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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내겐 너무 소중한 그대
작가 : 카렌
작품등록일 : 2017.10.30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마술사학교'의 최종우승자 마술소녀 윤제이. 한달 전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빠의 죽음에 무언가 숨겨진 음모가 있는 게 분명하다며, 제이의 주변 사람들을 차례차례 의심하는 수상한 그놈이 나타났다. 그놈의 정체는 사생활이 철저하게 비밀에 휩싸여 있는 독일에 국민마트 CEO 강철수. #티격태격, #알콩달콩, #로맨틱코미디, #츤데레 남주, #당찬 여주 habilis21@naver.com

 
37.대표님, 제이 씨랑 데이트하세요.
작성일 : 17-11-14 18:58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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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컷 울고 난 다음 날은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띵할 정도로 아팠다.

 

 아침 일찍 일어났지만, 어제 눈물을 펑펑 흘린 것이 창피해서 제이는 거실로 나갈 수 없었다.

 

 다시 이불에 얼굴을 파묻은 제이는 어제 있었던 철수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ㅡ 말도 안 됩니다. 제이가 하연주의 머리에 칵테일을 끼얹었다니요.

 

 철수의 다정함에 제이는 더욱더 눈물이 솟구쳐 올라서 그의 품에 안겨 그야말로 펑펑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어젠 뭐가 그렇게 서러웠을까."

 

 이성을 잃고 그의 품에 안겨서 눈물을 흘렸던 일을 떠올리자, 제이는 부끄러워서 양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원래 난 이렇게 눈물이 많은 애가 아니었는데.'

 

 수줍음 많고 소극적인 성격이긴 했지만, 제이는 위기에 오히려 강해지는 타입이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약해졌을까.'

 

 아무리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나오지 않았는데, 철수의 다정한 음성을 듣고 그만 참았던 눈물이 터져 나왔다.

 

 유독 그녀는 철수 앞에서만 눈물이 많아졌다.

 

 제이는 표정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익숙했는데, 이상하게도 철수 앞에서는 그게 잘 안 되었다.

 

  "……정말 이상해."

 

 철수뿐만 아니라 요즘은 자신의 행동도 조금 이상해진 것 같았다.

 

 오늘은 철수가 아침 일찍 회사로 나가서 출근하는 날이었다.

 

 집 안 청소도 다 해놓고 저녁에 맛있는 토마토 스파게티를 만들어준 철수의 아침을 꼭 챙겨주고 싶었던 제이는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부엌으로 나갔다.

 

  '오늘은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줘야지.'

 

 제이는 냉장고에서 꺼낸 달걀과 우유, 그리고 찬장에서 꺼낸 설탕을 한데 뒤섞었다.

 

 가장자리를 자른 식빵을 달걀 물에 담궜다 빼낸 제이는 버터를 녹인 프라이팬 위에 올려놓았다.

 

 치이익.

 

 기분 좋은 소리와 함께 토스트가 익어가면서 고소한 냄새가 주변을 가득 에워쌌다.

 

  "……아, 철수 씨. 일어나셨어요?"

 

 제이는 까치집이 지어져 있는 그의 머리를 보고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일찍 일어났군요."

 

  "오늘 아침으로 프렌치토스트를 만들어 봤어요. 드셔보세요."

 

 제이가 프렌치토스트를 만드는 동안 철수는 그가 먹을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제이에게 줄 우유를 준비해서 식탁에 내려놓았다.

 

 제이는 금방 만들어서 따뜻하고 폭신폭신한 프렌치토스트를 접시에 담아 철수의 앞에 내려놓았다.

 

  "제이도 같이 먹어요. 혼자먹는 건 좀……."

 

 철수의 말에 제이는 입고 있던 앞치마를 벗어두고 그와 마주보고 앉았다.

 

 프렌치토스트를 맛본 철수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요리 실력을 칭찬했다.

 

  "……맛있군요."

 

  "다행이에요."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 풍경이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서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눈이 마주친 철수와 제이가 풉,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결국 참지 못한 제이가 활짝 웃자, 아랫입술을 깨물며 웃음을 참던 철수도 미소를 지었다.

