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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Fake투성이들
작가 : 신준동
작품등록일 : 2017.11.2

사랑을 잃은 남자.
사랑을 위해 자신을 포기한 여자.
사랑을 우정으로 가려버린 여자.
그리고 사랑을 잃은 또 다른 여자.....
이들의 거짓된(Fake) 감정들 속에서 깊어지는 사랑의 스토리

 
[6.사랑을 잃은 그녀의 과거]
작성일 : 17-11-09 21:40     조회 : 261     추천 : 0     분량 : 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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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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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뭘까.......

 이 무거우면서도 딱딱한 분위기는........

 

 -툭

 

 내 바로 옆자리에 앉은 윤혜인은 눈치를 보더니 발로 살짝 내 발목을 걷어찼다.

 그러고는 내 귀에 자신의 입을 가까이하며 귓속말로 나에게 속삭였다.

 

 "야, 원래 부자들은 밥 먹을 때 분위기 이래?"

 "아닐 거야. 자초지종은 나중에 설명해줄게."

 

 지금 이 자리에서 저 앞에 있는 아저씨의 부인이 내 친엄마라고 어떻게 말해.......

 아마 윤혜인의 어머니는 내 친모에 대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지만 윤혜인에게는 알리지 않았을 것이다.

 

 "크흠! 분위기가 생각보다 좋지는 않은 것 같군요."

 "아, 죄송합니다. 이런 식사는 별로 겪어보지 않아서 조금 긴장을......"

 "괜찮습니다. 편하게 식사하세요."

 

 생각보다 격식적인 대화.

 하지만 여기에도 이질감은 있다.

 자꾸 나를 곁눈질로 쳐다보는 두 명의 여자가 문제다.

 최지아는 대놓고 나를 째려보고 있어서 무시하면 그나마 낫지만 문제는 권소아다.

 딸인 최지아처럼 대놓고 보는 것도 아닌 내게 들키지 않도록 애써 힐끔힐끔 쳐다보고 있는 중인 권소아.

 대체 무슨 수작인지........

 

 "아버지, 먼저 일어나도 되나요?"

 "왜? 입맛에 안 맞거나 하니?"

 "아뇨, 조금 배가 불러서요."

 "그럼 그렇게 하려무나."

 

 최지아는 나를 바라보며 입모양으로 ‘너도 나와.’를 외치며 나가버렸다.

 다행이 나 외에는 아무도 눈치체지 못한 것 같았다.

 

 "저도 이만 일어나 보겠습니다."

 "지현아, 너는 왜?"

 "저도 조금 배불러서요."

 

 문을 열자 문의 바로 옆에 서 있는 최지아.

 최지아는 내가 물을 틈도 없이 내 손을 잡고 어디론가 향하였다.

 

 "오, 여기로도 정원으로 나와지는구나."

 "여긴 내 개인 정원이야, 저쪽 문으로 들어가면 바로 내 방이 나오고."

 "들어가도 돼?"

 "네가 나랑 사귄다면 들여보내는 줄게."

 

 안 들여 보네겠다는 말이네.

 그보다 확실히 정문 쪽에 있는 정원보다는 뭔가 더 고급스러움(?)이 돋보이고 꽃도 종류별로 훨씬 많았다.

 

 "그런데 왜 여기로 불러낸 거야? 더 먹고 싶었는데."

 "너, 대체 어떻게 여기로 온 거야?"

 "그런 것쯤은 들은 거 아니었어?"

 "그래, 들었지. 아빠의 사업에 도움을 많이 준 사람이라고 집에 초대하겠다고 하셨거든. 그게 설마 너였을 줄은......."

 "솔직히 나도 놀랐어, 이런 곳에서 너랑 권소아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

 "조금은 표정을 푸는 게 어때? 아까 식 자리에서부터 계속 표정 쓰레기였어."

 

 최지아의 말을 듣고서야 눈치 챘었다.

