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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신도령의 연인
작가 : 고요희
작품등록일 : 2017.11.22

[조선로판] 로맨틱 코미디 / 운명적 만남 / 계약 / 능력남 / 쾌활녀 /

완벽주의 해결사 사신도령 오현은 업무성과를 인정받아 하루 빨리 이승을 탈출하여 저승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낙화놀이의 밤, 우연히 만난 인간 여인 서령이 오현의 물건(?)을 만져버렸다! 그 날 이후, 사신의 능력에 구멍이 뻥! 뻥! 뻥! 생기자 정신을 못 차리는 오현. 사신도령 오현과 인간 여인 서령이 저승으로 가지 못한 영혼들과 함께 티격태격, 알콩달콩 공생하는 이야기.

** 작가 메일 : kkeh8318@naver.com

 
13. 짝사랑도 아름다울 수 있다 (2)
작성일 : 17-11-30 08:59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4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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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짝사랑도 아름다울 수 있다 (2)

 

 

 사신도령 오현, 몸종 소야, 건욱의 영혼, 그리고 인간 여인 서령까지, 그들은 어느새 영월각 매향의 방에 와 있었다. 지난 밤 난동을 부렸던 건욱의 몸에는 포승줄이 감겨있었다.

 

 그들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담장들과 벽들을 그대로 통과하여 금세 매향의 방에 당도할 수 있었다. 서령과 함께 있는 오현에게 불가능이란 없을 터였다.

 

 창백한 얼굴의 매향이 누워 있었다.

 

 [“흑, 매향아...!”]

 

 건욱의 한숨 섞인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영혼의 목소리가 인간에게 닿을 리가 없었다. 건욱이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지난 밤, 질투에 눈이 멀어 정신을 잃고 그녀를 공격했던 자기 자신을 책망하는 것이리라, 고 서령은 생각했다.

 

 “당신이,”

 

 하고 서령이 입을 떼는데, 쉿, 소야가 검지를 자신의 입술에 대면서 눈치를 줬다.

 

 ‘아!’

 

 그랬다. 사람들은 그들이 방 안에 있는 것을 모를 테니, 말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면 안 되었다.

 

 오현이 손가락을 튕겨 공기방울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공기방울은 점점 커지더니 방 안 전체가 그 안에 담긴 형상이 되었다. 서령은 이미 한 번 본 기술이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신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젠 말을 해도 괜찮소.”

 

 오현의 허락이 떨어지자 서령은 고마워요, 라고 그에게 눈빛으로 인사한 뒤 죽을 상을 하고 있는 인간 영혼을 향해 입을 뗐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인이 지금 저리 누워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던 모습은 아닐 테지요.”

 

 묵묵부답.

 

 서령이 조곤조곤 말을 이었다.

 

 “사랑을 해 본 적 없는 저는 잘 알지 못 합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상대의 안녕과 행복을 온 맘과 정성을 다해 비는 것이 우선이고, 그 사랑에 보답 받고자 하는 마음은 그 이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건욱의 눈에 뜨거운 것이 점점 차올랐다.

 

 ‘꽤 하는데?’

 

 어느덧 오현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서령을 바라보며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이가 나를 돌아봐 주지 않아 아픈 마음, 잘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 저 여인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는 당신이고, 그리고 당신을 가장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이 또한 그녀입니다.”

 

 또르르, 건욱의 눈가에서 물방울이 굴러 떨어졌다. 옆에 앉은 소야의 눈가도 촉촉해 지는 것이 좀 감동 받은 모양이었다.

 

 “마지막으로... 따뜻하게 토닥여주세요.”

 

 그렇게 말한 서령이 오현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 눈짓의 의미를 단번에 파악한 오현은 서령을 향해 한 쪽 눈을 찡긋 감으며 미소를 보냈다. 오현이 건욱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제 그녀의 눈에 네가 보이고, 그녀의 귀에 네가 들릴 것이다.”

 

 건욱의 몸을 감고 있던 포승줄도 점점 가늘어지더니 결국 사라졌다. 고맙습니다, 건욱이 오현을 향해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는, 누워있는 매향에게 다가갔다.

 

 “매향아, 매향아! 나다, 건욱이! 눈을 떠 보거라!”

 

 “으응... 도...련님?!”

 

 매향이가 스르르 눈을 떴다.

 

 “그래! 나를 알아보겠느냐?”

 

 “아... 제가... 결국 죽었군요.”

 

 겨우 일어나 앉은 매향이 건욱을 알아보고는 눈이 커졌다.

 

 “아니다! 내 저승에 가기 전에 너와 작별인사를 하러 왔다.”

 

 “도련님...!”

 

 건욱이 매향이를 꼬옥 껴안았다.

 

 “너는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리따운 여인이었다. 그러니 그 아리따움을 함부로 하지 말거라. 그리고...”

 

 건욱은 말을 선뜻 잇지 못했다. 역시 형과 그녀의 사랑을 빌어주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건욱은 다시 어금니를 꽈악 깨물었다.

 

 “그리고... 형님 또한 너를 어여삐 여기고 있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그 마음, 늦기 전에 전하거라.”

 

 “도련님께서 어찌 아시고...?”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건욱의 말에 매향이 놀랐다.

 

 “영혼만 남으니 육신과 함께 있을 때 보다 많은 것을 알게 되더구나.”

