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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The Sky Is Filled With Clouds
작가 : ssssss
작품등록일 : 2017.7.30

여느 때처럼 구름이 가득한 영국 Norwich의 한 해변가. 그곳에는 어릴 적 불의의 화재로 어머니를 잃은 한 소녀의 피아노 소리가 매일 울려 퍼진다. 악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슬픔에 빠져 살던 그녀는 15살이 되는 해, 희망을 찾으러 뉴욕으로 떠나는데… 수 년이 흐르고 여전히 슬픔 속에서 살아가던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구름 속에 있는 한 남자를 본다. 그녀는 환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녀가 도착한 날 저녁, 그녀의 집에 노크 소리가 들린다…

 
The Future (Hope) - 2화
작성일 : 17-07-30 20:30     조회 : 309     추천 : 1     분량 : 21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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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년 전의 그날이 떠올랐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 여기저기서 셀수 없이 터져대는 플레쉬들, 관중들의 박수 소리, 또 다시 자신에게 남아있는 가장 소중한 존재가 자신을 버렸다는 슬픔, 그리고 슬픔으로 얼룩진 이전의 과거들...

 오로르는 오늘 그보다 더 환한 조명들 속에 있었다. 더 많은 기자들과 커다란 홀을 가득메운 대규모의 관중 속에 있었다.

 '기자들 몇몇은 이미 소문을 들었을지도 몰라. 그들은 오늘이 나의 마지막 공연이 되리라고 생각하겠지. 사실, 정말로 그렇게 될지도 몰라.’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그녀에게 불안이나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다만 그녀는 자신이 깨달은 것에 소름이 돋았을 뿐이었다.

 커튼 한 장 사이로 그녀와 홀이 마주보고 있었다. 콘서트 홀은 소문의 냄새를 맡고 몰려든 기자들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슬픔의 연주를 들으려고 몰려든 관중들로 가득했다. 그들의 얼굴에는 이미 슬픔이 가득 묻어 있었고 베어 있었다. 바다에 가면 바다 냄새가 나고 갈매기의 울음 소리가 들리듯, 여기는 온통 슬픔의 냄새로 가득하고 슬픔의 소리로 가득했다. 오로르는 이제 자신의 차례가 왔음을 알았다. 아직은 미완성인, 불안정하고 실수투성이인 연주이지만, 이제 곧 해야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았다. 기분좋은 떨림이 일었다. 그녀는 자신의 이 감정을 어서 빨리 연주하고 싶었다. 자신의 영혼을 울리는 이 메세지들을 음악으로서 알려주고 싶었다. 한 권의 책으로서가 아닌, 한 편의 영화나 하나의 그림으로서가 아닌, 한 번의 콘서트로서 그녀는 자신이 변했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녀가 보고 느꼈던 것들, 그리고 이제 그녀가 느끼는 그것들을. 그 메세지들을...

 

 시간이 되었다. 이미 환한 조명들은 눈이 멀 것 처럼 더 강렬하게 비추기 시작했고 플래쉬는 커튼 사이로 그녀의 시야를 공격했다. 커튼 밖에서 피아니스트를 소개하자 이내 커튼이 올라갔다. 오로르는 발걸음을 떼어 무대로 향했다. 사방에서 끊임 없는 플래쉬들이 비명을 질렀다. 관중들의 힘 없는 박수소리를 들으며 피아노를 향해 걸어나가는 동안 그녀는 온통 하얀색의 방 안에 있는 기분이었다. 조명과 플래쉬 덕분에 그녀는 마치 시야를 잃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지만, 피아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곳만이, 지금 그녀의 눈 앞에 보이는 그곳만이 그녀의 목표였다. 그랜드 피아노... 분명 세계 최고의 피아노 회사들 중 한 곳에서 제작했을 피아노,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조율사 중 한 명이 조율했을 피아노임에도, 그녀는 영국 어느 시골 해변가에서 바닷 바람의 냄새를 맡으며 파도 소리를 듣고 있을, 조용히 자신의 방에 놓여있을 그 고장난 피아노가 너무나 그리웠다. 그 피아노가 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곳에 집중해야 할 때였다. 그녀는 자신의 메세지를 전해야했다. 곧 박수소리가 그치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손목에 묶여있던, 피아노 장식의 칠이 벗겨지지 않은, 색이 바래지 않은 빨강색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었다. 관중들은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늘 연주 전 하는 그녀의 습관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색 바랜 머리끈에서 새로운 머리끈으로 바뀐 것도 모른채. 그것이 뜻하는 메세지도 모른채. 하지만 괜찮았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연주로 그 메세지를 전할 것이기에. 이 길고 긴 이야기를... 그 안에서 자신이 깨달은 것들을...

 오로르는 눈을 감은 채로 피아노 앞에서 손가락을 스트레칭하기 시작했다. 콘서트 홀에는 마치 아무도 없는 것 같이 조용했다. 곧 그녀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자, 그녀의 손가락들이 건반들과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연주가 시작했다.

 첫 곡, 쇼팽의 곡. 쇼팽의 곡들은 꽤나 짧은 편이어서 긴 곡도 5분 정도였다. 뇌에 입력된대로 손가락들이 빠르게 움직이자 멜로디가 뒤따라 홀을 날아다녔다. 그녀의 연주는 공기를 타고 사람들의 마음을 타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모두가 조용히 그녀의 연주를 들었다. 하지만 그 모습에서 감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몇몇은 벌써 시계를 바라보며 지루한 표정을 지었고 몇몇은 미간에 주름을 지었다. 몇몇은 한숨을 쉬었고 몇몇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들은 그녀의 연주에 실망했다.

 '이 일주일 사이에 무슨일이 있었나. 아마도 그녀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그녀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왜 이런 연주가...'