 내 안면 근육은 평상시보다 많이 굳어있었다.

 겨우 평상시의 표정으로 바꾼 나는 심호흡을 한 후, 최대한 기분을 안정시켰다.

 

 "이제 좀 나은 것 같네."

 "그보다 권소아는 아까부터 왜 자꾸 나를 쳐다보는 거야?"

 "또 표정 일그러졌다. 조금은 표정관리 좀 하지?"

 

 최지아는 내 양 볼을 잡고 위로 올려 웃는 표정을 만들었다.

 

 "아무리 이런 상황이라도 웃는 게 낫잖아."

 "그렇게 말하는 너도 웃는 적은 몇 번 없었으면서."

 "그건 그러네."

 

 피식 웃는 최지아를 보고 나도 웃음이 났었다.

 

 "이건 그냥 내 짐작이니까 한 귀로 듣고 그냥 흘려버려."

 

 최지아는 웃는 표정을 유지한 채로 조금 쓸쓸한 미소를 자아내었다.

 

 "아마 이번 일 전부 우리 아버지가 꾸며놓으신 걸 거야."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그야, 너무 딱 들어맞잖아. 권소아와 자신이 지내는 모습을 마치 너희 가족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듯이......."

 "네 말대로라면 전부 알면서 접근했다는 건가......"

 

 그 아저씨, 권소아만큼이나 짜증날 지도 모르겠다.......

 부자들은 남 엿 먹이는 게 취미인가?

 

 "너도 이런 곳에서 사는 게 힘들겠다."

 "나한테는 화 안 내?"

 

 최지아는 의아하다는 듯이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내가 너한테 왜 화를 내겠어. 네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나도 의도적으로 너에게 접근한 거라고 하면?"

 "그럴 리가 없잖아."

 

 처음 오자마자 권소아를 적대적으로 한다고 진짜 살기를 내뿜었던 인간인데.......

 

 "그래도 미운털 하나 정도는 박혀있지 않겠어?"

 "그런 거 없어, 지금 네 표정을 보면 누가 봐도 화 같은 건 안 낼거다."

 

 아마 그녀도 이런 집구석이 싫을 것이다.

 불과 며칠 되지 않은 시간이라도 내가 봐왔던 그녀는 이런 일을 꾸밀만한 사람이 아니다.

 꾸미더라도 자신이 직접 당당하게 나갈 스타일이겠지......

 

 "아, 그보다......."

 ".......눈에 살기는 빼지? 미운털 하나 없다며."

 "그건 그거고!!"

 

 잠시 권소아 때문에 잊고 있었다.

 이 녀석이 나에게 무엇을 주었는지......

 

 "게임을 클리어 하라면서 미연시는 뭔데?!"

 "미연시도 엄연한 게임의 장르 중 하나란다.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이니까."

 "미연시도 미연시지만 스토리가 너무 뻔하다고 생각 안 해? 다른 것들이 아까울 정도로 스토리가......"

 "어쩔 수 없잖아. 나도 연애는 책이랑 미연시로 밖에 못 배웠으니까."

 "‘나도‘라니? 너만이야."

 

 지금 최지아의 표정을 살펴보니 ‘어이구.....지금 그걸 자랑이라고.....’라고 하는 것 같았다.

 애당초 너도 표정관리 못하잖냐......

 현실의 연애는 미연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썩을 게임이라고.

 

 "그러고 보니 윤혜인이랑 같이 왔더라? 가족이었어?"뭐, 그런 셈이지."

 "흐음.....근친 같은 게 정말 있었구나."

 ".........갑자기 왜 근친이?"

 "덮쳤다며."

 "안 덮쳤다고!! 게다가 피 하나 안 섞였다!!"

 "그래도 근친은 근친 아니야?"

 "......에휴, 말을 말자."

 

 저 녀석, 설마 나한테 준 미연시에도 근친루트를 만들어 놓은 건 아니겠지?