 

 “도련님...”

 

 어느새 매향이의 눈가가 촉촉이 젖어 있었다.

 

 “그래... 꼭 행복해야 한다.”

 

 “도련님, 잘 가시어요.”

 

 건욱은 마지막으로 매향이의 가녀린 어깨를 끌어안았다.

 

 

 

 

 ***

 

 

 

 

 청은다방.

 

 “이대로 그를 저승으로 보내는 것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아요!”

 

 오현과 서령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찻잔을 사이에 두고 앉아있었고, 방금 짝사랑 그녀와 작별인사를 나눈 건욱은 한 쪽 구석에 앉아 풀이 죽은 채 고개를 축 늘어뜨리고 있었다. 소야는 사신 교석을 데리러 가고 없었다. 서령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힘주어 말을 꺼냈다.

 

 “그렇잖아요. 도련님의 역할은 이승에 미련이 남아 저승으로 쉽게 가지 못하는 영혼들의 소원을 들어주어 그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는 것이라고 하셨잖아요?”

 

 오현은 조용히 찻잔을 들어 자신의 입으로 가져갔다.

 

 “하지만 지금 건욱 도령의 영혼을 보세요. 저승으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가벼울까요? 과연?”

 

 오현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건욱 쪽을 힐끗 바라 봤다. 서령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물론 건욱은 아무런 저항 없이 순순히 저승으로 따라 갈 것이 자명했다.

 

 그의 마지막 소원은 이미 성사되었다. 차마 사랑고백까지는 못하였지만, 그는 매향이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작별인사를 한 터였다. 더 이상 이승에 남아있을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남았을 것이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은 여전히 몸져 누워있었기에.

 

 ‘그래서 뭐?’

 

 이것이 오현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들의 성불을 돕기 위해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는 것, 딱 거기까지가 오현의 역할이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거기까지.

 

 그런데 지금 인간 여인이 그에게 뭔가를 더 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현이 그녀의 이야기를 굳이 귀담아 들을 필요는 전혀 없었다. 겨우 인간 여인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렇다고 대놓고 그녀를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긴 했다. 이 인간 여인은 자신의 구슬 조각을 갖고 있는 여인이니까.

 

 “더 이상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소. 사신의 능력으로 매향이를 지금 이곳으로 데려오는 것은 가능하오. 하지만 그녀의 아픈 마음을 낫게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그것은 사신 능력 밖의 일이오.”

 

 오현의 입에서 흘러나온 무심한 말들이 서령의 심기를 건드렸다.

 

 “인간세계에 사시면서 인간 영혼들을 돕는 사신님치고는 참으로 매정하십니다.”

 

 하?! 전부터 느꼈던 바지만, 이 여인... 발칙하기가 이를 데 없다! 순간 오현도 발끈했다. 어금니를 꽉 깨무는 오현.

 

 “말 참 잘했소. 내가 지금은 이승에 몸을 담고 있으나, 인간이 아닌 사신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오.”

 

 라고 말하는 오현의 온 몸에서 어두운 기운이 발산되었다. 연푸른색 비단 옷은 어느새 흑색을 띄었고, 그의 얼굴은 백지장처럼 창백해졌으며, 그의 눈 밑과 입술도 검어졌다.

 

 우리가 알던 그 동안의 꽃도령의 모습은 사라지고, 금방 저승에서 튀어온 듯 한 사신이 앉아 있었다. 나 사신입네, 하며 요술을 부리는 오현이 유치했는지 서령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

 

 “아, 네네. 위대하신 사신 도련님. 그 전능하신 능력으로 제 왼 가슴에 박혀 있다는 사신구슬 조각을 이제 그만 가져가주세요. 그래야지 온전한 힘을 쓸 수 있잖아요.”

 

 끄응, 오현의 눈에 들어갔던 힘이 절로 풀렸다. 창백한 사신은 이내 사라지고, 다시 꽃미모의 도령이 앉아 있었다. 이 여인은 정말이지 여간내기가 아니다.

 

 “건욱 도령의 또 다른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세요.”

 

 서령은 고개를 꼿꼿이 들며 말했다.

 

 “마지막 소원이면 마지막 소원이지, 거기에 또 다른 마지막 소원이란 건 없소. 그를 저승으로 데려갈 사신이 곧 도착할 것이오.”

 

 오현이 서령을 노려보며 대답했다. 서령도 지지 않고 오현을 노려봤다.

 

 “교석 사신님은 기다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자도 나만큼이나 성격이 급한 자요.”

 

 공중에서 부딪힌 둘의 시선이 찌지직, 불꽃을 만들어내는 것 같았다.

 

 

 

 ***

 

 

 

 “제가 많이 늦었습니다. 때마침 교석 도련님께서 자리에 안 계셔서 조금 기다리느라...”

 

 건욱을 저승으로 이송할 사신, 교석과 함께 방 안으로 들어선 소야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이 몸종 아이가 건네는 말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방안을 샅샅이 훑어보던 소야의 시선이 교석의 시선과 마주치는 순간, 난감함의 파도가 거세게 몰아쳤다. 뜨아... 어쩌면 좋아! 소야가 민망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상황 파악을 끝낸 교석의 눈빛이 매섭게 빛났다.

 

 ‘감히 나를 바람맞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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