 그들의 머릿속에는 의심과 실망이 일었다. 홀 내가 더욱 가라앉았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도 그녀의 연주는 홀로 울렸다. 그녀는 계속 연주했다. 그리고 첫 곡이 끝났다. 사람들이 어리둥절하게 서로의 얼굴을 쳐다볼 뿐 그곳에 박수나 환호는 없었다. 그리고 눈물도… 없었다. 기자들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는 대신 펜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써대었고 몇몇은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녀는 커튼 뒤에서 스태프들의 술렁이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오로르는 악보를 넘겼다. 다음 곡을 위해 숨을 고르며 준비했다. 그리고… 미소지었다.

 현란한 손가락들의 움직임과 함께 두번째 곡이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그녀의 멜로디가 콘서트 홀을 가득 매웠다. 두번째 곡은 쇼팽의 가장 유명한 곡들 중 하나인 빗방울 전주곡으로 슬픔을 대표하는 쇼팽의 대표곡이었다. 슬픔을 전달하기에 가장 적합한 곡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멜로디가 홀 내를 가득 채웠을때… 그곳에 슬픔은 없었다. 다만 그녀의 메세지가 있었다.

 

 사방에 불빛 하나 없는 어둠으로 가득한 동굴에 한 어린 소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이 몇살인지 자신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녀가 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이 숨을 쉬고있다는 것 뿐… 그리고 이 상황이, 현실이 슬프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소녀는 동굴에 널려져 있는 것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주워먹었습니다. 그냥 생을 잇기 위해 먹었다는 표현이 적합했습니다. 동굴에서는 매일같이 파도같은 물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것들이 한 껏 쳐댈때는 서늘한 바람이 소녀의 목덜미를 덮쳤습니다. 오싹했습니다. 그리고 그 오싹한 느낌은 두려움을 동반했지요. 그것은 그녀가 슬픔 속에 더 깊이 들어가 둥지를 틀게했어요. 그러나 그녀는 이런 슬픔 속에서도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어디선가 본 듯한 작은 불빛… 그리고 그 때에 그녀가 느낀 평화와 기대 때문이지요. 그날 이후로 그것은 그녀를 지탱해주는 불빛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불빛을 찾기 위해 그녀는 수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걷고 또 걸었습니다. 걷는 도중 넘어지기도 했고 슬퍼서, 좌절해서 쓰러져 울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녀는 살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살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이 슬픔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이 슬픔의 전쟁터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슬피 울며 흐느끼던 어느 평범한 날, 그 희미한 불빛은 멀리서 다가왔습니다. 저 멀리서 보일 듯 말듯한 작은 불빛이 비추었습니다. 그녀는 그것이 불빛인지 아닌지 확신도 없었지만 그곳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치면 걷고 조금 괜찮으면 또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돌부리에 걸려서 발바닥이 찢어졌고 수많은 나무가지에 걸리면서 종아리와 허벅지에는 상처가 생겼습니다. 또 넘어지면서 손바닥에도 상처가 생겼고 온 몸은 땀으로 젖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작은 희망에 모든 것을 맡기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정말로 죽을듯이… 그렇게 뛰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리 달려도 가까워지지 않자 그녀는 자신이 잘못 본 것일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뛰는 내내 그녀는 사실 자신에게는 시력이 없고 그래서 주위가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뛰었습니다. 절박했습니다. 다행히 빛은 조금씩 커져갔고 그 의심들은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빛으로 가기에는 아직도 많은 여정이 남아있었습니다. 때때로 뒤에서 거대한 야수가 그녀를 삼켜버리려고 달려드는 것 같아 서늘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고 동굴 바닥은 늪지처럼 그녀를 빨아들이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리에는 족쇄가 채워진 것 같았고 마치 언덕을 오르는 듯 허벅지가 땡겼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점점 빛에 가까워졌습니다. 주위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금색 빛깔의 모래로 가득한 바닥에 뒤로는 어둠 그 자체를 연상케하는 짙은 파랑색의 파도가 그녀를 따라오고 있었습니다. 두려웠지만, 아직은 슬펐지만, 그리고 빛은 너무나 작았지만 그녀는 그 빛을 향해 뛰었습니다. 그곳에는 작지만 자신이 바라는 빛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파도가 사납게 으르렁거리며 그녀 뒤를 쫓아도, 그녀가 숨을 헐떡이고 땀을 흘리며 온몸을 둘러싸고 있는 고통에 괴로워하고 있어도, 모래더미와 족쇄가 그녀의 발을 붙잡고 있어도 그녀는 그 작은 소망을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믿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도달했습니다. 그 빛에. 그녀가 그토록 찾기를 원하던 그 빛에. 그곳은 그녀에게 있어 성지였습니다. 그녀가 그곳에 도달하고 뒤를 돌아보자 파도는 빛을 피해 몸을 웅크리며 신음하고 있었고 모래와 족쇄는 더 이상 그녀를 붙잡지 못했습니다. 그녀의 아픔도 상처도 슬픔도… 그녀를 덮고 있던 모든 괴로움이 떨쳐져 나갔습니다. 오직 그 작은 구멍으로 들어오는 작은 빛이… 그 밝고도 따뜻한 그것이 그녀를 덮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무언가가 느꼈습니다. 너무나 편안하고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어떤 것을. 아직은 그 작은 빛으로도 너무나 눈이 부셨지만 그녀는 참지 못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구멍속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시력을 잃을 정도로 강렬한 불빛이었지만 그 빛을 넘어 그녀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너무도 작게만 보였던 이 빛, 너무나 희미해보이던 이 빛 뒤로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대한,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숲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너무도 거대하고 웅장하고 눈부셨습니다.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고 있던 중 그녀는 자신 안에서 무언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툭...'