 애당초 내 주변 놈들만 봐도 근친은 진짜 미연시가 아니면 살아날 수 없는 루트라고.

 자기 여동생이나 누나를 돼지고기보다 하등생물로 알고 있는 게 대다수던데......

 

 "그런데 왜 아무 말도 안 걸었지?"

 "난들 아냐. 나도 의아해하던 점이다."

 

 윤혜인이 최지아를 처음 만났을 때, 다소 놀란 표정은 지었지만 그 이후로는 처음만나는 사람처럼 대하고 있었다.

 

 "나중에 집 가서 물어볼게."

 "딱히 물어볼 필요는 없는데......?"

 "그럼 안 하지 뭐."

 "정말 손바닥 뒤집듯이 우유부단한 남자구나......"

 "어쩌란 거야, 물어보라는 거야? 아니면 묻지 말라는 거야?"

 "알아서 하세요."

 

 ............여자의 언어는 심오하다.

 지금 이 표현도 어딘가에 숨겨진 속뜻이........

 에이, 설마? 없겠지.

 

 "슬슬 들어갈래?"

 "왜? 여기가 마음에 안 들어?"

 "아니, 그건 아닌데 아까부터 떨고 있잖아."

 "그럴 때는 그냥 말없이 외투를 벗어주는 게 정상 아니야?"

 "나도 춥거든."

 "아.......어련하시겠어요."

 

 지금 최지아의 드레스차림은 다른 옷들에 비해 따뜻해 보이긴 해도 그건 실내에서의 얘기다.

 꽃샘추위가 계속되는 3월 말에 실외에서 입을 옷은 아니다.

 

 "정 그러고 싶으면 들어가자."

 "어디가."

 

 나는 내 코트를 벗어서 최지아의 얼굴을 덮었다.

 머리가 헝클어지며 코트를 잡아 내리는 최지아, 아까도 말했지만 표정에 말하고 싶은 게 다 드러나 있다.

 

 "왜냐고 묻지 마, 그냥 준 거니까."

 "무슨 이유로? 너도 춥다며."

 "이럴 때는 그냥 말없이 가만히 감동하는 게 정상 아니야?"

 "아니, 네가 말도 안 되는 짓을 하니까......."

 "여기 있고 싶은 거 아니었어? 그러니까 떨면서도 일부러 나를 여기로 데리고 온 거고."

 "꽤나 예리하네? 남자가 그러면 안 되는데."

 "예리한 남자가 취향이 여자는 많던데."

 

 최지아는 내 코트를 몸에 걸치고 말없이 정원을 걷기 시작하였다.

 그런 최지아를 나는 무덤덤하게 따라갔었고 한참을 걸은 후에 다시 말문을 열기 시작하였다.

 

 "여기, 우리 엄마가 나랑 매일 놀아주던 곳이었어."

 "권소아 전의 친엄마?"

 "어, 결국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지만........."

 

 갑자기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랑 처지가 비슷해서? 좋아하던 정원이라 감성에 취해서? 아니면, 그걸 수도 있겠다.

 인간은 자신의 처지를 흔히 남들에게 털어놓고 거기서 구원을 받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

 최지아는 지금 나라도 붙잡고 이런 얘기를 털어놓고 싶은 건 아닐까.......

 

 "솔직히 말해서 나 엄마에 관한 기억이 얼마 없어."

 "잊은 거야?"

 

 의미 없는 질문이었다.

 권소아에 대한 적대감으로 봐서 최지아는 자신의 친 엄마에 대한 기억을 잊은 것은 아닐 것이다. 기억이 흐릿해지거나 잊었다는 것은 그것을 단지 추억으로 남기고 말았거나 그 대상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기 때문일 테니까.......

 

 "어렸을 때, 교통사고를 조금 당했거든, 그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도 크게 다쳤었던 적이 있었거든."

 "사고로 기억을 잊어버린 거야..........?"

