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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겨울과 밤의 검사
작가 : Dr러다이트
작품등록일 : 2017.6.21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 행복과 타오르는 복수심 사이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해매는 검사의 이야기

 
6. 강철의 전쟁 04
작성일 : 17-06-25 11:27     조회 : 25     추천 : 0     분량 : 8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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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언나이트는 귀중한 전략병기지만 그 덩치 때문에 성안에 보관할 수 없었다. 용병들에게 맡겨두었다가 고장이라도 나면 곤란했기에 아이언나이트 곁에는 항상 기사들과 병사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성에서 마탑이 무너지고 화재가 발생하자 아이언나이트를 지키고 있던 병력들도 조금씩 내성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어이 알렌 언제까지 기다릴 거야?”

 “조금만.....조금만 더 아직 기사들이 많아”

 메튜와 알렌이 이끄는 네메시스 용병단은 지금 자연스럽게 다른 용병들과 섞여서 내성을 구경하고 있었다. 지금 그들이 와 있는 장소는 알렌이 수비하던 구역에서 제법 먼 거리에 있었기에 네메시스의 1조가 있어도 아무도 눈치체지 못했다.

 한참을 기다렸을까? 알렌은 간소해 보이는 체인메일을 두른 기사들이 잡담을 나누다가 내성으로 들어가자 그들을 쫒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야 눈에 띄는 짓 했다간 들킨다고”

 “아니 내 계획대로라면 저놈들을 꼭 잡아야해”

 알렌은 네메시스의 누구보다도 자유를 갈망했다. 살기위해서 억지로 맺은 계약 때문에 자신의 아까운 청춘이 어떻게 되었는가? 뭐 덕분에 좋은 검술도 배우고 재미있는 놈들도 많이 만났지만 무보수로 여기서 썩는 건 사양이다.

 만약 여기서 아이언나이트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강탈하는 것이라면? 자유를 되찾기에 충분한 공적이 아니겠는가!

 “네 눈으로 저놈들이 들어간 건물 좀 살펴봐 누가 있어?”

 ‘후후후 메튜 난 이제 자유가 될 거다.’

 눈앞의 순진한 형씨는 자신이 무슨 생각인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라고 물어오는 순박한 눈을 보자니 조금 양심이 찔리기는 했다.

 ‘그래 자유를 되찾고 나면 술 한 잔 정도는 사주마.’

 메튜는 눈에 힘을 팍 주고 건물을 살펴보았다. 그에게는 사신무를 배울 자질은 없었지만 특이한 능력이 하나 있었다. 영혼을 보는 눈, 그는 죽은 자나 살아있는 자에 상관없이 그 영혼을 감지할 수 있었다. 전투에 도움이 되는 능력은 아니지만 밤에 전투하거나 정찰할 때는 제법 편리했다.

 “저기가 무슨 건물인데? 위층에 사람이 두 명 있고 나머지는 저 사람들 밖에 없어”

 “저기는 아이언나이트의 라이더가 이용하는 휴게소야. 2층에 두 명이라......어이 따라와”

 미리 생각해둔 작전이 있는지 알렌이 손짓하자 3조의 용병들 일부가 불이 밝혀지지 않은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더니 창문을 넘어서 잠입했다.

 “나머지 애들은 대기시키고 너도 따라와 저 기사들을 조용히 처리해야해”

 별다른 작전이 없던 메튜는 알렌을 따라 창을 넘었다. 들어온 장소는 술을 보관하는 창고였는지 오크통이 가득했다. 3조의 용병들은 오크통 사이사이로 몸을 웅크리고 숨었다.

 어두운 방으로 들어서자 메튜의 눈은 푸른색으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 눈은 벽 너머의 기사들을 아직도 보고 있었다.

 “어이 알렌 기사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

 “잘 들어 저놈들은 오러도 못 다루는 놈들이야 한 번에 조용히 처리한다. 그러니까 이제 그 불 꺼”

 메튜가 눈을 깜박이자 타오르던 불빛이 꺼졌다. 곧이어 기사들이 이곳으로 들어왔다.

 “야 지금 내성에 적이 잠입했다던데 지금 술이나 마셔도 되는 거야?”

 “무슨 소리야 우리가 내성에서 직접 싸울 것도 아닌데”

 “맞아 우리가 내성으로 갈 정도면 그냥 전쟁에서 진거지”

 기사들은 마법등을 들고 가까운 진열장에서 술병을 꺼내들었다. 진열장 바로 뒤에 용병들이 숨어있었지만 그들은 알아차리지 못했다.