 그녀는 놀랐습니다. 무서웠습니다. 이게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를 따라오던 파도나 그녀를 억매이던 족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고개를 숙여 바닥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한 그루의 작은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작았습니다. 하지만 저 작은 구멍 뒤에 있는 나무들 만큼이나 아름다웠습니다.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두려움이 사라졌습니다.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습니다. 눈물이 한 방울 떨어졌습니다. 그녀는 그 작은 나무를 뿌리채 들어올렸습니다. 그러자 그 나무에 달려있는 작은 열매가 보였습니다. 열매는 희한한 모양으로 딱딱해 보였지만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 열매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 빛이 들어오는 작은 구멍 앞에 비추어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열매는 구멍과 비슷한 크기로 호두처럼 딱딱한 껍질에 쌓여있었습니다. 그녀는 그 구멍에 열매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돌렸습니다. 그러자 그녀의 키보다 몇배나 높고 몇배나 넓은 문이 열렸습니다. 빛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너무도 눈부셨지만 그것은 기분좋은 눈부심 이었습니다. 이제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눈물은 그녀가 늘 흘리던 흐느낌과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습니다. 뒤를 돌아보자 짙은 파랑색의 파도는 그녀가 달려왔던 동굴 안으로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족쇄는 모래속으로 숨었고 모래들은 흩어 사라졌습니다. 넓고도 깊은, 그러면서도 강렬한 그 빛은 그녀의 얼굴을 매만졌습니다. 위로했습니다. 그리고… 치유했습니다. 그녀는 열쇄의 열매를 맺었던 그 작은 나무를 들어 숲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심었습니다. 손은 더럽고 상처가 가득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소망을 심었습니다. 생명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믿음은 사랑을… 사랑은 소망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열매를 맺었습니다. 열매는 이제 또 다른 생명의… 소망의 나무를 낳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생명의 나무들을 낳겠지요.

 

 소녀의 믿음, 사랑, 소망이 그 나무들을 키울 것입니다.

 

 슬픔은 눈송이처럼 우리 위에 앉아내립니다. 눈송이는 때로 시원하고 특별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죠. 하지만 눈송이는 어느새 우리의 어깨 위로 쌓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의 눈 속에 파묻힌 자기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그 때 우리는 슬픔속에서 서서히 얼어죽을 것입니다.

 슬픔은 또 늪처럼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때로는 그것이 낭만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어느새 우리는 늪 속에 빠져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곳에서 더이상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그 때 우리는 슬픔속에서 서서히 숨막힌 채로 죽게 될 것입니다.

 슬픔은 스펀지같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스펀지는 가볍습니다. 하지만 스펀지에 눈송이가 내린다면, 물이 뭍는다면, 그리고 그것이 생명의 물이 아닌 죽음의 물이라면… 스펀지는 순식간에 무거워집니다. 그리고 우리는 스펀지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겠죠. 그 때에 우리는 스펀지에 압사되어 죽게 될 것입니다.

 

 슬픔이 당신을 이기게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당신이 슬픔속에 있다고 해도… 저를 보세요. 슬픔속에서 살던… 슬픔의 전도사였던 나를 보세요. 이곳에서 나를 보세요. 행복을 연주하는 나를 보세요. 내 속에서 넘쳐나는 행복을 보세요. 슬픔에서 빠져나오세요. 당신은 축복받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당신의 존재 이유를 잃지 마세요. 부탁입니다. 사랑합니다.

 

 그녀의 연주가 그곳을 가득채웠다. 쇼팽의 연주는 대게 슬펐다. 그의 인생도 슬펐다. 그랬기에 그는 슬픔을 연주하는 작곡가가 되었다. 연인 오로르와의 사랑,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실패와 뒤따르는 슬픔. 그것은 믿음의 실패이자 사랑의 실패였다. 그리고 오로르와의 진실한 사랑을 원하던 그의 소망 역시 실패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곡들은 슬펐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그의 연주는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다. 오로르의 연주는 경쾌했다. 행복한 쇼팽의 연주가 홀을 매웠다. 그녀는… 자신만의 새로운 쇼팽을 완성하였다. 그녀가 연주내내 감고 있던 눈을 떴다. 그녀의 눈가에서는 작지만 아름다운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리고 있었다. 사랑의 눈물… 그것은 아름다웠다.

 

 연주가 끝났다.

 

 인터벌 없이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콘서트가 끝났다. 오로르는 무려 열 한곡을 쉬지않고 연주했지만 전혀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아까 전, 집중한 상태에서도 들려오던 관중들의 술렁임은 이제 어디에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분명 관중들은 지금도 오로르 앞에 앉아있었지만 마치 그녀는 빈 콘서트홀에서 홀로 연주한 것 마냥 침묵의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관중들은 마치 넋이 나간 사람들처럼 무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무대는 멈춰있었다...

 

 그리고... 한 명의 기자가 카메라의 셔터를 눌렀다. 셔터는 소리를 내며 플레쉬를 번쩍였고 불빛이 피었다 지는 그 짧은 순간을 시작으로 콘서트 홀은 한동안 관중들의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그 소리는 소녀가 보았던 거대하고 아름다운 숲 만큼이나 아름다웠고 거대하며 웅장했다. 그것은 그녀의 콘서트가 시작하기 전 관중들이 치던 힘없고 희망없는 박수와는 전혀 달랐다. 대부분의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손바닥으로 힘차게 박수를 쳤고 몇몇은 땀을 닦거나 눈물을 닦았다. 그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났다. 마치 꽃이 피어난 듯이… 그들의 얼굴에 거대하고도 아름다운 미소가 피었다. 어둡게 주눅 들어있던 그들의 얼굴에 선분홍 빛의 흥분이 감돌았다. 두려움에 지쳐 또다시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두려움을 두려워하던 그들의 마음에 마침내 평화가 찾아왔다. 슬픔을 기대하고 찾아온 그들의 얼굴에 행복과 희망이 가득했다. 적어도… 그녀의 얼굴에는 그렇게 보였다.