 

  "철수 씨, 왜 웃는 거예요?"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도 모른 채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고 실컷 웃음을 터트렸다.

 

 아까전보다 훨씬 편해진 분위기에 제이는 말문을 열었다.

 

  "어제는 제가 왜 그렇게 서럽게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제이의 말에 철수는 알듯말듯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전 그렇게 눈물이 많은 애가 아니거든요."

 

  "……그래요?"

 

  "네! 정말이에요. 얘들이 애니메이션 보고 울 때 저는 애들이 왜 우나, 싶었어요."

 

 철수는 바싹하게 구워진 프렌치토스트를 먹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입가에 빵부스러기가 묻은 것을 본 제이가 티슈를 건네면서 자신의 입가를 가리켰다.

 

 철수는 약간은 민망해하면서 제이가 건네준 티슈로 입가를 닦았다.

 

  "지금 생각하니까 어제 운 게 조금 창피하네요."

 

  "창피할 것 없어요."

 

  "……?"

 

 제이가 손을 탁탁 털고 티슈로 입가를 닦으면서 철수를 바라봤다.

 

  "원래 울 수 있을 때 우는 게 좋다고 하잖아요."

 

  "……그런가요?"

 

  "네, 펑펑 우는 것도 스트레스 해소에 좋아요."

 

 제이는 생긋 미소를 짓고 식탁 위에 올려진 접시를 싱크대로 가져갔다.

 

  "오늘 설거지는 꼭 내가 할 거예요."

 

 제이가 살짝 혀를 내밀며 메롱, 하자 철수가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

 

 

 

 자주 방문한 곳이었지만 철수는 항상 닥터 리의 병원에 오면 입안이 바싹 말랐다.

 

  "오랜만입니다. 대표님."

 

 안으로 들어가자 닥터 리가 쾌활한 목소리로 자신을 반겼다.

 

  "여기 와서 앉으세요."

 

 닥터 리가 편하게 소파에 앉을 수 있도록 그를 배려해주었다.

 

  "대표님, 커피라도 한 잔 드릴까요?"

 

 개인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상담실에 준비해두고 있는 닥터 리는 이미 그녀가 먹을 커피가 담겨있는 머그잔을 손에 쥐고 있었다.

 

  "네, 커피 한 잔 부탁드립니다."

 

 철수가 정중하게 닥터 리에게 커피를 부탁했다.

 

  ㅡ 철수 씨, 커피는 몸에 안 좋아요. 커피 대신에 차를 드셔보세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던 철수가 급하게 닥터 리를 불렀다.

 

  "이 선생님. 혹시 커피 대신 차 있습니까?"

 

  "차는 녹차밖에 없는데요?"

 

  "녹차도 좋습니다. 커피 대신 녹차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이가 자신을 생각해서 늘 차를 준비해주는 데, 밖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었던 철수는 커피 대신 녹차를 선택했다.

 

  "얼굴이 좋아 보이시네요? 그동안 근황은 어떠셨습니까?"

 

  "독일에서 동생이 왔습니다."

 

 닥터 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계속 철수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태오가 한국에 와서 제이와 셋이 같이 술을 먹었습니다. 태오가 조금 술주정을 부리긴 했지만, 술에 취한 제이는 무척 솔직하더군요."

 

 닥터 리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앞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다 보면, 상담 시간 1시간이 후딱 지나가곤 했다.

 

 닥터 리가 이만큼 명성 있는 정신과 의사가 될 수 있었던 건 경청하는 그녀의 자세 덕분인 것 같았다.

 

  "그녀와 진솔하게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술을 너무 과하게 마시면 안 좋긴 하지만, 술만큼 사람을 가깝게 만드는 것도 없죠."

 

  "네, 그렇습니다."

 

 철수는 살짝 취한 채로 얼굴이 붉어져서 혀가 말려있던 제이를 생각하면서 생긋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태오가 이 선생님과 똑같은 말을 하더군요."

 

  "무슨 말이요?"

 

  "제가 제이를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요."

