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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꿈속의 남자
작가 : 찌니
작품등록일 : 2017.7.29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m&m쇼핑센터의 직원 이은재. 20살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10년 간 빠짐없이 은재의 꿈에 출현한 의문의 남자. 그런데 꿈 속의 남자라고 생각했던 그 강 욱이, 30살 어느 가을 홀연히 은재의 눈앞에 나타났다? 꿈속의 남자를 사로잡기로 자신의 친구와 작전까지 짰지만 자꾸만 마음 한 구석을 비집고 들어오는 한 남자 김 환에게 흔들리는 은재. 그녀는 과연 어떤 남자와 함께하는 행복을 선택 할 것인가!

 
<6> 진짜 그 남자가 나타났다!
작성일 : 17-07-30 01:07     조회 : 359     추천 : 1     분량 : 4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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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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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은재에게 시안에 대해 설명하려던 환은 막 들어온 손님의 발걸음이 자신의 테이블인 것을 느끼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뚜벅뚜벅 구둣발 소리가 환과 은재가 앉아있는 테이블 앞에서 멈췄다. 환은 예상외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의문의 남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형이 웬일….”

 

 환의 말투가 ‘나 지금 매우 당황스럽거든?’ 이라고 이야기 하는 듯 했다.

 

 환이 테이블로 다가 온 남자에게 막 인사를 끝낸 순간, 은재도 정신을 차리고 환이 들고 있던 시안으로 눈길을 돌렸다.

 

 “아, 김 환씨. 미안해요. 아까 하려고 했던 말이 뭐였어요?”

 

 은재의 물음에 환은 ‘후―’ 하고 짧은 한숨을 내쉬더니, 시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대신 은재의 뒤편에 서 있던 남자의 옷깃을 끌어당기며 소개했다.

 

 “소개해 줄 사람이 생겼어. 내가 소속되어 있는 s기획 대표님. 말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바람에, 나도 지금 당황스러운데. 놀랐으면 미안.”

 

 “아, 아니에요.”

 

 환의 말을 듣고 흘낏 옆을 바라보니 소리 소문 없이 불쑥 들어와 자신의 테이블 옆에 서있는 사람의 기척이 느껴졌다. 하지만 대놓고 불편함을 티낼 수 없어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아니라며 부인했다.

 

 그런 은재의 옆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던 남자가 고개를 한 번 갸웃하더니, 은재에게 악수를 청하며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s기획 대표 강 욱 이라고 합니다.”

 

 은재는 지금의 상황이 조금 어색해 맞은편에 앉은 환의 손끝만 바라보다, 불쑥 자신의 몸 쪽으로 치고 들어오는 욱의 손에 놀라 앉은 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아, 안녕하세요. 네, 처음 뵙네요. 저는 m&m 마케팅홍보팀 대리 이 은재라고 합니다.”

 

 순간.

 

 인사를 위해 숙인 머리 때문에 풀어헤쳐진 머리카락 한 뭉텅이가, 먹다 남은 된장찌개 뚝배기 속으로 퐁당 하고 빠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은재가 다시 고개를 들려고 하자, 맞은편에 앉아있던 환이 재빨리 티슈를 뽑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지만 은재의 옆에 서있던 욱의 행동이 조금 더 빨랐다.

 

 “잠깐. 고개 들지 마세요.”

 

 욱은 은재에게 고개를 들지 말라고 이야기한 후, 자신의 안주머니 속에서 아이보리색 손수건을 꺼내 뚝배기에 빠진 은재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꺼내 닦아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환이 자신의 손에 들려져있는 티슈를 한 번 쳐다보곤, 거칠게 접어 테이블위로 던지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은재는 환이 그러거나 말거나 부끄러워 죽을 지경이었다.

 

 처음 보는 기획사대표라는 남자 앞에서 칠칠맞게 머리카락이나 된장찌개에 빠뜨리는 모습을 보이다니. 앞으로 자주 마주치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은재는 얼굴을 들 수 없었다.

 

 “이제 고개 들어도 됩니다.”

 

 “네? 네네.