 잠시 후 난생 처음 행복을 연주한 피아니스트는 미소 가득한 웃음과 함께 관중들을 향하여 인사했다. 이어 커튼이 내려왔고 오로르는 끊이지 않는 플래시와 박수로 가득한 무대에서 퇴장했다. 대부분의 관중들은 그녀가 퇴장한 이후에도 박수갈채를 멈추지 않았다. 이미 손바닥은 빨개지고 통각이 고통을 호소했으나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채… 한참을 박수치며 자신들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 시간만큼은 그들 중 누구하나도 슬프지 않았다.

 

 오로르가 무대에서 내려와 대기실의 문고리를 잡기까지, 약 한시간의 시간이 흘렀다. 커튼 뒤에서 스태프들의 칭찬으로 시작한 이 길고 긴 여정은 잠시 후 대기실로 연결된 복도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으로, 그리고 관중들의 사진과 사인요청으로 이어졌다. 그녀가 피아니스트가 되고나서 이같이 뜨거운 인기는 처음이었다. 아니, 딱 한번 있었다. 그녀가 처음 뉴욕에서 데뷔 연주를 하던 그날이었다. 그녀는 슬픔의 연주자로 그녀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하지만 그것은 슬픔의 피아니스트로서의 데뷔였다. 그것은 길게 가지 못했다. 사람들은 슬픔에서 특별함이나 아련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슬픔을 늘 곁에 두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슬픔을 달고사는 이들은 극소수였다. 그렇게 슬픔의 연주자로서, 피아니스트 오로르의 수명은 끝이났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행복의 연주자로서 슬픔의 전도사일때에 버금가는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행복의 데뷔는 이렇게 성공적으로 마쳤다. 하지만 무대는 끝났을지언정,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 후 매니저가 없는 상황에서 그녀 뒤를 끈질기게 따라오는 기자들을 떨쳐내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공연 뒤에 몇 마디의 코멘트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오로르는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에, 그들에게 아무런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쏟아지는 질문들 사이로 그녀는 아무 대답없이 오직 대기실을 향해 빠르게 걸었다. 그러나 그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가 대기실에 거의 도착했을 때에도, 최소 10명의 기자들이 그녀의 뒤를 쫓고 있었다. 오로르는 끝까지 쫓아오는 그들에게 미안해서 그냥 잠깐이라도 인터뷰를 할까 생각해 보았지만, 이미 그녀의 손은 단호하게 대기실의 손잡이를 향하고 있었다.

 “저기요. 그레이트 야머스 피플 매거진(Great Yarmouth People Magazine)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단어였다. 오로르의 발은 이미 대기실 안이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그녀의 과거가 있었다. 1주일 전, 그녀는 이곳에서 이 기자와 인터뷰를 했었다. 그리고 제르딘과 존, 로그의 대화를 들었다. 그리고 이 믿을 수 없는 모든일이 일어났다. 그녀는 자리에 멈춰섰다.

 "아, 이제야 돌아보는군요. 저 앞에서부터 쫓아왔는데... 단신으로 기자들을 잘도 뿌리치더군요. 혹시 방법이라도 있어요?"

 기자가 가볍게 농담하듯 말하며 노트와 펜을 꺼냈다. 오로르가 자리에 멈추고 한 기자가 말을 꺼내는 모습을 보자 거의 포기하고 등을 돌렸던 기자들이 다시금 따라붙었다.

 "여러분, 여기까지 와주신것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로 어떤 인터뷰도 하고싶지 않네요. 아까 전, 아무 대답없이 무례하게 행동한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조만간 할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닌 것 같네요. 다만 그 때에는 제가 여러분을 초청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로르가 허리숙여 기자들에게 인사했다. 그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다시 등을 돌려 복도를 걸어갔다. 그러나 오로르는 그레이트 야머스 피플 매거진의(Great Yarmouth People Magazine) 여기자가 등을 돌릴 때, 그녀에게만 남아 있으라고 사인을 보냈다. 기자들은 그녀가 한 말을 메모한 후, 그녀가 한 말에 마치 숨겨진 의미라도 있다는 듯이 서로 크게 떠들어대며 썰물처럼 복도를 빠져나갔다. 곧 복도에는 침묵과, 오로르, 그리고 그 여기자만이 남았다.

 "저만 남으라고 한 이유가 뭐죠?"

 그녀가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오로르는 그녀의 그 표정 뒤로 숨기지 못하는 호기심과 흥분을 볼 수 있었다.

 "기자들을 내쫓는 법, 아직 안 가르쳐드렸잖아요.”

 "하하, 소문과 달리 재미있는 분이군요.”

 여기자가 웃으면서 녹음기를 꺼냈다.

 "아, 오프 레코드로 안될까요?"

 오로르가 약간 망설이며 물었다.

 "무슨... 중요하게 할말이 있나요?"

 여기자가 코트 속으로 녹음기를 집어넣으며 말했다. 그녀의 표정에서 큰 아쉬움을 느꼈지만, 오로르는 모르는 척 했다.

 "예. 하고싶은 말이 있어요. 그게 꼭 그레이트 야머스 피플 매거진에(Great Yarmouth People Magazine) 실렸으면 해서요.”

 기자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분 나쁜 당황함이 아니었다. 마치 장난으로 넣은 쿼터에(미국 돈 25센트 - 한화로는 약 300원.) 백만달러 잭팟이 터지기라도 한 듯한 그런 기쁨의 당황함이었다.

 "그거야 저희로서는 영광이지요. 다른 유명 잡지사들을 다 거절하고 저희 잡지사를 선택한 이유라도 있나요?"

 그녀는 오른손으로 녹음기를 또 꺼내려했다.

 “네. 단, 오프 레코드로 해주세요. 간단해요. 한마디만 해주세요.”

 여기자는 녹음기를 다시 넣으며, 아쉬우면서도 기대에 벅찬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녀는 말을 받아적을 준비를 했다.

 "피아니스트 룻. 고향 그레이트야머스로 돌아오다.”

