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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접근의 의도
작가 : 햐뉴
작품등록일 : 2017.11.29

막장집안에서 태어난 외동아들 제경수
전생에 무슨 업보를 지었길래, 집안에는 온통 외면하고 싶은 가족 뿐
그러던 어느 날 경수에게 완벽한 남친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환경이 환경인지라 불쑥 의심부터 먼저... 너 나한테 접근한 의도가 뭐야?
너무 완벽한 남친 선우와 그런 남친이 못내 의심스러운 경수의 이야기

 
2. 커밍아웃 (5)
작성일 : 17-12-02 16:29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6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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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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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오기 전까지 유선우와 나 사이에 있었던 침묵은 약과였다.

 

  최소한 일부러 숨을 죽일 필요는 없었으니 말이다.

 

  유선우와 나는 가운데 사람 하나가 들어가 앉을 만큼의 공간을 두고서 나란히 소파에 앉아있었다. 아빠는 맞은편 소파에 앉아있었는데, 모은 두 손에 눈과 이마를 기댄 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 뭐냐-,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그 뭐냐- 고급 호텔화장실 앞에 있는 그 짝퉁 동상처럼.

 

  아빠의 사유가 꽤 길어지고 있었지만, 당연히 유선우와 나는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나는 솔직히-, 음, 아무 생각도 없었다.

 

  유선우와 황홀한 키스를 나누고, 그걸 인터폰으로 모두 지켜본 아빠가 갑자기 나타나 유선우의 머리를 팬으로 때려서 기절시키고... 불과 1시간도 안 돼서 일어난 이 모든 게 다 꿈 같은 이야기였다.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그런가, 실감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꼭 한 편의 몽환적인 영화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말도 없이 막장 드라마로 넘어간 기분이었다. 암튼 요지는 내가 주인공이 아니라 그저 관객이었단 거다. 기분상으로는.

 

  술에 취한 것처럼 알딸딸한 기분으로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다가, 슬쩍 곁눈질로 유선우를 보았다. 유선우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예상대로 유선우는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정확한 지점을 가리킬 수 없는 허공 어딘가에 시선을 매어 둔 채. 이 상황에서도 저리 차분하다니- 진짜 대단하네. 얘가 내 남친이에요. 이런 상황만 아니라면 자랑하고 싶었다.

 

  날렵하게 잘 뻗은 콧날과 차가워 보이는 옆얼굴을 몰래 감상하다가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유선우 뒤통수는 괜찮을까?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였다. 하지만 프라이팬에 정통으로 맞았으니까... 어쩌면 납작해졌을지도 몰라. 그걸 숨기려고 뒷머리를 일부러 부풀렸을지도. 나는 진실을 알기 위해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가만히 좀 있지 못하겠어?"

 

  손에서 얼굴을 떼어낸 아빠가 황당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어깨를 으쓱이며 시선을 회피했다. 아빠가 다시 양손에 얼굴을 묻으며 절망 어린 탄식을 내뱉었다.

 

  "내 아들이 호모라니."

 

  나는 곁눈질로 유선우를 확인했다. 유선우는 가만히 있었다. 호모가 아니라 게이라고 아빠의 말을 정정해주지 않아 다행이었다.

 

  아빠가 돌연 손에서 얼굴을 떼어내더니,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혼잣말이긴 했지만, 거의 확신에 찬 어조로.

 

  "아버지 때문이야."

 

  아니, 결론이 왜 그렇게?

 

  "... 이건 할아버지랑 관련 없,"

  "아니! 이건 다 네 할아버지 때문이야. 그렇게 문란한 양반을 십몇 년이나 보고 자랐으니 네가 뭘 배웠겠어? 네 할아버지가 널 이렇게 물들어 놓은 거다."

 

  나는 다시 한 번, 게이는 물드는 게 아니라 선천적인 것이며 문란한 것이 아니라 성별의 일부일 뿐이라고, 유선우가 아빠의 말에 태클을 걸지 않는 것을 감사히 여겼다.

 

  하필이면 그때 도어록 열리는 소리가 살얼음 같은 기류를 깨고 울려 퍼졌다. 우리 집 비밀번호를 저리 당당히 누르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상황에서 단 한 명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만약 타이밍의 신이 존재한다면 묻고 싶었다.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거에요.

 

  거침없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언제나 그렇듯 행복한 할아버지가 등장했다.

 

  "아니!! 이게 누구야. 우리 아들과 손자 아니냐? 허허허-. 옆에 못 보던 얼굴도 있구나. 오- 참 섹시하게 생겼는걸?"

