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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missing link:1002OS [개정판]
작가 : 펌킨몬
작품등록일 : 2017.1.26

[마누스 항성계 시리즈 1]

부유물 수거 조정 기지에서 우주를 떠돌던 미확인 물체를 수거, 정밀 분석 결과 복합성 음성 파일로 밝혀진다. 베르콘힐 행성 분석 기지의 수색 관측부 연구원 조이 모트마조르 진이 질리 타르스트두 위브에게 보내는 메시지. 그리고 그 메시지에는 기지 연구원들의 운명을 좌우할 내용이 담겨있는데…

 
missing link -백색침묵- [2]
작성일 : 17-03-05 21:26     조회 : 384     추천 : 0     분량 : 3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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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후 잔이 연구소 잔해 처리반에 도착했다. 베르닉은 무전에서 들었던 것처럼 여전히 통신판을 들고 주변을 사납게 돌아다니며 성질을 부리고 있었다.

 

  “그냥 한꺼번에 다 처리하란 말이야. 대체 언제까지 여기 있을 거야!?”

 

  베르닉은 잔의 얼굴을 보자마자 통신판을 허공에 흔들어대며 화를 냈다. 통신판에선 한참 전부터 신호를 잡을 수 없다는 문구와 함께 얄미운 표정만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잔은 아니꼽다는 표정을 지으며 베르닉을 무시하고 데몰리에르를 지나쳐 작업 박스로 갔다. 그리고 처리 품목과 비교하기 위해 가져온 백색침묵을 꺼내 하나씩 바닥에 늘어놓았다.

 

  “하! 이거 봐라? 검은색으로 변하네 막?”

 

  잔이 봉투에서 잎사귀를 맨손으로 꺼내 들 때 마다 잎사귀가 검은색으로 변했다.

 

  “이거 죄다 똑같이 생긴 것 같은데… 아닌가, 내가 잘못 봤나?”

 

  백색침묵의 실체에 대해서는 개발자와 실사용자들 외에는 처리반을 비롯해 아무도 모르는 것이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로 잎사귀의 모양과 크기, 잎자루 단면의 지름, 잎맥의 미세한 위치까지 전부 복제한 듯 똑같이 생겼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백색침묵은 모든 잎사귀들이 최초 모델의 복제품으로 만들어졌다. 게다가 조사를 거치지 않고는 식물학자마저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인공 잎사귀였다. 잎사귀의 존재 여부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것도 한 몫 했지만 혹시나 본다 하더라도 표면의 색깔과 잎맥 모양이 착시현상을 일으키기 딱 좋아 똑같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실사용자들의 상당수 또한 그 점에 대해 인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두 번째는 작동법이었는데 잎사귀가 미세한 온도 변화를 지닌 어떤 촉감과 닿을 경우 시간적 오차만 있을 뿐이지 곧바로 활성화가 진행된다는 것이었다. 그 표식으로 한 눈에 알아보기 쉽게 잎사귀에 검은색 반점의 변이가 일어나는데, 완벽한 활성화 상태가 될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잎사귀 표면에 검은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에선 중단이 가능했지만 완전히 검은 색으로 뒤덮이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었다.

  검은 잎사귀는 당장이라도 반응을 할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았고 에너지 반응을 끝내면 흰 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이것이 ‘백색침묵’이라 불리는 이유였다. 이는 최종 실험 단계에서 붙여진 이름이었는데, 잎사귀가 흰 색으로 변함과 동시에 에너지 반응이 일어나고 반경 1씰에 있던 모든 것은 침묵한다는 데서 따온 것이었다.

  그러나 이 외에도 숨겨진 기능이 하나 더 존재했다. 바로 검은 반점 단계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작동법은 간단했다. 잎자루를 아래에 뒀을 때 밑에서부터 일곱 번째에 위치한 잎맥 부분을 잡고 약 3의 강도, 즉 잎사귀를 줄기에서 떼어내는 정도의 힘으로 줄기를 잡아당기면 되었다. 하지만 이는 수동으로 사용할 때의 원리였고 본래는 원격으로 조종하여 정확한 위치에 힘을 가해 작동시키도록 설계 되어있었다. 반응과 동시에 암흑의 공허로 빠지는 짓을 스스로 할 멍청이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이 쓸모없어 보이는 기능은 당연히 쓰는 자도 아는 자도 없었고 단지 백색침묵을 개발한 과학자들이 익살스럽게 붙여 넣은 짓궂은 장난에 불과했다.

