 웅크리고 앉아 무릎을 세워 끌어안고 고민했다. 자세 때문에 등줄기가 뻐근할 즈음, 어두운 터널이 끝나고 탁 트인 밝은 대로가 펼쳐진 것 같은 생각이 났다.

 

  ‘다른 병원을 가자!’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창작의도] [제목의 유연성], <미프라친카… 2017 / 12 / 18 311 0 4721   
21 <중편 소설21>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7 297 0 8770   
20 <중편 소설_20>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80 0 5027   
19 <중편 소설19>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98 0 5033   
18 <중편 소설18>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304 0 5181   
17 <중편 소설_17>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303 0 4096   
16 <중편 소설_16>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82 0 8102   
15 <중편 소설_15>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73 0 4716   
14 <중편 소설_14>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74 0 6893   
13 <중편 소설_13>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92 0 4651   
12 <중편 소설_12>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90 0 7259   
11 <중편 소설_11>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93 0 10181   
10 <중편 소설_10>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306 0 8013   
9 <중편 소설_9>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301 0 5247   
8 <중편 소설_8>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90 0 5025   
7 <중편 소설_7>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312 0 9173   
6 <중편 소설_6>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3 299 0 5376   
5 <중편 소설_5>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2 306 0 5925   
4 <중편 소설_4>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0 293 0 11410   
3 <중편 소설_3>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0 293 0 9987   
2 <중편 소설_2>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0 294 0 7390   
1 <중편 소설1> 미프라친카치아 (미친 + 가… 2017 / 12 / 10 498 0 1035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