  "이게 다 아버지 때문이에요!"

 

  난데없이 봉창을 두드려 맞은 할아버지는 호탕하게 웃던 웃음을 멈추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아빠는 분노에 찬 손짓으로 우리를 가리키며 할아버지에게 소리 질렀다.

 

  "아버지 때문에 경수가 게이가 됐어요."

  "그게 무슨 소리냐? 경수가 게이라고??"

 

  할아버지가 충격받은 표정으로 나와 유선우를 번갈아보았다.

 

  "설마 너희 둘이... 사귀는 거냐?"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침묵은 곧 긍정이었다. 할아버지가 턱수염을 매만지며 "흠-."하고 입맛을 다시더니 입을 열었다.

 

  "콘돔은 끼는 게 좋겠구나."

  "... 아버지!!"

 

  아빠가 소리를 지르자 할아버지는 억울한 표정으로 항의를 했다.

 

  "아니, 왜 그러냐? 이건 혐오 발언이 아냐. 얘네가 이성애자였어도 난 똑같이 조언해줬을 거야."

  "그게 문제가 아니라, 얘네는 미성년자라고요!"

  "... 미성년자는 섹스를 안 하냐?"

 

  아빠는 기막힌 한숨을 토하더니 "당연하죠." 하고 말했다. 입을 벌린 채 아빠를 가만히 쳐다보던 할아버지가 내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 망치로 할아버지 뒷통수를 친 것 같았다. 누군지 몰라도 우선 절 받으세요.

 

  할아버지가 "흐음..."하고 수염을 매만지더니 입을 열었다.

 

  "요즘 애들은 참 정숙하군."

 

  아빠는 할아버지에게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결국 분노의 타깃은 다시 우리 쪽으로 돌아갔다. 아니, 아빠의 날선 시선은 '우리'가 아니라 유독 '유선우'를 향해 서 있었다.

 

  "아무튼 너흰 이제부터 만나는 거 금지야. 난 내 아들이 게이인 걸 인정할 수 없어."

  "아빠,"

  "죄송합니다."

 

  내가 일어나자, 거의 동시에 일어난 유선우가 왼 팔로 내 앞을 가로막으며 내 말을 가로챘다. 순간적으로 나는 말을 멈췄고, 유선우는 내가 막기도 전에 아빠를 향해 허리를 구십 도로 굽혔다. 나는 당황했다. 감동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얘가 왠 오버액션을 하나 싶어서였다. 아니, 무슨 따님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님!! 이런 것도 아니고.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네가 왜 사과를..."

 

  유선우가 다시 왼 팔로 나를 가로막았다.

 

  "경수에게 먼저 고백을 한 것도, 키스를 한 것도 저입니다."

  "..."

  "경수는 아무 잘못도 없습니다."

  "... 잘 알고 있으니, 말이 쉬워지겠네."

 

  도대체 뭘 어쩌려는 거지? 순순히 잘못했다고 시인하는 유선우의 의도를 간파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아빠의 말에 유선우가 보인 것은 수긍의 사인이 아니었다.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 유선우가 심지가 곧은 눈으로 아빠를 또렷이 응시했다.

 

  "그러나 저 역시 아무 잘못도 없습니다. 경수가 제 마음을 받아주었기 때문입니다."

  "..."

  "저희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

  "헤어질 수 없습니다."

 

  한참 동안, 유선우와 아빠는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아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유선우를 향한 눈길이 냉담하다는 건 나도 알 수 있었다. 유선우는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에 차마 끼어들 수 없는 묘한 신경전이 계속되었다. 용기는 칭찬해줄만했지만 내가 보기엔 쓸데없는 화력 낭비였다.

 

  더 이상은 못 참아주겠네. 나는 유선우의 팔에 단단히 팔짱을 끼었다. 유선우가 뭐냐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쯧. 가만히 있으세요. 우리 아빠는 너보다 내가 더 잘 아니까.

 

  "서로 얘기는 대충 된 거 같으니까 저희 이만 사라질게요."

  "다시 말하지만, 쟤는 절대 안 돼.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애당초 아빠 맘대로 클 성격이었으면 지금 이런 모습은 아니었겠죠. 아- 그리고요."

 

  나는 뒤돌아 가려다 말고, 뻔뻔하게 아빠에게 손을 내밀었다.

 

  "설마 이대로 넘어가시려는 건 아니죠? 아무리 게이라도 자연치유력은 없거든요."