 

 조심스럽게 입을 열자 닥터 리가 바닥을 주시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독일을 떠나면서 또 한마디 하더군요. 제이에 대한 저의 감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라고."

 

  "……."

 

  "그래서 그녀에 대한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습니다."

 

  "……."

 

  "확실히 그녀는 제 마음속에 특별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철수의 말에 닥터 리가 작은 미소를 짓는 듯했다.

 

  "이 선생님께서 납치 사건 때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셨죠?"

 

  "……네, 그랬습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부 다 털어놓을 순 없지만, 납치 사건으로 인해서 제 여자친구가 저의 곁을 떠나갔습니다."

 

  "……음."

 

 철수가 진솔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자 닥터 리가 심각한 표정으로 신음을 내뱉었다.

 

  "그래서 저는 진지하게 사랑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두렵습니다."

 

  "……."

 

  "아직 시작도 안 했지만 제이가 제 곁을 떠나버릴 것 같아서 무섭습니다."

 

  "……."

 

  "그냥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지금 이대로 제이와 평화롭게 지내고 싶습니다."

 

  "……그렇군요."

 

  "네, 그렇습니다."

 

 오늘만큼 진솔하게 닥터 리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적이 없는 것 같았다.

 

 자신의 상처를 닥터 리에게 설명한 철수는 홀가본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님이 오늘만큼 저에게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놓은 적은 없던 것 같군요."

 

  "그렇습니까?"

 

 철수가 닥터 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면 되물었다.

 

  "네, 표정도 전보다 훨씬 편해 보이고 안정되어 보입니다."

 

 철수가 대답 대신 입가에 미소를 머금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철수 씨가 앞을 막고 있던 벽을 훌륭하게 뚫어버린 것 같습니다. 주치의로서 조금 감동이군요."

 

 찔러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 같던 닥터 리가 촉촉한 눈동자로 자신을 바라보자 철수는 다시 미소를 머금었다.

 

  "……이 선생님,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닥터 리가 옆에 있던 티슈를 뽑아서 휑, 하고 크게 코를 풀었다.

 

  "마지막으로 제가 환자분께 내릴 처방은 약이 아닙니다."

 

 닥터 리가 말하는 것이 무엇일까 철수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그녀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으로 저에게 내려주실 처방이 무엇입니까?"

 

 닥터 리가 차트를 닫자 경쾌한 소리가 상담실에 울려 퍼졌다.

 

  "대표님, 제이 씨랑 데이트하세요.“

 

 

 

 ***

 

 

 

 제이는 집에 전시해둘 화분을 몇 개 사기 위해서 집 근처 꽃집에 들렀다.

 

  "집에서 키우시기에는 장미 허브나 아이비가 괜찮아요."

 

 제이는 종업원에 안내를 받아 전시된 화분에 조심스럽게 코를 대로 향을 맡아보았다.

 

 역시 '장미 허브'라는 이름에 걸맞게 허브에서 장미 향이 솔솔 퍼져 나오고 있었다.

 

  "화분을 어디에 놓으시려고 하시는 거예요?"

 

  "……음, 컴퓨터 책상 앞에 놓으려고요."

 

  "컴퓨터 앞에 두는 건 장미 허브가 좋아요. 스트레스받을때 앞에 있는 장미 허브 향기를 맡으면 스트레스가 풀리거든요. 주로 직장인들이 많이 사가세요."

 

 제이는 종업원의 마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장미 허브 화분을 선택했다.

 

 매일 일로 바빠서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철수의 책상에 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미 허브 화분 하나 주세요."

 

 제이는 철수가 좋아할 것을 생각하면서 뿌듯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딸랑.

 

 제이가 화분을 들고 밖으로 나오자 살랑이는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헝클어트렸다.

 

  "오늘 날씨 정말 좋다……!"

 

 제이는 환하게 미소를 머금으면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을 바라봤다.

 

  '진짜 날씨 좋다. 오늘 같은 날엔 그냥 집에 들어가기 싫은데.'

 

 윤정에게 전화를 걸어서 만나자고 할까 아니면 혼자서 영화라도 한 편 볼까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제이의 핸드폰이 울렸다.