 기자가 그녀의 말을 받아적기 시작했다. 그러나 중간에 무언가가 이상했는지 그녀는 쓰던것을 멈추었다.

 "룻이요? 오로르가 아니구요?"

 그녀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

 "네, 오로르는 제 본명이 아니예요.”

 "그건 저희도 알죠. 하지만 왜 지금와서..."

 기자가 물었다. 그녀는 한 명의 기자로서 이 자리에 와있었지만 지금은 한 명의 팬으로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슬픔의 작곡가 쇼팽을 사랑하던 연인 오로르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습니다. 슬픔을 사랑하고 연주하던 피아니스트 오로르도 이제 죽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다시 태어났어요. 그러니까 같은 이름을 쓸 수는 없잖아요. 내 원래의 이름대로 살겠어요. 신 안에서 행복을 찾았던 지혜로운 여자 룻처럼..."

 여기자는 필기하지 않았다. 그저 오로르의 말을 듣기만했다.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됐죠? 오늘 완전히 달라진 연주의 비하인드 스토리인가요?"

 "네, 나머지는 고향으로 돌아가서 하죠. 제일 먼저 그쪽과 인터뷰할게요.”

 여기자는 그제서야 자신의 본업을 깨달은 듯 미친듯이 연필을 굴리기 시작했다. 룻은 필기체도, 정체도 아닌 그녀의 날아가는 글씨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다만 그녀가 마지막에 '잡지사와 먼저 이야기하겠다고 약속' 이라고 쓴 것은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는 '약속' 이라는 단어에 밑줄을 긋고 별표를 쳤다.

 "제 이야기보다 그 사실이 더 중요한거예요?"

 룻이 눈썹을 올리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요. 하지만 기자의 입장으로 봤을 때는… 그럴지도요.”

 "기자란 어렵네요.”

 룻이 웃었다.

 “아마도요."

 여기자도 웃었다. 호탕한 웃음이었다. 이제 인터뷰는 끝났다. 서로가 헤어질 때를 눈치챘고 여기자가 먼저 몸을 돌렸다. 그러나 그녀는 몸을 돌리다 말고 다시 룻을 향했다.

 "저기요, 지금 그레이트야머스가 어떤지... 알고있나요?"

 여기자가 진지하게 물었다.

 "홍수를 말하는건가요? 어제 이곳에 오기 바로전까지 그곳에 있었는걸요.”

 룻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녀의 대답에 여기자는 놀람을 감추지 못했다.

 "걱정되지 않아요?"

 여기자가 물었다. 그녀의 손이 펜으로 향하지 않는 것을 보니 진심이었다.

 "집은 전혀요. 하지만 걱정되는 사람은 있네요.”

 여기자가 룻의 차분함에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집 안에 귀중한 것들이 없나보죠?"

 하지만 여기자는 그럴리가 없다는 말투로 묻고있었다.

 "있죠. 그곳은 그 자체로 나에게있어 너무나 소중해요. 그러나 저에게는 믿음이 있어요.”

 룻이 살짝 미소지었다.

 "그 믿음이 뭐죠?"

 여기자가 오른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룻은 아무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크고 환하게... 마치 빛처럼 웃었다.

 "이것도 역시 나중인가요?"

 그녀는 김이 팍 식은 표정을 지었고 룻은 해맑은 미소를 머금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 비밀이 뭔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그런데, 당신... 1주일 사이에 정말 많이 변했어요.”

 룻이 아무말 없이 기자를 응시했다.

 "그런 모습이요. 당신에게 없던 모습인걸요.”

 여기자가 롯을 바라보았다. 룻도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잖아요.”

 "네?"

 기자가 그녀의 갑작스런 말에 의아해했다.

 "아까 이번 폭우가 두렵지 않냐고 물었잖아요. 이게 내 대답이예요.”

 룻이 손을 뻗었다. 기자도 손을 뻗었다. 그녀는 아직 룻의 대답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간단한 질문의 대답치고는 너무 어렵네요. 이것도 나중에 풀어서 이야기해주실거죠?"

 그녀의 표정은 질문이라기보다는 부탁 혹은 애원에 가까워 보였다. 룻은 대답없이 미소만 지었다. 하지만 그것은 필요한 모든것을 포함하고 있었다.

 둘은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기자는 원형의 복도를 돌아 사라졌지만 구두소리는 한동안 그곳에 남아있었다. 룻은 그 소리마저 사라지기를 기다렸다가 대기실의 문고리를 잡았다. 그리고 돌렸다.

 '끼익...'

 문이 열리자, 기다렸다는듯이 세 남자가 환호성을 질렀다.

 "오로르, 축하하네. 오늘 공연 정말 최고였어.”

 존이 젠틀하면서도 차분하게 말했다. 제르딘은 아무 말 없이 미소를 지으며 룻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룻은 그의 악수에 응해주었다. 때맞춰 로그가 옆에서 샴페인을 터뜨렸다. 코르크 마개는 천장을 때린후 어디론가 사라졌고, 샴페인에서는 거품이 사방으로 솟구쳤다.

 "정말 훌륭했네.”

 존이 다시 한 번 감탄했다는 듯이 주절거렸다. 로그는 그 옆에서 존의 말에 끄덕이며 샴페인을 잔에 따랐다. 룻은 단지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룻의 미소를 보자 안심한 표정으로 자기들끼리 껄껄대며 웃었다.

 "제르딘, 존. 하고싶은 말이 있어요.”

 룻이 말을 꺼냈다. 그들은 우스꽝스런 웃음을 멈추고 룻에게 귀를 기울였다. 마치 좋은 소식이라도 들려올 거라는 듯이, 그리고 모든 것이 자신들의 뜻대로 이루어질거라는 듯이...

 "저 다음달로 만기인 계약, 연장하지 않겠습니다.”

 그녀의 대답에 그들의 시간이 멈추었다. 어느 누구도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않았다.