  하지만 많은 사고가 그렇듯, 전 우주가 멍청이라 비웃을 그 사건이 말도 안 되는 확률과 특수한 경우가 겹친 비정상적 상황으로 인하여 아주 우연히 일어났다.

  처리반이 폐기처분을 위해 가져온 백색침묵 중에선 딱 하나, 잘못 만들어진 잎사귀가 있었다. 작동과 연결된 일곱 번째 잎맥의 오류로 인해 잎몸의 반에 해당하는 잎맥이 전부 에너지 반응과 이어져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잔이 잎사귀를 나열하기 위해 잡은 손안으로부터 빼내는 과정에서 그 부분을 잡는 순간, 약 1씰에 해당하는 셀 수 없이 많았던 잎사귀 중에 문제의 잎사귀를 채집할 확률 1/n, 그렇게 가져온 잎사귀 여덟 개 중 문제의 잎사귀를 집어낼 확률 1/8, 오류를 지닌 잎몸을 건드릴 확률 1/2 등이 비극적인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어쩌면 비극적인 일이 아닐 지도 몰랐다. 우주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그런 식으로 형성 되었으니 말이다.

  잔이 잎사귀를 만지는 순간 이를 중심으로 시공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곤 누구 하나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고 물을 새도 없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제르스트가 분해해 놓았던 기계 선 덩어리, 데몰리에르의 등 뒤에 놓여있던 재료 보관 탱크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가동 중이었던 분자 구조 변형포, 베르닉과 통신판, 잔과 잎사귀 까지도 온데간데없이 함께 증발해버린 것이었다. 1씰의 반경에서 간신히 비켜나 간이 설치 되어있던 표준 중앙 방송만 혼자서 떠들고 있을 뿐이었다.

 

  -암흑의 공허? 그런 건 다 허상입니다. 블로이드 박사는 존재하지도 않는 것을 증명한 셈이죠. 그가 발견했다는 법칙은 순 엉터리입니다.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는 공식이다 이 말입니다. 미지는 그저 미지로만 남겨두어야지, 블로이드는 허황된 망상을 쫓다 결국 자멸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애초에 암흑의 공허에 무슨 법칙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자이트는 벌써 한참동안이나 쉬지 않고 분쇄기로 백색침묵을 갈아 뭉개고 있었다. 그렇게 잘게 부숴버린 다음에도 찌꺼기들을 한데 모아 분자 구조를 바꾼 다음 흔적도 없이 처리해야하는 과정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아직 처리 못 한 멀쩡한 백색침묵이 반은 더 있었다.

 

  “확인만하고 오라니까 잔은 왜 아직도 소식이 없는 거야? 아휴.”

 

  남아있는 잎사귀들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뭐가 됐든 이제 식물이라면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었다. 자이트는 집에 돌아가면 거실에 놓인 식물을 죄다 누구 줘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통신을 연결했다.

 

  “잔, 확인 끝났어?”

 

  무전기는 묵묵부답이었다.

 

  “잔, 이봐.”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도대체 뭐하는 거야…. 데모, 제르스트, 반장님, 놀고 있는 사람 아무나 응답 좀 해봐요. 잔 지금 뭐하고 있어요? 대답이 없어 왜.”

 

  처리반 중 누구하나 대답하는 사람도 없었다.

  자이트는 투덜대며 분쇄기를 내려놓고 작업복을 근처에 아무렇게나 벗어 던진 다음 낡은 보드를 타고 잔해 작업 현장으로 왔다. 백색침묵 처리 현장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면서 처리를 위해 타고 온 우주선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이게 뭐야….”

 

  잔해 작업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자이트는 보드의 속도를 줄여가며 근처를 한 바퀴 빙 돌았다. 블로이드 박사의 사진이 나오고 있는 표준 중앙 방송 바로 옆에 대략 지름 2씰 정도 되어 보이는 공간이 몽땅 사라지고 없는 것처럼 보였다. 자이트의 기억이 틀림없다면 그 자리는 분명 처리반이 작업을 하고 있던 위치였다.

 

  “잔! 반장님! 제르! 데모!”

 

  자이트는 처리반 인부들의 이름을 돌아가며 하나씩 외쳤다. 하지만 있어야할 것이 없는 곳에선 메아리조차도 돌아오지 않았다. 자이트는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멍하니 텅 빈 자리를 바라보다 표준 중앙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암흑의 공허란 단어를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우주선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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