 

 욱의 시선을 피해 은재가 흠흠하는 헛기침 소리를 내며 고개를 들었다. 도저히 옆을 볼 자신이 없어 맞은편에 시선을 던지는데, 뭐가 그렇게 맘에 안 드는지 있는 힘껏 인상을 써대는 환의 얼굴이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뭐, 뭘 그렇게 봐요?”

 

 “너 보는 거 아니야. 신경 꺼.”

 

 매우 심기가 불편해 보이는 환의 말투에 살짝 기분이 나빠진 은재가 한 마디 쏘아붙이려 입술을 달싹거리는데, 환의 옆자리 의자가 드르륵 거리며 움직이더니 곧이어 욱이 모습을 드러냈다.

 

 욱은 자리에 앉자마자 정색하며 환의 머리를 콩 하고 쥐어박았다.

 

 “인마, 너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아씨. 왜 때려…요!”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반말 때문에 잠시 은재의 눈치를 살피던 환은 아까는 잘만 쳐다보더니 욱이 옆에 앉고 나서는, 자신 쪽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엄한 데로만 시선을 던지는 은재의 모습에 짜증이 나 괜히 엄살을 피웠다.

 

 “뭐야. 당신 때문에 나 맞았다고! 신경 좀 쓰지? 나 지금 엄청 아프거든?”

 

 은재는 아까의 일 때문에 욱을 쳐다보기 민망스러워 고개를 돌리고 있는 자신의 속마음도 모른 채, 엄살을 피우고 시비를 걸어대는 환이 어이가 없어 식당 입구 쪽을 바라보던 시선을 환에게로 옮겼다.

 

 “아, 진짜. 덩치는 산만해서 고작 그거 한 대 맞은 거 가지고 그렇게 엄살을 피워….”

 

 이번에야말로 한 마디 단단히 쏘아붙여 주리라 다짐하며 맞은편으로 시선을 돌린 은재의 시야에 환과 함께 욱도 담겼다. 아까부터 함께 있었지만 이제야 욱의 얼굴을 정확히 본 은재는 환에게 하던 말을 다 끝맺기도 전에 얼음처럼 굳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은재의 모습에 당황한 욱이 환의 팔을 툭 건들이며 물었다.

 

 “왜 저래?”

 

 욱의 물음에 환이 두 번째라 익숙하다는 듯 대답했다.

 

 “저 표정 또 나왔네. 나 처음 봤을 때도 저러더라. 그래서 그냥 잘생긴 사람 처음 보냐 하고 말았는데. 형이랑 나랑 좀 많이 닮았잖아. 사촌인데도 친 형제 아니냐는 소리 들을 만큼. 그래서 그런가보지. 좀 있으면 정신 차릴 거야.”

 

 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욱이 다시 은재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욱의 물음에 대한 환의 대답은 은재가 들으면 놀래 자빠질 환과 욱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은재는 지금 환이 무슨 말을 하든, 욱이 자신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든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정말 말로만 듣던 패닉상태가 이런 것임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 이었다.

 

 그 남자였다. 환의 옆에 앉은 욱이 바로 자신의 꿈속에 10년 동안이나 꾸준히 출현한 그 남자였다. 여자의 무서운 촉이 ‘저 남자가 바로 그 남자야!’ 라고 아우성치는 듯 했다. 한 번보고 두 번 봐도 확실히 그 남자다.

 

 은재는 한참동안이나 멍한 모습을 보인 자신을 추스르며 애써 멀쩡한 척 말을 건넸다.

 

 “아, 죄송해요. 제가 잠시 딴 생각 좀 하느라…. 제가 아는 어느 누구랑 너무 닮으셔가지고. 하하.”

 

 욱은 다행히도 얼마 안 있어 아까처럼 돌아 온 은재의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아 그랬군요. 안 흔한 얼굴인데. 저도 궁금하군요. 다음에 한 번 소개시켜 주시죠.”

 

 “아, 네? 네.”

 

 ‘꿈속의 남자를 어떻게 소개시켜줘? 어휴. 밥 한 끼 먹으러 왔다가 이게 무슨….’

 

 은재가 속으로 구시렁대고 있을 때, 환이 욱에게 물었다.

 

 “근데. 진짜 여긴 어쩐 일이야, 아니 세요.”