 “발렌타인 백작이 마나코어보급을 줄여서 아이언나이트 기동시간을 줄이라고 했잖아?”

 “그럼 이제 싸울 일도 없는 건가?”

 “우리야 필요할 때 잠깐 잠깐 얼굴만 보여주면 되는 거지”

 “그러고 보니 저번에 오러나이트 하나가 내 아이언나이트에 달라붙었을 때 봤냐?”

 “아 그거 큭큭”

 세 명의 기사들은 킬킬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아이언나이트는 본메탈로 코팅해놔서 오러블레이트급이 아니면 제대로 먹히질 않는데 멍청한 놈들은 그걸 몰라”

 “요즘은 장비도 실력이지 암”

 아이언나이트의 탑승자들은 오러를 다루지 못하는 검사들이다. 아이언나이트 자체가 오러나이트를 태운다고 해서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중요한 것은 아이언나이트와의 동조율과 후원자의 유무다.

 따로 전용 휴게소까지 주어지는 걸 보면 저들이 유망한 귀족가의 자제라는 건 분명했다.

 ‘쳇 분명 배고픔이 뭔지도 모르고 잘 살았겠지’

 알렌이 질투를 듬뿍 담아 수신호를 보내자 용병들이 순식간에 튀어나오면서 세 기사의 목을 졸랐다. 기사들은 꺽꺽 대는 소리를 몇 번 내면서 허우적거리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기사라고 부르기에 민망한 실력을 가진 자들이었다.

 “좋아 이제 반은 성공했군.”

 알렌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기사들의 체인메일을 벗겨냈다. 그러자 몸에 착 달라붙는 형태의 특이한 슈트가 보였다. 깔끔하게 목을 졸라서 죽였기에 슈트는 피 한 방울 묻지 않았다. 알렌은 조심스럽게 슈트를 벗기다가 안색을 찌푸렸다.

 “켁 이놈들 알몸이잖아! 더러워”

 “저기 말이야 대장님 말대로 할 생각이 아니지?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언나이트의 파괴랑은 관련이 없는 것 같은데”

 “아 난 저놈들을 빼앗아서 탈 생각이야”

 알렌은 창고를 벗어나서 식당을 찾았다. 다행이도 물을 찾을 수 있었고 알렌은 슈트를 뒤집어서 물로 씻어냈다. 당연히 슈트를 정상적으로 세탁할 시간은 없었고 코를 가랑이에 가져다 대보니 살짝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지만 꾹 참고 갑옷을 벗고 슈트를 챙겨 입었다.

 “이 슈트랑 키가 없으면 아이언나이트는 작동하지 않거든 별 수 없지”

 방수기능이라도 있는 건지 불쾌한 감촉은 없었지만 찝찝함은 별 수 없었다.

 “너 자유를 얻을 생각이야?”

 “응 방해할거냐?”

 메튜는 다나처럼 광신도급은 아니지만 네메시스의 용병들 중에서는 이리스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편에 속했다. 지금처럼 자신이 중간에 빠져나가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길지도 몰랐다. 하지만 메튜는 알렌을 어느 정도 이해해주고 있었다.

 “방해할 이유는 없지 하지만 렉스경이 약속한 작위를 생각해도 남는 게 좋을 텐데?”

 “나는 기사랑은 안 맞아서 말이지 지금처럼 사냥개같이 끌려 다니는 게 아니라 원하는 걸 하면서 살 거라고 넌 이렇게 사는 게 좋아?”

 “난 지금도 충분해 큰 의뢰가 끝나면 가끔 휴가도 주잖아”

 메튜는 그렇게 말하면서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다. 막지는 않지만 함께 가지는 않는다. 그게 메튜의 선택이었다.

 알렌을 제외한 대부분은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굶지 않기 위해서 그녀와 계약한 이들이다. 이리스가 생명의 은인이기에 힘든 훈련과 영혼이 담보로 잡힌 상황에도 그녀를 원망하는 이는 적었다.

 “하여간 저놈의 노예근성은......그럼 먼저 갈 테니까 나머지 애들 데리고 조용히 빠져나와”

 메튜는 원래 저런 녀석이다. 저놈이 자신을 방해할지도 몰라서 다른 조원들을 대기시켜둔 자신이 멍청한 것 같다.

