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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1만 특성이다.
작가 : 라이온
작품등록일 : 2017.10.30

재능이 없었기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죽음과 함께 다시 한 번 찾아온 기회.
이번에는 1만 개의 특성과 함께한다!

 
인정 (5)
작성일 : 17-11-28 17:53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4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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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왜 그리 멍하게 있는가?”

 “정말 이렇게 쉽게 인정해 주시는 겁니까?”

 

 그를 보기 전에 예상한 것은 몇 개 없었다.

 변덕이 많고, 자신을 향한 믿음을 중요시한다는 정도.

 그러나 변덕이 심해도 정도가 있다.

 아무런 시험조차 하지 않았는데 인정을 해준다고?

 

 ‘조작된 건 분명 아닐 텐데.’

 

 ‘인정’한다는 메시지 창을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었다.

 각각의 창조주가 강력하긴 하나 메시지마저 조작할 수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사타나엘의 시련에서도 ‘한 달 동안 생존하라.’ 라는 메시지 창 자체는 거짓을 말하지 않았었다.

 그가 나에게 속인 건 오직 아이템의 진정한 설명뿐.

 그마저도 만약 ‘절대감정’을 사용할 수 있었더라면 맞는 설명이 떴을 것이었다.

 

 그런데,

 그 거짓말을 하지 않는 메시지 창이.

 

 [ 야훼가 당신을 인정합니다. ]

 

 “늙은이가 해 주는 인정은 마음에 안 드는 건가? 흐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사타나엘이 말하지 않았는가.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잘 생긴 청년의 인정이라면 받아주겠어?”

 

 야훼의 목소리 톤이 달라졌다.

 그를 바라보자, 얼굴 가득 주름졌던 노인은 사라지고 젊어 보이는 사내가 새로 등장했다.

 노인이 젊었다면 딱 저런 모습이었을 것만 같았다.

 

 “그것도 아니면, 이런 신성한 분위기는 어떠할지 모르겠구나.”

 

 이번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중성적인 목소리로 바뀌었다.

 그의 모습은 빛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의도로 이러시는 겁니까?”

 

 그의 변덕이 심하다는 건, 그가 계속 모습을 바꾸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대체 왜?

 변덕이 심해도, 당연히 그 정도가 있다.

 이번에는 내가 봐도 그 정도를 넘어섰다.

 

 “재미라고나 하지.”

 

 다시금 노인의 모습으로 돌아온 야훼가 내 귀에 속삭였다.

 

 “창조주라는 자리는 말이지. 사실,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네. 전혀 전지전능하지 않아. 정말, 지루하고 무의미한 일이 아닐 수 없지.”

 

 자기 자신에게 조소하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창조주들 전부를 향해서인지.

 그는 한 차례 비웃고선 나를 바라보았다.

 

 “그런 나에게 감흥이 오는 건 두 가지. 나를 정말 신으로 받들어주는 멍청이들, 그리고 재미있는 것. 오직 두 가지뿐이라네.”

 

 그리고 너는 후자란다.

 어느새 빛으로 변한 야훼가 성스럽게 말했다.

 

 ‘아.’

 

 이제는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했다.

 창조주들은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긴 했으나,

 야훼만큼 ‘신’처럼 느껴지는 이는 몇 없었다.

 가장 신에 가까운 창조주.

 그가 바로 야훼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중에 나랑 따로 한 번 보지.”

 

 슬슬 다음 창조주의 인정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야훼는 나에게 손을 흔들고 유유히 어딘가로 걸어나갔다.

 솔직한 감정으로, 그는 없어질 때까지 ‘신’ 다웠다.

 

 다른 속임수나 꿍꿍이는 없었다.

 정말 재미만으로 나를 인정했다.

 

 남은 창조주는 하나.

 

 “안녕하세요. 현우 씨 맞으시죠?”

 

 야훼가 사라지고, 얼마 뒤.

 남자다운 중저음의 목소리가 갑작스레 들려왔다.

 이제는 놀랄 것도 없었다.

 

 정보가 가장 잘 알려진 창조주.

 그리고, 어쩌면 동시에 가장 위험한 창조주.

 

 “왜 그렇게 과한 격식을 차리게 계세요? 부담스러워요, 이러지 말고 같이 앉아서 대화하죠.”

 

 사탄이었다.

 그가 손가락을 튕겨, 의자와 둥근 원형 테이블을 만들었다.

 자리에 앉아, 그의 모습을 살펴본다.

 정장을 입은 평범한 영업사원처럼 보이는 외관.

 그냥, 얼굴이 호감형이라는 걸 제외하면 수많은 사람과 별다를 바 없어 보였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가장 호의를 보내는 모습.’

 

 그의 특기이자 장기인 폴리모프.

 아무도 그의 진짜 모습은 모른다.

 때로는 여인으로, 때로는 사내로써.

 호의를 받기 쉬운 모습으로 접근해 그 특유의 언변으로 사람을 꾄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잡아먹힌다.

 

 “왜 아무 말도 안 하세요? 긴장하셨어요? 에이, 괜찮아요. 다들 그런 거죠.”

 

 진심으로 상대를 걱정하는 듯한 말투.

 그리고 세피로트로 소환되기 전, 동경했었던.

 자신이 되고 싶었던 모습에,

 마음이 풀어질 ‘뻔’ 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창조주분들을 여럿 만나니, 정말 영광스러워서요.”