 

  얼빠진 표정으로 나를 내려보던 아빠가 "줄 생각이었어. 아깐 너무 당황해서... 아니, 지금도 마찬가지만. 아무튼 내가 돈을 준다고 너흴 허락하는 게 아니라는 건 명심ㅎ.." 라고 횡설수설하며 주섬주섬 지갑을 꺼냈다.

 

  아빠가 수표 몇 장을 꺼내 내게 건네었다. 나는 수표를 홱 낚아챘다. "CT 촬영비 정도는 되겠네요." 수표를 받아 숫자를 센 뒤 주머니에 넣었다. 나는 만족한 듯 한 표정을 지었지만 아빠가 방심한 틈을 타 아빠의 손에 들린 지갑을 홱 낚아챘다.

 

  "이 정도로는 안 되죠."

 

  그리곤 지갑에서 수표를 더 꺼냈다. "이건 혹시 모를 병원 입원비고요." 수표를 또 꺼냈다. "이건 혹시 뇌진탕에 걸렸을 수도 있으니까요." 수표를 계속 꺼냈다. "이건 갑자기 묻지 마 폭행을 당한 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상이고요." 수표를 계속계속 꺼냈다. 이 때 쯤 아빠 지갑을 가루로 만들기로 결심하고 있었다. "이건 흉악 범죄의 범인이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부과하는 가중 책임이에요. 누구는 죽을 뻔했는데 그 책임을 돈으로 진다니 참 저렴한 대가네요."

 

  이번에는 손가락에 두툼히 잡힐 정도의 양을 꺼냈다. "이건 인권침해에 대한 보상이에요. 어떻게 남에 대한 혐오를 그리 당당히 드러낼 수 있는지 의문이네요.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 말이죠."

 

  수표를 더 꺼내려 했지만 어느새 지갑이 텅텅 비어있었다. 나는 손에 넘치도록 가득 쥐어진 수표뭉치를 주머니로 찔러 넣었다. 그 다음 거덜 난 지갑을 얼뜬 표정의 아빠 손에 고이 쥐어드렸다.

 

  "겨우 이거 밖에 없어요? 남의 집 귀한 자식을 프라이팬으로 때려서 기절시킬 생각을 품고 계셨으면 적어도 이것보단 더 들고 다녔어야죠. 가자, 유선우."

 

  아빠의 멍청한 표정은 더는 보고 싶지 않았다. 아니, 이 공간에 있고 싶지 않았다. 나는 유선우의 손을 꼭 쥔 채 바로 뒤돌아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다행스럽게도 유선우는 군말 없이 곧잘 따라와 주었다.

 

 

 

 

  *

 

  무작정 유선우를 끌고 나온 나는 집에서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졌다 싶었을 때쯤 보폭을 줄였다. 주머니를 뒤적여 한 뭉치의 수표 다발을 꺼내 유선우에게 건네었다. 유선우는 수표를 받지 않고 말없이 내려보기만 했다.

 

  "너 병원비. 받아."

  "됐어."

  "그래? 그럼 우리 데이트 비용으로 쓰지 뭐."

 

  잘 됐네. 이걸로 맛있는 것도 먹고 유람선도 타고 씨발 이참에 세계일주나 할까. 돈을 주머니에 도로 넣는데 유선우의 표정이 약간 이상했다. 눈썹을 치켜 뜨며 "왜?"라고 묻자 유선우가 머뭇거렸다. 어쩌면 한국인은 삼 세번 거절하는 문화가 있으니 내심 돈이 아쉬울 수도 있었다. 됐어, 씨발. 커밍아웃 할 때는 완전 외국인 마인드더만 이제와서 무슨. 버스 떠났어요, 아저씨.

 

  망설이던 유선우가 말했다.

 

  "그냥... 데이트란 말이 의외여서."

  "별로 의외일 건 없는데."

  "나랑 계속 만날 거야?"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래- 아까 아빠 앞에서 못 헤어진다고 당당히 말하던 애는 어디 갔어?"

  "그건 그냥..."

  "그냥? 그냐아아앙??"

  "... 내 마음 뿐이었잖아."

 

  유선우가 아랫입술을 질끈 물었다 놓았다.

 

  "... 너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그렇게 말씀드린 거야. 하지만 네 마음은 모르잖아."

  "나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 적어도 그게 아빠 때문이라면."

  "너희 아버지가 널 싫어하시게 될지도 몰라. 미움 받게 될지도 모른다고."

 

  아빠한테 미움 받는 걸 두려워하는 나이는... 너무 많이 지나지 않았니?