 "회사를 그만두겠어요. 이제부터는 프리로 일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잠시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서 그녀는 다시 말을 이었다.

 "나는 당신들을 용서했습니다.”

 룻이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말과 함께 '용서' 라는 단어를 꺼냈을때,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서로의 얼굴만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솔직히 룻은 한 번도 그들에 대한 용서를 꿈꾸지 않았지만, 막상 그들의 얼굴을 보자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순간 그들이 진심으로 불쌍해 보였다. 배신과 탐욕밖에 모르는 사람들. 그들은 그녀가 말한 용서의 의미를 알리가 없었다. 하지만 룻은 신경쓰지 않았다. 다만 그들을 용서하고자 할때부터 그녀는 그들에게 자신이 그들을 용서했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다. 그 사실을 꼭 말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룻은 말의 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위대한 용서의 시작이자 용서의 끝이라는 것을 알고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그들 앞에서 용서를 말하자, 마음속에 쌓여있던 배신의 상처로 인한 응어리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어느것으로도 녹지 않던 것들이 마치 처음 땅으로 떨어지는 눈송이처럼... 그렇게 순식간에 녹아 사라졌다.

 

 룻이 건물에서 나올때 멀리서 한 남자가 보였다. 룻은 특종을 바라고 남아있던 기자일 거라는 생각에 그를 쳐다보지 않고 재빨리 걸었다.

 "오로르! 당신의 팬입니다.”

 건물의 뒷문과 연결된 작은 주차장에 그의 목소리가 울렸다. 룻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채, 걸음을 더 재촉했다. 팬이든, 기자든, 그녀 홀로 있는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마주쳐봤자 좋을게 없었다.

 "할 말이 있습니다.”

 룻이 계속 걸으면서 잠시 그를 쳐다보았다. 꽤 멀리 떨어져있기에 정확히 알아볼 수는 없었지만 곱슬머리에 키가 작은 40대 중년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 그녀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혹시 이상한 사람일까봐 의심된다면 여기서 말하겠습니다.”

 그가 큰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계속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러대면, 그들 주위로 사람들이나 기자들이 몰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럼 여기서 말하겠습니다.”

 그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룻은 이번에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저는 당신의 팬입니다. 웃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불쌍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작년에 와이프가 죽고나서 내 인생은 비참해졌습니다. 그 후로 저는 단 한 번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증상이 지속되자 의사도 만나보고 약도 먹어봤어요. 하지만 소용없었습니다. 그래서 6개월이 지날 때 쯤에는 자살 시도도 여러번 했었죠. 그러나 번번히 살아남았습니다. 정말 죽고 싶었는데... 정말 죽고 싶었는데 죽을 수가 없었어요. 죽는 것조차 두렵고 슬펐기 때문이었죠. 이미 슬픔에 찌들어있었지만, 막상 죽으려하면, 죽음 후 또 다른 색깔의 슬픔이 시작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막연한 두려움이 앞섰죠. 그러던 어느날 당신의 연주를 들었어요. 우연은 아니었죠. 슬픔의 피아니스트라고 해서 찾아갔으니까요. 바로 그날, 당신의 곡을 처음 들은 그날, 나는 너무나도 놀랐어요. 아련함이 느껴지면서 과거의 추억들이 함께 다가왔어요. 처음에는 당신의 연주를 듣고나서 내 슬픔이 치유된 것 같아 눈물이 쏟아졌지요. 하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당신의 연주에서 들려온 슬픔은 나를 짓눌렀고 덮어 버렸어요. 그렇게 나는 더 슬픔에 잠식된채 점점 질식되고있었죠. 그제서야 나는 깨달았어요. 내가 사실은 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요. 정말로 살고 싶었어요. 이제는 더이상 죽고 싶은게 아니라 살고 싶었어요. 마치 자살하려고 물에 빠진 사람이 진짜 죽음 앞에 직면하자 그 죽음에 대한 실제적인 두려움에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처럼 당신의 더 크고, 진짜의, 그리고 실제적인 슬픔이 저를 덮치자 무작정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저는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고, 그렇게 죽음과 슬픔 사이를 헤메는 과정은 너무나도 슬프고 괴로웠어요. 마치 이제 모든 희망을 잃고 꺼져가는 불꽃같았어요. 언제 꺼질지모르는 두려움에 활활 떨고있는... 그런 불꽃 같았어요. 그리고 오늘, 저는 결정했었죠. 나는 당신의 연주를 마지막으로, 이제는 정말 모든것을 포기하려고 했어요. 어떻게 죽을지도 이미 다 결정해 놓았었죠. 하지만 당신의 오늘연주가 나를 바꿨어요. 나의 모든 것을 바꾸었어요. 당신의 연주속에 숨겨져있던 메세지가 나를 바꿨어요. 나는 거기서 희망을 봤어요. 소망을 봤어요. 사랑을 봤어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믿음… 그래요, 믿음을 봤어요. 그래서 이제 나도 꿈을 꿀래요. 사랑을 할래요. 믿음을 가지고서... 이제 나도 행복해질래요. 당신이 했듯이 나도 할거예요. 이 모든 것들은 그냥 내 추상적인 해석일 수도 있겠죠. 당신이 의도하지 않은 것일수도 있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어요. 분명히… 이 모든것들을, 당신의 연주속에서 말이예요. 오로르, 감사합니다.”

 그가 허리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했다. 룻은 고개만 살짝 숙였다. 둘은 여전히 거리를 유지한 채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흐르던 침묵은 잠시 후 남자가 먼저 주차장의 차들 사이로 사라져가자 자연스럽게 녹아내렸다. 룻은 그가 발걸음을 떼기 전에 미소짓는 것을 보았다. 그가 말한것처럼 이것 역시 룻, 그녀 자신만의 추상적 해석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녀 역시 느꼈다. 분명히...

 “이제부터는 룻이라고 불러주세요!"