 “자 가자”

 이미 알렌의 곁에는 두 명의 용병이 슈트를 챙겨서 입고 있었다. 그들은 당당하게 휴게소를 벗어나서 바로 아이언나이트로 향했다.

 

 “정지! 누구십니까?”

 “새로 온 라이더다 선배님들이 아이언나이트를 정비하라고 시켜서 왔다.”

 “지금...말입니까?”

 ‘새로 온다고 한 라이더가 있었던가?’

 내성에서 소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아이언나이트의 정비라니......하지만 아이언나이트를 지키고 있던 기사는 그들을 말을 믿어주었다. 알렌과 함께 온 용병들이 나름 외모가 준수한 편이라 귀족자재처럼 보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그들이 입고 있는 라이더슈트는 아이언나이트의 라이더만 입는 복장이기 때문이다.

 “선배들이 시키는 걸 어떻게 해! 내성에서 일 터졌으니까 적이 올지 모른다고 했다고”

 “야간기동은 난이도가 제법 높습니다. 정말로 지금 하실 겁니까?”

 “빨리 준비나 해”

 ‘저거 고문관이구나’

 툴툴거리는 모양새를 보자니 딱 견적이 나왔다. 고위귀족의 자재가 신분이 좀 높다고 선배한테 깝치니까. 골탕먹어보라고 야간기동을 시킨 것 같았다.

 “조심하십시오.”

 기사가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자 병사들은 일개미처럼 모여서 아이언나이트 탑승용 사다리를 가져다 아이언 나이트의 탑승구로 바짝 붙었다.

 약간 껄렁거리는 모양새로 탑승용 사다리에 오르던 용병들은 탑승구 근처에서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안 들어가시고 거기서 뭐하시는 겁니까?”

 “이거 탑승구가 안 열리는데?”

 정말로 갓 배치된 초짜인가보다.

 “거기 보이는 작은 구멍에 시동키를 넣으면 됩니다. 훈련소에서 안 배우셨습니까?”

 “그, 그건......기, 기종이 틀려서 그래”

 ‘기종이 틀린 게 아니라 수업 중에 졸았겠지’

 실제로는 그들이 아이언나이트에 대한 정보를 스파이를 통해서 겉핥기식으로 배웠기 때문이지만 기사는 그들이 탑승구 안으로 들어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들이 적이라고는 의심하지 못했다.

 알렌은 탑승구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한숨을 쉬며 긴장을 풀었다.

 “휴우~ 진짜 될 줄은 몰랐는데 성공이군. 어이 잘 들려?”

 “잘 들려 조장”

 “이쪽도”

 “다들 남아있는 마나잔량부터 확인해”

 알렌이 탄 아이언 나이트는 약 20%의 마나가 남아있었다. 중급이면 절반까지는 차 있겠지만 인공마나석을 이용한 하급마나코어기에 총량이 적었다. 나머지 기사가 탄 아이언나이트도 각각 20%대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럼 시작하자”

 알렌은 조종석에 비치된 헬멧을 썼다. 그러자 갑자기 시야가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조금씩 밝아졌다. 눈에 비치기 시작하는 관경은 아이언나이트 밖의 풍경이다.

 

 아이언나이트를 처음 만든 것은 마야지만 노스가드 성 외부에 방치된 강철거인을 본 순간부터 수많은 마도공학자가 25년의 시간동안 그것을 완성하기 위해 매달려왔다. 초기의 외부에서 마법사가 조종하는 방법은 조종자가 외부에 있기에 안전하게 조종할 수 없었고 움직임이 정교하지 못했다.

 위에서 타고 조종하는 방식은? 당연이 거대한 거인이 움직일 때 흔들림을 몸으로 그대로 받아서 견뎌야 했으며 여전히 화살의 위험에 노출되었다. 그렇다면 안은 어떨까?

 내부에 조종석을 만들기 위해서 머리를 만들고 제어장치의 일부를 옮겨야 했지만 드디어 조종자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다음에 직면한 문제는 흔들림의 제거였다. 거대한 강철거인이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안은 대형마물의 등에 올라탄 것처럼 흔들렸고 내부가 폐쇄되다보니 멀미가 더 심해졌다. 이 문제로 많은 마법공학자들이 한참을 고민했다. 완충제의 설치나 내부에 비행판을 집어넣은 여러 방법을 생각해 봤지만 그 무엇도 흔들림과 멀미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었다.