 

  유선우는 나를 미운 오리 새끼라는 동화책의 미운 오리 새끼 쯤으로 아는 게 분명하다. 미움받는 게 두려워하서 발악하는 돌연변이 오리 쯤으로. 동화같은 환상을 깨서 미안하지만 나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내가 백조라는 자부심을 갖고 태어난 몸이었다. 아빠랑 할아버지가 오리지.

 

  "가볍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야. 나 때문에 네가 부모님과 사이가 멀어지는 걸 원하진 않아."

  "그럼 뭐. 아빠 말대로 헤어지겠다는 거야?"

  "... 그건..."

 

  유선우는 쉽사리 말을 잇지 못하고 꾸물거렸다. 괜찮지 않은 모습이라 다행이었다. 만약 여기서 유선우가 당당하게 '그래!! 난 괜찮아!!'라고 소리쳤다면 주머니에 있는 수표다발로 싸대기를 때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너 때문에 커밍아웃까지 했는데. 씨발, 쇼크 받은 우리 할아버지랑 아빠 책임져!! 네 집으로 다 데리고 가!! 하고. 음. 왠지 이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네가 어떤 이상적인 가정을 꿈꾸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보다시피 아빠하곤 난 그렇게 친하지 않아. 난 싸가지 없는 아들인 편이고 내 인생에서 아빠를 고려한 선택지는 없거든.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 후회하지 않겠어?"

  "그걸 내가 지금 어떻게 알겠어? 네가 아빠보다 못한 최악의 애인이 된다면 후회할 수도 있겠지."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후회니 뭐니 하면서 오그라드는 단어를 쓰는데 말야... 우리 결혼하는 거 아니고 그냥 사귀는 거거든? 그러니까 가볍게 생각해."

  "..."

  "사귀는 것까지 미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끌리는 대로 하면 되는 거지. 마지막 말은, 유선우가 내내 했던 경고보다 더 오글거릴 것 같아서 굳이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하지만 대충 알아들었는지 유선우는 별말을 하진 않았다.

 

  "하긴 내가 누구한테 충고를 하냐. 충동적인 거로는 너를 따라갈 재간이 없는데."

 

  유선우가 또 그건 무슨 소리냐는 듯 나를 쳐다보길래,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시치미 떼긴.

 

  "일부러 인터폰 킨 거 모를 줄 알아?"

  "..."

  "내가 말했지? 우리 가족은 절대 안 된다고. 그래, 최악의 시나리오를 쓴 소감이 어때?"

 

  나는 유선우의 뒷머리에 손을 올렸다. 아빠한테 맞은 데가 여기쯤이던가. 대충 그 자리로 추정되는 곳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인형 털처럼 보들보들한 유선우의 머릿결이 손가락 사이로 감겨들었다. 유선우의 눈살 밑이 찡긋, 하고 오므라들었다. 나는 킥킥 웃었다.

 

  "어때. 아프지? 천하의 유선우도 아프긴 아픈가 보네."

  "..."

  "그러니까 이제 일 좀 그만 벌리고. 무모한 짓 좀 그만해."

  "..."

  "너랑 같이 다니다가 내 수명 쪼그라들겠다."

 

  유선우가 얌전히 내 손길을 받고 있으니 웃음이 났다. 기분이 이상해. 꼭 순둥한 강아지를 쓰다듬는 것 기분이랄까. 아니. 강아지는 너무 말랑말랑한 느낌이니까 취소. 오늘 넌 그냥 개야, 개. 개 같은 유선우. 오늘 너 때문에 주인님이 너무 힘들었어. 그니까 재롱 좀 피어봐.

 

  "... 최악 아니야."

 

  재롱 좀 피우랬더니 말 안 드는 개는 주인님한테 반말을 한다. 괘씸하게.

 

  "최상이지."

 

  그리고 주인을 품에 안았다. 이런 건방진 개가 있나. 재롱을 피우랬더니 감히 고귀한 주인님 몸에 손을 대? 개가 너무 괘씸해서 나는 개의 포근하고 너른 품 안에 내 몸을 푹 기대고 눈을 감았다. 개가 내 뒷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흘긋 웃음이 났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진짜였어. 우리 집은 서당이라기엔 도덕적으로 문제가 좀 많지만.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햐뉴입니다 :)

 심사위원님들... 끝까지 봐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제 글이 웹툰이나 웹드라마의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bl로 느끼실 수도 있지만 사실 bl을 첨가한 <성장물>입니다. <성장하지 않는 성장물>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발 끝까지 봐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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