 룻이 거의 사라진 그의 뒤를 향해 소리쳤다. 아무도 없는 주차장에 그녀의 목소리가 넓게 울려퍼졌다. 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몸을 돌려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 잠시 후 그는 건물 사이로 사라졌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룻은 그의 흔적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한 후, 조용히 대로로 나가 택시를 탔다.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행복을 안고서... 그리고 그 행복은 그녀에게만 제한되지 않고 공기를 타고, 사랑을 타고, 믿음을타고 그녀의 주위로 퍼져나간다는 믿음을 안고서.

 

 "뭐 살거예요?"

 “아, 저기 담…”

 룻은 시간이 멈춰버린 것 처럼 잠시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뭐라구요? 담배요?"

 "아... 아니예요.”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미소지었다.

 “죄송해요."

 그리고 그녀는 가게를 나왔다.

 

 인생은 뜨겁게, 그리고 때로는 차갑게 살아야한다. 하지만 그 뜨거움이나 차가움으로 다른 사람을 해치게 해서는 안된다. 내 뜨거움으로는 추위 속에 있는 사람들을 도우며, 내 차가움으로는 뜨거운 사람들을 식혀 주어야한다. 그런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인생이다.

 

 "사라?"

 “여보세요?"

 "..."

 “오로르, 오로르니?"

 "사라, 저… 이제 슬픔의 연인 오로르가 아니예요.”

 “… 오로르?”

 "사라, 이제 룻이라고 불러주세요.”

 “오로르, 무슨 일이라도…”

 “사라, 부탁이 하나 있어요... 들어줄래요?"

 

 사라와 늘 함께하고 싶은 마음. 사랑하는 사람에게 도움받고 싶은 마음. 함께 소망을 키워나가고 싶은 마음...

 

 "사라, 저 이제 프리랜서 피아니스트예요. 저와 함께 일하지 않겠어요? 사라와 함께 일하고 싶어요.”

 

 날씨가 맑았다. 보통 이례적인 폭우 뒤에는 이례적인 폭염이 따라오기 쉽다. 하지만 지금 그레이트야머스에는 이례적으로 환상적인 기후가 지속되고 있었다. 제인의 무덤에 간 날도 그랬다. 룻이 도착하기전 장례식은 이미 끝났다. 룻은 장례식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기에 약간의 안타까움은 느껴졌지만 크게 개의치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인의 죽음은, 가장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견디기 힘든 현실이었다. 막상 제인의 죽음과 직면하자 룻은 감사함부터 슬픔까지 여러가지 감정들이 몸에서 배어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룻은 다가오는 슬픔을 반기지는 않았다. 끌어안지도 않았다.

 룻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쳐다보았다. 웰링턴 항구 주위에는 사람들이 홍수로 인한 피해를 한창 복구중이었다. 그녀는 해변가로 걸어갔다. 그리고 의자에 앉았다. 사람들의 말소리와 연장들의 춤 추는 소리 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녀는 커버를 열고 손가락을 풀기 시작했다. 해변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날리는 머리를 은색 피아노 장식이 달린 빨강색 머리끈으로 묶었다. 부드럽게 계속 부는 바람에 한데 묶인 머리가 살랑살랑 흔들렸다. 피아노 오른쪽에 깊이 새겨져있는 글자 From Angel(천사로부터)을 손가락으로 읽었다. 피아노 왼쪽, 그녀의 이니셜이 있기 훨씬 전부터 있던 글자였다. 그녀가 모르고있던 피아노의 흔적이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여전히 제각각 해야할 일을 하고 있을 뿐, 그녀와 피아노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머금은채,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리고... 연주를 시작했다.

 

 때로는 부드럽게, 때로는 강렬하게. 그녀의 손가락이 머무는 자리에서 새로운 생명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음률은 피아노선을 타고나와 피아노 모서리에 새겨진 이니셜을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몇일 전까지만 해도 고장나있던 낡은 피아노는 이제 새것이 되어 그녀의 손가락 리듬에 맞추어 소리내었다. 그녀의 부드러운 스텝에, 리드미컬한 손동작에 피아노는 여러가지 목소리를 내었다. 이제 더이상은 칠 수 없다던 낡아버린 피아노... 그 어느 옛날, 한 장인이 만들었을 피아노... 그것은 세월이 흘러 이곳까지 흘러들어와 어느 한 소녀의 품에 들어왔다. 피아노는 소녀에게 즐거움이 되었고 꿈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그 꿈은 생전에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사랑했기에 어머니의 죽음 후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과거를 그리며 피아노를 치는 일뿐이라 생각하며 갖게된 왜곡된 꿈이었다. 그 꿈은 그녀가 피아노를 계속 연주하다보면, 어머니 만큼 그녀의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던 아버지가 언젠가는 돌아오지 않을까하는 헛된 희망에서 시작된 꿈이었다. 그러나 이런 헛되고 왜곡된 꿈 속에서 그녀가 마음속 깊은 상처들을 감싸안은채 슬픔의 늪으로 점점 깊이 빠져들때, 피아노는 그 수명을 다했다. 그리고나서의 여정들… 언젠가 사라가 말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단어를 찾기 위해 그녀가 헤메었던 그 수년의 시간들 속에서 그녀는 많은 일들을 보고 겪으며 마음 아파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그것들을 찾았다. 그리고 이 모든 시간 동안 피아노는 비록 수명을 다했지만, 더이상 그 본래의 기능을 다할 수 없었지만, 늘 그녀 옆에 있어주었다. 슬픔에 짓눌려있던 어린 소녀의 방황이 끝나기까지 피아노는 그녀와 함께했다. 그리고 지금, 그것은 다시 소리를 내고 있었다. 죽어버렸던 피아노가 다시 살아났다. 마치 천사의 선물처럼... 어머니의 죽음에서부터, 아버지가 그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룻을 떠나는 큰 아픔속에서도, 그녀가 그 고통스런 순간을 이겨내고 용서하고 믿음과 소망으로 나아가는 순간까지... 그녀가 슬픔에 타버려 한줌의 잿덩이로 사라지지 않도록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준 선물, 피아노. 그녀의 죽어버린 마음이 다시 살아나자, 죽었던 피아노 역시 다시 그녀 앞에서 노래했다.