 

 은재의 앞에서 또 말실수를 할 뻔 한 환이 은재의 얼굴을 한 번 살피더니 욱의 허벅지를 살짝 꼬집었다. 환의 행동을 눈치 챈 욱이 사무적인 말투로 환의 물음에 대답했다.

 

 “m&m이랑 계약했다기에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서 찾아왔다. 내가 알기론 m&m보다 u&c가 조건이 더 좋았던 걸로 알고 있….”

 

 “하하. 대표님, 일적인 대화는 기획사로 가서 이야기 하셔도 되는데…. 굳이 이까지 찾아오실 필요가 있나요.”

 

 욱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색한 웃음으로 덥석 말꼬리는 잘라 대답한 환이 은재 몰래 자신의 발로 욱의 다리를 툭 쳤다. 그런 환의 태도에 미심쩍은 표정을 짓던 욱이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대답했다.

 

 “너무 궁금해서 말이야. 콧대 높은 신인모델이라고 소문난 네가 뭣 때문에 m&m이랑 손잡게 됐는지. 뭐 이야기는 사무실에 가서 더 찬찬히 듣기로 하지.”

 

 욱이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엉망이 된 테이블을 흘낏 한 번 쳐다보곤 은재에게 인사했다.

 

 “그럼 실례가 많았군요. 다음에 정식으로 뵙는 걸로 하죠. 식사를 망쳤으니 다음에 볼 땐 근사한 곳에서 대접하겠습니다. 그럼.”

 

 가벼운 목례를 끝으로 욱이 먼저 나가고, 환은 아까 검토했던 시안을 주섬주섬 정리했다.

 

 은재가 정리를 도와주려 팔을 뻗다가 한 숟가락도 먹지 못한 환의 밥공기를 보고 말했다.

 

 “배고프다더니, 밥… 못 먹었네요.”

 

 “그래. 주책없는 누구 덕분에. 배고파 죽을 지경이야. 콘셉트 회의도 제대로 못하고.”

 

 환이 말한 주책없는 누구는 욱을 향한 말이었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리듯 괜히 뜨끔해진 은재가 딴청을 피우며 대답했다.

 

 “사, 사무실가서 뭐라도 꼭 챙겨먹어요. 그리고 시안에 대해서 할 말은 명함에 적힌 연락처로 연락주세요. 촬영 8일 남았거든요? 수정하려면 시간 좀 걸리니까 최대한 빨리 연락 줘요.”

 

 “알겠어. 그럼 그만 일어나자.”

 

 시안 뭉치를 챙겨서 자리에서 일어 선 환이 계산대로 가 계산을 하는 사이, 가방을 챙겨 일어서던 은재는 자신의 된장찌개 뚝배기 옆에 놓여 있는 아이보리색 손수건을 발견했다. 찌개 국물이 스며들어 얼룩덜룩해진 손수건을 그냥 두고 갈 수 없어 고민하던 은재에게 환이 얼른 나오라고 재촉했다.

 

 “아, 알겠어요. 나가요!”

 

 잠시 후, 식당 미닫이문을 나서는 은재의 가방 속에는 욱의 아이보리색 손수건이 얌전히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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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혜 17-08-20 09:56
 
ㅎㅎ...된장찌개에 빵 터졌어요!! 작가님 글은 언제나 유쾌 발랄하니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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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니 17-08-20 19:50
 
감사합니다 동혜님ㅎㅎ 바쁘신 와중에도 꾸준히 작품을 봐주시니 정말 힘이나네요.
사실 이 글은 2년전 작품이고 최근에 올리는 글은 다시 이어쓰고 있는 부분인데 갈수록 재미가 떨어져서 걱정입니다. 동혜님의 댓글로 힘을 내볼게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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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혜 17-08-23 14:50
 
오~2년 전에 쓰시다니...그때 전 뭘했나..흠흠, 그냥 놀았네요.ㅎ
충분히 재밌으니 앞으로도 쭈욱~기대하겠습니다., 작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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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블루 17-08-23 20:58
 
강욱이 그럼 꿈 속의 그 남자? 한데 8년 전에 어떤 인연이 있었을 까요? 꿈 속에 꾸준히 나타났던 거라면.. 아니면 예지몽?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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