 

 Rrrrr.

 

 때마침 누가 내 마음을 알고 전화를 해준 걸까.

 

 제이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제이, 어디입니까?

 

  "……네?"

 

 대뜸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는 철수의 목소리에 제이는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철수 씨가 어디에서 나를 보고 있나?

 

 제이가 얼른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봤지만, 도로에는 한가롭게 따스한 햇볕을 즐기는 연인들밖에 없었다.

 

 지금쯤이면 회사에 있을 시간인데 철수 씨가 왜 나한테 어디냐고 물어보는 거지?

 

  "……음, 저는 집 근처에 있는 꽃집에 있어요."

 

  - 그래요? 그럼 잘됐군요. 다행입니다. 내가 바로 그곳으로 가겠습니다.

 

  "……여기 오겠다고요?"

 

 철수는 당장이라도 날아 올 것 같은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 네, 위치 찍어서 메시지로 보내요.

 

 자기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철수 때문에 제이는 살포시 미간을 좁혔지만, 그녀는 그의 말대로 자신이 지금 있는 위치 정보를 철수에게 보냈다.

 

  "제이!"

 

 몇 분 지나지 않아 제이의 앞으로 차를 끌고 온 철수가 창문을 내리고 그녀를 불렀다.

 

  "제이! 어서 타요."

 

  "……네? 타라고요?"

 

  "네, 문 열렸으니까 얼른 타요."

 

 빵빵.

 

 파란색 신호등으로 불이 바뀌자 뒤에 있던 차가 클랙슨을 울렸다.

 

 원활한 교통상황에 방해가 될까 싶었던 제이는 얼른 철수의 조수석에 올라탔다.

 

  "갑자기 여긴 왜 오신 거예요?"

 

  "뭐 먹고 싶은 거 있습니까?"

 

  "네?"

 

 제이의 질문에 질문으로 되묻는 철수를 보고 제이는 살짝 입술을 앞으로 내밀었다.

 

  "점심 먹었어요? 안 먹었죠?"

 

  "네, 아직 안 먹었어요."

 

  "그럼 같이 점심부터 먹을까요?"

 

 철수는 핸들을 돌려서 번화가 쪽으로 자동차를 돌렸다.

 

 분명히 아까까지 꽃집에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철수의 차에 올라타고 있었던 제이는 어리둥절하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철수 씨, 갑자기 저는 왜 찾아오신 거예요? 지금은 회사에 계실 시간 아닌가요?"

 

  "원래는 회사에 있어야 하는데 급하게 할 일이 생겨서 제이를 찾아왔습니다."

 

  "할 일이요? 그게 뭔데요?"

 

 제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자, 철수가 살짝 미소를 머금으면서 대답했다.

 

  "……숙제요."

 

 

 

 ***

 

 

 

 철수와 제이는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한적한 거리를 걸어갔다.

 

 양쪽에는 예쁜 악세사리와 수제 향초를 파는 가게들이 늘어져 있었다.

 

  "그러니까 철수 씨 숙제가 맛있는 거 먹고, 재밌는 거하고, ……뭐, 그런 거라 이 말이죠?"

 

  "네, 맞습니다. 어디 괜찮은 곳 없습니까?"

 

  "……음, 글쎄요."

 

 제이는 녹차 아이스크림을 혀르 살짝 핥으면서 고민에 빠졌다.

 

  "맛있는 거 먹고 재밌는 거 할 수 있는 곳이라…… 그럼 딱 하나밖에 없네요."

 

  "어딘데요?"

 

 철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그를 바라보자 제이는 살짝 미소를 머금으면서 만화 카페를 손으로 가리켰다.

 

 제이가 가리킨 곳을 보고 철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만화 카페? 여긴 좀 별로……."

 

  "잔말 말고 따라와요!"

 

 제이는 카리스마있게 철수의 팔을 이끌고 만화 카페 안으로 당당하게 입성했다.

 

  "여기 몇천원만 내면 몇 시간 동안 있을 수 있어요. 배고프면 자장면도 시켜 먹을 수 있고 컵라면도 부탁하면 준비해주세요."