 

 룻은 과대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이 피아노를 만든 사람도, 클라라에게 판 사람도 구름치기가 아닐까 잠시 상상해보았다. 그녀가 슬픔에 지쳐 쓰러졌을때 구름치기가 피아노의 수명을 다하게 하여 그녀가 회복의 여정을 떠나게했다는 그런 상상, 그리고 그녀가 믿음 소망 사랑을 발견하자 피아노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그런 상상 말이다. 어느것하나 그렇게 생각할 만한 명백한 근거는 없었지만(영화에서는 피아노 옆에 새겨진 영어From Angel 를 보여준다.) 그런 생각을 하는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놀랍고도 감사한 일주일이었다. 그리고 잘 생각해보면 그런 일년이었고 그런 인생이었다.

 

 그녀의 연주가 시작하자 하늘에서 문이 열리듯 구름이 서로 비켜서며 햇빛이 그녀와 피아노를 덮었다. 그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거룩한 축복이 한 사람의 머리위로, 그리고 이 땅위로 내리는 것 같았다. 그녀가 간절하고도 아름다운 감사의 찬양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점점 그녀 주위로 모여들었다. 홍수 피해를 복구하던 사람들도, 주위를 여행하던 관광객들도, 그리고 가게에서 일 하던 사람들까지 그녀의 연주에 귀를 기울이며 모여들었다. 한 명… 그리고 또 한 명.

 그녀는 주위를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하늘에 있을 친구를 위해, 그리고 지금도 자신을 쳐다보고있을 그분을 위해 연주했다. 바닷바람이 그녀의 목을 부드럽게 스치며 지나갔고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을 끌어안는 듯한 따뜻함을 느꼈다. 그녀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주었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나오는 이 행복이… 믿음이, 사랑이, 그리고 소망이 바닷바람을 타고 그녀 주위로, 저 멀리 바다 건너로, 저 높은 구름 위까지 퍼져나가기를 소망했다. 믿었다.

 

 그녀의 노래는 바람을 타고 하늘 위로 그리고 구름 위로 올라갔다...

 

 "Make You Feel My Love"

 

 When the rain is blowing in your face,

 And the whole world is on your case,

 I could offer you a warm embrace

 To make you feel my love.

 

 When the evening shadows and the stars appear,

 And there is no one there to dry your tears,

 I could hold you for a million years

 To make you feel my love.

 

 I know you haven't made your mind up yet,

 But I would never do you wrong.

 I've known it from the moment that we met,

 No doubt in my mind where you belong.

 

 I'd go hungry; I'd go black and blue,

 I'd go crawling down the avenue.

 No, there's nothing that I wouldn't do

 To make you feel my love.

 

 The storms are raging on the rolling sea

 And on the highway of regret.

 Though winds of change are blowing wild and free,

 You ain't seen nothing like me yet.

 

 I could make you happy, make your dreams come true.

 Nothing that I wouldn't do.

 Go to the ends of the Earth for you,

 To make you feel my love

 To make you feel my love

 

 연주를 마치고나서야 그녀는 사람들이 그녀 주위로 몰려들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들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기분좋은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눈가에 촉촉하게 물기가 머물고 있었다. 제인에게, 구름치기에게, 그리고 그를 지으신 분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행복해지고 그 행복을 모두에게 나누어주고 싶습니다. 과거의 나처럼 슬픔의 숲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행복을 알려주고 싶어요. 그리고 더 나아가 소망의 숲을, 생명의 숲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 믿음이 소망으로 이루어지기를 믿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바다 냄새가 났다. 깊고 그리운 바다냄새, 그녀가 어릴적 맡았던 고향의 냄새 그대로였다. 황톳빛의 바다 위로는 갈매기들이 울고있었고 파도는 바닷바람과 춤을 추었다. 골목을 돌자, 저 멀리 그녀의 집이 보였다. 굴뚝 위로 연기가 솟고 있었다.

 

 

 "아버지께 뭐 줬어? 봉투에 도대체 뭘 넣은거야?"

 콘서트를 마치고 돌아왔을때, 제인의 무덤에서 사라가 물었다. 룻이 미소지었다. 비록 그 미소는 희미했지만 거기에는 진하고도 진정한 사랑이 담겨있었다.

 

 “옛날의 추억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색 바랜 머리끈, 그리고 스페어 키.”

 

 하나는 그녀의 기억 속에서 유일하게 아버지의 사랑을 의미하는 물건이었고 다른 하나는 그녀의 용서를 의미하는 물건이었다. 집 앞에 도착했을때, 오로르는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일몰의 빛이 하늘 가득한 구름들을 오색찬란하게 염색하고 있었다. 살짝 열린 창문에서 베이컨의 짭짜르한 냄새와 레드 빈즈의 달짝지근한 냄새가 났다. 그리고 중년 남자의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룻은 하늘을 보며 웃었다.

 크게 미소지으며 웃었다.

 ‘고마워요. 나는 이제 슬프지 않아요. 나는… 행복해요.’

 

 때마침 불어온 바닷 바람이 그녀의 머릿카락을 살짝 흔들어 놓았다. 그녀는 커다란 미소를 그대로 머금은채, 지워지지 않는 영원한 행복을 가슴 속 가득 담고 집으로 들어갔다.

 

 "And now these three remain: Faith, Hope and Love. But the greatest of these is Love"

  - 1 Corinthians 13:13

 

 그 하늘은 여전히 구름들로 가득차 있었다.

 (The sky is still filled with clou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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