 그 때 한 마법공학자가 드디어 해결책을 발견했다. 바로 탑승자를 가수면 상태로 전환한 체 아이언나이트 자체에 의식을 동조시켜서 조종하는 현재의 방식이다. 이런 형태의 조종방법은 중간처리과정이 복잡하고 탑승을 종료한 후에 엄청난 피로감을 유발했지만 조작방법자체는 사람의 몸을 움직이는 것과 같았기에 평범한 사람이라도 아이언나이트를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간단했다.

 아이언나이트의 라이더가 훈련소에서 훈련받는 항목은 이 강철거인을 탑승한 체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법이나 지휘관이 보내는 신호를 읽는 법을 배운다. 그렇기에 용병들이 탑승법을 잘 몰랐음에도 기사가 ‘훈련 중에 졸았겠지.’ 하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것이다.

 끼릭 끼릭

 눈앞의 거인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다들 아이언나이트 곁에서 떨어져라”

 기사는 주의를 주며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신호를 담당하는 병사는 커다란 깃발을 들으며 아이언나이트에게 대기 신호를 내렸다. 하지만 거대한 강철거인은 위협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발을 내딛었다.

 “으헉”

 아이언나이트의 근처에 있던 병사는 기겁하며 쏜살같이 도망쳤다. 기사는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

 “미친 수기신호도 제대로 안 배웠냐! 다들 당장 거기서 떨어져! 빨리 정지신호 보내 아니 아이언나이트용 수정구로 정지하라고 해”

 기사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병사들은 이미 멀찍이 도망쳐 있었다. 기수는 불꽃처럼 붉게 빛나는 깃발로 바꿔 들고 정지신호를 보냈지만 아이언나이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한 걸음을 더 내딛었다.

 “씨발 이것들이 단체로 미쳤나?”

 “통신용 수정구 가져왔습니다.”

 병사가 수정구를 가져오자 기사는 심호흡을 한번하고는 짜증을 싹 가라앉힌 체 공손히 말했다.

 “라이더님 아직 기동신호를 보내지 않았습니다. 빨리 아이언나이트를 멈추십시오.”

 “어? 뭐야? 어디서 말하는 거야?”

 “이야~ 머릿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머저리들 같으니라고 통신용 수정구가 따로 있는 것도 모르나?’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계급은 저쪽이 더 높았다.

 “아이언나이트 전용 회선입니다. 병사들이 당황하고 있으니 빨리 멈추십시오.”

 “보자......외부 회선을 어떻게 차단하더라......”

 “라이더님? 라이더님! 야 이 미친놈아!”

 아이언나이트와의 통신이 끊어지자 기사는 대뜸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아이언나이트들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국왕이 머물러 있는 보스턴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헉 빠, 빨리 마탑으로 연락해! 새로 온 아이언나이트의 라이더가 폭주해서 보스턴으로 간다고!”

 얼마 후 그를 더 당황하게 하는 대답이 들려왔다.

 “방금 발렌타인 백작님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백작님께서는 새로 아이언나이트라이더를 보낸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 그리고 라이더 전용 휴게소에서 라이더 셋이 알몸으로 죽어있었습니다.”

 “커헉!”

 망했다. 국왕파에서 아이언나이트를 훔쳐갔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기사는 결국 뒷목을 잡고 쓰러졌다.

 

 “이건......예상하지 못했군.”

 이리스가 홀로 비밀통로의 출구 근처에 있는 합류지점에 도착하자 세 대의 아이언나이트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적인가?”

 “아! 대장님 오셨습니까? 알렌이 아이언나이트를 훔쳐왔습니다.”

 “이정도면 자유를 위한 공적으로 충분하겠지.”

 아이언나이트의 머리에는 알렌이 거만한 표정을 지은 체 앉아있었다.

 “그렇군. 너와 저 두 사람을 풀어주면 되나?”

 “아니 저놈들은 동료들하고 같이 간다더군. 내 자유만 돌려줘”

 영혼의 계약은 상호합의를 통한 평등 혹은 지배계약이지만 계약내용의 준수는 항상 개인의 판단이 적용된다. 특히 계약의 파기와 관련된 부분은 둘 다 해당사항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야만 파기가 된다.