 "응, 잊기 싫은 기억이었을 텐데 말이야."

 

 기억은 잃었다고 하더라도 기억이 빠져버린 곳에는 무언가의 공허함이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 빠져버린 기억 대신 남은 감정이 그 기억을 잃기 싫어하는 감정이었을 것이다.

 

 "이제서는 얼굴도 생각나지가 않아........분명 장례식도 다 치렀을 건데......"

 

 최지아답지 않게 그녀는 지금 약한 모습을 내게 보이고 있다.

 점차 어두워지는 얼굴. 지금의 상황은 마치 이 정원의 내부와 비슷해 보인다.

 처음에는 아름답게 피어있는 꽃이 내부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시들고 제 빛을 찾지 못한 채 죽은 수많은 꽃들. 그만큼 이 정원의 내부가 얼마나 오랜 시간 가꾸어지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다.

 

 "점차 기억이 흐릿해져서 아예 엄마에 관한 걸 잊어버리기는 싫어, 그렇게 되어 버릴까봐 너무 무서워......."

 ".......미안한데 지금 안아도 될까?"

 "여자에게 몇 번을 말하게 하는 거니? 그럴 때는 그냥 말없이......"

 

 최지아는 뒷말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내가 갑작스럽게 안은 것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자신의 감정이.......애절한 울음소리가 자신의 목소리에 스며들 까봐.......그래서 울지도 못하고 애써 억누르고 있는 그런 여자가 여기에 있다.

 

 "쓰다듬지 말아줄래? 헝클어지잖아."

 "최대한 안 헝클어지게 해 볼게."

 "바보야.......하지 말라는 말이잖아. 더 슬퍼진다고......."

 

 내 품에 안겨 떨고 있는 그녀는 한 없이 작게 보였다.

 나쁜 함축적 의미가 아닌 말 그대로 정말 작게 보였다.

 그녀가 정말 내 품에 전부 들어올 정도로 가녀렸고 보듬어주고 싶었다.

 추워서 떠는 그런 떨림이 아니라 무언가를 억누르며 애써 견디는 그런 모습에 나까지 감정이 이입되어 어쩌지도 못하게 되어버렸다.

 그녀의 설명은 정말 들어주지 못할 정도로 간략했고 평범하다 못해 어눌하기도 하였지만 그녀가 얘기하는 어머니에 대한 감정은 진심이었으니까.......

 

 "그래서 집에 있는 동안 여기서 줄곧 같이 놀았어. 어떤 날은 학교도 빼먹을 정도로......"

 "네가 타인에게 그 정도의 애정을 쏟는다는 게 잘 상상이 안 가는데?"

 "하하, 그치? 지금의 나와는 매우 다른 성격이니까......말도 예쁘게 했었고, 잘 웃는데다 사랑이란 게 뭔지 알고 싶어 하는 어린 아이였으니까."

 

 최지아는 그나마 기분이 나아진 것처럼 다시 말을 이어나가기 시작하였다.

 아직도 내 품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떨림은 어느 정도 멈추었다.

 사람의 감정이란 건 그리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지만 벌써 진정이 되었다는 것은 지금까지 홀로 얼마나 이런 감정들을 겪으며 혼자 고통스러워했을까. 내게도 이런 고통이 있었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처럼 견디는 것이 아닌 도피를 선택하고 애써 머릿속에서 잊어버렸다. 나는 그녀만큼 강인하지 않기 때문에.........

 

 "슬슬 놔줄래? 그나마 진정돼서 말이야."

 "알겠어, 다시 돌아갈래?"

 "응, 그러는 게 낫겠다. 다른 사람들도 기다릴 테니."

 

 그녀가 나에게 떨어져 나갈 때, 로즈베리의 아늑한 향기가 풍겨졌다

 평상시 학교에서도 간혹 나기도 했었던 그녀의 냄새였지만 유난히 짙은 오늘은 더욱더 어둡고 깊은 냄새를 자아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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