 “아니라고 얼굴에 뻔히 쓰여 있는데요? 자, 솔직해져 보세요.”

 

 톡톡, 버릇처럼 사탄은 테이블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나는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한숨을 내쉰 사탄이 말을 이었다.

 

 “뭐, 좋아요. 가식을 싫어하는 건 아니니까. 본론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하면 나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는가?’.

 

 사탄이 밝은 미소를 보였다.

 

 “일단, 저는 당신을 인정할 생각이 없어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 그대로에요. 아, 딱히 현우 씨가 싫다거나 해서 그런 게 아니니 안심하세요. 그냥 당신을 보내고 싶지 않을 뿐이니까.”

 

 재차 손을 튕긴 사탄의 손에 무언가가 들렸다.

 그건, 대략적인 세피로트의 세력 구도를 보여주는 지도였다.

 익숙한 이름이 많이 보였다.

 

 “여기, 보이세요?”

 

 그가 짚은 곳은 리우 란이 지배하는 무림이 통솔하고 있는 영역.

 넓은 세피로트 내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세력이었다.

 

 “당신이 알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종합 랭크 S-로 모든 시련을 통과했어요. 그리고선 자신의 우수함을 기반으로 어느새 세피로트의 최강자 중 한 명이 되었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다음에, 그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짐작이 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신은요? 저만 인정하면, EX+++의 랭크로 시련을 클리어하시겠죠. 그다음엔? 당신이 어떤 일을 벌일까요? 어떤 식으로든 당신은 현재의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리우 란을 담당하는 저로서는 그걸 별로 희망하지 않아요.”

 

 그럤다.

 지금까지 통과한 시련들.

 사마엘은 나를 지켜봐 오며, 결국 나를 인정하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해 인정했을 것이고.

 오만한 얄다바오트는 나를 그리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사타나엘은 나를 시험하기도 했고, 현재의 전황이 그에게 별로 유리하지 않았기에 인정해도 괜찮다고 생각했을 터.

 야훼는, 그저 변덕이었으니 무슨 생각인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사탄은?

 

 “그렇다고 여기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없어요. 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창조주가 당신을 인정했으니까요. 그래도 영겁의 시간 동안, 적어도 당신이 미칠 때까지 당신을 붙잡아둘 순 있을 것 같네요.”

 

 실리주의자인 그가, 나를 보냄으로써 얻는 이득이 있을까?

 내가 생각해도 ‘아니오’ 였다.

 

 “현우 씨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생각이고 자시고.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스테이지 원으로 진출해야만 하는데.

 방법이 없었다.

 사탄이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힌 기분이었다.

 

 “저는.”

 

 무슨 말을 해야만 할까.

 무슨 말을 해야, 나를 보내줄까.

 일반적인 사고로는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위험하더라도 도박수를 던져야 한다.

 

 “사마엘의 매혹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내가 사마엘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증거를.

 사탄, 그에게도 충분히 협조할 수 있다는 말을.

 인과율이 꼬였다는 말은 혹시 모르니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매혹에? 잠시만요. 이상하다, 사마엘이 시킨 건 아닌데. 정말로 매혹을 파훼하신 건가요?”

 “우연히, 어쩌다 보니 그리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그게 끝인가요?”

 

 좋아.

 아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타협이 절대 없는 ‘갑’의 태도가,

 어느 정도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정도로 바뀌어 있었다.

 

 “리우 란을 비롯한 당신의 주요 인재들을 공격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그들이 저를 선공하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불가침조항이라, 솔직히 그렇게 끌리지는 않네요.”

 “요구가 저에겐 너무 과한 것 같습니다. 대체 무엇을 더 원하십니까?”

 

 사탄이 턱을 쓸며 잠시 고민했다.

 그러다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말을 내뱉는다.

 

 “레전드리 무기, 혹은 그에 준하는 보물 하나.”

 “구해서, 리우 란에게 바치겠습니다.”

 “…정말입니까? 그냥 이 상황을 타개하려고 거짓말을 하는 거라면, 저도 좀 곤란해서 말이에요.”

 “그래서 계약서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공중에 마법의 계약서가 나타났다.

 사탄이 소환한 모양이었다.

 내용은 간단했다, 나는 불가침 조항응 이행하며 1년 이내에 리우 란에게 레전드리 무기 내지는 그에 준하는 것을 바쳐 그녀의 성장을 돕는다.

 그리고 사탄은 나를 인정한다.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 진 모르겠지만, 희망을 빌겠습니다.”

 

 계약서에 서로가 영혼의 이름으로 맹약했다.

 이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내 목숨은 그대로 상대인 사탄에게 거두어지리라.

 그러나 이 계약으로 얻은 것도 있다.

 

 [ 사탄이 당신을 인정합니다. ]

 [ 권능의 시련이 끝났습니다. ]

 [ EX+++ 랭크로 시련을 통과하셨습니다. ]

 

 익숙한 시련의 끝맺음, 그리고.

 

 [ 모든 시련을 통과하셨습니다! ]

 [ 평균 랭크 EX+++ ]

 [ 인간이라곤 생각하기 힘든 업적입니다. ]

 [ 칭호가 변경됩니다. ‘끝없는 인내의’ -> ‘불가능을 초월한’ ]

 

 “…해냈다.”

 

 모든 시련이 끝났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이제는, 보상을 받고 스테이지 원으로 진입할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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