 이리스는 눈을 감고 계약서를 이미지 했다. 어둠속에서 종이 한 무더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알렌 그 이름을 생각하자 종이가 스스로 넘어가기 시작하더니 그의 이름이 적힌 계약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손을 뻗어서 그것을 손에 넣었다.

 이리스가 눈을 뜨자 한 장의 계약서가 모습을 드러냈다.

 “알렌 너에게 자유를 주겠다.”

 계약서가 푸른색의 불에 의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리스의 손 위로도 불길이 넘실거렸지만 전혀 뜨겁지 않았다.

 

 ‘오래된 것의 끝은’

 ‘새로운 것의 시작’

 또 다시 머릿속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하나는 들어본 적 없는 노파의 목소리, 하나는 수도에서 자신을 멈춰준 소녀의 목소리, 자신만 들은 소리인지 다들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이걸로 넌 자유다.”

 계약서는 재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알렌도 자신의 영혼을 옭아매고 있던 무언가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야호! 이제 자유다.”

 “3조 부조장은 누구지?”

 “접니다.”

 “데이브였나? 이제부터 네가 3조의 조장이다. 모두 성으로 복귀한다.”

 이리스는 알렌이 떠들든 말든 네메시스의 조직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인원보충은 필요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벌써 다섯이나 빈자리가 생겼다. 예비조원 중 쓸 만한 녀석이 누가 있더라......

 “자, 잠깐!”

 알렌은 자신을 두고서 용병들이 돌아갈 준비를 하자 이리스를 불러 세웠다.

 “뭐지 알렌? 나에게 복수라도 하고 싶은 거냐?”

 서늘한 눈초리가 자신을 향하자 알렌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뒷골목에서 잘 먹고살던 자신을 끌고 온건 원망스럽지만 자유를 얻자마자 허망하게 목숨을 잃고 싶지는 않았다.

 “그, 그건 아니고 당분간은 용병 일을 더 할 생각인데 따로 고용할 생각 없어?”

 알렌은 하루라도 빨리 자유를 얻고 싶긴 했지만 다른 일을 하려면 돈은 필요했다. 하지만 이리스는 한 마디로 일축했다.

 “배신할 가능성이 있는 녀석은 필요 없다.”

 방금 전까지는 같은 네메시스의 용병 이였지만 이제는 타인이다. 언제 배신할지 모르는 타인

 “뭐, 뭐 너무하는 거 아니야 방금 전까지는 한 식구였잖아!”

 “후작님께 건방지게 굴지 마라”

 이리스는 가만히 있었지만 다나가 살기를 뿜으며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같은 조장이었던 알렌이 이리스를 배신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굉장히 나빠졌다.

 “워워 다나 진정해”

 “아이언나이트를 두고 빨리 꺼져!”

 “저기 난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자유가 필요하긴 했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 그동안 다른 녀석들에게 제법 정도 들었기에 그녀에게 적당히 돈을 요구하면서 3조 조장자리를 유지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리스는 배신에 정말 민감했다. 이미 처음 성을 나왔을 때 엔코니 상단의 배신을 겪었으며 꾸준하게 용병들을 북부로 보내 염탐하면서 노스가드의 가신가문 중에도 배신자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미 타인에 대한 그녀의 불신은 최고조에 달해있으며 렉스를 제외하고는 가신가문의 영지에서 데려온 전사들조차 완전히 믿지 않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배신의 기미가 보였던 알렌을 믿을 리 없다.

 “알았어. 알았다고 그럼 다시 그 더러운 계약하면 되잖아!”

 “재계약?”

 “영혼의 계약을 맺은 상태라면 날 믿을 수 있을 거 아니야”

 “흠......”

 “계약기간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보수는 2000골드! 이정도면 싸게 쳐주는 거라고”

 “나쁘지 않군.”

 용병치고는 제법 비싼 가격이지만 이제 돈 따위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기에 그녀는 계약금협상 따위는 하지 않았다.

 그녀가 알겠다고 말한 후에도 알렌은 여전히 아이언나이트 위에서 가만히 있었다. 가만 지켜보니 다른 두 명도 아이언나이트 위에서 안절부절 하지 못하고 있었다.

 “빨리 출발해라”

 “저, 저기 말이야 대장 이 아이언나이트 마나잔량이 0%인데 마나코어 가지고 온 거 없어?”

 “......”

 다행이도 비밀통로를 파괴시켜두었기에 추적자들이 오기 전에 왕실에서 보낸 마법사들이 도착해서 마나코어를 충전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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