 

  "많이 와봤나 보군요."

 

  "그럼요."

 

  "누구랑 와봤습니까?"

 

 슬쩍 묻는 철수의 질문에 제이는 볼만한 만화책을 고르면서 덤덤하게 대답했다.

 

  "기범이랑도 자주 왔었고, 시윤 오빠랑도 같이 왔었어요."

 

  "……이정혁이랑도 같이 와본적 있습니까?"

 

  "아니요. 그건 아닌데…… 왜요?"

 

  "뭐, 그럼 됐어요."

 

 제이의 질문에 철수는 환한 미소를 짓고 그가 고른 만화책을 들고 의자로 걸어갔다.

 

 어쩐지 신나 보이는 철수의 발걸음에 제이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

 

 

 다음에 제이가 철수를 데려간 곳은 노릇노릇 삼겹살이 구워지는 냄새가 가득한 고깃집이었다.

 

 다 구워진 삼겹살을 철수가 입안으로 가져가려고 하자 제이가 어허, 하는 소리를 냈다.

 

  "삼겹살은 그렇게 먹으면 안 되죠."

 

 재이는 직접 상추 위에 깻잎을 올려놓고 무 쌈 위에 잘 구워진 삼겹살을 위에 올렸다.

 

 제이가 마늘이 담근 그릇을 젓가락으로 톡톡 치자, 철수가 고개를 가로로 내저었다.

 

  "생마늘은 싫습니다."

 

 철수의 말에 제이는 불판 위에 잘 구워진 구운 마늘을 손에 올려진 쌈 안에 넣고 잘 감쌌다.

 

  "자요, 아, 해요."

 

 철수가 머쓱해 하면서 입을 벌리자 제이가 그의 입안에 직접 싼 쌈을 넣어주었다.

 

  "맛있죠?"

 

 철수는 평소의 그답지 않게 쑥스러워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아슬아슬하게 집게에 매달렸던 인형이 밑으로 추락하자 철수가 안타깝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 진짜 아깝다."

 

 제이는 한발을 쿵, 하고 바닥을 내리치면서 안타깝다는 듯이 표정을 구겼다.

 

  "제가 한번 해볼게요."

 

 인형을 뽑기 위해서 집중한 제이는 저절로 입술을 앞으로 오므라졌다.

 

 남들과는 다르게 제일 구석에 있는 것을 노렸던 제이는 인형을 집은 집게가 투입구 쪽으로 다가오자 눈이 점점 더 커졌다.

 

 쿵.

 

  "……아아! 아까워."

 

 힘이 부족한 집게가 바로 직전에 인형을 놓치자 제이는 너무 슬퍼져서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제이!"

 

 제이의 이름을 부른 철수가 그의 품에 안겨있는 곰인형을 가리키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우와, 이게 뭐예요!"

 

  "내가 뽑았어요."

 

  "정말요? 진짜 대단하다!"

 

 제이는 철수에게 건네받은 곰인형을 품에 꼭 끌어안으면서 환한 미소를 머금었다.

 

  "제이가 좋아해서 다행이군요."

 

 순간, 자신을 향해 활짝 웃는 철수의 미소에 제이의 심장이 쿵쾅대기 시작했다.

 

 두근두근.

 

  "제이, 이제 늦었으니까 집으로 갑시다."

 

 철수가 제이의 어깨를 잡으면서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두근두근.

 

 철수의 손이 그녀의 살에 닿자 제이의 심장은 더 미친듯이 뚜기 시작했다.

 

  "……제이, 왜 그럽니까?"

 

 딱딱하게 몸을 굳히고 있는 제이를 보고 철수가 걱정스럽게 묻자 그녀는 고개를 가로로 내저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이는 붉어진 자신의 얼굴을 숨기기 위해서 철수보다 앞서 걸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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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품에 안긴 가녀린 몸 2017 / 11 / 16 244 0 7984   
38 38.내가 철수 씨를 좋아한다고? 2017 / 11 / 15 276 0 7784   
37 37.대표님, 제이 씨랑 데이트하세요. 2017 / 11 / 14 239 0 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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